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32 꽃 에 관한 시 Best 232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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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꽃 – 나태주
  • 풀꽃
  • 풀꽃 2.
  • 풀꽃 3.
  • 풀꽃의 노래 – 이해인
  • 봉숭아 – 이해인
  • 피는 날 – 용혜원
  • 벚꽃이 필 때 – 용혜원

[시 낭송] 꽃에 관한 시 (강현구의 릿 투어)
[시 낭송] 꽃에 관한 시 (강현구의 릿 투어)


꽃에 관한 시 모음 2 (나태주 ‘풀꽃’ 외)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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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모음 2 (나태주 '풀꽃' 외) : 네이버 블로그
꽃에 관한 시 모음 2 (나태주 ‘풀꽃’ 외)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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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모음 3 (김용택 ‘꽃 한 송이’ 외)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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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모음 3 (김용택 ‘꽃 한 송이’ 외)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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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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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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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 Korean American Community, Atlanta, 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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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 Korean American Community, Atlanta, GA 꽃 앞에 서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꽃에 여닫히는 자동문이다. 꽃잎을 만져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아, … Atlanta Korean news, 애틀란타 한인정보,한국 방송,한국 드라마, 한국tv쇼, 애틀란타 구인, 인터넷무료방송VOD, 애틀란타 한인타운, 애틀란타 한인업소록, 미국여행정보, 애틀란타 여행정보, 요리정보Atlanta Korean news, 애틀란타 한인정보,한국 방송,한국 드라마, 한국tv쇼, 애틀란타 구인, 인터넷무료방송VOD, 애틀란타 한인타운, 애틀란타 한인업소록, 미국여행정보, 애틀란타 여행정보, 요리정보<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꽃의 선언내가 원하는 방식대로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국가에서 관리하거나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어떤 경우에도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도통하지 않을 것이며그냥 내 육체를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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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 Korean American Community, Atlanta, GA” style=”width:100%”><figcaption><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 Korean American Community, Atlanta, GA</figcaption></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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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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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 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장미 가을엔 코스모스 철 따라 꽃잎을 붙여 내게 보내 온 네 편지를 읽으면 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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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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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 관련 짧은 시 모음(꽃비, 이병률, 4월의 꽃, 남정림, 목련, 정호승, 백목련 자목련 전설, 시 감상, 벚꽃,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밥값, 사랑, 지구 너머의 계절)
✔봄 꽃 관련 짧은 시 모음(꽃비, 이병률, 4월의 꽃, 남정림, 목련, 정호승, 백목련 자목련 전설, 시 감상, 벚꽃,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밥값, 사랑, 지구 너머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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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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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 · 개화 – 안도현 · 그대의 눈동자는 푸른 연꽃잎 · 꽃 – 김춘수 · 꽃 – 윤여흥 · 꽃 꺾어 그대 앞에 – 양성우 · 꽃다운 – 안정옥 · 꽃등 – 류시화.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를 찾다가 좋은 정보를 찾게 되어 여기에 올려요. 꽃에 관한 시를 찾는 분이면 도움이 되실 것 같네요.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  개화 – 안도현  그대의 눈동자는 푸른 연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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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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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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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관한시 Instagram posts (photos and videos) – Picu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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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되세요

꽃 – 김춘수 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 멀미 – 이해인 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밭에 서면 – 이해인 님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 듯이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잘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 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

남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받고 싶다

꽃잎 – 이정하 님

그대를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 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1797~1856)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참으로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이

나의 가슴 속까지 스며든다.

언제나 하느님이 밝고 곱고 귀엽게

너를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다.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 R.버언즈(1759~1769)

내 사랑은 6월에 갓 피어난

빨간 한 송이 장미,

오 내 사랑은 부드러운 선율

박자 맞춰 감미롭게 흐르는 가락.

그대 정녕 아름다운 연인이여

내 사랑 이렇듯 간절하오

온 바닷물이 다 마를지라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

온 바닷물이 다 마를지라도

모든 바위가 태양에 녹아 없어진다 해도

모래알 같은 덧없는 인생이 다하더라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

잘 있거라, 내 사랑하는 사람아!

잠시동안 우리 헤어져 있을지라도

천리 만리 떨어져 있다해도

그리운 님아, 나는 다시 돌아오리다.

