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월 의 시 | 5월의 시(詩)-이해인, 좋은글 좋은시 169 개의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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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좋은시
5월의 시/시인 이해인 수녀님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5월
하늘이 잘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요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씻게 하십시요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요
말을 아낀 지혜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요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흐르게 하십시요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Music Source***
*** https://youtu.be/2GtBMndZ0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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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관한 시 모음<5> : 네이버 블로그

카테고리 이동 구름바다의 이야기 … 그대를 닮았습니다. … 새싹이 가득합니다. … 그대 가슴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 5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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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m.blog.naver.com

Date Published: 1/2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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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5월의 시 모음

5월에는 어떤 시(詩)를 암송해볼까요? 아~5월….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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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kwon-blog.tistory.com

Date Published: 5/2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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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노래하는 시 모음> – 당당뉴스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 그만이예요. …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 오월의 하루를 너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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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dangdangnews.com

Date Published: 7/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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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 모음 < 문화 < 기사본문 - 뉴스앤조이

+ 오월이 돌아오면 오월이 돌아오면 · + 五月 5월의 나무들 날 보고 · + 감나무 있는 동네 어머니, · + 오월의 신록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 + 고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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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ewsnjoy.or.kr

Date Published: 5/22/2022

View: 5615

5월의시모음,5월시 – 강사의 다이어리

좋은분들의 시가 많아서 아름다운 영상 만드는데 쓰시면 좋을 듯 하네요.5월이 되면 떠오는 장미에 5월의 시를 넣어 시집 만들어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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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7505.tistory.com

Date Published: 2/16/2022

View: 9988

<5월 시 모음> 신석정의 ´오월이 돌아오면´ 외 – 좋은글

작년의 그놈일까? … 누구의 무덤일까? … 5월이다. … 살아갑시다, 어머니! …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 여기에 자세히 보기

Source: www.joungul.co.kr

Date Published: 9/22/2022

View: 2311

5월의시/이해인, 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 좋은글 좋은시

5월의시/이해인, 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 좋은글 좋은시 …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 불신했던 날들을 …

+ 여기를 클릭

Source: poem-2032.tistory.com

Date Published: 8/23/2021

View: 9426

오월에 관한 시 모음 – Daum 블로그

흐르는 것. 이윽고 그것은 흐름을 멈추고 모인다. 이내 호수가 된다. 아담하고 정답고 부드러운 호수가 된다. 푸르름의 그늘이 진다.

+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Source: blog.daum.net

Date Published: 4/24/2022

View: 4027

[5월 시모음] 나태주 ‘오월의 아침’ 외 7편 – 다섯번째 계절

오월의 아침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 …

+ 여기에 보기

Source: evamanse.tistory.com

Date Published: 4/29/2021

View: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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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詩)-이해인, 좋은글 좋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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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5 월 의 시

  • Author: Lemon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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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18.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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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관한 시 모음<5>

5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드립니다

5월 어느날 /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5월은 / 윤보영

5월은

그대를 닮았습니다.

산과 들, 온 세상에

그대 닮은 꽃이 활짝 피어있고

가지마다 그대 생각처럼

새싹이 가득합니다.

이 좋은 5월

나는 오늘

뭉게구름을 타고

그대 가슴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대 손을 잡고

뛰고 달리며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5월은 그대!

그대가 내게 왔고

그 속에 내가있어 행복합니다.

5월에 / 박두진

푸른 한 점 구름도 없이 개인 하늘이 호수에 잠겼습니다.

호수는, 푸른 하늘을 잠근 호수는, 푸른 머언 당신의 마음

볕 포근히 쏘이고, 푸른 나뭇잎 하늘대고,

하느대는 잎 사이, 여기저기 붉게 피는 꽃 무데기.

오월은, 재재대는, 적은 새의 떼와 더불어,

푸른 호수 가로, 호수 가로, 어울리는데,

당신은, 오월, 이, 부드러운 바람에도 안 설렙니까.

소란한 저자에서 나무와 꽃 잎 사이,

비록 아기자기 대수롭지도 않은 풍경이긴 하나,

내 조용히 묻고, 조용히 또 대답할 말 있어,

기인 한나절을, 나 어린 소년처럼 혼자 와 거닐어도,

당신은, 하늘처럼, 마음 푸른 당신은 안 오십니다.

이제는, 머언 언제 새로운 날 다시 있어,

내, 어느, 바다가 바라뵈는 언덕에 와 앉아,

오오래, 당신을 기다리기, 하늘로 맺혀 오른 고운 피의 얼이,

다시, 저, 푸른 하늘에서, 이슬처럼 내려 맺어

나의 앞에, 붉은 한 떨기 장미꽃이 피기까지,

나는, 또, 혼자, 오오래 소년처럼 기달릴까 봅니다.

5월이 오면 /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덱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랑을 하고싶은 달

5월이다.

5월의 다짐 / 정연복

초록 이파리들의

저 싱그러운 빛

이 맘속

가득 채워

회색 빛 우울(憂鬱)

말끔히 지우리.

살아 있음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

살아 있음은

생명을 꽃피우기 위함이라는 것

살아 있는 날 동안에는

삶의 기쁨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

초록 이파리들이 전하는

이 희망의 메시지

귀담아 듣고

가슴 깊이 새기리.

5월 / 조병화

스물을 갓 넘은 여인의 냄새를

온몸에 풍기며

온갖 꽃송이들이 물 돋은 대지에

나무 가지 가지에 피어난다.

흰구름은 뭉게뭉게 라일락의

숫푸른 향기를 타고

가도가도 고개가 보이지 않는

푸른 먼 하늘을 길게 넘어간다.

아, 오월은 여권도 없이 그저

어머님의 어두운 바다를 건너

뭣도 모르고

내가 이 이승으로 상륙을 한 달

해마다 대지는 꽃들로 진창이지만

까닭 모르는 이 허전함

나는 그 나른한 그리움에 취한다.

