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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툰 – 옆집 여자와의 위험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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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여자와의 위험한 거래(19금 성인소설) by koko – Books on Google 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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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거래 그리고 옆집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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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 Do-yoon – Biografía, mejores películas, series, imágenes y noticias | La Vanguar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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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x 부천판타스틱영화제 2021 영화 감독 문시현, 박철웅, 봉만대, 우광훈, 허철 인터뷰 – 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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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 Do-yoon – Biografía, mejores películas, series, imágenes y notic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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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비율의 영화를 만든 감독 5인 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 25주년을 기념하여 10명의 감독이 틱톡과 영화제가 함께한 ‘틱톡 세로 시네마(@verticalshortfilm)’에 작품을 출품했다. 틱톡은 지난해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KARTS)와 협업하여, 세로 영화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글로벌 ‘숏 폼’ 콘텐츠 플랫폼이라 본인들을 소개하는 틱톡인 만큼, 영화는 짧은 길이의 세로 비율로 제작되었다.
영화적 허용이랄까. 보편적인 영화와는 정반대의 성향이었지만, 세로 비율로 감상하는 짧은 길이의 영화에서는 ‘와이드 스크린’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상을 안겨준다. 짧기에 호연하게 주제를 담아냈고, 세로이기에 프레임 속 자유를 맛봤다.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한 감독 5인에게 ‘25’를 주제로 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출품작과 세로 영화에 관해 물었다. 아래는 문시현, 박철웅, 봉만대, 우광훈 그리고 허철 감독의 영화와 인터뷰다.
‘거래’- 문시현 감독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지난해 더 씨엠알(The CMR)이라는 충무로영화제 감독주간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협업해 개막작으로 ‘세로 시네마’를 제작했는데 그때 다른 감독님들이 만든 재기발랄한 작품들을 보고 저도 한번 세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이번에 틱톡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세로 시네마’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했는데 선정이 되었네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5주년을 맞이하여 ‘25’를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영화를 만드실 때 ‘25’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루 24시간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의 시간이 아닌 25번째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그 시간 동안 선과 악의 경계가 사라지고 잔인한 인간의 본성이 깨어난다면? 욕망을 이루기 위해 위험한 거래임을 알면서도 받아들이게 되는… 그렇게 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25시간(25 HOURS)이라는 가상의 서비스와 중개인을 등장시켰습니다.
참여 작인 ‘거래’의 설명 부탁드립니다.
영화 ‘거래’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40대 부부가 제안받은 수상한 거래에 대한 짧은 이야기입니다. 이전 작품에서도 집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지 고민했었는데요. 제가 지방 출신이라 그런지 서울에 살면서 항상 느끼는 주거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그런 게 영화에도 살짝 담긴 것 같아요.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다 보니 ‘벼락 거지’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저뿐만 아니라 요즘 청춘들에게는 집 없는 현실이 지옥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그런 어려운 현실의 요소를 영화에 적절히 녹여내려 했는데 잘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세로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중요시하신 요소가 어떤 것인지, 제작하시고 연출하셨을 때 느끼셨던 장단점이 무엇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숏 폼’이지만 단순한 영상 콘텐츠 아닌 영화로 보여지길 원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나 이미지를 표현할 때 보시는 분들이 충분히 영화적으로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적은 예산이지만 음악과 색 보정 등, 후반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 극장과 같은 영화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보실 수 있다면 가장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대신 틱톡에서 더욱더 많은 관객분들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이 세로 영화를 통해 상상력과 판타지를 이용해 현실을 새로운 시작으로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저는 실시간으로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이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보았으면 해석하면 될지 알려주세요.
사실 어떤 공포 영화 보다도 요즘 들려오는 뉴스들을 보다 보면 현실이 더욱더 무섭고 끔찍합니다. 혹시, 현실의 우리는 ‘나만 없어, 집’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이 짧은 영화에서 표현된 것 보다 훨씬 냉정하고 잔혹한 선택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25살 : 청년이 꿈을 잃을 나이’ – 박철웅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틈틈이 장편극영화를 준비해왔지만 오랫동안 학교에서 묻혀 지내면서, 점차 관객들과 멀어져가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던 참에 다른 감독님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올 초에 감독조합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5주년을 맞이하여 ‘25’를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영화를 만드실 때 ‘25’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뉴욕의 록 밴드 더 프리티 레크리스(The pretty Reckless)의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All hopes has died)’라는 노래가 말하듯이, 동서를 막론하고 25세는 청년들이 순수한 꿈과 이상을 잃어가고, 기성세대로 사회화되어가는 나이입니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희생을 당한 당시 (고) 김용균 열사의 나이 역시 한국나이로 25살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꿈만이 아니라 목숨도 빼앗기는 상황이 아직도 세계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이것이 ‘25’에 대한 저의 해석입니다.
