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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 싫은데 제가 비정상인건가요..?(긴글) : 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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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Anonymous Workplace Community –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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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 대인관계 < 관계 < 칼럼 < 기사본문 - 정신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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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엄마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 대인관계 < 관계 < 칼럼 < 기사본문 - 정신의학신문 통화하면서 저한테 징징대는 엄마가 싫다고 끊임없이 생각하면서도요. "정말 받아주기 싫다. 나한테 위로가 된 적은 없으면서 왜 나에게 의지하려 하지. [정신의학신문 : 연세가산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허규형] P씨의 사연저는 30살 여자입니다. 저는 긴 시간 동안 큰 우울에 힘들었는데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어려서부터 있었던 자살충동이 치료받아야 할 신호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어버릴 것 같아서 처음으로 병원에 갔습니다.병원에 다닐 때 의사선생님이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엄마와 통화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저의 얘기를 들으실 때마다 그 의사 선생님은 자꾸만 웃으셨어요.저는 숨이 막히게 힘이 드는 일인데도 "그럼 전화를 안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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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락 끊고 일상이 가벼워졌다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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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엄마와 연락 끊고 일상이 가벼워졌다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너무 힘들 땐 도망가도 괜찮아 너 없이도 엄마· … 엄마와의 따스한 기억을 회고하다 보면 우리 엄마가 세상에 다시없을 다정한 엄마처럼만 보인다. 한겨레, 한겨레 신문, 뉴스, 오피니언, 스페셜, 커뮤니티, 포토, 하니TV[토요판] 이런 홀로부모와 자식 관계의 묘함생애주기 따라 그냥 부모 되는아주 보통의 사람들 대부분화냈다 다정했다 울었다 웃었다다면적인 부모에 대한 기억한동안 연락 끊고 찾아온 평화너무 힘들 땐 도망가도 괜찮아너 없이도 엄마·아빠는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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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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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가 힘들다 – 사이토 다마키, 다부사 에이코, 가쿠타 미쓰요, 하기오 모토, 노부타 사요코 – Google Sá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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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나는 엄마가 힘들다 – 사이토 다마키, 다부사 에이코, 가쿠타 미쓰요, 하기오 모토, 노부타 사요코 – Google Sách Updating …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나는 엄마가 힘들다 – 사이토 다마키, 다부사 에이코, 가쿠타 미쓰요, 하기오 모토, 노부타 사요코 – Google Sách Updating 일본의 유명 작가와 학자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갈등과 연민과 이해의 모녀 분투기운전석과 조수석에 나란히 앉아 말로 하기 쑥스러운 말들을 문자로 주고받는 모녀, 갱년기 장애로 우울해하는 엄마에게 건강식품이나 화장품을 건네는 딸, 입덧으로 힘들어하는 딸의 집에 몰래 찾아가 음식을 해주는 엄마… 이렇듯 우리는 대개 엄마와 딸의 애틋하고 눈물 나는, ‘바람직한’ 모녀 이미지를 주로 소비해왔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착한 딸들의 반란’ 속 나쁜 딸들과 “잘못했다 그래, 나한테. 나한테 왜 그랬어, 내가 엄마 거야? 엄마가 낳았으니까 엄마가 죽여도 돼? 내가 왜 엄마 거야?”(노희경 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에서)라고 소리치는 박완(고현정 扮)의 등장, 그리고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최근 SNS 글은 많은 딸들에게 공감을, 많은 엄마들에게는 충격을 주었다. 쇼핑부터 여행까지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단짝 친구 같은 모녀라는 이상과 모녀 ‘전쟁’을 겪고 있는 현실, 양 극단의 괴리는 현재 딸과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혼란과 이질감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이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대두하면서 모녀 관계를 포함한 여성들의 삶이 어딘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아버린 여성들의 답답함과 불안함에 대한 호소는 점점 더 커졌다.《나는 엄마가 힘들다》는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비평가인 사이토 다마키와 일본의 유명 문인들이 대담 형식으로 모녀 갈등의 양상과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모녀 관계의 회복을 고민한 일종의 ‘모녀 관계 보고서’다. 일본 소녀만화계의 대모 하기오 모토, 《공중정원》,《종이달》등을 통해 여성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보여준 소설가 가쿠타 미쓰요, 페미니즘 사회학자이자《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미나시타 기류 등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모여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모녀 관계를 둘러싼 현실과 여성의 삶을 깊이 있게 토론하며 많은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냈다.