오, 오월이여

오월의 아침 /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도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릴 것만 같네요

돌덤불 사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내 마음도 병아리떼같이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네요

봄비 맞고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져보면

손끝에라도 금시

예쁜 나뭇잎이 하나

새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네요

5월 / 용혜원

오월

초록이 좋아서

봄 여행을 떠난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다

오월

하늘이 좋아서

발길을 따라 걷는다

초록 보리 자라는 모습이

희망으로 다가와

들길을 말없이 걸어간다

5월 / 홍수희

시들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장미는 피지 않았을 거예요

질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나무는 초록을 달지 않았을 거구요

이별을 미리 슬퍼했다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

5월의 장미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5월의 신록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당신을 향해 다시 피어나겠어요

당신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어요

5월은 오고 / 洪 海 里

비 개고

5월,

너 온다는 기별

온 세상이 환히 열리는데

내 눈이 감기고

목도 잠기네

하늘 아래

눈부신 슬픔이 기쁨일까

기다림은 풀잎에 걸고

눈물은 하늘에 띄우네

숨이 막혀, 숨이 차

마음만, 마음만 하던

숨탄것들, 푸새, 나무들

봇물 터지듯

귀청 아프게 초록빛 뿜어내니

홀맺은 한

가락가락 풀어내며

5월은 또 그렇게 저물 것인가.

5월 소식 / 정지용

오동나무 꽃으로 불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내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여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근 소근거리는구나

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설거리나니

…나는 갈메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

쾌활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여

하늘과 딱닿은 푸른 물결우에 솟은

외따른 섬 로만팈만을 찾어 갈가나

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아르키러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 이야,

날마다 밤마다 섬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

은은히 밀려 오는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

푸른 5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른 여신(女神)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鄕愁)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香水)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친다.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에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五月 / 김동리

5월의 나무들 날 보고

멀리서부터 우쭐대며 다가온다

언덕 위 키 큰 소나무 몇 그루

흰구름 한두 오락씩 목에 걸은 채

신나게 신나게 달려온다

학들은 하늘 높이 구름 위를 날고

햇살은 강물 위에 금가루를 뿌리고

땅 위에 가득 찬 5월은 내 것

부귀도 仙鄕도 부럽지 않으이

오월 찬가 / 오순화

연두빛 물감을 타서 찍었더니

한들한들 숲이 춤춘다.

아침 안개 햇살 동무하고

산 허리에 내려 앉으며 하는 말

오월처럼만 싱그러워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

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 숲은 푸르른 벨벳 치맛자락

엄마 얼굴인 냥 마구마구 부비고 싶다.

오월 숲은 움찬 몸짓으로 부르는 사랑의 찬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너 아니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있어 내가 산다.

오월 숲에 물빛 미소가 내린다.

소곤소곤 속삭이듯

날마다 태어나는 신록의 다정한 몸짓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오월처럼만

풋풋한 사랑으로 마주하며 살고 싶다.

5월을 맞으며 / 서정윤

소리가

키 작은 소리가 밀리어가다가

어둠이 불어오는

보릿단 위에 엉기어 있다.

비가 내린다

습기찬

내 생활의 구석 자리에

눈물의 홀씨들이 모여

저들끼리의 사랑과

고통의 거미줄을 짜고

무엇으로든 비가 내린다.

어느새 우리는

우리들의 있던 곳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왔다.

그 먼 길을

소리로서 되돌아가는

푸른색의 정물화단에

목의 힘으로 하늘을 들어야 하는

키 작은 보리들의 낙서.

내 손에 들려 있는

무거운 하늘이 흔들리고

바람은 또 이렇게 불어오는데

5월편지 / 도종환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있는 자리마다 깊디깊은 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

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며

오래도록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멥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

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

소리 없이 흔들리는 붓꽃 잎처럼 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

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자리로 바람이 가득가득 몰려옵니다

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 데가 많던 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 가끔씩 이 땅을 다녀갑니까

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 와 머물다 소리 없이 돌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5월에는 / 반기룡

5월에는

우리 저 창공을 힘차게 날아보자

비상하는 새처럼 하늘을 쭉쭉 미끄러지며

희망의 나래 활짝펴고 맘껏 날아보자

가슴에 웅크리고 있던

고달픈 찌꺼기 휘익 휘익 던져버리고

삐릴리 삐릴리 노래 불러보자

사노라면 먹장구름 뭉게구름

떴다 사라지고 흩어졌다 모이는

변화의 연속이지만

버들피리 은은하게 허공에 날리고

찌든 생각 애드벌룬처럼 마구 띄우며

담뱃재처럼 툭툭 털어내며 소리쳐보자

5월에는

우리 저 창공을 기쁘게 날아보자

나뭇잎 우거져 푸르게 푸르게 다가오고

맑은 햇살 스리슬쩍 끌어당겨

시린 가슴과 마음을 살짝 뎁혀보자

강심에 홀로 서 있는

마른 나무 가지끝에서 우짖는 새소리 들으며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 소리 가슴에 포개며

명상과 반성의 옹골찬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의 미래가 동백처럼 푸르고

우리의 내일이 햇살처럼 반짝이며

5월은 신록의 생살을 푸르게 푸르게 토악질하리라

5월의 시 /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 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5월 / 김태인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핥고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있네요

저, 능청스런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런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처럼

내 가슴에 불지르네요

5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당신이 빨간 장미라면

나는 하얀 안개꽃이 되고 싶어요

나 혼자만으로는 아름다울 수 없고

나 혼자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고

당신 없이는 온전한 풍경이 될 수 없는 꽃

당신의 향긋한 꽃내음에 취해

하얗게 나를 비워도 좋을 꽃

그 잔잔한 꽃잎마다

방울방울 맺힌 그리움으로

당신만의 고요한 배경이 되고 싶어요

가끔 당신의 빛깔이 지칠 때나

가시 돋친 당신의 가슴이 아플 때면

당신을 위해 하얀 노래를 부르겠어요

눈 내리는 어느 날, 한 마리 겨울새가 불렀던

그 순백의 노래를

제발 내 곁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알알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애원하듯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꽃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이대로 하얗게 잠들었으면

