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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 성균관대학교 오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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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침묵의 봄 | 성균관대학교 오거서 초등학교 때부터 이름은 익히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책이었지만 왠지 읽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독후감 과제를 계기로 공부하게 되어 좋았다. 레이첼 카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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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독서감 – 중앙인 독서 프로그램 中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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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독후감
침묵의 봄 [개정판] 책소개 내용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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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침묵의 봄 [개정판] 책소개 내용 줄거리 타임지 선정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 한 명인 저자 레이첼 카슨이 50년 전 발간한 한 권의 책 [침묵의 봄]은 세계 환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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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줄거리 & 구절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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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줄거리 & 구절 + 후기 마치 먼지처럼 작고 가벼운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물벼룩, 물 속의 플랑크톤을 걸러 먹고사는 물고기, 이 물고기를 먹고 사는 다른 물고기들과 조류, 밍크, … …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줄거리 & 구절 + 후기 마치 먼지처럼 작고 가벼운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물벼룩, 물 속의 플랑크톤을 걸러 먹고사는 물고기, 이 물고기를 먹고 사는 다른 물고기들과 조류, 밍크, …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한동안 바빠서 책을 못 읽다가 오랜만에 인문서적을 읽어 봤습니다. 문명의 이기와 과학 발전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침북의 봄’은 출간 당시 폭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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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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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2020 서대문 환경책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 |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화가들, 언제나 젊은이들로 넘쳐나던 대학로에, … …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2020 서대문 환경책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 |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화가들, 언제나 젊은이들로 넘쳐나던 대학로에, … 2020 서대문 환경책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 |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화가들, 언제나 젊은이들로 넘쳐나던 대학로에, 그날은 길게 늘어선 부스 사이로 그들과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을 이것저것 만져보며 써보는 사람들, 에너지 절약 방법을 알려주는 부스에서 설명을 들으며 에너지 절약을 서약하는 사람들, 지구 온난화로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을 보면서 슬퍼하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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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문] 침묵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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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a be perfect
[독서 감상문] 침묵의 봄 본문ħ¹¬ÀÇ º½ – µ¶ÈÄ°¨,µ¶¼°¨»ó¹®,µµ¼,Ã¥À» ÀÐ°í ´À³¤Á¡.. [ÁÁÀº±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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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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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오거서
20세기 환경 책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책은 급속한 산업화 시대에 사람들이 놓치고 있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친절하고 낱낱이 일깨워주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름은 익히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책이었지만 왠지 읽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독후감 과제를 계기로 공부하게 되어 좋았다. 레이첼 카슨이 문학을 좋아했던 만큼 보통 사람들이 읽기 쉽게 잘 풀어 썼다고 하던데 솔직히 번역체가 강하게 느껴져서 독해가 수월하진 않았다. 그리고 어려운 화학 용어들이 많이 쓰여져 있어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모든 걸 이해하기보단 큰 흐름과 주제의식을 위주로 내용을 파악했다. 줄거리를 나만의 방법으로 요약하자면 1950년대의 서구는 그야말로 살충제, 제초제 등이 인체에 그리고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너무나도 관대하고 무지했다. 대표적인 예로 DDT가 있는데 이는 유기 염소계 화합물의 대표 격으로 주로 농약으로 쓰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피난민, 군인, 전쟁포로의 몸에 있는 이를 박멸하기 위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DDT의 축적은 아주 적은 양에서 시작해 상당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체내의 지방이 생물학적 증폭기 구실을 하기 때문에 극소량이라 해도 인체 내 큰 변화를 일으킨다. 신경계 손상,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지어 암으로도 발전 가능하다. 이 책에 따르면 ‘독소는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몇 개월 또는 몇 년 후 에야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 원인을 추적하기조차 힘들어진다. 적절한 의료 처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아무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이라고 한다.
DDD는 DDT의 사촌 격인 물질인데 호숫가의 각다귀를 박멸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DDD를 7000만 분의 1로 희석시켜 호수에 살포하자 호수 자체에는 0.02ppm이란 수치를 보였지만, 플랑크톤은 5ppm, 물고기는 300ppm, 메기는 2500ppm, 논병아리는 16000ppm 수치를 보여 자연적인 먹이사슬을 통한 화학물질의 폭발적 축적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확실하고 손쉬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 더 큰문제를 불러온 경우이다. 아무 설명이나 이해 없이 살충제를 투여한 결과, 호수에서 식량과 식수를 공급받는 사람들을 위험으로 몰아가는 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엔드린이란 물질을 살충제로 썼을 당시 어떤 미국인 부부가 바퀴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사용했는데 바닥청소와 환기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던 강아지와 아기가 구토증세를 보이다 사망하고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카슨은 독성 물질을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은 정부와 사회의 문제를 지적했다. 유해화학물질의 악영향에 관한 예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살충제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알드린은 DDT보다 100배나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는데, 미국에서 왜콩풍뎅이를 박멸하기 위해 물질의 유무해성을 따지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결과 살충제 중독에 걸린 새들이 죽어갔으며 그 지역의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병에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 위생국 책임자가 “알드린은 인체에 무해합니다.”라고 발표한 것은 20세기 과학(화학)만능주의에 휩싸였던 미국의 모습을 드러낸다.
레이철 카슨은 이러한 인간 종의 실태를 보고 이탈리아 보르자 가문에 초대된 손님에 비유했는데 죽음을 앞에 두고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 맹독성 물질이 주변에 널려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지내는 어리석은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녀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며 “인간의 의지”를 강조했다. 살충제는 인간의 손 안에 있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하며 우리가 잘 다루기만 하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대안으로 천적을 이용하는 자연방제법과 목표로 한 곤충만 박멸할 수 있는 안전한 물질의 사용을 제안했다.
“노래하던 새들은 갑작스럽게 사라졌고, 그들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던 화려한 생기와 아름다움과 감흥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너무도 빨리 사라져버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자만심이 자리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 -침묵의 봄 中
이 책을 통해 당시 미국 사회는 ‘환경’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레이철 카슨은 화학 관련 대기업들과 언론에서 전쟁을 벌이고 마침내 승리하면서 환경보호 운동이란 분야를 탄생시켰다. 최초로 환경 운동가라는 직업과 환경 단체가 생겨나고 환경 보호법이 국제 표준이 되었다. ‘세계를 대표하는 100인의 석학들이 뽑은 20세기를 움직인 10권’ 중 4위에 선정되었으며 한 개인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레이철 카슨이란 사람 자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진리의 발견’ 책도 찾아 읽어보았다. 카슨은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굉장히 많으며 학구열이 높은 사람이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전 세대의 뛰어난 석학들의 진리를 탐독하길 좋아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11세에 <구름 속의 전투>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을 발표해 이미 작가가 되었던 것이다. 문학과 생물학을 좋아했던 카슨은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무언가 쓸 거리가 생겼어.”라고 말하며 문학과 과학을 교차시킨 세기의 저서를 써낸다.