모녀 관계는 사랑과 연민, 원망, 애증, 동정, 질투, 죄책감 등이 섞여 저마다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지나치게 억압적인 엄마 때문에 괴로워하는 딸이 있는가 하면 엄마와의 관계가 너무 가까워 의존도를 낮추지 못해 갈등을 겪는 모녀도 있다. 언뜻 보기에 이 갈등은 개인과 개별 가정의 내밀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갈등의 원인과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차별과 여성 혐오, 가부장제, 세대 갈등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처럼 가부장적인 가족관이 여전히 당연시되는 환경에서 엄마로, 며느리로, 딸로 여성이 겪는 억압과 착취, 감정 노동은 필연적으로 ‘아빠 소외’를 비롯해 엄마와 자녀 간의 밀착 관계를 낳을 수밖에 없고, 여기에 성 편견의 무의식적 수용에서 비롯된 육아 방식까지 더해지면 모녀는 필연적으로 과도하게 밀착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이러한 모녀 관계의 특수성에 주목한 《나는 엄마가 힘들다》는 대담자들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사적 체험이 녹아든 자기 고백으로 공감과 정서적 울림을 안기는 동시에 모녀간의 갈등이 시대적 맥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성찰한다. 바로 지금 갈등하고 있는 엄마와 딸은 물론 갈등하는 모녀 사이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주변의 가족, 어린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새내기 부모까지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유의미한 분석과 조언을 제공하는 한편,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모녀 갈등이 가진 의미와 모녀 관계를 둘러싼 고정관념, 사회 분위기를 돌아보게 해줄 것이다.왜 엄마와 딸은 갈등하는가다시 태어나고 싶은 엄마, 몸을 공유하는 일란성 모녀사이토 박사가 모녀 문제의 근원으로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여성의 몸을 통한 동일시’와 ‘성 편견’이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일상적으로 매 순간 자신의 몸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다움’이 여전히 존재하는 지금의 환경에서 엄마는 결국 딸의 몸을 무의식적으로 지배함으로써 여성다운 몸을 기르는 훈육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딸들의 몸에는 엄마의 말이 주입되고 새겨지며, 딸들은 자신에게 내재된 엄마의 말을 평생 지우지 못하고 살아가게 된다. 이른바 ‘일란성 모녀’가 탄생하는 과정이다.첫 번째 인터뷰 상대인 만화가 다부사 에이코가 그 전형적인 예다. 최근 만화 에세이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다부사 에이코는 기억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거의 평생을 엄마와 치열하게 다투며 지냈다. 그야말로 삶 자체가 ‘딸을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딸’의 치열한 분투기였던 셈이다. 그녀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무엇보다 죄책감이었다. 사이토 다마키 박사 역시 딸들이 엄마에게 가지는 죄책감을 지적하며 ‘서로를 불쌍해하고 관계를 질질 끌면서 상호의존적이 되는 관계’를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모녀 갈등을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끊임없이 고민해온 다부사 에이코의 솔직한 고백과 조언은 마음 깊이 와 닿는다.저도 종종 지배하는 엄마, 지배받는 딸을 만나곤 합니다. 그럴 때면 “당신, 딸한테 엄청난 짓을 하고 있어요. 딸은 아마 굉장히 괴로울 거예요”라거나 “매일 엄마와 통화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으면 옆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중략)… 무엇보다 당사자 스스로가 ‘나는 엄마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 아니다’, ‘엄마가 바라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도 괜찮다’는 걸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49쪽)다부사 에이코가 직접 경험한 투쟁의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실질적 조언을 제공한다면 소설가 가쿠타 미쓰요와 만화가 하기오 모토는 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모녀 관계를 조망한다. 두 사람 모두 여성 작가로서 엄마와 딸, 모성, 가족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기에 자신이 관찰해온 가족이라는 공동체와 그중에서도 엄마와 딸만이 공유하는 독특한 감정 등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특히 《마더 콤플렉스》,《8일째 매미》,《언덕 중간의 집》 등 모성과 엄마라는 테마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창작 활동을 이어온 가쿠타 미쓰요의 “화목한 가족은 미디어가 강요해온 이미지에 불과하며 모성 본능은 신화일 뿐”이라는 해석과 “엄마도 태어날 때부터 엄마는 아니었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깨달음이 모녀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해준다.제가 인간이란 영문을 알 수 없는 데가 있다고 생각한 계기가 바로 엄마였어요. 저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을 때까지 엄마는 엄마라고 쭉 생각했거든요.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다고.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되기 전의 엄마가 있었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게다가 엄마의 과거가 어땠는지 저는 전혀 모르죠. 기분이 이상했어요. 엄마가 아닌, 엄마가 되기 전의 사람도 있구나, 하지만 그 부분은 내가 절대 알 수 없겠구나, 라는 걸 깨닫고 흠칫 놀랐죠. 엄마는 그저 ‘엄마’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이기도 하다, 그런 깨달음이었어요. (103쪽)《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공저) 등의 저서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가족 심리상담 전문가 노부타 사요코는 자신이 상담 현장에서 접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여성이라는 몸을 공유하는 모녀, 자신 안에 내재한 여성 혐오를 딸에게 투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딸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싶어 하는 엄마의 심리를 냉철하게 분석한다.