참여작인 ‘25살:청년이 꿈을 잃을 나이’의 설명 부탁드립니다.
올 새해가 밝자마자 ‘김용균 재단’의 ‘김미숙’ 이사장을 비롯한 산재 유가족들이 ‘중재 재해 처벌법’제정 투쟁을 하는 천막 농성장에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유가족을 통해서 듣는 사연 하나하나가 국회의 차가운 돌바닥과 한겨울 여의도의 된바람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가슴을 후벼 팠어요. 그냥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청년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 깊이 아는 것이 없어서 진도가 안 나가던 중에, 이 프로젝트를 발견하고는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 작품은 당진서 용광로에 빠져 죽은 청년으로부터, (고) 김용균 열사, 구의역 김 군 그리고 최근의 (고) 이선호군까지 산업 현장에서 억울하게 산화해간 이 땅의 젊은 청년노동자들에게 드리는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의 추모사입니다.
세로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중요시하신 요소가 어떤 것인지, 제작하시고 연출하셨을 때 느끼셨던 장단점이 무엇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세로 영화’는 종횡비에 대하여 많은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주제가 너무 강해서 적당히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그 쇳물 쓰지 마라’의 노랫말에 맞추어서 큰 스토리를 구성하고, 부차적으로는 얼마 전 당진 화력 발전소에서 있었던 (고) 김용균열사 추모조형물 제막식 준비 과정을 스토리로 삼았습니다. 작품에서 중요시 한 것은 반복과 배경을 이용한 몽타주의 효과입니다. 동일한 또는 비슷한 레고 노동자 모델들을 담은 장면을 반복적으로 등장시켜서, 관객들이 스토리텔링의 맥락 속에서 유추하게 꾀했어요. 레고 모델과 화면 속 배경과의 충돌은 또 다른 시도입니다(바쟁에게 경배를!). 레고 모델들은 화면 배경에서 제시된 여러 산업 현장 장면 속에서 관객들로부터 표정을 부여받기 시작합니다. 에필로그는 그 후에도 희생자가 줄지 않았음을 뜻하는 동시에 취지에 동감하는 연대 의식이 산업 현장과 사회에서도 늘어나길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이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보았으면 해석하면 될지 알려주세요.
감독의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짧은 시간이 방해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소설로 전달할 수 있지만 때로는 시로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요. 가슴 저린 노랫말과 함께한 영상으로 쓴 추모시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또한, 영화는 어떠한 주제를 담았던 지 간에 결국 완성도에 기반한 관객들의 공감으로 평가받아야 한 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재에 대한 의무감이나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비번#2525’- 봉만대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영화 초기 4:3 비율로 다가갔던 영화가 가로의 세계를 확장하여 2.35:1로 더 넓은 와이드의 세계를 구현했고 극장 또한 볼거리 제공에 노력을 해왔습니다.
디지털 키드인 우리 아이가 극장보다는 스마트 폰을 더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고 3년 전 짧은 플랫폼 영상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게 뭐야?”라고 물었더니 “틱톡”이라고 하더군요. 그 세계에 들어가 보니 별천지더군요. 그러면서 느낀 건 디지털 세대인 우리 딸은 과연 영화관에 가서 긴 서사를 즐길 수 있을까? 이렇게 짧은 동영상에 빠지고 영상을 쓸어 넘기는 세대가 과연 터치스크린이 아닌 영화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걱정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는 세로 콘텐츠는 영화 이상의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딸 아이의 가르침으로 틱톡에 가입, 타인의 영상을 즐기고 있을 때쯤 충무로 뮤지컬영화제가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는 슬로건으로 새로(세로)영화를 틱톡과 함께 3분의 영화를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세로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틱톡에 올린 영상이 1주일도 안 되어 35만 뷰가 넘었다는 걸 듣고 무척 흥분되더군요.
영화문법으로 만들기에는 한계점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영화가 왜 세로면 안 되는가에 의구심이 들더군요. 사실 고층 건물을 잡거나 사람을 찍을 때 세로 만큼 좋은 것도 없는데 굳이 ‘와이드’로 찍으면서 좌우 여백을 채워야 했는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더군요. 마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충무로영화제처럼 세로 영화를 제작한다는 감독조합의 소식을 듣고 다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손안에 핸드폰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x 틱톡’ 이 저에게도 세로의 세계관을 만들어 주었네요. 세로 영화의 두 번째 작업인데요. 강렬한 판타스틱 스토리를 만들되 이미지의 부각은 강렬하게 극적 후킹 방법은 반전을 동원하여 짧고 굵은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5주년을 맞이하여 ‘25’를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영화를 만드실 때 ‘25’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숫자로 본 25는 솔직히 억지로 매칭을 시키지 않는 한 떠오르는 키워드는 없었습니다. “이오. 25. 이십오. 둘다섯…” 등 단어를 곱씹어 나열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숫자로 접하는 일들 많다는 걸 알았고 소통 부재와 코로나로 인한 거리감 그리고 이성끼리의 경계심이 동성 간에는 특별한 경계심을 갖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고 개인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비밀번호와 연결해 ‘시크릿2525’ 로 영화 영역을 흡수하는 세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만든 두 번째 세로 영화 역시 흑백이며 다이얼로그는 피하고 이미지의 파편으로 상상력을 제공하였습니다.
