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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모렌지 시그넷 가격 면세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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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모렌지

글렌모렌지 시그넷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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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모렌지 시그넷 가격 면세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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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모 렌지 시그 넷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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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갓성비 원픽 위스키, 글렌모렌지 시그넷(GlenMorangie Si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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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갓성비 원픽 위스키, 글렌모렌지 시그넷(GlenMorangie Si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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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스의 먹깨비 이야기 :: 글렌모렌지 시그넷 면세점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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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스의 먹깨비 이야기 :: 글렌모렌지 시그넷 면세점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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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돈값 : 글렌모렌지 시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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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돈값 : 글렌모렌지 시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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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모렌지 시그넷 – 선물받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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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모렌지 시그넷 - 선물받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위스키
글렌모렌지 시그넷 – 선물받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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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모렌지 시그넷 가격 면세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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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친구가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사 왔다고 해서 한 잔 얻어먹으러 글렌 케런 잔 3개 들고 갔습니다. 영롱하더라고요.. 병 무게도 제법 상당한 게 고급 져 보였습니다.

친구가 아깝다고 딱 3잔만 니트로 마시게 해주던데 감칠맛 나던 게 아직도 생각이 나는데요. 저도 나중에 면세점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달모어 말고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사야겠습니다.

오늘은 글렌모렌지 위스키에 대한 정보과 글렌모렌지 라인업 중에 글렌모렌지 시그넷, 이 녀석의 가격과 맛은 어떤지?에 대한 포스팅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글렌모렌지

2) 글렌모렌지 라인업

3) 글렌모렌지 시그넷 가격?

4) 글렌모렌지 맛?

글렌모렌지 시그넷

글렌모렌지

글렌모렌지는 싱글몰트위스키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제가 참 싱글 몰트를 좋아하는데요. 피트에 취약해서 저는 블렌디드도 잘 못 마십니다. 물론 밸런타인 30년 같은 고 숙성은 마십니다.

아무튼 이 글렌모렌지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생산하며 타 위스크 브랜드와 달리 증류소 규모는 굉장히 작습니다. 더불어서 관리 인원도 한정 인원으로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죠.

세계적으로는 글렌피딕이나 맥켈란 같은 브랜드 못지않게 명망 있는 명성과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이 글렌모렌지 수입을 담당했던 법인이 철수했다가 최근에 다시 생겨서 요 근래 다시 부각되고 있는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글렌모렌지 라인업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글렌모렌지 18년

글렌모렌지 19년

글렌모렌지 25년

글렌모렌지 라산타

글렌모렌지 시그넷

글렌모렌지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친구랑 마신 게 글렌모렌지 시그넷인데요. 글렌모렌지 시그넷은 도수가 46도이고 글렌모렌지 넥타도르와 동일한 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볶은 맥아를 가지고 버번 캐스크에 숙성했다가 다음으로 와인 캐스크에 추가 숙성하여 비냉각 여과 방식으로 양조를 했는데 맛이 확실히 18년이나 19년과는 다른 맛이 납니다.

글렌모렌지 시그넷 가격?

글렌모렌지 시그넷 정도되는 라인업은 일반 이마트나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이런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보통은 면세점에서 많이들 사는데요.

1년 전만 하더라도 130달러 ~ 140달러면 충분히 구매할 수 있었으나(한국 돈 18만 원 정도?) 요즘 면세가격으로는 기본 150달러가 넘네요.

그리고 또 모든 인터넷 면세점에서 다 팔지 않습니다. 지금 보니 롯데 면세점에서는 150달러에 팔고 있긴 하네요. 참고하시고요. 현장 면세는 한 180달러 정도 했던 것 같고, 남대문 주류시장을 잘 찾아보시면 25만 원? 정도에도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구할 수 있습니다.

글렌모렌지 시그넷 맛

제가 글렌모렌지 18년, 19년을 먹어보고 시그넷을 먹어봤는데, 글렌모렌지 자체가 약간 오렌지? 레몬 같은 시트러스가 많이 느껴지는 위스키인데

시그넷은 오렌지나 레몬 껍질 같은 시트러스도 느껴지긴 하는데 매우 약하고요. 다크초콜릿 향? 카카오 같은 꾸덕한 초코 느낌? 정말 찐한 원두커피 생으로 씹어먹는 듯한 맛이 더 강하게 납니다.