모녀 관계에서 상징적인 사건이 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딸의 초경입니다. 딸의 초경을 엄마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임신이에요. 딸의 초경과 임신이 모녀 관계에 있어서 아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초경에 대해 엄마에게 절대 말할 수 없다든가, 초경에 대해 말했더니 불결한 사람 취급을 해서 일주일 정도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다는 여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167쪽)엄마라는 역할도 생존 본능을 일깨우는 데 작게나마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열심히 살아온 엄마가 전하는 말은 딸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거예요. 그런 내용이 담긴 책을 최근 읽은 적이 있는데, 딸은 절대 워킹맘이었던 엄마에게 닿을 수 없어요. 그런 엄마의 말에 담긴 무게는 엄청납니다. (197쪽)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로 오랫동안 가족사회학을 연구해온 미나시타 기류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족관의 변화와 가족 내 엄마의 역할 변화를 짚어나간다. 그러면서 사회의 변화에도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보수적인 가족관을 지적한다. 특히 육아를 개인적인 문제, 각 가정의 사적인 영역으로 보는 인식과 그로 인해 여성이 떠안는 책임감과 부담감, 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력 단절 등 엄마를 피할 수 없는 낭떠러지로 내모는 사회적 환경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또한 전근대적 가족관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 간의 갈등 분석까지 더해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나간다.일본에서 사회적 육아와 공공 보육이 발달하지 않은 중대한 원인 중 하나가 육아에 대한 엄마의 ‘부담과 책임과 애정의 삼위일체’에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출산은 마땅히 자연분만으로 해야 하고 제왕절개나 무통분만처럼 ‘죽을 만큼 아프지 않은 출산’은 옳지 않다고들 합니다. …(중략)… 요컨대 일본의 ‘이상적인 출산?육아’란 엄마가 자신의 신체와 시간을 아이에게 온전히 바치고 갖은 고생을 하며 수고를 들이는 것과 아이를 사랑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하나의 세트가 돼요. 이건 시간과 돈과 근성이 넘치는 어머니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하물며 일하면서는 더욱 불가능하고요. 그래서 많은 보통의 어머니들이 이상적인 육아와 비교하여 자신의 육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한편 우등생 어머니로 말할 것 같으면 “이토록 고생해서 내 인생을 너에게 바쳤으니 너는 나를 버리지 마라”라고 아이에게 암묵적인 압박을 주게 되는데 그래도 무리가 아닌 겁니다. (229쪽)누구의 딸도, 엄마도 아닌 독립적 존재로사회적 공감과 격려가 필요하다모녀 갈등은 당사자들의 문제인 동시에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라 말해온, ‘이래서 집에는 딸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온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조장하고 방관해온 문제다. 사이토 다마키 박사와 인터뷰이들이 엄마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딸은 엄마로부터, 엄마는 딸로부터 각각 독립해 ‘자기만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는 뼈저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여성과 모성을 향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고민과 반성, 이른바 ‘독박 육아’를 강요하는 정책 기조의 변화 없이는 모녀 갈등을 포함한 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 입을 모아 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정권 교체 후 이어지는 인선 소식으로 연일 떠들썩하다. 누군가는 남녀 동수 내각을, 사라지는 유리 천장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알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우리 사회의 절반은 아직도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받아온 엄마와 그런 엄마의 피난처 역할을 강요받는 딸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경력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엄마로, ‘맘충’이라 불리며 사회에서 고립되어 가는 ‘OO년생 김지영’으로 내몰리고 있다. ‘엄마의 친구 같은 딸’을 강요하는 대신 이제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고 누군가의 엄마나 딸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조언할 때다. 《나는 엄마가 힘들다》는 모녀 갈등을 경험해본, 그리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는 여성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그들을 둘러싼 다른 많은 이들에게는 무의식적,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왔던 가족관과 성 편견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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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 싫은데 제가 비정상인건가요..?(긴글)
지금은 독립할만한 능력이없어서 참고사는데 가끔 생각해보면 진짜 엄청 짜증나요..일단 엄마는 제가 의견을 말하면 무조건 묵살하고 자기 의견에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무조건 네가 틀렸다 네가 잘못했다 이런식으로 몰아갑니다.
적반하장식으로 소리지르고 화내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일때가많아서 그냥 제가 사과하고 넘어가는데 저는 솔직히 뭘 잘못한지도 잘 모르겠어요..주로 싸우는이유가 자기한테 용돈을 안줘서이거나 뭘 해달라고했는데 못하겠다고 거절했을 경우 저러시거든요..