참여작인 ‘비번 #2525’의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파트에 사는 여성이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불편한 시선이지만 옆집에 사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목례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옆집 사람이 아닌 불청객이고 살인자입니다. 정작 옆집에 살던 여자는 샤워하다 초인종 소리를 듣게 되고 옆집에 택배가 잘 못 왔다는 인터컴에 보이는 여자의 모습에 아무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줍니다. 신종 디지털 범죄가 자행됩니다.
세로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중요시하신 요소가 어떤 것인지, 제작하시고 연출하셨을 때 느끼셨던 장단점이 무엇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소통의 부재 시대에 친숙한 스마트폰으로 벌어질 수 있는 범죄가 뭐가 있을까를 고민해봤습니다.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했고 스토리의 불편함이 메시지로 전환되는 방식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세로로 촬영한다는 건 사람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장점과 좌우 여백이 없기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을 고려하여 폐쇄적인 영상을 담고자 했으며 연출 시 스마트폰을 활용했는데 부감샷을 찍을 때 따로 장비나 세트가 필요 없었고 테이프 하나로 해결을 했습니다. 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카메라인 스마트폰이 주는 로우(low) 촬영 역시 영상을 배가시키더군요. 결국 가로 든 세로 든 그것은 이야기이며 3분 안에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힘들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이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보았으면 해석하면 될지 알려주세요.
뭐든 의심하고 의심하라. 사물이든 사람이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때론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나에게 오는 불길함을 인지했다면 촉을 세워 끝까지 의심하라. 너무 의심해도 병이 될 수 있어요.
‘킬리십오’ – 우광훈
이번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마운 친구이자 선배이신 임찬익 감독님의 권유로 5분 만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i-D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5주년을 맞이하여 ‘25’를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영화를 만드실 때 ‘25’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25는 저의 경험상 신체 나이로서 가장 정점에 달하는 순간, 그리고 그 배수가 된 나이 50은 기능 저하를 느끼기 시작하는 위기의 순간으로 해석했습니다.
참여작인 ‘킬리십오’의 설명 부탁드립니다.
생체 리듬의 정점에 있는 25세의 젊은 청년이 쇠퇴 감을 느껴 은퇴하려는 50세 킬러에게 자신의 경쟁자를 저격해줄 것을 의뢰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부정함으로 인해 엉뚱한 일이 일어납니다. 제가 거의 반백 년(?)을 살다 보니, 사람이 부정함을 저질렀을 때 인간이 만든 법과 채벌을 피해간다고 하더라도 우연과 자연의 법칙은 이를 가만두지 않고 바로잡게 되는 현상을 목격한 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25주년 절정기를 맞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드리는 “50세 되어서도 잘 살려면 똑바로 해라”라는 친근하고 재치있는 경종(또는 경고)의 메타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세로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중요시하신 요소가 어떤 것인지, 제작하시고 연출하셨을 때 느끼셨던 장단점이 무엇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가장 중요시 한 요소는, ‘세로라 생소하고 3분이라 짧아서’ 더욱 연기력 있는 배우님들이 필요한데, 생소하고 짧아서 안 해주실까 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세로인 상태에서 계속 팬을 하며 찍는다면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세상을 좀 더 많이 스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험을 해봤어요. 장점은 상하로 더 확장된 정보를 화면에서 줄 수 있고 좌우가 좁기 때문에 미술적 요소를 많이 감출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점은 10인 감독들끼리의 건강한 경쟁이다 보니 힘은 주게 되고, 그에 비해 세금을 옴팡지게(?) 제하고 받으니 제작비가 약간 적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이런 신나는 코너를 만들어주시고 장소 등 협조를 아끼지 않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한국영화감독조합에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이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보았으면 해석하면 될지 알려주세요.