당신 곁에 있으면 작아서 더 예쁜 꽃

여린 꽃 숨결이 멈출 때까지

소망의 은방울 종소리를 울리며

당신과 단둘이

사랑의 꽃병에 영원히 갇히고 싶어요

우리 5월에는 웃자 / 오광수

우리

5월에는 웃자

그것도 아주 환하게 웃자

봄 햇살이 우리들 두 볼에서

우리들 두 손등에서

사랑하는 이의 입맛춤이 되어 함께하자는데

어찌 그 마음들을 외면하겠는가

지난날 이런저런 사연으로

쓰리고 아픈 가슴이 생기고

어둡고 무거운 짐을 지고

혼자 가야 할 먼 길이 앞에 있을지라도

5월에는 힘내자

두 볼에 앉은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고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함께함을 생각하며

힘내고 사랑하고 따습게 살자

우리

5월에는 웃자

그것도 아주 큰 소리 내며 웃자

오월 / 김영랑

들길을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바람은 넘실 천(天)이랑 만(萬)이랑

이랑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5월 풍경(風景) / 명위식

녹음방초(綠陰芳草) 동산

들과 산 넘쳐나는 활력이여

둑비탈에 흐드러지게 피어

향기 흩날리는 아카시아 꽃

애기 똥 풀 노랗게 꽃밭 이루어

살랑살랑 고갤 흔드네

소나기 퍼붓고 나니

농부는

외진 논다랑이에 물꼬를 틀어

물대고 써레질하여 흙을 고르고

으스름 녘에서야 고달픈 일손을 접네

숨어 있던 맹꽁이들 합창소리 정겨웁고

산 숲 소쩍새 울음 구슬픈 음률

소낙비 쏟아지듯

개구리 울음소리 구성지게 메아리치네

5월에는 사랑을 / 윤보영

5월, 너를 나는

사랑이라 말해야겠다.

내가 사랑에 미소 지을

그 미소와 함께

웃을 주인이 되게

5월을

사랑하며 보내야겠다.

막 돋아난 떡잎이

팔부터 벌리듯

멋진 우리 5월을 위해

힘차게 사랑을 펼치련다.

내 사랑이 나에게 돌아와

행복이 되도록

깊은 감동이 되도록..

5월에는

내가 생각해도 가슴 찡한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련다.

5월의 비 / 고은영

순결을 지향하는 지상에

싱그러운 물방울들이

비누 방울처럼 톡톡 터지면

음절과 음절 사이

물빛 음표들의 행렬

빗물 머금은 초록의 수다에

촉촉하게 젖어드는 5월과

청승맞은 영혼의 조우조차 말갛다

창 밖은 오월인데 / 피천득

창 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미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5월 예찬 / 김덕성

아카시아 향기 가득하고

붉은 장밋빛

화려함을 자랑하며

마음껏 정열을 들어내는 5월

벌 나비도 한 몫

꽃들과 사랑을 나누는 계절

벌써 하나 둘

예쁜 꽃들 자취를 감추고

초록색의 대자연

한 폭의 수채화이리라

희망의 봄을

성숙시켜 놓은 오월

그대의 공은

내 가슴에 오래 남을

계절의 여왕 오월이어라

5월의 향 짙어지면 / 장수남

내 고향 초가집 언덕

별무리 떨어질 때

마지막 큰 별 하나 늦은 새벽

지긋이 눈 비비면

어둠 무너져

분홍빛햇살 소리 없이 내려와

철새바람 등 밀어내고

흰 구름 한 점 앞세운다

먼 산 진달래 뜨거운 눈물은

영혼 불태운 이별

그리움은 추억으로 엮어볼 까

황홀한 아침 입맞춤은

너와 나의 아름다운 이별여행

아카시아 향 손 짓 하면

이슬 한 잎

먼 강 타고와 남쪽 바다 여인

5월은 메아리친다

5월의 신록 / 오정방

오늘도 초여름의 햇살이

적당히 쏟아지는 뒷뜰에 나서면

온통 눈에 들어오는 것은

초록 일색이다

발아래 잔디밭과

담장 안팎의 각종 수목들이

5월의 신록을 맘껏 자랑하고 있다

눈을 들어도

눈을 돌려도

눈을 떨구어도

눈을 감아보아도

모두 초록으로 색칠되어 있다

거울에 비쳐보는 초로의 내 모습도

그 사이에 초록으로 말없이 물들어 있다

5월 / 이해인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모두 초록빛 기도로 물이 드는 5월,

어머니를 부르는 저희 마음에도

초록의 숲이 열리고 바다가 열립니다

매일 걸어가는 삶의 길에서

마음이 어둡고 시름에 겨울 때

지친 발걸음으로 주저앉고 싶은 때

어서 들어오라고 저희를 초대하시는

지혜의 문이신 어머니

새 천년의 삶을 준비하며

저희는 어머니가 열어주시는

그 문으로 들어가

살아가는 지혜를 다시 배우고 싶습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진리를 선택하고 진리를 따르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어둠을 비추는 별이 되라고

오늘도 조용히 저희를 부르시는

바다의 별이신 어머니

벼랑 끝으로 내몰린 위기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고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믿음과 희망을 참을성 있게 키워

마침내는 한 점 별로 뜰 수 있도록

영원의 환한 빛으로 저희를 비추어주소서

어머니가 안 계신 삶은

저희에게 사막과도 같습니다

삶에 지치고 목마른 이들에겐

맑디맑은 물 한 모금 건네주시는

겸손의 샘이신 어머니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메마름을

답답해하는 저희를 가엾이 여기시며

가끔은 저희 대신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

막아내려 해도 끝없이 솟아오르는

이기심과 욕심, 불안과 불신을

조금씩 덜어내서 순수해진 마음에

물 흐르는 기도를 출렁이며

겸손으로 겸손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사랑은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