그리고 돈 관련해서 제일 화가 많이나는데 엄마는 학창시절에 저한테 용돈을 준적이 손에꼽을정도에요..친척들이 준 용돈같은것도 무조건 다 뺏어가고 나중에 주겠다고 해놓고선 제가 3000원정도 용돈으로 주라고했을때도 그렇게 노발대발하면서 주더군요..
진짜 싫은소리 듣는건 기본이였고 허구한날 맨날 돈없다 돈없다 하셔서 저렇게 용돈타간것도 손에 꼽을정도에요..
그리고 성인되고나서부터는 이제 돈은 알아서 벌어써라 그리고 자기한테는 용돈 안줘도 된다고 하시던분이 안주면 엄청 화내시고 계속 제가 독립할능력이없다는점을 이용해서 집 나가라 이런말로 밀어붙여서 결국 제가 돈을 드립니다..
돈을 주라고할때도 자기 돈 맏겨놓은듯이 야 나 얼마만 줘봐 이런식으로 말씀하시고 그 액수도 맨날 5만원을 넘겨서 좀 부담스러워요..
안주면 또 집나가라고할게 뻔하고..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드리고는있는데 진짜 화나는게 성인되고나서도 저한테 용돈한푼 안준다는 점..
또 제가 재수를 했었는데 진짜 단 한푼도 보태주지 않으셨어요 돈없어서 조금만 빌려달라고해도 절대 안빌려주시고 대학등록금도 생활비랑 등록금 반은 전부 제가 내고있고 등록금 반은 엄마가 부담하는데 마치 자기가 모든걸 다 해준사람마냥 용돈강압하고 요구하는게 좀 그래요…
그리고 제 모든것에 간섭하세요 저는 성인인데 아직도 염색하는거 옷입는것도 제마음대로 못하게 막고 또 돈 쓰는것 가지고도 항상 너는 이기적이게 너만 생각한다 그돈 가족을 위해 쓰면 좀 좋냐 이러셔서 돈도 마음대로 못쓰고 외출도 잘 안하는편이여서 한달에 1번꼴로 나가는데 외출 많이한다고 뭐라하시고 통금이 또 오후 7시까지에요..안들어오면 1분에 한번꼴로 전화오시고 집들어가면 엄청 혼내십니다..
또 가치관 자체가 부모는 자식에게 폭력이나 나쁜짓을해도 다 용납이 되지만 자식은 부모를 털끝하나 건드려선 안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거든요..지난번에도 성인되고나서 새뱃돈을 저한테 주시겠다고 하신분이 다 가져가서 그것때문에 부당하다는식으로 얘기를했는데 갑자기 엄마가 먼저 저한테 손찌검을하고 발로 계속 차서 못참겠다 싶어서 한번 밀쳤거든요..
근데 그거가지고 갑자기 할머니한테 가서 쟤가 나 밀쳤다는식으로 이르고..할머니도 똑같은 분이신지라 저만 된통 욕먹고 또 어이없는게 자기가 먼저 때려놓고 너 때린손 부었다고 다 너때문이라고 내 손 어쩔거냐고 따져묻기만하고..
자기가 때린건 하나도 잘못된게 없다는식으로 저런식으로 할상 말하시는데 좀 그렇더라고요..
자식한테 사과하는게 자존심 엄청 구기는일이라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사과는 항상 엄마가 잘못해도 제가 무조건 굽히고 들어가야됩니다..
또 가족은 혈연이여서 연도 못끊고 자식은 나의 소유물이다 그니까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 이런생각을 하시는건지 계속 막말하시고 자기 짜증나면 화풀이대상은 항상 저입니다..
엄마아빠가 또 이혼하셨는데 아빠의 역할을 자꾸 저한테 떠넘기는거같아서 좀 그래요..제가 취업하고나서도 같이살자고하시고 항상 제가 곁에있는것을 전제로 두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독립할 능력 생기면 당장 나가서 같이살고싶지않거든요..
저한테 진짜 할말 못할말 다하시는데 제가 왜 그런 심리적 부담까지 안아야되는지..가끔씩 너무 힘든데 말도 못하고 그냥 울기만해요..고민같은거 엄마한테 말해봤자 겨우 그깟일?이런식이시거나 모든걸 다 제탓으로 돌려서 저만 더 힘들어지거든요..
해외로 취업하는게 목푠데 그때도 자기를 데려가라는식으로 말씀하시고..제가 떠보는말로 그쪽말 할수있냐고하니까 그걸 왜 자기가배워야되냐고 니가 다 해줘야되는거 아니냐는식으로 계속 말씀하시더군요..
또 통장사정이나 제가 돈 모으는 통장까지 자기가 알게끔 다 개설해서 맨날 거기다가 돈 집어넣으라고 강요하시고 계속 물어봐요
진짜 돈들어오는거 얼만지 알바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는지 예상 임금 어느정돈지까지 전부 다요..