맛이 참 미묘한데요. 글렌모렌지 시그넷은 맥아를 까맣게 될 때까지 볶아서 양조를 해 그런 맛이 난다고 합니다. 제가 글렌모렌지 시그넷 가격을 알려드렸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사서 드셔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맛있어요! 페어링은 무슨 치즈랑 했는데 리코타였나? 이름이 잘 기억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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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갓성비 원픽 위스키, 글렌모렌지 시그넷(GlenMorangie Si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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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카페 등에서 인천공항이나 제주공항 면세점 픽업 용 위스키 추천 요청을 하면 절대로 빠지지 않는 위스키, 글렌모렌지 시그넷(GlenMorangie Signet). 취향, 가격, 용도 등에 따라 다양한 위스키들을 추천하지만, 가장 가장 폭넓게 추천하고 많은 사람들이 만족한 위스키가 바로 글렌모렌지 시그넷이 아닌가 싶다.

추천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추리면 크게 세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맛.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싫어할 수 없는 대중적인 맛에 풍미의 밸런스가 좋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두 번째는 가격. 면세가로 10만 원 중후반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해당 가격에서는 무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추가 할인을 하거나 사은품을 주는 경우도 많아 갓성비 최고 위스키 중 하나. 영국 등 해외가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 마지막으로 병 모양, 케이스 등 디자인이 예쁘다. 럭셔리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소속인 글렌모렌지는 기본적으로 디자인이 빼어난 증류소이긴 하지만, 시그넷은 그중에서도 발군이다. 술 진열장에 디스플레이하기도, 선물용으로도 있어빌리티가 충만하다.

시그넷은 글렌모렌지의 다섯 가지 카테고리 중 프리미엄 카테고리인 프레스티지 익스프레션(Prestige Expression)에 속한다. 숙성 년한 표시가 없는(NAS) 제품이지만 면세 가격이 19년보다 높게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박스 안쪽에 시그넷의 네 가지 포인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점은 몰트(malt)다. 시그넷에 사용하는 몰트는 커피 원두와 유사한 드럼 로스팅 방식으로 섭씨 250도의 고열에서 로스팅한다. 일명 초콜릿 몰트. 에스프레소 몰트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봤다. 그야말로 로스팅한 커피와 같이 고소하고 스모키한 향이 풍기는 몰트로 만들기 때문에 그 특징이 위스키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몰트 또한 하이랜드의 캐드볼(Cadboll) 지역에서 재배한 양질의 보리로 만든다.

숙성을 위한 오크통은 미국 아칸소주 오자크 산맥(Ozark Mountains)의 북쪽 기슭에서 천천히 자란 오크를 사용한다.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버번(bourbon)과 셰리(Cherry), 숯처럼 태운 버진 오크(charred virgin oak)를 함께 사용하는 듯.

글렌모렌지 증류소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코어 익스프레션(Core Expression)을 마시고 작성했던 위 포스팅 참고. 중요한 점만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이름은 ‘고요의 계곡’이라는 뜻이며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스페이사이드(Speyside) 북쪽의 바다를 건너 하이랜드(Highland) 중부 테인(Tain)에 위치

다른 증류소들과는 달리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경수를 사용

스코틀랜드 증류소 중 가장 목이 긴 증류기를 사용해 섬세하고 가벼운 풍미의 위스키 생산

우드 피시니(wood finish)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주장)하고, 다양한 우드 피니시 위스키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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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성의 병목, 진한 블랙 컬러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위스키의 컬러를 드러내는 투명함으로 변화되는 보틀 컬러, 유려한 보틀의 모양, 전면에 새겨진 문양 등 모든 디자인에서 멋짐이라는 것이 흘러넘친다.

출처: 글렌모렌지 홈페이지

전면의 문양은 글렌모렌지 증류소 근처 힐튼 오브 캐드볼 스톤(Hilton Of Cadbol Stone)이라는 것에서 따왔다.

출처: 글렌모렌지 홈페이지

바로 요 모양. 원래 모양의 형태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컬러와 질감 표현 등을 멋지게 표현해서 더욱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병은 다 마시고 나서도 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참기름 병으로라도 써야지…

첫 시음은 언제나처럼 글렌케런 글라스(GlenCairn Glass)로.

T-Top 마개가 당당히 묵직하다. 그냥 플라스틱이 아니라 진짜 철제인 듯. 자석에는 안 붙는다. 있어빌리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이런 사소한 점에서도 느껴진달까.