사랑은 언제라도 찾아나서는 기쁨임을

새롭게 가르쳐주시는 천상 어머니

엘리사벳에게 기쁜 걸음으로 달려가시듯

날마다 저희를 돕기 위해 달려오시는

길 위의 어머니

오늘의 세상과 오늘의 사람들을

먼저 찾고, 먼저 만나고, 먼저 돌보며

움직이는 사랑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재촉하소서

사랑이 낳아준 평화를 만민에게 전하는

평화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고통의 가시에서 향기로운 꽃을 피워낸

신비로운 장미이신 어머니

저희가 지닌 크고 작은 아픔들도

장미로 피워내는 믿음을 어머니께 청하며

오늘도 저희 모두 아름다운 장미를

기도의 꽃으로 바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닫혀 있고 냉랭했던 저희 마음에

사랑의 뜨거운 심지를 돋우어

오늘은 당신께 촛불을 바칩니다

어머니를 닮은 사랑의 일생을 살고자

꺼짐 없이 타오르는 촛불을

약속의 기도로 봉헌합니다

가장 다정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저희 모두 하나 되는 아름다운 밤

어머니 덕분에 저희 또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기쁨을

오늘은 더욱 새롭게

초록빛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시]5월의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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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시/5월의시모음/좋은시모음

5월의 꽃에 관한 좋은 시 모음♬

5월의 시 모음

5월에는 어떤 시(詩)가 어울릴까요?

5월에는 어떤 시(詩)를 암송해볼까요?

아~5월….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이여!!

[5월의시]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5월의시]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이채

[5월의시]5월이 오면-김용호

[5월의시]오월의 숲에 들면-김금용

[5월의시]5월이 오면-황금찬

[5월의시]오월-피천득

[5월의시]5월의 느티나무-복효근

[5월의시]논물 드는 5월에-안도현

[5월의시]5월의 그대여-임영준

[5월의시]5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이채

[5월의시]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하인리히 하이네

[5월의시]이팝나무꽃 필 무렵-장성우

[5월의시]이팝나무꽃-이시향

이팝나무 꽃 그늘-최두석

[5월의시]오월이 돌아오면-신석정

[5월의시]오월의 신록-천상병

[5월의시]5월이 오거든-홍해리

[5월의시]5월의 초대-임영준

[5월의시]오월-김동리

[5월의시]5월의 노래-황금찬

[5월의시]감나무 있는 동네-이오덕

[5월의시]오월 찬가-오순화

[5월의시]5월의 시-이문희

[5월의시]5월의 다짐-정연복

[5월의시]오월-하청호

[5월의시]오월의 노래-신진호

[5월의시]오월의 그늘-김현승

[5월의시]오월의 마술-하인리히 하이네

[5월의시]오월의 하루를 너와 함께-라이너 마리아 릴케

[5월의시]오월의 노래-괴테

[5월의시]오월이 오면-엠마누엘 가이벨

[장미에관한시]장미를 위하여-홍수희

[장미에관한시]장미-신재한

[장미에관한시]장미와 가시-김승희

[장미에관한시]내가 정말 장미를 사랑한다면-복효근

[장미에관한시]장미공장-송종찬

[장미에관한시]장미를 사랑한 이유-나호열

[장미에관한시]장미를 생각하며-이해인

[장미에관한시]장미차를 마시며-정끝별

[장미에관한시]장미-정연복

[장미에관한시]6월의 장미-이해인

[장미에관한시]장미의 기도-이해인

5월의 시-이해인 수녀 시인

5월의 아침-윤준경 시인

5월 – 안재동 시인

5월 -최금녀 시인

5월 -김상현 시인

5월 -김태인 시인

5월-홍수희 시인

푸른 5월-노천명 시인

5월-오세영 시인

매순간이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꿈은 날개와 같아서 더 크게 펼칠수록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다!

꿈을 이루려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꿈은 바라보고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온 마음 온 몸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 모든 일에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 어떤 인물이 중요한 존재일까

[5월]5월의 꽃과 나무

<5월을 노래하는 시 모음>

<5월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5월의 다짐’ 외

+ 5월의 다짐

초록 이파리들의

저 싱그러운 빛

이 맘속

가득 채워

회색 빛 우울(憂鬱)

말끔히 지우리.

살아 있음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

살아 있음은

생명을 꽃피우기 위함이라는 것

살아 있는 날 동안에는

삶의 기쁨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

초록 이파리들이 전하는

이 희망의 메시지

귀담아 듣고

가슴 깊이 새기리.

(정연복·시인, 1957-)

+ 오월의 신록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 두 살 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

(천상병·시인, 1930-1993)

+ 오월

장미꽃 봉오리

그 봉오리에

해님은 쉼 없이

햇살을 부어넣고 있다

하루

이틀

햇살의 무게에 못 이겨

장미꽃 활짝 벌어졌다

장미꽃 속에서

차르르

차르르

쏟아져 내리는

빛구슬, 구슬

(하청호·시인, 1943-))

+ 오월의 노래

창을 타고 흐르는

오월에 내리는 비는

슬픈 가슴 물들이는

선연한 철쭉빛 비

속눈썹에 재잘대는

오월의 햇살은

슬픈 가슴 두드리는

환한

보랏빛 햇살

(신진호·시인)

+ 5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오세영·시인, 1942-)

+ 오월의 그늘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오월의 새 술들 가득 부어라!