정말 진절머리나요..연 끊는다고 말해봤자 지구끝까지 집착하면서 따라올게 뻔해서 달리 해결방안도 모르겠고..
그리고 해주는건 동생한테 다 해주면서 왜 의지하고 돈달라는건 저한테 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동생한테는 고가의 게임기 시계 용돈도 일주일마다 풍족하게 잘 주시는데 저한테는 안그런다는게 참 슬프네요..
말도 안통하고 저런 사상 가지고있고 돈은 돈대로 다 뜯기는거같고..그냥 너무 괴로워요..
엄마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정신의학신문 : 연세가산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허규형]P씨의 사연
저는 30살 여자입니다. 저는 긴 시간 동안 큰 우울에 힘들었는데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어려서부터 있었던 자살충동이 치료받아야 할 신호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어버릴 것 같아서 처음으로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 다닐 때 의사선생님이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엄마와 통화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저의 얘기를 들으실 때마다 그 의사 선생님은 자꾸만 웃으셨어요.
저는 숨이 막히게 힘이 드는 일인데도 “그럼 전화를 안 하면 되지 않느냐”, “어머니가 50은 넘으셨을 텐데, 이젠 그런 일로 외롭다거나 하지 않으실 거다”라고만 하세요.
그렇게 말씀하시곤, 다음 주에 만나면 또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으니 더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럼 엄마와의 통화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2년 반 전에 아버지의 간암이 재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하던 일을 정리해두고 본가로 내려갔어요.
모든 노력을 했지만 아버지의 병세는 급속도로 나빠져서 한 달 반 정도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동안 엄마는 매일매일 울며 지내셨고, 저는 엄마를 위로하고 돕는 데 많이 애를 썼습니다.
그때부터 어머니가 저에게 의지하는 게 심해졌습니다.
서울로 돌아와 매일 하루 한 번씩, 어떨 땐 두어 번씩 매번 30분 이상 통화를 해요.
오래 통화하는 것도 그렇지만, 말씀하시는 내내 했던 얘기를 또 하고 또 하고, 방금 한 얘기를 두세 번 되감아서 다시 이야기하십니다.
한 번은 제가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는 TV 얘기를 하셔서 드라마 줄거리를 1시간 넘게 듣고 있다가 갑자기 눈앞이 하얘지면서 고개가 뒤로 넘어간 적도 있습니다.
잠깐 정신이 나간 느낌이었어요. 듣고 있는 게 너무 지쳐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릴 것만 같아요.
남들 험담할 때도 정말 많은데 제가 맞장구를 안 쳐주면 삐지는 일도 너무 많아요. 이게 지금 몇 년째 계속되고 있어요.
사진_픽사베이
어머니는 아버지 직장 따라 이사오신 거라 본가 근처에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친구하려고 다가오는 아주머니들이 계신데 식사라도 한 번 하고 와서는 또 그렇게 욕을 늘어놓고, 본인은 아무랑도 어울리고 싶지 않다고 혼자가 편하다고 하십니다.
“우리 딸이랑 맨날 통화해요” 하면서 주변에 자랑한다고 자주 말씀하시는데, 그 말이 너무 부담되고 그러면서도 그걸 충족시켜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동시에 엄마가 너무 밉고 싫고요.
그 시작은 아마도 중학교 때 따돌림을 당하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5년 동안 왕따를 당했어요. 불려 나가 맞기도 하고 교실에선 투명인간처럼 아무도 제게 말을 걸지 않았어요.
그런데 엄마한테는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말하면 혼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춘기 때는 부모님을 많이 미워했습니다. 어머니는 친구 같은 딸이 있어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도 하셨어요. 저는 방과 후 만날 학교 친구가 없으니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데, 그저 그게 좋다고 하는 엄마가 미웠죠.
아버지는 정말 무뚝뚝하시고, 작은 일로도 저희에게 크게 소리치고 화내셔서 중고등학생 때는 저녁 6시를 넘기면 아버지 퇴근하시는 게 무서워서 시계만 쳐다보고 앉아 덜덜 떨었던 기억도 있네요. 당시 아버지 얼굴을 생각하면 분노로 일그러진 무서운 얼굴밖에 생각이 안 나요.
저희 어머니가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고아원에 맡겨져서 자라셨다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저와 애착이 형성이 잘 안 된 걸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 미술실기 준비도 안 되고 선생님에게 혼나기만 하니까 집에 와서 엉엉 운 적이 있는데 아버지는 멀뚱이 저를 보고 있고 어머니는 “얘가 왜 이래” 하다가 “너 자꾸 울면 습관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기억이 저를 계속 괴롭히고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요.
저는 엄마한테 잘해주고 싶지 않아요. 의지되는 사람이 되기 싫어요. 그런데도 또 매일 같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있네요. 통화하면서 저한테 징징대는 엄마가 싫다고 끊임없이 생각하면서도요.