GlenMorangie, Signet Highland Single Malt Scotch Whisky / 글렌모렌지 시그넷 하이랜드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진한 갈색 빛이 감도는 앰버 컬러. 약간의 검은 뉘앙스도 있는 듯. 처음 오픈해서 잔에 따르니 코에 대기도 전에 향긋한 커피와 코코아, 바닐라, 잘 익은 과일, 시나몬과 정향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 시원한 허브 힌트 등 다양한 향이 알아서 콧속으로 찾아온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스티한 뉘앙스는 스모키한 뉘앙스로, 달콤한 풍미는 톡 쏘는 스파이스 뉘앙스로 변화하는 것도 흥미롭다. 입에 넣으면 부드럽고 우아한 첫 느낌. 강렬하거나 공격적인 느낌은 거의 없이 편안하게 스윽 넘어간다. 46%라는 알코올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 피니시의 여운은 비교적 깔끔하고 개운한데, 처음부터 미드 팰럿까지 주도하는 커피나 초콜릿 풍미보다는 시트러스의 신선함, 말린 베리의 달콤함, 허브의 청량한 뉘앙스가 어우러지는 듯하다. 와, 이거 정말 훌륭한 위스키다. 향과 맛, 여운, 밸런스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왜 이걸 이제까지 안 마시고 있었는지 후회가 될 정도. 얼른얼른 마시고 또 샀어야 했는데… 이건 완전 면세점 위스키계의 ‘엄친아’다.

사실 이걸 구매한 건 7년 전쯤이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오픈을 못 하고 사진처럼 윙 건담 아래 숨겨져(?) 있었는데… 더 일찍 마셨어야 했다. 병을 다 비우고 나면 다시 구입하게 될 것 같다.

박스 뒷면에 적혀 있는 문구들이 그냥 미사여구가 아니다. 정말 모두 동의가 되는… 갓성비, 가심비 인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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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돈값 : 글렌모렌지 시그넷

어떤 세계에나 가성비 갑의 지위를 차지하는 물건이 있지만 대부분의 물건은 돈값을 한다. 싸면 어딘지 모르게 싼 티를, 비싸면 비싼 티를 풍기기 마련이다. 나는 먹을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고 믿는다. 특히 천연 상태에 가까운 식재료인 생고기, 해산물, 과일과 술은 확실히 그러하다고 믿는다. 가성비 따지지 않고 비싼 식재료를 고르면 그날 저녁 식탁에서 감동할 확률이 높다. 그나마 술은 맛과 향마다 취향이 있어 취향에 맞는 술을 적당히 마시면 된다고 생각했건만.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만나고 술의 돈값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시그넷 이전의 위스키

동반자는 20대 중반에 위스키에 눈을 떠서 나름 이것저것 맛을 본 위스키 덕후다. 하지만 도수가 높고 가격이 비싸서 날름날름 마시기 어려운 술이기도 하고, 워낙 넓고 깊은 세계라 덕후라고 해도 동반자의 경험이 아주 풍부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행히 동반자는 관심사에 한해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라 먹어본 위스키의 특색을 잘 기억한다. 연애 초기부터 동반자는 다양한 술이나 위스키의 맛을 내게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바에 가서 헨드릭스 진을 바틀로 시키기도 하고 스픽이지바에 데려가서 본인이 시킨 위스키를 한 입 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서로의 미각에 무한 신뢰가 있어서 맛있다고 여기는 음식을 안내하는 데 특히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자의 무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는 헨드릭스 진에서 석유 냄새를, 위스키에서는 각목의 맛을 느꼈다.

사람마다 냄새에 호불호가 다르기 마련인데 나에게 위스키 고유의 오크통 냄새는 불호다. 산에서 들에서 나는 온갖 씁쓸한 풀은 좋아하면서 고수는 여전히 마뜩잖아하는 것처럼, 술이라면 다 찍먹이라도 하고 싶어 하지만 위스키에서 나는 각목에 정로환을 더한 듯한 냄새는 못 견디게 싫다. 정로환은 원래 배탈, 설사 등을 겪을 때 먹는 용도의 약이다. 하지만 과거 무좀에 좋다는 낭설이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무좀으로 고통을 겪던 아빠는 주기적으로 식초에 정로환을 풀어 발을 담갔었다. 한 번 일을 치르고 나면 시큼하고 꿉꿉한 냄새가 며칠 동안 집 안에 머물렀다. 그 기억 덕에 정로환의 꼬름한 냄새를 생각하면 자꾸 발도 같이 연상된다. 정로환 냄새가 곧 발 냄새로 여겨진다는 말이다.