그녀의 삶에 관해 찾아보면서 내가 가장 눈여겨 본 점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을 항상 가까이 하며 그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로가 쓴 에세이를 묶은 책 ‘월든’을 찾아보았다. 소로는 톨스토이와 간디,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무소유의 개념을 대중화시킨 법정스님 등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준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학자이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 월든 中
이 구절이 가장 와닿았다. 왜냐하면 평소에 불교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법륜스님의 말씀을 찾아보는 나는 인생의 별 거 없음에 대해서 한 때는 허망하게 여겼었기 때문이다. 인생 자체에 대한 회의감보다는 물질세계 속에서 끝없는 욕심을 향해 바쁘게 흘러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비움의 가치를 알고 꼭 필요한 만큼만 쓰기를 실천하며 점점 제로 웨이스트 운동, 비건 등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소로와 레이철 카슨의 삶과 사상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침묵의 봄> 출간 후 계속 이어져 온 환경운동 덕분에 지금은 개발도상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유해 화학물질의 사용은 점진적으로 줄어들었으며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불어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꾸준히 높아져 요즘엔 문명인의 기본 소양 쯤으로 많이 일반화된 듯 하다. 그러나 1940~1950년대의 과학만능주의에 빠진 대중들이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과 유사하게 오늘날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분야가 채식주의라고 생각한다. 비건은 나도 최근에야 제대로 알아가기 시작한 분야인데 동물권과 환경보호,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전 세계의 교통(자동차, 항공, 선박 등)분야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보다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가축들이 먹는 곡물들을 재배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소와 돼지들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고 한다. 또 동물을 좁은 우리에 가둔 채 비정상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사육하고 죽이는 행태에 대해서도 동물권 관련하여 논란이 많다. 마지막으로 채소와 과일, 곡류를 건강하게 먹음으로써 고혈압을 예방하고 체내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서구에서는 이미 비건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고, 우리나라에서도 비건식품, 식당들도 점점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내 주변에서는 아직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비건에 대한 고정관념과 좋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기에 당당히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조금 눈치 보인다. 친구들과 만나 메뉴 선정을 할 때도 나때문에 고기를 피해가자고 주장하지 못하고, 아직 대체 식품과 비건메뉴를 파는 식당들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비건을 실천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속되는 지구온난화와 생태 위기를 고려했을 때 내가 가장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은 비건이라고 생각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개념을 접하고 우리의 무지함을 깨달아서 채식주의, 동물해방 운동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이 책이 쓰여진 사회문화적 배경과 이 책에 대한 평가를 더 찾아보았는데,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만큼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도 꽤 보였다. 나무위키에서 침묵의 봄을 치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DDT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서 말라리아나 발진티푸스에 걸린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 DDT가 인간에게 암을 유발시킨 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고, 수십년 동안 독성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반박은 동아일보 “’침묵의 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설칼럼에서 찾을 수 있었다. DDT를 금지한 것은 미국이었지, 열대 지역의 저개발 국가가 아니었다. DDT의 사용이 전 세계적으로 줄어든 것은 그것을 금지해서가 아니라 그 효용이 떨어졌기 때문인데, 말라리아를 유발하는 모기에게 DDT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살충제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2005년 의학저널 ‘랜싯’에 나온 한 논문을 통해 증명되었는데, 이 연구는 DDT가 조산, 저체중아 출산, 유아 사망 등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2007년 출판된 다른 논문은 DDT에 노출되었을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다른 여성들에 비해 5배나 높다는 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연구들은 카슨의 주장이 과학적으로도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실 처음에 보았던 부정적인 평가가 그럴듯해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예전에 읽었던 한스 롤링의 <팩트풀니스>에서도 화학 살충제가 생각보다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스 롤링은 데이터와 수치를 가지고 세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통계학자이다. 그런 사람이 통계를 가지고 주장하는 것에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살충제의 위험성이 과대평가되어 농업을 축소시키고, 사람들에게 막연한 공포심만 주는 것은 아닐까, 그런것은 경계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환경과 과학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본 것도 아니고 공부를 심도있게 하지 않아서 전문가의 말과 사회적 어젠다에 기대어야하는 나지만 조금 더 나만의 시각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이슈를 바라보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다.
이렇게 <침묵의 봄>을 읽고 또 다른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단순히 책 내용만을 접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선과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세탁을 하거나 청소를 할 때에도 어려운 화학 용어(염소계 표백제, 과탄산 소다)가 나오면 머리가 아픈 나이지만, 생활 속에서 접하는 화학 제품들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관련 책 <매일매일 유해화학물질>을 읽고 더 생활밀착형 공부를 해 볼 생각이다. 레이철 카슨이 평생 고민하고 연구했던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
침묵의 봄 [개정판] 책소개 내용 줄거리
책소개
설명이 필요 없는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
환경 분야 최고의 고전, [침묵의 봄]이 돌아왔다. 레이첼 카슨이 50년 전 발간한 한 권의 책 [침묵의 봄]은 세계 환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녀는 인간과 지구를 죽이는 화학물질, 특히 토양에 뿌려지는 살충제의 위험성을 낱낱이 밝히며 DDT 사용을 금지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는 알아야한다.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에 새가 울지 않고, 생명의 소리가 없는 침묵의 봄이 오기 전에…
출판사 서평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환경 분야 최고의 고전, [침묵의 봄]이 돌아왔다. 타임지 선정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 한 명인 저자 레이첼 카슨이 50년 전 발간한 한 권의 책 [침묵의 봄]은 세계 환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녀는 인간과 지구를 죽이는 화학물질, 특히 토양에 뿌려지는 살충제의 위험성을 낱낱이 밝히며 DDT 사용을 금지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는 우리가 어렴풋이, 너무도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다시 알려준다. 예컨대 우리는 모두 살충제가 당연히 독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초제 또한 환경에 좋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 호수에 사는 각다귀를 없애기 위해 DDT보다 독성이 강한 DDD를 살포하면 그 근처에 서식하는 농병아리는 죽고, 호수에 사는 플랑크톤의 몸 속에 2년여가 지난 후에도 DDD가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알아야한다.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토양에 뿌려지는 것은 그 독성이 몇 달 혹은 몇 년 까지도 지속된다. 50년 전의 외침을 조용히 들어보자. 지구에 새가 울지 않고, 생명의 소리가 없는 침묵의 봄이 오기 전에…
세상을 바꾼 인물, 세상을 변화시킨 책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1969년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암연구소는 DDT의 암 유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각 주들의 DDT 사용 금지를 이끌었다. 그리고 [침묵을 봄]을 읽은 한 상원의원은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했으며, 이를 계기로 지구의 날(4월 22일)이 제정되었다.