“정말 받아주기 싫다. 나한테 위로가 된 적은 없으면서 왜 나에게 의지하려 하지. 정말 이기적이다”라고 늘 생각해요. 그럴수록 엄마가 더 싫어지고요. 끊임없이 험담을 쏟아놓는 날엔 혐오감마저 들어요.
제가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매일 전화를 걸고 있을까요.
전화를 안 걸면 안 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숨 막히는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또는 통화를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까요.
사진_픽사베이
뇌부자들의 답장
안녕하세요, 뇌부자들입니다.
P님의 사연을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 집에서는 무서운 아버지, 잘 공감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지내고, 학교에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5년 동안 따돌림을 당하셨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선 저희가 생각할 때, 사연자 분의 어머니는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능력’이 조금 부족하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연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머님께서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전혀 가지 않는 험담을 늘어놓는다고 하셨잖아요.
P님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는 모습을 보고 “얘가 왜 이래”, “자꾸 울면 습관 된다”라고 하시면서 힘들어하는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시는 모습도 있으셨고요.
부담스러워하는 P님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우리 딸이 매일 전화한다’라고 자랑하고 계시기도 하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theory of mind, 마음 이론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마음 이론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인 ‘공감’의 기반이 됩니다.
중학교 때 왕따를 당하고도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 역시 ‘말해봐야 어머니가 내 마음을 알아줄 리 없다’라는 느낌, 어려서부터 공감받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어머니와의 신뢰가 부족해서 일어났던 일이 아닐까 생각해요.
마음 이론이 형성되는 데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양육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내가 아닌 타인도 감정과 생각을 가진 존재라는 걸 인식하게 되고, 또 양육자의 행동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관점에서 행동을 해석하는 법을 배우는데요, 어머니께서는 고아원에서 지내면서 세심한 케어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셨을 가능성이 있어요.
고아원에서 자란다고 모두가 다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어머니에게는 고아원에서 양육됐던 경험이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런 문제는 되풀이되기도 해요.
진료실에서 가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고, 그 원인을 같이 찾아보면 ‘어머니가 나를 잘 보살펴주지 않으셔서 내가 그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라는 대답이 나올 때가 있거든요.
어머님께서 부모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면서 공감능력을 발전시키는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P님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지 못했고, 결국 제대로 된 사랑을 주지 못한 거죠.
이걸 다시 표현하면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 어머니가 다시 자녀와 불안정애착을 형성하게 됐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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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는 건강한 애착관계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신 것 같아요.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셨던 것 같고요. 결국 소수의 사람과 의존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게 아버지가 아니었을까요.
아버지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화도 잘 내는 무서운 사람인데도 아마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에게 굉장히 의존하고 사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더 못 쓰셨겠죠.
그 관계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반복이 되고 결국 딸인 사연자분에게 병적인 애착을 보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P님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자신을 힘들게 하는 아버지에게 의존했던, 어떻게 보면 자학적인 인간관계의 모습을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마치 어머니가 딸을 보살피듯 어머니를 보살피고 계시거든요.
그리고, 집안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에게 어머니와 P님은 두 분 모두 피해자였다는 점에서 무의식적으로 어머니를 동일시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딸이 친구 같아서 좋다고 했던 것 역시 P님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봐서였지 않을까요.
어린 나이에는 부모의 어떤 모습이든지 따라 하는데 애착 유형, 대인관계 패턴 역시 어머니가 하는대로 학습하고 내재화하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시 연락을 하지 않아 어머니가 무너진다면 마치 자신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계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병원을 다니면서 의사 선생님이 한 이야기도 안타까웠어요. 정말 P님께는 가장 큰 스트레스인데 공감을 받지 못한 느낌을 받으셨을 거예요.
의사 선생님이 한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충분히 치료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닐까요.
조언을 한 방식이나 타이밍이 아쉬워요. 자꾸만 어머니에게 전화를 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충분히 공감도 하고, 어머니의 마음에 대해서도 좀 더 깊게 들어가서 생각해보고 치료자와도 믿음이 쌓인 다음에 하셨다면 P님께서도 더 이해하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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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바꾸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평생을 한결같은 방식으로 살아오신 분이잖아요. 결국 바꿀 수 있는 건 어머니를 대하는 나의 태도겠죠.
사실 이것도 쉽지는 않은데요, 내면에 해소되지 않은 감정의 크기가 큰 만큼 혼자 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면담 치료를 권유드립니다.
당장 전화를 억지로 하지 않으면 사연자 분의 마음이 더 불편하실 거예요.
제 생각엔 통화가 길어지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을 골라서 정해두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전화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만약 일을 하고 계신다면, 점심을 드신 후 오후 업무를 시작하기 전 같은 시간이요.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전화를 끊어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간 있잖아요.