이팝나무―네 이름 아래

나의 고단한 꿈을 한때나마 쉬어 가리니……

(김현승·시인, 1913-1975)

+ 푸른 5월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른 여신(女神)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鄕愁)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香水)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친다.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에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노천명·시인, 1912-1957)

+ 5월

시들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장미는 피지 않았을 거예요

질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나무는 초록을 달지 않았을 거구요

이별을 미리 슬퍼했다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

5월의 장미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5월의 신록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당신을 향해 다시 피어나겠어요

당신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어요

(홍수희·시인)

+ 오월의 마술

작은 씨 하나

나는 뿌렸죠…

흙을 조금

씨가 자라게…

조그만 구멍

토닥토닥…

잘 자라라고 기도하면

그만이예요.

햇빛을 조금

소나기 조금

세월이 조금

그러고 나면은 꽃이 피지요

(M. 와츠·시인)

+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하인리히 하이네·독일 시인, 1797-1856)

+ 오월의 하루를 너와 함께

오월의 하루를 너와 함께 있고 싶다.

오로지 서로에게 사무친 채

향기로운 꽃 이파리들이 늘어선 불꽃 사이로

하얀 자스민 흐드러진 정자까지 거닐고 싶다.

그곳에서 오월의 꽃들을 바라보고 싶다.

그러면 마음속 온갖 소망들도 잠잠해지고

피어나는 오월의 꽃들 한가운데서 행복이 이루어지리라.

내가 원하는 그 커다란 행복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체코 시인, 1875-1926)

+ 오월의 노래

오오 찬란하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기막힌 은혜는

신선한 들에

꽃 위에 넘친다.

한가로운 땅에

소녀여 소녀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오 반짝이는 네 눈

나는 너를 사랑한다

종달새가

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

아침의 꽃이

공기의 향기를 사랑하듯이

뜨거운 피 설레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게 청춘과

기쁨과 용기를 부어라

새로운 노래와

댄스로 나를 몰고 간다

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

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

(괴테·독일 시인, 1749-1832)

+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나뭇가지마다 눈을 트니

누가 근심스레 집안에 머물겠는가!

흰 구름이 하늘 궁창에서 마음껏 떠도니

나도 드넓은 세계로 떠나고 싶구나.

아버지여, 어머니여!

신이 당신들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누가 알겠는가?

머나먼 땅에서도 나의 행운이 내게 미소를 보낼지.

그곳에는

내가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도 많고,

내가 한번도 마셔보지 못한 포도주도 많으리니.

땅거미가 지면,

시골마을의 작은 주점에 들르리라:

“주인장, 흰 포도주 한 병을 가져다주오!

그대 흥겨운 악사여, 바이올린을 켜다오!

나 또한 가장 소중한 노래를 부르리니.”

오, 방랑이여!

오, 방랑이여!

그대 자유로운 젊음의 혈기여!

신의 숨결이 가슴속으로 싱그럽게 파고드는구나.

심장의 고동이 하늘 궁창에 이르도록

큰 소리로 외치며 갈채를 보내노라.

그대 드넓은 세계여,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엠마누엘 가이벨·독일 시인, 1815-1884)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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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이 돌아오면

오월이 돌아오면

내게서는 제법 식물 내음새가 난다

그대로 흙에다 내버리면

푸른 싹이 사지에서 금시 돋을 법도 하구나

오월이 돌아오면

제발 식물성으로 변질을 하여라

아무리 그늘이 음산하여도

모가지서부터 푸른 싹은 밝은 방향으로 햇볕을 찾으리라

오월이 돌아오면

혈맥은 그대로 푸른 엽맥(葉脈)이 되어라

심장에는 흥건한 엽록소(葉綠素)를 지니고

하늘을 우러러 한 그루 푸른 나무로 하고 살자

(신석정·시인, 1907~1974, 1939년 작품)

+ 五月

5월의 나무들 날 보고

멀리서부터 우쭐대며 다가온다

언덕 위 키 큰 소나무 몇 그루

흰 구름 한두 오락씩 목에 걸은 채

신 나게 신 나게 달려온다

학들은 하늘 높이 구름 위를 날고

햇살은 강물 위에 금가루를 뿌리고

땅 위에 가득 찬 5월은 내 것

부귀도 仙鄕도 부럽지 않으이.

(김동리·소설가, 1913~1995) / <문학사상> 1998년 7월호에 공개된 미발표 유작시

+ 감나무 있는 동네

어머니,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연둣빛 잎사귀

눈부신 뜰마다

햇빛이 샘물처럼

고여 넘치면

철쭉꽃 지는 언덕

진종일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마을 한쪽 조그만 초가

먼 하늘 바라뵈는 우리 집

뜰에 앉아

어디서 풍겨 오는

찔레꽃 향기 마시며

어머니는 나물을 다듬고

나는 앞밭에서 김을 매다가

돌아와 흰 염소의 젖을

짜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짙푸른 그늘에서 땀을 닦고

싱싱한 열매를 쳐다보며 살아갈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가지마다 주홍빛으로 물든 감들이

들려줄 먼 날의 이야기와

단풍 든 잎을 주우며, 그 아름다운 잎을 주우며

불러야 할 노래가 저 푸른 하늘에

남아 있을 것을

어머니, 아직은 잊어버려도 즐겁습니다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어머니!

(이오덕·아동문학가, 1925~2003)

+ 오월의 신록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 두 살 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

(천상병·시인, 1930~1993)

+ 고귀한 자연

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은

나무가 크게만 자라는 것과 다르다.

참나무가 삼백 년 동안이나 오래 서 있다가

결국 잎도 피우지 못하고 통나무로 쓰러지느니

하루만 피었다 지는

오월의 백합이 훨씬 더 아름답다.

비록 밤새 시들어 죽는다 해도

그것은 빛의 화초요 꽃이었으니.

작으면 작은 대로의 아름다움을 보면

조금씩이라도 인생은 완벽해지지 않을까.