[침묵의 봄] 50주년 기념 개정판을 출간하면서우리는 [침묵의 봄]개정판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그 첫째는 책이 가진 힘이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에는 환경이라는 말이 정말 낯설었고, 모두 전후 과학 기술에 대한 맹신이 존재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 책은 한 개인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레이첼 카슨의 노력은 위에서 밝힌 것처럼 마침내 미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를 요청하는 시민운동을 이끌어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아직도 과학과 기술에 대한 맹신에 빠져 있지 않나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제 힘에 취해, 인류는 물론 이 세상을 파괴하는 실험으로 한 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고 카슨이 역설했듯이,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는 오만에 빠져 있지 않나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02년 출간본과 개정판이 다른 점
서문과 후기가 완전히 새롭게 단장되었으며, 2002년 출간본에는 없던(원서에도 없었음) 찾아보기를 새롭게 추가했다. 그리고 편집과 장정도 완전히 바뀌었다.
[이 책의 의의]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21세기인 현재에도 가장 먼저 읽히는 환경 분야의 최고의 고전!
1962년 여름 동안 “뉴요커”에 연재했던 내용을 묶어 9월에 발표한 이 책은, 지난날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했을 때 신학계에서 받은 박해만큼이나 큰 공격을 미국 화학공업계로부터 받았고, 스토 여사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써서 노예해방을 이끈 만큼의 사회변혁을 몰고 왔다는 점에서 스토 여사와 비등하다고 하지만, 스토 여사의 경우는 이미 공론화한 노예제도를 문제로 삼아 국민적 양심에 호소한 공로뿐인 데 비해 카슨 여사는 아무도 모르고, 따라서 증언해 줄 사람 하나 없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고발해서 국론을 불러 일으켜 사회제도를 변혁했다는 점에서 더 큰 찬사를 받았다(노융희 서울대 명예교수,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레이첼 카슨 연구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린다 리어는 “역사를 바꾼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중에 바로 이 [침묵의 봄]이 포함된다”고 그의 저서 [레이첼 카슨: 자연의 증인]에서 말하고 있다.
환경을 이슈로 전폭적인 사회운동을 촉발시킨 기폭제!
[침묵의 봄]에서 카슨은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 더욱 절실해지기 시작한 환경 문제의 복잡성을 대중에게 설명했다. 카슨은 비밀 핵 실험과 핵 비축이라는 장막에 대항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카슨이 이 책에서 언급한 첫 번째 화학물질이 DDT가 아니라 방사능 요소인 스트론튬 90이라는 점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미국 육군이 비키니 섬에서 실시한 원자폭탄 실험의 세부적인 내용을 감추려 할 때 연구를 시작한 카슨은 쿠바 미사일 위기로 핵전쟁이 일어나려는 찰나에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또 잘 알다시피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한 이 책은, 당시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1969년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암연구소는 DDT의 암 유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각 주들의 DDT 사용 금지를 이끌었다. 그리고 [침묵을 봄]을 읽은 한 상원의원은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했으며, 이를 계기로 지구의 날(4월 22일)이 제정되었다.
미국의 전 부통리 앨 고어는 이 책이 출간된 날이 바로 현대 환경운동이 시작된 날이라고 말하였으며,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은 “서구 환경의 역사에서 이 책의 출간은 환경을 이슈로 전폭적인 사회운동을 촉발시킨 결정타로 평가된다”고 했다.
레이첼 카슨, “타임” 지가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 한 사람!
이 책을 통해 최초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준 레이첼 카슨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혔다.
그러나 처음 그녀에 대한 언론과 화학업계의 깎아내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농약제조업체들은 살충제가 인간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미국의 농업에 별다른 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레이첼 카슨의 잘못된 주장이 문명을 중세 암흑 시대로 되돌려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널리스트와 평론가들은 카슨을 “감정에 호소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히스테릭한 여성”이며 지나치게 섬세한 본성의 소유자이고 그녀가 쓴 책은 “자신이 저주하는 살충제보다 더 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962년 9월 27일 출간된 이 책은 국민적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전 이미 4만 부가 선계약되었다. 그리고 그해 10월에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가을에만 60만 부가 팔리는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그 뒤 ‘세계를 대표하는 100인의 석학들이 뽑은 20세기를 움직인 10권’ 중 4위에 선정되었으며, 미국 랜덤하우스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논픽션’ 중 5위에 선정되는 등 그 진가를 발휘했다.
출간 5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침묵의 봄]!
미국에서 1962년 처음 발간된 이 책은, 그간 우리나라에서 두세 종이 소개되었으나 절판되었다. 이번 출간은 그동안 나온 책과 달리 2001년에 정식 한국어 저작권 계약을 맺은 최초의 책이며, 출간 50주년을 맞은 시점에 새롭게 저작권을 맺고 선보이는 도서이다.
그녀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 한 사람이고, 이 책이 21세기 화두로 떠오른 ‘환경’ 분야 최고의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의 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 개정판 출간을 계기로[침묵의 봄]은 물론, 레이첼 카슨이라는 선각자의 남다른 열정과 지구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의 집필 동기]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집필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1958년 1월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허킨스라는 친구로부터 받은 편지 한 통으로 말미암는다. 편지의 내용은 정부 소속 비행기가 모기를 방제하기 위해 숲속에 DDT를 살포했는데 그 때문에 자신이 기르던 많은 새들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친구는 DDT를 사용한 당국에 항의했으나, 당국은 DDT가 무해하다며 항의를 묵살했다. 이에 친구는 항의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고 그 사본을 카슨에게 보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카슨은 그동안 많은 조사와 연구를 펼쳤음에도 중단하고 있던 살충제 사용의 실태와 그 위험성을 알리는 책을 저술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1958년부터 1962년까지 4년여 동안 [침묵의 봄]을 위한 자료조사와 집필활동에 전념했다.
[이 책의 내용]1. 내일을 위한 우화
자연의 조화가 아름다운 어느 작은 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뒤덮어, 마치 저주에 걸린 듯 점차로 생명을 잃어가다가 봄의 소리, 새들의 소리가 사라진 죽음의 공간으로 바뀌는 짤막한 우화로 시작한다.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이런 상황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자취를 감춘 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새들이 모이를 쪼아 먹던 뒷마당은 버림받은 듯 쓸쓸했다.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
이런 마을이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미국이나 세계 곳곳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길한 망령은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슬그머니 찾아오며 상상만 하던 비극은 너무나도 쉽게 적나라한 현실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2. 참아야 하는 의무
농약 살충제 제초제 등의 효과를 모르면서 마구 남용하는 행위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다. 그러나 농약 사용의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살충제 살포 과정은 끝없는 나선형처럼 이어지게 마련이다. DDT의 보편적인 사용이 허용된 이래 독성이 더욱 심한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다윈이 제창한 적자생존론을 증명하듯, 곤충은 살충제에 내성을 지닌 놀라운 종으로 진화해갔다. 그러다 보니 이런 곤충에 사용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살충제가 나오고 그다음엔 이보다 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가 등장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해충은 살충제 살포 후 생존 능력이 더욱 강해져서 오히려 이전보다 그 수가 많아진다. 따라서 인간은 이 화학전에서 결코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그저 격렬한 포화 속에 계속 휩싸일 뿐이다.