어머니와 통화는 하시되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방법을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으면 P님께서도 오늘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어머님도 좀 더 안정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아픈 과거, 어머니에 대한 미움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날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나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실 수 있지만 지금 P님께서 느끼는 감정은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한 감정입니다.
지금 서른 살이라고 하셨는데, 이전에 공감받지 못하며 살아온 과거는 너무 안타깝지만, 앞으로의 70년 동안은 그 과거에 더 이상 발목 잡히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조언이 P님께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더 자세한 내용들을 팟캐스트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아이폰 Podcast: https://itun.es/kr/XJaKib.c
팟빵: http://www.podbbang.com/ch/13552?e=22613802
팟티: http://m.podty.me/pod/SC1758
엄마와 연락 끊고 일상이 가벼워졌다
[토요판] 이런 홀로부모와 자식 관계의 묘함
생애주기 따라 그냥 부모 되는
아주 보통의 사람들 대부분
화냈다 다정했다 울었다 웃었다
다면적인 부모에 대한 기억
한동안 연락 끊고 찾아온 평화
너무 힘들 땐 도망가도 괜찮아
너 없이도 엄마·아빠는 잘 살아
그간 부모님에 대해서 쓰려 할 때마다 주저했다. 엄마와의 따스한 기억을 회고하다 보면 우리 엄마가 세상에 다시없을 다정한 엄마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하나의 모습만 가진 사람이 없듯이 가족의 기억도 마찬가지다. 게티이미지뱅크
“내가 좀 더 컸더라면 그 순간 오빠를 찢어발겨 버렸을 테니까.” 한 미국인 작가는 오빠에게 폭행을 당한 날 일기장에 이렇게 쓴다. 그리고 다음날 일기장에 자기 기억을 고쳐서 다시 쓴다. “오빠가 나를 때린 것은 나의 오해이고 만약 내가 멈추라고 했으면 오빠도 폭행을 멈췄을 것”이라고.
미국인 역사학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모르몬교 아버지의 뜻에 따라 16년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자랐다. 뒤늦게 교육을 받아 박사 학위를 딴 뒤 자신의 성장기를 쓴 책 (2020)에서 타라의 가족에 대한 설명은 분열적이다. 기억 속에 부모와 오빠는 다정했다가, 광폭했다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가, 연민하기를 반복한다. 아버지는 7남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강제 노동을 시켰고, 어머니 역시 아들이 딸을 폭행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다.
이렇게 쓰면 그의 가족이 악인처럼 보이지만 이 책은 부모가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는지를 고발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타라는 아버지의 강압적인 설교 말씀에 대해서 쓰다가도 아버지가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어머니 역시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딸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 따뜻하게 안아주고 먼 대학 기숙사까지 차를 태워 데려다준다. 아버지는 대학에 가겠다는 딸에게 “너는 주님의 은총을 저버리고 인간의 지식을 천박하게 탐한다”고 저주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는 함께 식탁에 앉아 팬케이크를 먹는다.
부모에 대해 긍정했다 부정하는 이러한 기록에는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한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다정했다가 가혹했다가를 반복하고 자기보다 약한 존재인 자식에게 함부로 대했다가 뒤돌아서 후회하고 서툴게 다가가는 사람들.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부모가 되면 일어나는 보통의 일이다. 그래서 나는 부모에 대해 이랬다저랬다 하는, 타라의 분열적인 기록을 이해한다. 우리 부모도 그러했기에.
한 사람 두 얼굴, ‘부모’
그간 부모님에 대해서 쓰려 할 때마다 주저했다. 엄마와의 따스한 기억을 회고하다 보면 우리 엄마가 세상에 다시없을 다정한 엄마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엄마가 나에게 퍼부었던 막말 때문에 내가 받았던 상처를 기록하고 나면 우리 엄마가 못된 계모처럼만 보인다. 물론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도 아니다. 우리 부모는 자기를 이겨내지 못해 자녀에게 막말을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부모라는 책임을 다하려고 자기 삶 안에서 발버둥을 치며 성실하게 산 아주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어느 날 아침 나는 엄마에게 문제집을 사게 만원만 달라고 했다. 우리 부모는 자녀에게 정해진 용돈을 주지 않았다. 돈을 주는 것이 권력이었기에 나는 엄마의 기분 상태에 따라 조심스럽게 물어야 했다. 하필 그날은 기분이 안 좋았는지 엄마는 버럭 “돈 맡겨놨냐? 장사도 안 되는데 맨날 돈타령”이라며 화를 냈다. 나는 눈물 바람으로 학교에 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엄마는 갑자기 오만원을 건네주며 반찬으로 불고기를 해주었다.