(벤 존슨·영국 시인이며 극작가, 1573~1637)

+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하인리히 하이네·독일 시인, 1797~1856)

+ 5월의 노래

오오 찬란하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기막힌 은혜는

신선한 들에

꽃 위에 넘친다.

한가로운 땅에

소녀여 소녀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오 반짝이는 네 눈

나는 너를 사랑한다

종달새가

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

아침의 꽃이

공기의 향기를 사랑하듯이

뜨거운 피 설레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게 청춘과

기쁨과 용기를 부어라

새로운 노래와

댄스로 나를 몰고 간다

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

(괴테·독일 시인, 1749~1832)

+ 5월의 바람

열린 문 굳게 잠그듯

내 가슴의 문 굳게 닫았네

그 안에서 굶주린 사랑

이제 더 성가시게 하지 않도록

머지않아 저 지붕 너머에서

5월의 따스한 바람 불어오면

거리에 울리던 피아노 소리도

철책 너머로 울려 퍼지리

내 방엔 해 비쳐 더욱 밝은데

사랑은 내 안에서 소리 지르네

“난 아직 튼튼해, 놓아주지 않으면

그대의 가슴 쳐부수고 말테야.”

5월의시모음,5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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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시모음,5월시

5월의 시를 모아 모아 두었다가 이렇게 올려 보아요.좋은분들의 시가 많아서 아름다운 영상 만드는데 쓰시면 좋을 듯 하네요.5월이 되면 떠오는 장미에 5월의 시를 넣어 시집 만들어 보고 싶군요.

5월이 오면

무언가 속을 흐르는 게 있다.

가느다란 여울이 되어

흐르는 것.

이윽고 그것은 흐름을 멈추고 모인다.

이내 호수가 된다.

아담하고 정답고 부드러운 호수가 된다.

푸르름의 그늘이 진다.

잔 무늬가 물살에 아롱거린다.

드디어 너, 아리따운

모습이 그 속에 비친다.

오월이 오면

호수가 되는 가슴.

그 속에 언제나 너는

한 송이 꽃이 되어 방긋 피어난다.

오월의 숲에 들면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는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5월이 오면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

오월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5월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핥고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있네요

저, 능청스런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런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처럼

내 가슴에 불지르네요

5월의 느티나무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설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다냐

바람은 살랑 일어서

햇살에 부신 푸른 발음기호들을

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

오늘은 첫날이겠네 첫날밤이겠네

논물 드는 5월에

그 어디서 얼마만큼 참았다가 이제서야 저리 콸콸 오는가

마른 목에 칠성사이다 붓듯 오는가

저기 물길 좀 봐라

논으로 물이 들어가네

물의 새끼, 물의 손자들을 올망졸망 거느리고

해방군같이 거침없이

총칼도 깃발도 없이 저 논을 다 점령하네

논은 엎드려 물을 받네

물을 받는, 저 논의 기쁨은 애써 영광의 기색을 드러내지 않는 것

출렁이며 까불지 않는 것

태연히 엎드려 제 등허리를 쓰다듬어주는 물의 손길을 서늘히 느끼는 것

부안 가는 직행버스 안에서 나도 좋아라

金萬傾 너른 들에 물이 든다고

누구한테 말해주어야 하나, 논이 물을 먹었다고

논물은 하늘한테도 구름한테도 물을 먹여주네

논둑한테도 경운기한테도 물을 먹여주네

방금 경운기 시동을 끄고 내린 그림자한테도,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구한테 연락을 해야 하나

저것 좀 보라고, 나는 몰라라

논물 드는 5월에

내 몸이 저 물 위에 뜨니, 나 또한 물방개 아닌가

소금쟁이 아닌가

5월을 드립니다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5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5월의 그대여

그대여

눈부신 햇살이 저 들판에

우르르 쏟아지고

계곡마다 초록선율 넘쳐흐르는데

아직도 그리움에 목말라

웅크리고만 있는가

때는 바야흐로

소박한 아카시아도 불붙는 날들인데

가시를 두른 장미도 별이 되는 날들인데

어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는 건가

오월이 돌아오면

오월이 돌아오면

내게서는 제법 식물 내음새가 난다

그대로 흙에다 내버리면

푸른 싹이 사지에서 금시 돋을 법도 하구나

오월이 돌아오면

제발 식물성으로 변질을 하여라

아무리 그늘이 음산하여도

모가지서부터 푸른 싹은 밝은 방향으로 햇볕을 찾으리라

오월이 돌아오면

혈맥은 그대로 푸른 엽맥(葉脈)이 되어라

심장에는 흥건한 엽록소(葉綠素)를 지니고

하늘을 우러러 한 그루 푸른 나무로 하고 살자

오월의 신록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 두 살 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

5월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핥고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있네요

저, 능청스런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런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처럼

내 가슴에 불지르네요

5월이 오거든

날선 비수 한 자루 가슴에 품어라

미처 날숨 못 토하는 산것 있거든

명줄 틔워 일어나 하늘 밝히게

무딘 칼이라도 하나 가슴에 품어라.

5월

나와 봐

어서 나와 봐

찔레꽃에 볼 부벼대는 햇살 좀 봐

햇볕 속에는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려고

멧새들도 부리를 씻어

들어 봐

청보리밭에서 노는 어린 바람 소리

한번 들어 봐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애

자꾸만 부르는 것만 같애

5월의 초대

입석밖에 없지만

자리를 드릴게요

지나가던 분홍바람에

치마가 벌어지고

방싯거리는 햇살에

볼 붉힌답니다

성찬까지 차려졌으니

사양 말고 오셔서

실컷 즐기시지요

5월

여기 저기

언덕 기슭

흰 찔레꽃

거울 같은 무논에

드리운

산 그림자

산빛

들빛 속에

가라앉고 싶은

5월.