들꽃에게 – 서정윤 님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들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들풀 – 류시화 님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라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꽃의 선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도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냥 내 육체를 내가 소유할 것이다

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문정희·시인, 1947-)

+ 꽃 한 송이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김용택·시인, 1948-)

+ 꽃의 이유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마종기·시인, 1939-)

+ 꽃비

꽃은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를 비춰주지 않는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가 다 꽃으로 보이는 이상한 거울이다.

꽃향기는 끌어당긴다.

꽃향기에 밀쳐진 경험은 한 번도 없다.

꽃은 주위를 가볍게 들어올려준다.

꽃 앞에 서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꽃에 여닫히는 자동문이다.

꽃잎을 만져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아, 빛깔도 참 곱다.”

빛깔을 만질 수 있다니,

빛깔을 만질 수도 있게 해주시다니.

사람들을 다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꽃은 봄의 심지다.

(함민복·시인, 1962-)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시인, 1954-)

+ 꽃은 언제나 진다

나를 항복시키려고 꽃이 핀다

어떠한 권력도

어떠한 폭력도 이와 같은 얼굴을 가질 수 없어

며느리밑씻개란 어처구니없는 이름의 꽃도

내 앞에 권총을 빼들었다 총알을 장전한

꽃 앞에 이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이중 삼중 문을 닫고 커튼까지 쳤으나

몽유에 든 듯

여기가 어딘가 깨어보면

꽃에 코를 처박고 있거나

눈동자에 그득 꽃잎을 쑤셔 박고 있다 나는

이미 수형에 든 것이다

네가 꽃인 것이 죄인지

내가 사람인 것이 죄인지

쏟아진 물처럼 살아있는 것은 다 스며야한다

이 지독한 음해의 향기에

수갑 채여

꽃비 촘촘한 창살 속

애벌레처럼 둥글게 몸을 말아 바치며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어 완전히

내가 졌다고 생각할 때

꽃이 졌다

나를 항복시켰으면 너는 잘 나가야지

꽃은 언제나 져서 나를 억울하게 한다

(김종미·시인, 1957-)

+ 앙큼한 꽃

이 골목에 부쩍

싸움이 는 건

평상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다

평상 위에 지지배배 배를 깔고 누워

숙제를 하던 아이들과

부은 다리를 쉬어가곤 하던 보험 아줌마,

국수내기 민화투를 치던 할미들이 사라져버린 뒤부터다

평상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동백 화분이 꽃을 피웠다

평상 몰아내고 주차금지 앙큼한 꽃을 피웠다

(손택수·시인, 1970-)

+ 압화壓花

매몰된 가을이 발견되었다

책을 끼고 그곳을 지나갔을 때

유난히 뺨이 붉은 꽃이 틈으로 뛰어들고

45쪽과 46쪽은 닫혔다

붉은 물을 토하며

서서히 종이처럼 얇아지는 동안

책은 책 밑에서 피를 말리고 있었다

계절이 계절을 덮치듯이

시간의 두께와 어둠에 내 기억은 갇혀 있었다

방치된 것들은 대부분 변형을 일으킨다

책갈피 사이

책의 생각과 엉겨있는 꽃의 얼굴

꽃들이 선호하는 죽음은 태어난 자리에서 치르는 풍장이다

압사壓死를 두려워하는 꽃들

한 권의 책으로도

죽일 수 있는 게 많다

(마경덕·시인, 1954-)

+ 꽃

꽃이 눈에만 보일 뿐

꽃의 소리가 안 들린다면

아직 꽃을

잘 모르는 거다.

꽃 앞에

가만히 서서

두 눈을 감고

가슴의 귀를 활짝 열면

꽃의 아름다운

겉모양 너머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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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꽃 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장미

가을엔 코스모스

철 따라 꽃잎을 붙여

내게 보내 온

네 편지를 읽으면

네 고운 마음과 함깨

글씨도 꽃으로 피어났지

네 얼굴 네 목소리

꽃 위에서 흔들리고

네가 보고 싶은 나는

마른 꽃잎 향기에

가만히 입맞추고

끝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천천히 읽는 네 편지는

꽃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꽃편지

꽃멀미

​- 이해인 수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이해인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우리 모두

꽃이 됩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작은 평화

작은 위로

살며시 피어납니다

“벌써 꽃이 피고 있어요”

밝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이젠 꽃이 지고 있어요”

슬프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누구도 남의 흉을 보지 않네요

죄를 짓지 않네요

안개꽃

-이해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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