3. 죽음의 비술
살충제의 사용량이 1947년에서 1960년 사이 5배로 증가한 미국의 상황에서 그 잠재적 위험성이 무엇인가를 파헤쳤다. 구체적인 예로 염화탄화수소계 가운데 DDT를 들고 있다. 1874년 독일 화학자에 의해 합성되어 1939년 그 살충 효과가 발견됨으로써 농화학 상의 기여를 서술하면서, 생태계에서 먹이사슬을 통한 전파와 축적이 생명체에 미치는 독성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는 또 한 부류인 유기인산계 화학물질인 파라티온, 말라티온 등의 독성에 관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DDT 축적은 아주 적은 양부터 시작해 상당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된다. 체내에 저장된 지방이 생물학적 증폭기 구실을 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 DDT를 0.1ppm만 흡수해도 100배나 많은 10∼15ppm이 체내에 축적된다.
유독물질은 모체에서 자식 세대로 전해지기도 한다. (……) 동물실험 결과 염화탄화수소 성분의 살충제는 태아를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방어벽인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인생을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화학물질들이 몸속에 계속 축적되는 것이다.
4. 지표수와 지하수, 5. 토양의 세계, 6. 지구의 녹색 외투
이들 각종 유독성 화학물질의 남용이 물질문명의 반대급부로 전해주는 피해를 잘 보여주고 있다.
1949년 캘리포니아 클리어 호수에 서식하는 각다귀를 없애기 위해 DDT보다 독성이 약한 DDD 살포가 이루어졌다. 그러고 나서 각다귀 방제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농병아리 100여 마리가 죽었다. 그리고 1957년 남아 있던 각다귀를 없애기 위해 세 번째 방제를 대대적으로 실시한 결과 더 많은 농병아리가 사라졌다. 죽은 새들을 조사한 결과 어떤 전염병의 증거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농병아리의 지방조직을 분석한 결과 1600ppm이라는 엄청난 DDD가 검출되었다. 호수에 투입한 DDD는 0.02ppm이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가장 작은 유기체에 함유된 화학물질이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과정을 통해 독극물이 점차적으로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화학물질이 살포된 직후 물에서는 DDD 흔적이 없었다. 그러나 호수에서 독극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호수에 살고 있는 생물체의 몸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DDD 살포가 중단되고 23개월이 지났지만 플랑크톤에서는 5.3ppm의 DDD가 검출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토양에 뿌려지는 살충제에 관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독성이 몇 달 혹은 심지어 몇 년까지도 지속된다는 사실이다. 알드린은 살포된 지 4년이 지나도록 검출되는데, 그 자체로 남아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엘드린으로 변형된다. 흰개미를 없애기 위해 사용한 톡사펜 성분이 살포 후 10년이 지나 그 모래토양에서 검출된 적도 있다. 벤젠헥사클로라이드는 최소한 11년간 토양 속에 남아 있다. 헵타클로르 또는 이보다 독성이 더욱 강한 화학물질은 적어도 9년간 영향을 미친다. 클로르데인은 살포된 지 12년이 지나도 살포량의 15퍼센트가량이 토양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인간이나 가축에게 해를 끼치는 식물뿐 아니라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식물이라고 해도 우리의 좁은 소견으로 볼 때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 있다면 바로 제거의 표적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별로 원치 않는 식물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거되는 식물도 있다.
식물과 대지, 식물과 식물, 식물과 동물 사이에는 절대 끊을 수 없는 친밀하고 필수적인 관계가 존재한다. 식물 역시 생명계를 구성하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일부이다. 우리는 가끔 이런 관계를 교란하는 선택을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한참 후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려 깊게 생각해야 한다.
7. 불필요한 파괴
과도한 화학물질의 사용으로 얼룩진 농업기술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어, 기술발전에 대한 철학적 의미로까지 연결된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의 그 어떤 존재도 농약살포용 기구를 든 인간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철학을 지닌 듯 보인다. 곤충을 완전 박멸하는 성스러운 전쟁에서 우연한 희생자는 대수롭지 않게 취급된다. 방제 대상인 곤충과 우연히 같은 지역에 살게 된 울새, 꿩, 너구리, 들고양이 또는 가축이 약물의 세례를 받더라도 그 누구도 항의하지 않는다.
야생동물의 죽음에 대해 공정하게 판단하려는 시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환경보호론자들과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은 화학약품 살포가 심각한 손실과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고 단언한다. 다른 한편에서 방제회사들은 별다른 손실은 없으며 설령 그런 피해가 있다고 해도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어떤 의견을 따라야 할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인들의 신빙성이다. 현장 연구를 하는 전문적인 동물학자는 야생동물 세계의 피해를 확인하고 해석하는 데 가장 적합한 증인이다. 곤충학자는 그리 적절하다고 말할 수 없는데, 심리적으로 곤충 방제 사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데 썩 내켜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학물질 제조업자들을 비롯해 정부기관의 방제 담당자는 생물학자들이 보고한 사실을 부정하며 화학물질이 야생생물에게 해가 된다는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선언한다. 성서에 나오는 사제와 레위 사람들처럼, 이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쪽을 선택했다. 너그러움을 발휘해, 그들이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전문가와 특정 이해관계에 연루된 사람 특유의 단편적 시각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들을 합당한 증인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살충제는 대부분 비선택적이다. 없애려는 특정한 종만을 제거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맹독성이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살충제와 접촉하는 모든 생물,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고양이, 농부가 키우는 가축, 들판에서 뛰노는 토끼, 하늘 높이 날아가는 종달새가 모두 위험에 빠진다.
8.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9. 죽음의 강
인간이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저지른 잘못이 동식물 생태계를 어떻게 교란시키는가를 특정 지역의 조류와 여타 생물에 관한 구체적 자료를 들어 예시하였다. 예컨대 먹이사슬을 통해 새들의 몸 속에 축적된 살충제 성분은 부화를 저해하며, 비록 부화하더라도 얼마 안 되어 죽고 말아 멸종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새들에게 닥쳐올 비극적인 운명을 잘 말해주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몇몇 종에 불어닥친 운명은 이제 모든 새를 위협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우리에게 친숙한 울새 이야기다. 수많은 미국인에게 울새의 출현은 기나긴 겨울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지나간 옛일이 되어버렸고,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새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되었다. 오랜 세월을 사람들과 함께해온 느릅나무가 병충해 때문에 고통받으며서부터이다. 느릅나무병 방제를 위해 화학약품 살포가 이루어졌다.
처음 1954년 대학 구내에서 소규모로 시작되었다. 이듬해에는 대학이 위치한 이스트랜싱 시가 참여하여 살포 범위가 확대되었다. 또 이 일대에서 매미나방과 모기 박멸 계획이 시행되자 각종 화학약품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적은 양이 살포된 1954년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이듬해 봄, 울새들은 여느 해와 다름없이 캠퍼스로 돌아왔다. 그러나 곧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죽어가는 울새가 서서히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상적으로 먹이를 찾아다니거나 떼를 지어 모여 있는 새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둥지도, 어린 새끼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현상은 다음해, 또 그다음 해를 거치며 계속 반복되었다. 화학물질이 살포된 지역은 치명적인 함정이 되어, 그곳을 찾아온 울새들은 일주일 뒤 모두 죽고 말았다.