五月

5월의 나무들 날 보고

멀리서부터 우쭐대며 다가온다

언덕 위 키 큰 소나무 몇 그루

흰구름 한두 오락씩 목에 걸은 채

신나게 신나게 달려온다

학들은 하늘 높이 구름 위를 날고

햇살은 강물 위에 금가루를 뿌리고

땅 위에 가득 찬 5월은 내 것

부귀도 仙鄕도 부럽지 않으이

5월의 노래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

감나무 있는 동네

어머니,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연둣빛 잎사귀

눈부신 뜰마다

햇빛이 샘물처럼

고여 넘치면

철쭉꽃 지는 언덕

진종일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마을 한쪽 조그만 초가

먼 하늘 바라뵈는 우리 집

뜰에 앉아

어디서 풍겨 오는

찔레꽃 향기 마시며

어머니는 나물을 다듬고

나는 앞밭에서 김을 매다가

돌아와 흰 염소의 젖을

짜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짙푸른 그늘에서 땀을 닦고

싱싱한 열매를 쳐다보며 살아갈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가지마다 주홍빛으로 물든 감들이

들려줄 먼 날의 이야기와

단풍 든 잎을 주우며, 그 아름다운 잎을 주우며

불러야 할 노래가 저 푸른 하늘에

남아 있을 것을

어머니, 아직은 잊어버려도 즐겁습니다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어머니!

5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오월 찬가

연둣빛 물감을 타서 찍었더니

한들한들 숲이 춤춘다.

아침안개 햇살 동무하고

산허리에 내려앉으며 하는 말

오월처럼만 싱그러워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

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 숲은 푸르른 벨벳 치맛자락

엄마 얼굴인 냥 마구마구 부비고 싶다.

오월 숲은 움찬 몸짓으로 부르는 사랑의 찬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너 아니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있어 내가 산다.

오월 숲에 물빛 미소가 내린다.

소곤소곤 속삭이듯

날마다 태어나는 신록의 다정한 몸짓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오월처럼만

풋풋한 사랑으로 마주하며 살고 싶다.

5월

5월엔, 왠지 집 대문 열리듯

뭔가가 확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곳으로

희망이랄까 생명의 기운이랄까

아무튼 느낌 좋은 그 뭔가가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5월엔, 하늘도 왕창 열려

겨울 함박눈처럼

만복이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든다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5월엔, 아기 손처럼 귀엽고 보드라운,

막 자라나는 메타세쿼이아의 잎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만져보노라면

오랫동안 마음속에 응결되어 있던

피멍 하나 터져

그곳에서 새순이라도 쑤욱 돋아나는

느낌이 든다

5월엔,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여전히 그때의 그 싱그러운

당신의 얼굴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언제나

5월엔, 천지를 가득 채우는

따사로운 햇살에

오랫동안 잠겨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집먼지진드기 같은 잡념을 태워보자

어디에선가 꼭꼭 숨어

유서라도 준비할 것만 같은

그런 사람아

5월을 드립니다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5월의 아침

모두들 가고 있구나

5월 나뭇잎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초록의 터널을 지나

저마다 한 뭉치의 희망

넘치는 꾸러미 한아름 안고

사과씨 뿌려진 아스팔트 위를

나도 가고 있구나

삶은 이런 것이려니

늘 스치고 지나는 일도

문득 뜨겁게 다가서는 것

어둠의 황량한 거리 초록불 켜지면

저 당당한 어깨 한 치의 오차 없는

발맞춤을 보라

사과씨는 움이 트고 다시 태양은 뜨리니

저려오는 다리 아린 팔뚝도 잊고

5월의 새 아침, 가로수 아래

빛나는 이마

참 아름답구나

5월의 시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속에 들어가

빛 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5월의 시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색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youtu.be/ItahsbM3G9I

www.youtube.com/watch?v=1kMcaMXyNEU

임영웅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가사 노래듣기,설운도 작사 작곡

윤태화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가사 노래듣기/도종환시인/[원곡 정의송 노래]

youtu.be/rlRRc_pb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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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시/이해인, 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 좋은글 좋은시

5월의 시/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축복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

하늘이 잘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의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기도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이 축복을 쏟아내는 오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네이버TV 좋은글 좋은시

링크: https://tv.naver.com/lemon21

유튜브체널 좋은글 좋은시

링크: https://www.youtube.com/channel/UCoO4odDirrZh_KDDdlSktPQ

삶의 향기

<5월에 관한 시 모음> 김용호 시인의 ‘5월이 오면’ 외

+ 5월이 오면

무언가 속을 흐르는 게 있다.

가느다란 여울이 되어

흐르는 것.

이윽고 그것은 흐름을 멈추고 모인다.

이내 호수가 된다.

아담하고 정답고 부드러운 호수가 된다.

푸르름의 그늘이 진다.

잔 무늬가 물살에 아롱거린다.

드디어 너, 아리따운

모습이 그 속에 비친다.

오월이 오면

호수가 되는 가슴.

그 속에 언제나 너는

한 송이 꽃이 되어 방긋 피어난다.

(김용호·시인, 1912-1973)

+ 오월의 숲에 들면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는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김금용·시인, 서울 출생)

+ 5월이 오면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

(황금찬·시인, 1918-)

+ 오월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피천득·수필가, 1910-2007)

+ 5월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핥고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있네요

저, 능청스런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런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처럼

내 가슴에 불지르네요

(김태인·아동문학가)

+ 5월의 느티나무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설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다냐

바람은 살랑 일어서

햇살에 부신 푸른 발음기호들을

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

오늘은 첫날이겠네 첫날밤이겠네

(복효근·시인, 1962-)