이것은 또다른 날의 기억. 아빠는 그날도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했고, 늘 그랬듯이 내 이름을 부르며 “딸년들이 지 애미 닮아서 애비를 무시한다”며 주정을 시작했다.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화를 내다가 아빠에게 뺨을 맞았다. 다음날 아침, 아빠는 일찍 일어나 여느 때처럼 도시락을 싸주고 나를 깨워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었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아빠는 매일 아침 나와 동생을 등굣길에 태워주었다. “왜 나를 무시하냐”며 술을 마시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우리 아빠였고, 아침마다 학교까지 차로 배웅을 하는 것도 우리 아빠였다.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다.
이렇게만 보면 우리 부모가 무슨 조울증 환자 같지만 나는 많은 부모와 자식 관계가 그렇다고 믿는다. 일일드라마에 나오는 화목한 가족은 극소수다. 세상에는 “이런 부모가 되어야지” 계획하고 자식을 낳는 사람보다 “낳으면 다 크게 돼 있다”며 그냥 부모가 되는 사람이 더 많다. 남들이 하니까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 게 당연하니까 낳고 키우고. 정상이라 불리는 생애주기에 따라 부모가 되는 보통의 성인이 대다수다. 그들에게는 부모라는 역할 외에도 사회에서 역임해야 할 일이 있고 삶은 모두에게 고행이다.
그냥 부모가 된 사람들은 사는 게 힘들어 감정이 불안정해질 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약한 존재인 자식에게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만만하니까, 그럴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내 부모와 나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를 달랬다. 우리 부모와 나는 잘 맞지 않는 톱니바퀴야. 그래서 이렇게 삐걱대는 거야. 다행히 20대에 독립을 했고 따로 살면서 관계가 조금은 개선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엄마와 연락을 끊었다
지난 한달 동안 엄마와 연락을 끊고 살았다. 사건의 개요는 이러했다. 엄마와 일주일에 한번 정도 통화를 하는데, 내가 전화를 걸었을 때가 하필 엄마의 기분이 저조했을 때였다. 장사는 되지 않고, 아빠 병원비는 밀려 있고, 가계 빚은 쌓여 있는데 건강은 예전 같지 않아 고된 매일. 아침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홀로 장사를 하며 가정을 지탱하는 엄마는 자주 ‘무슨 팔자가 이러냐.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냐’며 한탄을 한다.
나라도 엄마와 같은 상황이면 우울증이 올 것 같지만 슬프게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날도 엄마가 운영하는 가게에 손님은 없고, 아빠 병원비는 밀려 있던 차, 저 혼자 희희낙락 잘 사는 얄미운 딸이 전화를 한 것이다. 엄마는 갑자기 “니가 이기적이니까 동생들도 괴롭다”며 나쁜 사람 취급을 하며 나를 힐난하기 시작했다. 동생들이 하지도 않은 말로 자매를 이간질하며 나를 ‘악역’으로 만든 것이다.
고된 삶의 이유를 어디서라도 찾고 싶은 사람은 남 탓 하는 게 습관이다. 엄마에게 그날 탓할 악당은 ‘나’였는데 더는 엄마의 억지를 받아주고 싶지 않았다. “왜 있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라며 전화를 끊고 소리 내 엉엉 울었다. 부모 눈치 볼 필요 없이 혼자 사는 내 집에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우는 나. 엄마와 함께 살던 10대 때에는 억울하면 문을 잠그고 숨을 죽인 채 울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얼마나 어렵게 여기까지 도망쳐왔는데, 다시 그때로? 나는 엄마와 연락을 끊었다. 엄마의 문자 첫 문장에는 욕설이 가득했다. 나는 흐린 눈으로 문자를 지웠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자 놀랍게도 삶에 평화가 찾아왔다. 듣기 싫은 말, 상처가 되는 말,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착각하는 부모의 억지에서 나를 분리시키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한결 가벼워졌다.
도망가도 괜찮아
부모는 나에 대해 반만 안다. 하지만 그 알고 있는 ‘반’으로 나를 충분히 조종할 수 있다. 엄마랑 싸우면 죄책감이 일었다. ‘엄마가 저렇게 힘든데, 엄마 혼자 벌어서 대학 교육까지 시켜줬는데 내가 이러면 안 되지’ 이런 죄책감으로 싸움에서 져주곤 했다.
엄마와 화해를 했다. 물론 이번에도 먼저 전화를 걸고 집에 찾아가 엄마의 일을 도우며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은 나였다. 하지만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엄마와 단절되어 있었던 그 한달의 평화 덕분에 알게 된 게 있다. 나를 먹이고 입히고 길러준 부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다. 나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제 언제든 도망가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미안함도 죄책감도 느낄 필요 없이, 도망가도 괜찮아.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아. 네가 없어도 엄마, 아빠는 잘 살아. 그러니까 고통스러울 때, 언제든 도망가렴. 그래도 괜찮단다. 내 안의 작은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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