성경 마가록에 “새 포도주는 새로운 포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고, 직지 아호 대의 화상록에도 “기존 것만 고수 말고 탐구해라, 질문과 실험 속에 새로운 발명이 탄생한다”라는 취지의 말이 있습니다. 가로가 진리라 믿었던 우리가 세로인 영화를 찍는 것도 그런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생겨난 실험이라 생각되는데 극장 세대가 핸드폰으로 영화를 보는 요즘의 추세를 보며 경이로워하는 것과 혀를 차며 걱정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처럼 너처럼’ – 허철
이번 틱톡 세로 시네마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세로 시네마라는 생경한 접근이 제 창작 욕구를 건드린 것 같습니다. 사실 ‘아이젠스타인’도 수평적인 현재의 가로영화 화면 비율을 반대했었거든요. 영화역사 초기에 화면 비율의 표준을 정할 때 합리적인 이유 즉 미학적이거나 생리학적 이유가 아닌 철저하게 상업적 고려로 수평적인 화면 비율로 정해졌던 겁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 작품들도 비율이 다양한데 왜 영화만 표준화돼있고, 가로여야 하나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던 차에 ‘세로 영화의 미학적 가능성을 테스트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5주년을 맞이하여 ‘25’를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영화를 만드실 때 ‘25’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뭔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으로 해석했습니다. 25시는 아무도 경험 못 한 존재하지 않는 시간입니다. 25시는 어느 순간 번개가 치듯 다가올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재앙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저 자신도 한국에 가서 촬영을 못 하고 싱가포르에서 제작해야 하는 답답함을 겪고 있고요. ‘이런 재앙은 갑자기 생길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2025년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공상과학 영화들이 먼 훗날을 이야기한다면 25는 현재도 아니고 먼 미래도 아닌 뭔가 현실적이면서도 불확실성을 표현할 수 있겠다고 보고 2025를 설정했습니다.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는 셀 수 없는 불편함과 생명에 대한 위협을 주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희망을 주기도 한다고 봅니다. 즉 환경에 대한 관심, 인간의 존엄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 등 사람이 얼마나 미세하고 나약한지 일깨워주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25시에 대한 두려움과 희망이 어우러진 해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참여작인 ‘나처럼 너처럼’의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도 지구의 중력이 매일 매일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인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미세한 변화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이 변화가 극심해진 어떻게 될까? 마치 비가 오고 미세먼지 상태를 예고하듯이 중력의 변화가 일기예보의 일부가 시대가 되면 어떨까?’ 가까운 미래인 2025년에 이러한 세상의 변화에 무딘 영화속 판타지에만 사로잡혀있는 무거운 느낌의 정적인 남자와 영화 속에 나온 인물이면서 가볍고 동적인 댄서 여자가 만나는 심플한 이야기입니다. 마치 강한 중력으로 바닥에 붙어있는 남자, 항상 중력을 가지고 노는 춤추는 여자. 밀고 당기는 중력의 힘들이 혼재된 현실과 환상이 구분이 잘 안되는 느낌으로 전개되다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새로운 세상의 서막을 경험하면서 끝납니다. 남자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 “25시가 다가오고 있어!”가 이 영화의 여러 중첩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끝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희망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가서 촬영도 못하는 슬픈 현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곳 현지 스태프들과 배우들과 작업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듯이요. 아이러니하게도 싱가폴 올로케 영어 영화가 됐습니다.
세로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중요시하신 요소가 어떤 것인지, 제작하시고 연출하셨을 때 느끼셨던 장단점이 무엇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세로의 화면 비율로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라 익숙지 못한 생경함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상,하,좌·우로 둘러싸고 있는 네 화면의 경계선이 주는 오묘한 힘들을 화면 속 배우들의 움직임과 카메라의 모션이 함께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무브먼트(movement)’를 ‘어떻게 창출하느냐’가 코어 질문이었습니다. 세로이기에 화면 상단 경계선이 당기는 힘(pulling force)이 강하다 보니 장단점이 되더라고요. 화면 구성상 이 당기는 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로케이션을 선정했고 배우들의 시선과 움직임을 이 당기는 힘과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디자인했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 하나하나가 세로가 주는 힘을 중심으로 컴포지션(composition)되어 있습니다. 특히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과 처음 만나는 장면은 세로 영화의 장점을 보여줍니다. 남자가 우산을 들고 주저앉아있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여자의 목소리로 남자는 뒤를 돌아봅니다. 이때 카메라는 그 움직임을 단순히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여자의 풀샷은 기존 가로영화에서는 힘든 구성입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마지막 장면도 세로 영화의 장점을 잘 살렸는데, 즉 ‘무브먼트’와 ‘시선’에 대한 실험이 이 영화 전반에 깔린 미학적 잠재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이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보았으면 해석하면 될지 알려주세요.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테마인 ‘이상해도 괜찮아’의 마음으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큰 이야기가 전달되기는 힘들 겁니다. 단지 관객분들이 세로 영화라는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느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느낌이 좋았다면 ‘왜 영화화면은 천편일률적으로 표준화되어 있지?’의 질문을 가지고 극장을 나서면 어떨까 상상해봅니다.
영화제는 7월 9일부터 7월 18일까지 11일 동안 개최한다. 영화제는 47개국에서 258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오프라인 상영은 씨지브이(CGV) 소풍과 어울마당 등 부천지역 상영관 10개 관에서 진행된다. 온라인 상영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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