이런 사정도 있고 하니 나는 위스키를 좋아하지 못하리라 여겼다. 그러다 위스키 싫어하는 사람은 이 술을 일단 먹어보라고 추천하는 글을 접하게 됐다. 이 술이 바로 글렌모렌지 시그넷이다. 글쓴이는 몰트에 독특한 처리를 해 엄청나게 풍부한 향이 나면서도 부드러운 위스키이니 글렌모렌지 시그넷만큼은 다른 위스키와 다른 맛과 향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글쓴이 혼자만의 주장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을 텐데 글 아래 경험자들의 간증 댓글이 여럿 달려있었다. 즉시 동반자에게 물어봤더니 먹어본 술이라고 하면서 맛을 상상하고는 침을 뚝뚝 흘리는 이모지를 보냈다. 이 비싼 술을 어떻게 하면 적당한 이유를 붙여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2021년 동반자의 생일 선물을 글렌모렌지 시그넷으로 정했다. 본인이 궁금한 술을 왜 남의 선물로 정하냐고 해도 다 이유가 있다. 오랜만에 기억 속의 맛을 떠올린 동반자도 시그넷을 몹시 그리워했기 때문이다.

시그넷 이후의 마음가짐

생일을 기념하며 처음 먹어본 시그넷은 위스키의 신세계였다. 술에서 나는 향을 이 정도로 풍부하게, 온 감각을 동원해 느낀 경험은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크 초콜릿 향이 난다더니 진짜 나네? 커피 향이 난다더니… 진짜네? 오렌지 향이 난다더니 정말 느껴지잖아? 게다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위스키였다.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 고량주처럼 입안과 목을 할퀴는 강력함이 있기 마련인데 시그넷은 46% ABV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볍고 부드럽게 입안에 머물렀다. 물론 글렌모렌지 시그넷도 위스키라 오크 향이라고 칭하는 특유의 각목 맛과 피트 향이라고 부르는 꼬름한 정로환의 향기가 있다. 그래도 워낙 다른 향이 풍부해서 피트 향은 많이 묻히는 편이다. 술을 마시면 점차 숨에서 술 냄새가 묻어나는데, 마실 때는 시그넷이 가진 다양한 향기에 가려져도 내쉴 때는 역시 피트 향이 이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냄새 덕분에 나는 취하기 전에 본인의 숨 냄새가 싫어져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나마 저렴하다는 남대문 시장 주류 상가까지 가서 구매했지만 28만 원이다. 가기 전에 검색해서 알아본 바로는 22~23만 원 정도였다. 남대문 시장 주류 상가의 가격은 워낙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해 변동이 심한 편이다. 당시에 시그넷의 인기가 많아 수요도 많아졌고 물량 확보도 어려웠다고 한다. 여러 가게에 들러 가격을 물어보았는데, 아예 보유한 물량이 없다는 가게도 많았다. 반면 같이 구매했던 아드벡 10년은 8만 원 정도였다. 글렌모렌지 시그넷 1병은 아드벡 10년을 3병 사고도 4만 원이 남는 가격이다. 하지만 아드벡을 마셨더라면 위스키에 대해 생각을 고칠 일은 영영 없었을 거다. 심지어 아드벡은 피트 향이 강력하기로 손에 꼽히는 위스키이니 고문 당하는 기분이었으리라 본다.

그래서 28만 원에 비할 경험이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위스키는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게 경험했지만 일단 맛있는 위스키가 평생 처음이었다. 왜 사람들이 고작 액체 따위에 단위가 다른 돈을 쓰는지 이해가 갔다. 하지만 28만 원을 주고 다시 경험하겠냐고 하면, 모르겠네 싶었다. 28만 원의 가치가 없다기보다 28만 원이면 이 정도로 맛있는 술이 또 없겠나 싶은 생각에. 하지만 그 후 공병이 되어 방 한 구석을 차지한 시그넷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시그넷의 맛이 그리웠다. 위스키 안티가 위스키를 그리워하게 만들다니 이것이야말로 진짜 돈값하는 결과가 아니냔 말이다. 어떻게 다시 마실 일 없나 고민하다가 2021년 10월 제주도를 다녀오는 길에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한 병 업어왔다. 28만 원을 주고 샀을 때에도 돈값한다고 생각했는데, 19만 원이면 안 사는 게 손해지. 어차피 살 거면서 꼭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고 넘어가야 술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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