여러모로 판단해볼 때, 울새들은 살충제와 직접적으로 접촉했다기보다 지렁이들을 먹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중독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근해 어업과 원양 어업을 통해 수많은 사람은 매우 중요한 천연자원을 공급받는다. 이러한 자원들이 물속으로 흘러든 화학약품 때문에 위협받는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0.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영농기술에 대한 효과와 비용에 대한 비판과 대안이 실려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새로운 유기 살충제가 개발되고 비행기들이 남아돌자, 이런 경고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잊히고 말았다. 현재 사용되는 독극물은 예전 그 어떤 것보다 위험한데 놀랍게도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그리고 구제 목표인 곤충이나 식물뿐만이 아니라 화학약품이 뿌려진 지역에 사는 인간마저도 예기치 못한 재앙처럼 독극물과 접촉하게 되었다. 숲과 경작지만이 아니라 마을과 도시에도 유독물질이 살포되고 있는 것이다.
매미나방 퇴치 사업은 부분적인 살포와 절제된 관리 대신에 무분별한 대규모 약제 살포를 실시했을 때 얼마나 막대한 피해가 일어나는지 잘 보여주었다.
1957년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뉴욕과 마주하고 있는 롱아일랜드의 인구 밀집 지역과 주택 지역, 그리고 염습지에 인접한 몇몇 해안 지역에서 매미나방 방제가 이루어졌다. 이유는 ‘뉴욕 시 중심 지역으로 전파될 위험’을 언급한 것이다. 매미나방은 숲속에 사는 곤충이지 도시에 서식하는 곤충이 아니다.
그럼에도 1957년 미국 농무부와 뉴욕 주 농무통상부는 비행기를 임대해 미리 용해해둔 DDT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부었다. 비행기들은 채소밭, 목장, 양어장, 해안 습지에도 살충제를 뿌렸다. 도시 근교의 작은 꽃밭과 정원에도 살충제를 뿌려댔다. 굉음을 내는 비행기가 다가오기 전에 정원의 꽃나무에 덮개를 씌우려던 한 주부는 미처 비행기를 피하지 못해 살충제에 흠뻑 젖었고, 놀던 아이들과 기차 정거장에 서 있던 통근자들도 살충제 세례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류학자 로버트 커시먼 머피가 이끄는 롱아일랜드 주민들은 1957년의 약제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금지 명령을 신청했다. 그렇지만 그 신청은 거부되었고, 반대운동을 벌이던 주민들은 그동안 DDT에 흠뻑 젖어 지내야 했다. 그 후 시민들은 약제 살포 금지 명령을 받아내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 하지만 약제 살포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법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정도의 판결을 내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즉시 대법원으로 달려갔지만 대법원은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재심 요청 기각에 대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 윌리엄 O. 더글러스는 “많은 전문가와 신뢰할 만한 관리가 DDT의 위험성에 대해 제기한 경고를 고려할 때 이 사건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롱아일랜드 지역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은 살충제의 대량 살포에 대한 일반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은 개인의 재산권을 무시하는 방제 당국의 권위와 압력에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매미나방을 영원히 없애려던 농무부는 이 일로 대중의 신뢰와 호의를 잃었을 뿐 아니라 상당히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오염된 식품을 통해 소량이지만 서서히 오랜 기간 체내에 누적되는 화학물질의 영향을 다루면서 그 규제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바로 옆에 있는 약국에서 약을 살 때에도 ‘독극물 장부’에 서명을 해야 하는데 상점에 걸어 들어가 훨씬 더 치명적인 성분의 물질을 구할 때에는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는다. 바야흐로 심각한 독극물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 화학물질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어도, 인근 슈퍼마켓을 몇 분만 돌아다니면 아무리 대담한 소비자라도 깜짝 놀랄 것이다.
살충제 관련 코너에 커다란 해골과 엇갈린 뼈다귀 표시가 그려져 있다면 소비자는 적어도 이곳이 독극물과 관련된 물건을 다룬다는 사실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살충제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모습으로 소비자를 찾아온다. 통로 건너편에는 피클과 올리브가 놓여 있고 옆 칸에는 각종 목욕용품과 세탁용 비누가 즐비한 가운데 살충제들은 높이 쌓여 진열된다. 아이들의 손이 쉽게 닿는 유리용기 속에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만일 어린아이나 부주의한 어른이 이 살충제를 건드려 떨어뜨리기라도 한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화학물질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유독물질은 매우 호감 가는 용기에 담겨 있으며, 사용하기도 쉽다. 흰색 또는 기호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을 입힌 부엌용 선반 벽지는 한 면뿐 아니라 양면에 모두 살충 성분이 묻어 있다. 살충제 제조업자들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해충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DIY 안내책자를 만들어 배포한다. 쉽게 손이 닿지 않는 구석, 캐비닛의 갈라진 틈에도 버튼을 누르듯 손쉽게 디엘드린을 뿌릴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허용량’이라는 오염의 최대한계치를 설정했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분명한 결점이 도사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이 제도는 단순한 서류상의 절차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이 안전 기준 정도만 신경 쓰면 된다는 점을 정당화하는 느낌을 풍긴다. ‘이 식품에 약간, 저 식품에 약간’ 하는 정도로 유독물질 함유량을 허용하는 안전 정책에 대해, 상당수의 사람들은 식품에 유독물질의 안전 수준이나 바람직한 수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허용량 기준을 정할 때 미국 식품의약국은 실험실 동물 대상의 유독물 실험을 바탕으로 그 동물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양보다 훨씬 낮은 선을 규정해놓았다.
‘잔류 허용량 기준’ 제정은 결국 농부와 가공업자들에게 생산 비용 절감이라는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먹는 음식에 독성 화학물질 사용을 허가하는 일과 다름없다.
12.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
고도의 산업화의 대가로 인류가 부담해야 하는 오염물에 의한 갖가지 증세를 사례별로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특히 신경계통을 교란시키는 심각한 증세가 주목된다.
우리 몸속에도 생태계가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아주 사소한 원인으로 엄청난 결과가 생겨난다. 원인과 결과가 별 관계없는 듯 보일 때가 많다. 상처 난 곳에서 한참 떨어진 어떤 곳에서 병의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염화탄화수소계와 유기인산계 화학물질은 약간 방법적 차이는 있지만 신경계에 직접 손상을 가한다. 각종 동물실험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관찰에서 이 점은 확실히 증명되었다. 널리 사용되는 유기 살충제의 첫 번째 주자인 DDT는 주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서 소뇌와 대뇌 운동피질을 손상시킨다. 독물학 교과서에 따르면 대량의 DDT에 노출되면 찌르는 듯 타는 듯 피부가 아프고 가려우며, 또 몸이 떨리고 경련이 일어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유기인산계 물질에 중독되었다가 용케 살아난다 해도 그것은 파국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신경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 결국 정신병과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몇 마리 곤충을 순간적으로 없애려다가 우리 인간이 정신착란, 환상, 기억력 감퇴, 조증 등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다. 하지만 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이런 화학물질의 사용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계속해서 치르게 될 것이다.