+ 논물 드는 5월에

그 어디서 얼마만큼 참았다가 이제서야 저리 콸콸 오는가

마른 목에 칠성사이다 붓듯 오는가

저기 물길 좀 봐라

논으로 물이 들어가네

물의 새끼, 물의 손자들을 올망졸망 거느리고

해방군같이 거침없이

총칼도 깃발도 없이 저 논을 다 점령하네

논은 엎드려 물을 받네

물을 받는, 저 논의 기쁨은 애써 영광의 기색을 드러내지 않는 것

출렁이며 까불지 않는 것

태연히 엎드려 제 등허리를 쓰다듬어주는 물의 손길을 서늘히 느끼는 것

부안 가는 직행버스 안에서 나도 좋아라

金萬傾 너른 들에 물이 든다고

누구한테 말해주어야 하나, 논이 물을 먹었다고

논물은 하늘한테도 구름한테도 물을 먹여주네

논둑한테도 경운기한테도 물을 먹여주네

방금 경운기 시동을 끄고 내린 그림자한테도,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구한테 연락을 해야 하나

저것 좀 보라고, 나는 몰라라

논물 드는 5월에

내 몸이 저 물 위에 뜨니, 나 또한 물방개 아닌가

소금쟁이 아닌가

(안도현·시인, 1961-)

+ 5월을 드립니다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오광수·시인, 1953-)

+ 5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오세영·시인, 1942-)

+ 5월의 그대여

그대여

눈부신 햇살이 저 들판에

우르르 쏟아지고

계곡마다 초록선율 넘쳐흐르는데

아직도 그리움에 목말라

웅크리고만 있는가

때는 바야흐로

소박한 아카시아도 불붙는 날들인데

가시를 두른 장미도 별이 되는 날들인데

어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는 건가

(임영준·시인, 부산 출생)

+ 5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당신이 빨간 장미라면

나는 하얀 안개꽃이 되고 싶어요

나 혼자만으로는 아름다울 수 없고

나 혼자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고

당신 없이는 온전한 풍경이 될 수 없는 꽃

당신의 향긋한 꽃내음에 취해

하얗게 나를 비워도 좋을 꽃

그 잔잔한 꽃잎마다

방울방울 맺힌 그리움으로

당신만의 고요한 배경이 되고 싶어요

가끔 당신의 빛깔이 지칠 때나

가시 돋친 당신의 가슴이 아플 때면

당신을 위해 하얀 노래를 부르겠어요

눈 내리는 어느 날, 한 마리 겨울새가 불렀던

그 순백의 노래를

제발 내 곁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알알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애원하듯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꽃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이대로 하얗게 잠들었으면

당신 곁에 있으면 작아서 더 예쁜 꽃

여린 꽃 숨결이 멈출 때까지

소망의 은방울 종소리를 울리며

당신과 단둘이

사랑의 꽃병에 영원히 갇히고 싶어요

(이채·시인이며 패션 디자이너)

+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하인리히 하이네·독일 시인, 1797-1856)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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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모음] 나태주 ‘오월의 아침’ 외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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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아침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도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릴 것만 같네요

돌덤불 사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내 마음도 병아리 떼같이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네요

봄비 맞고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져보면

손끝에라도 금시

예쁜 나뭇잎이 하나

새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네요

5월은 윤보영

5월은

그대를 닮았습니다

산과 들, 온 세상에

그대 닮은 꽃이 활짝 피어있고

가지마다 그대 생각처럼

새싹이 가득합니다

이 좋은 5월

나는 오늘

뭉게구름을 타고

그대 가슴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대 손을 잡고

뛰고 달리며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5월은 그대!

그대가 내게 왔고

그 속에 내가 있어 행복합니다

5월 어느 날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5월 조병화

스물을 갓 넘은 여인의 냄새를

온몸에 풍기며

온갖 꽃송이들이 물 돋은 대지에

나뭇가지 가지에 피어난다.

흰 구름은 뭉게뭉게 라일락의

숫푸른 향기를 타고

가도 가도 고개가 보이지 않는

푸른 먼 하늘을 길게 넘어간다.

아, 오월은 여권도 없이 그저

어머니의 어두운 바다를 건너

뭣도 모르고

내가 이 이승으로 상륙을 한 달

해마다 대지는 꽃들로 진창이지만

까닭 모르는 이 허전함

나는 그 나른한 그리움에 취한다.

오, 오월이여

5월에 박두진

푸른 한 점 구름도 없이 개인 하늘이 호수에 잠겼습니다

호수는, 푸른 하늘을 잠근 호수는, 푸른 머언 당신의 마음

볕 포근히 쏘이고, 푸른 나뭇잎 하늘대고,

하늘대는 잎 사이, 여기저기 붉게 피는 꽃 무데기.

오월은, 재재대는, 적은 새의 떼와 더불어,

푸른 호수 가로, 호수 가로, 어울리는데,

당신은, 오월, 이, 부드러운 바람에도 안 설렙니까.

소란한 저자에서 나무와 꽃 잎 사이,

비록 아기자기 대수롭지도 않은 풍경이긴 하나,

내 조용히 묻고, 조용히 또 대답할 말 있어,

기인 한나절을, 나 어린 소년처럼 혼자 와 거닐어도,

당신은, 하늘처럼, 마음 푸른 당신은 안 오십니다.

이제는, 머언 언제 새로운 날 다시 있어,

내, 어느, 바다가 바라뵈는 언덕에 와 앉아,

오오래, 당신을 기다리기, 하늘로 맺혀 오른 고운 피의 얼이,

다시, 저, 푸른 하늘에서, 이슬처럼 내려 맺어

나의 앞에, 붉은 한 떨기 장미꽃이 피기까지,

나는, 또, 혼자, 오오래 소년처럼 기달릴가 봅니다.

5월이 오면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랑을 하고 싶은 달

5월이다.

5월의 다짐 정연복

초록 이파리들의

저 싱그러운 빛

이 맘속

가득 채워

회색빛 우울

말끔히 지우리.

살아 있음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

살아 있음은

생명을 꽃피우기 위함이라는 것

살아 있는 날 동안에는

삶의 기쁨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

초록 이파리들이 전하는

이 희망의 메세지

귀담아듣고

가슴 깊이 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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