13. 작은 창을 통해서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인 채로 이들 화학물질이 인체의 메카니즘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며 변이를 일으키는지 논의된다.
세포라는 화학공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은 생명체가 지닌 경이 중 하나이다. 호흡과 산화 과정의 대부분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내 미세기관에서 일어난다. 미토콘드리아는 미세한 효소들의 집단으로, 산화 과정에 필요한 각종 효소가 세포벽과 세포막에 정확하고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발전소’라 할 수 있다.
산화 과정의 각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ATP(아데노신삼인산)라고 하는데, 인산기를 세 개 갖고 있어서 이렇게 일컫는다.
ATP는 미생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는 모든 유기체에서 발견되는 에너지의 보편적 형태다. ATP는 근육세포에 기계 에너지를, 신경세포에는 전자 에너지를 전달한다. 개구리·새·인간 등으로 성장하기 위해 역동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정자세포와 난자들,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세포들에도 ATP가 공급된다.
유리 상태의 ADP와 인산기가 결합해서 새로운 ATP를 만들게 되는 과정을 공여 인산화라 한다. 공여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단이 사라져버린다. 호흡은 계속되지만 에너지가 안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근육이 수축하지 못하고 신경전달계를 통해 자극이 전해지지도 못한다. 정자세포는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갈 수 없으며, 난자는 그 복잡한 분열과 합성 과정을 계속 이어갈 수 없다.
살충제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은 산화라는 바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쇠 지렛대 구실을 한다.
1961년 인구동태통계국에서 실시한 전국적 기형아 출산율 조사에서였는데, 이 조사는 선천적 기형과 기형이 발생하는 환경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이 연구는 의문의 여지없이 주로 방사능의 영향을 측정했지만, 상당수의 화학물질이 방사능과 유사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었다. 인구동태통계국의 음울한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날 결함과 기형 가운데 상당 부분은 우리의 외적·내적 세계에 깊숙이 침투한 화학물질 때문임이 거의 확실하다.
점차 감소하는 출산율 역시 생물학적 산화가 방해받고 ATP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아서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생식기관에 DDT가 많이 축적되었기 때문인지 실험 대상 포유류에서 생식기 퇴화 현상이 발견되었다. 메톡시클로르에 노출된 어린 쥐는 놀라울 정도로 생식기가 작았다. 어린 수탉에게 DDT를 먹였더니 생식기가 평균 성장치의 18퍼센트에 불과했다. 생식 호르몬에 따라 성장이 좌우되는 닭 벼슬 역시 그 크기가 평균치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ATP가 없어지면 정자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실험에 따르면 다이나트로페놀을 주입한 황소의 정자는 운동성이 크게 감소하는데, 이 물질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을 교란해 에너지가 쉽게 고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세히 조사하면 다른 화학물질들 역시 유사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한 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기로 DDT를 살포하는 사람들에게서 정자결핍증이나 정자생식감퇴증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화학물질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개개인의 생명보다 궁극적으로 더욱 소중한 것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유전형질이다. 영겁처럼 긴 시간 동안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유전자는 현재의 모습을 규정할 뿐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는 희망찬 약속이 될 수도 있고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협’이다.
14. 네 명 중 한 명
거미를 싫어하는 가정주부가 있었다. 8월 중순 이 여성은 지하실 전체, 계단 밑, 과일 선반, 천장과 서까래 등 구석구석에 DDT와 석유 증류물이 포함된 에어로졸 살충제를 뿌렸다. 살충제를 뿌리고 나서 몸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구토와 신경불안증을 겪게 되었다. 며칠 지나고 기분이 나아졌지만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았기에 9월에 두 번 더 살충제를 뿌렸다. 다시 병을 앓다가 일시적으로 회복된 후 또다시 살충제 뿌리기를 반복했다. 세 번째 살충제를 뿌리고 나서는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다. 열이 나고 관절에 통증이 생기며 불쾌한 느낌이 계속되었고 한쪽 다리에 정맥염이 나타났다. 하그레이브스 박사의 진찰 결과 이 여성은 백혈병으로 판명되었다. 그리고 다음 달 사망하고 말았다.
이 세상에서 모든 화학 발암물질을 제거하는 일은 비현실적인 목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생활에 필수적인 성분이 아니다. 이런 물질들을 제거하면 전체 발암물질의 양이 훨씬 줄어들고, 그 결과 4명 중 1명에게서 암이 발병할 가능성 역시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음식과 식수와 대기를 오염시키는 발암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음식과 식수와 공기 속의 위험물질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계속 흡수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요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미 암에 걸렸거나 암에 걸린 징후가 나타난 사람들을 위한 치료법 개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태어나지 않은 세대를 위한 암의 예방책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15. 자연의 반격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기술 자체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생태계의 조절기능을 중시하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요컨대 자연의 자체능력에 대한 보다 정당한 배려를 요구하는 그녀의 논지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우월주의의 편협함을 반성케 한다.
곤충 방제 사업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첫 번째는 정말 효과적인 곤충 방제는 인간이 아닌 자연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환경 저항이 약해지면 종족을 재생산하려는 폭발적인 힘이 발휘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도 그 힘을 어렴풋이 감지하고는 있다.
목표 대상인 곤충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파괴적 병균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완전히 열어젖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잎진드기는 DDT와 다른 살충제들이 그 천적을 죽이는 바람에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잎진드기는 곤충이 아니다. 거미, 전갈, 진드기 등을 포함하는 분류군에 속한 다리 여덟 개의 아주 작은 생물체다. 다른 생물체에 구멍을 내거나 빨아먹기에 적합한 입을 갖고 있는 잎진드기는 세상을 푸르게 만들어주는 엽록소를 엄청난 식욕으로 먹어치운다. 작고 뾰족한 입을 나뭇잎에 틀어박고 엽록소를 빨아먹는데, 이들의 침략으로 나무에 반점이 생기고 관목숲은 희끗희끗해졌다. 진드기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나뭇잎은 누렇게 변했다가 떨어져버렸다.
조명충나방을 억제하는 데 자연 방제가 얼마나 효과적인 수단인지 살펴보자. 1917년 이 해충이 유럽으로부터 예기치 않게 유입되자, 2년 후 미국 정부는 천적을 수입하는 대규모 사업을 실시했다. 조명충나방에 기생하는 곤충 24종을 엄청난 비용을 들여 유럽과 동양에서 수입한 것이다. 그중 5종이 조명충나방을 없애는 데 효과를 나타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지경이 되었다. 살충제 때문에 이 나방의 천적이 다 죽어버린 것이다.
1960년 전체 응용곤충학자의 2퍼센트만이 생물학적 방제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나머지 98퍼센트는 화학 살충제 관련 연구에 몰두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화학회사들은 살충제 연구와 관련해 많은 대학에 연구비를 퍼부었다. 대학원생들을 위해 매력적인 연구원 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직원으로도 채용했다. 하지만 생물학적 방제 연구에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물학적 방제는 화학 방제처럼 확실한 이윤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생물학적 방제는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맡게 되고, 관련 업무의 임금은 훨씬 더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자원의 적자생존 원리가 도입되면서 인간으로부터 살충제 공세를 받은 해충들이 내성을 키우는 현상이 언급된다. 한편 더 강력한 화학방제가 결코 생명을 다루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생태론적 관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곤충이 살충제에 내성을 너무나도 빨리 획득하고 있기 때문에 화학 방제의 성공을 알리는 보고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내용을 개정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목장주들은 푸른진드기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한 농장에서는 소 600마리가 죽었다고 했다. 이 진드기가 수년에 걸쳐 비소계 살충제에 내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그 후 벤젠헥사클로라이드를 사용해봤지만 그 효과는 아주 짧은 시간만 지속되었다. 1949년 초반에 발표된 보고서는 비소에 내성을 보이는 진드기를 새로운 화학물질로 박멸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해 말이 되자 이 물질에 대해서도 진드기가 내성을 보인다는 우울한 보고가 이어졌다.
사람들은 가끔 희망에 차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만일 곤충이 화학물질에 내성을 지닌다면 인간 역시 그런 내성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백 또는 수천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내성이란 개인별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다른 생명체보다 유독물질에 영향을 덜 받는 능력을 타고났다면 살아남아서 후손을 낳을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내성이란 수많은 세대를 거치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인간은 100년 동안 세대가 평균 세 번 바뀐다. 하지만 곤충의 경우에는 며칠 또는 몇 주 단위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다.
생명이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기적이기에 이에 대항해 싸움을 벌일 때조차 경외감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 살충제 같은 무기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과학적 자만심이 자리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
17. 가지 않은 길
생존 가능한 대안의 제시와 함께, 결론으로서 그 끝이 파국일 수밖에 없는 고속도로를 달릴 것이 아니라 좀 낯설더라도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 곧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화학 방제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자 한다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이미 사용되었고 화려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아직 실험 중인 것도 있다. 또 상상력 풍부한 과학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가 실험으로 옮겨질 날만을 기다리는 방법들도 있다. 이것들 모두에는 공통점이 있다. 방제 대상이 되는 유기체와 이 유기체가 속한 전체 생명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생물학적 해결법이라는 점이다. 곤충학자, 병리학자, 유전학자, 생리학자, 생화학자, 생태학자 등 광범위한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생물 방제라는 새로운 분야를 위해 지식과 창의적인 영감을 쏟아붓고 있다.
자연방제법에는 불임 처리한 검은파리 유충을 통한 방제와 곤충이 만드는 여러 물질을 모방해서 해충에 대응하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 미생물을 이용한 방제법 등이 있다. 또 바이러스 관련 방제법도 등장했다. 천적을 수입해 해충을 박멸한 좋은 예는 전 세계에 보고되고 있으며, 생물학적 방제의 이점은 확실하다.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생물학과 철학의 네안데르탈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표현으로,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응용곤충학자들의 사고와 실행 방식을 보면 마치 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그렇게 원시적 수준의 과학이 현대적이고 끔찍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 곤충을 향해 겨누었다고 생각하는 무기가 사실은 이 지구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줄거리 & 구절 + 후기
안녕하세요, 책 읽는 꿀벌입니다 : )
한동안 바빠서 책을 못 읽다가 오랜만에 인문서적을 읽어 봤습니다.
문명의 이기와 과학 발전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침북의 봄’은 출간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화학약품과 환경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그 심각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풀어 쓰고 있는데요.
갑론을박이 아직도 존재하지만, 대중들에게 환경에 대한 자각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책소개>
저서 : 침묵의 봄
저자 : 레이첼 카슨
발행일 : 1962년
페이지 : 398
<줄거리>
20세기 염화탄화수소계와 유기인산계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살충제, 제초제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지탄을 담고 있다.
01. 내일을 위한 우화
02. 참아야 하는 의무
03. 죽음의 비술
04. 지표수와 지하수
05. 토양의 세계
06. 지구의 녹색 외투
07. 불필요한 파괴
08.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09. 죽음의 강
10.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12.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
13. 작은 창을 통해서
14. 네 명 중 한 명
15. 자연의 반격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17. 가지 않은 길
<구절>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데는 수억 년이 걸렸다. 마치 영겁처럼 느껴지는 이 기간 동안 생물들은 계속 진화하고 분화해가면서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균형을 이루어나갔다.
단지 몇 년이 아니라 수천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 결과 적절한 균형 상태에 도달한다.
이렇듯 시간은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 요소였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충분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자연은 자연계에 다양성을 선사했는데 인간은 이를 단순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중략)
지금과 같은 방제법을 계속 고집할지 결정을 내리려면 현재 벌어지는 상황관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장 로스탕은 이렇게 말했다.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
– 02. 참아야하는 의무 中 –
유독물질은 모체에서 자식 세대로 전해지기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과학자들은 모유 시료에서 살충제 잔류물을 발견했다. 이는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도 적은 양이지만 지속적으로 화학물질을 흡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것이 유독물질에 대한 첫 번째 노출이라고 볼 수는 없다. 태아가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이미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동물실험 결과 염화탄화수소 성분의 살충제는 태아를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방어벽인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03. 죽음의 비술 中 –
수질오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하수의 광범위한 오염이다. 어디에서든 물에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은 결국 모든 수자원을 위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략)
지하수는 느리게는 1년에 50피트(약 15미터), 빠르게는 하루에 0.1마일(약 161미터) 정도의 속도로 언제나 움직이고 있다. (중략)
모든 먹이사슬을 지탱하는 것이 바로 물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마치 먼지처럼 작고 가벼운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물벼룩, 물 속의 플랑크톤을 걸러 먹고사는 물고기, 이 물고기를 먹고 사는 다른 물고기들과 조류, 밍크, 너구리 등 먹이사슬은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끝없이 연결되며 순환하고 있다.
우리가 물속에 흘려보낸 독극물도 이런 자연의 순환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 04. 지표수와 지하수 中 –
살충제 사용이 멈추지 않고 화학 잔류물이 토양 속에 계속 축적되면서, 우리가 심각한 문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이 확실해졌다.
1960년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만난 과학자들도 이런 사실에 대해 의겨 일치를 보았다. 이들은 화학물질이나 방사능물질처럼 ‘잠재적으로 위험을 지니며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수단’의 사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인간이 행하는 몇몇 잘못된 시도는 토양의 생산성을 파괴할 것이며, 결국 절족동물이 이 땅의 주인이 될 것이다.”
– 05. 토양의 세계 中 –
‘잡초’를 참아낼 수 있고, 잡초 제거 장면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인간이 사악한 자연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었다며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책의 지은이는 우리를 유약한 사람이라고 판정한다. (중략)
“야생의 자연 생태계가 지닌 심미적 가치는 산기슭에 묻힌 구리나 금광맥 또는 우거진 숲처럼 우리가 물려받아 보호해야 하는 유산이기도 하다.”
물론, 길가의 식생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심미적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자연의 경제 체제에서 식물은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도로변에 심어져 있거나 농경지의 경계를 이루는 덤불은 새들에게 식량, 은식처, 둥지 등을 제공하고 다른 작은 동물들에게도 좋은 집의 구실을 한다.
– 06. 지구의 녹색 외투 中 –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의 그 어떤 존재도 농약살포용 기구를 든 인간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철학을 지닌 듯 보인다. 곤충을 완전 박멸하는 성스러운 전쟁에서 우연한 희생자는 대수롭지 않게 취급된다. 방제 대상인 곤충과 우연히 같은 지역에 살게 된 울새, 꿩, 너구리, 들고양이 또는 가축이 약물의 세례를 받더라도 그 누구도 항의하지 않는다. (중략)
이런 동물은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사실 동물들과 그 주변 환경의 존재 덕에 인간의 삶이 더욱 즐거워진다. 그러나 인간은 그 보답으로 갑작스럽고 무시무시한 죽음을 선사한다.
– 07. 불필요한 파괴 中 –
고요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잔물결이 일듯이, 유독물질의 연쇄 작용을 일으켜 죽음의 물결을 퍼뜨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중략)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우리가 잠시 권력을 맡긴 관리들이다. 이들은 아름다움과 자연의 질서가 깊고도 엄연한 의미를 갖는다고 믿는 수많은 사람들이 잠깐 소홀한 틈을 타 위험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 08.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中 –
우리는 농장과 삼림에 뿌려진 살충제가 상당수, 아니 아마도 모든 주요 강을 따라 바다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화학약품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 그 총량은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하며, 지금으로서는 바다로 흘러들어 희석되어버린 물질을 밝혀낼 수 있는 좋은 검사방법도 없는 상태다. 이 물질이 이동하면서 그 성분에 모종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변화한 화학물질이 원래의 물질보다 독성이 더 강한지, 아니면 약한지 아직 모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문제는 여러 화학물질 간의 상호작용이다. 특히 이런 화학물질이 각종 무기물과 쉽게 혼합되는 바닷속으로 유입될 경우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정작 연구를 위한 기금은 애처로울 정도로 적다.
– 09. 죽음의 강 中 –
1957년 미국 농무부와 뉴욕 주 농무통상부는 비행기를 임대해 미리 용해해둔 DDT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부었다. 굉음을 내는 비행기가 다가오기 전에 정원의 꽃나무에 덮개를 씌우려던 한 주부는 미처 비행기를 피하지 못해 살충제에 흠뻑 젖었고, 놀던 아이들과 기차 정거장에 서 있던 통근자들도 살충제 세례를 받았다. 비행기가 시토킷 평원에 약재를 뿌리고 지나간 뒤 들판에 놓여 있던 여물통의 물을 마신 말이 10시간 후 죽었다. 하늘에서 쏟아진 화학물질 때문에 자동차는 기름 혼합물로 얼룩졌고, 꽃과 관목은 못 쓰게 되었다. 새, 물고기, 게, 익충 들도 죽고 말았다.
– 10.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中 –
평범한 시민이라면 우아한 판매기술과 얼굴 없는 설득자에게 속아 넘어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물질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자신이 이런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중략)
‘잔류 허용량 기준’ 제정은 결국 농부와 가공업자들에게 생산 비용 절감이라는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먹는 음식에 독성 화학물질 사용을 허가하는 일과 다름 없다. 동시에 시민들이 섭취하는 화학물질이 위험 수준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정책기관을 만들어 그 유지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려는 수단이기도 하다.
–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 中 –
인간이 아무리 안 그런 척 행동해도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이 세상 곳곳에 만연한 공해로부터 과연 인간은 도망칠 수 있을까? (중략)
금주령이 내려졌던 193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은 앞으로 닥쳐올 세상에 대한 불길한 징조인 듯했다. 살충제는 아니지만 유기인산계에 속한 물질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법적으로 주류 제조가 금지되자 사람들은 비슷한 효과를 내는 다른 화학물질을 찾아나섰다. 주류밀매업자들이 만든 가짜 술을 마신 1만 5000여 명이 ‘생강성 신경마비’라는 다리 근육 경련으로 고생했고, 결국 영구불구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중략)
몇 마리 곤충을 순간적으로 없애려다가 우리 인간이 정신착란, 환상, 기억력 감퇴, 조증 등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다. 하지만 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이런 화학물질의 사용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계속해서 치르게 될 것이다.
– 12.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 中 –
우리는 산화 과정의 각 단계가 특정 효소의 유도로 촉진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복잡한 과정마다 작용하는 각각의 효소 중에서 단 하나라도 파괴되거나 약해진다면 세포 내 산화 과정 전체가 중단된다. 어떤 효소에 문제가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순환하는 산화 과정은 마치 계속 돌아가는 바퀴와 같은데, 바퀴살 사이에 쇠 지렛대를 끼워 넣는다면 어떤 살에 끼든 상관없이 결국 바퀴는 멈추게 마련이다. (중략)
인간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협’이다.
– 13. 작은 창을 통해서 中 –
결국 위원회가 타협안을 내놓았다. 잔류 허용치 기준을 1ppm으로 조정해 2년간 이 기준에 따라 농작물의 시장 판매를 허용하며, 그 기간 동안 이 화학물질이 실제적으로 암을 유발하는지 계속 실험하겠다는 것이다.
위원회에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 결정은 발암물질을 추적하는데 실험실 개나 쥐와 더불어 일반 시민까지도 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였다.
– 14. 네 명 중 한 명 中 –
지구상 생물체의 70~80퍼센트를 곤충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곤충 대부분은 인간의 개입이 없는 자연의 힘에 의해 조절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상상할 수 있는 엄청난 화학물질이나 다른 어떤 수단을 동원한다고 해도 그 개체수를 조절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천적 구실을 하는 동물을 모두 죽인 후에야 비로소 그 동물이 맡고 있던 조절 기능을 깨닫는다는 사실이다.
– 15. 자연의 반격 中 –
문제를 해결한다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병을 옮기는 해충을 없애서 전염병을 통제했다는 빛나는 승전보는 자주 들려오지만 그 반대편의 이야기, 즉 실패에 관해서는 감춰져 있다. 해충이 인간들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놀라운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짧은 승리’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욱 나쁜 점은 우리 스스로 해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中 –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중략)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생물학과 철학의 네안데르탈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표현으로,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응용곤충학자들의 사고와 실행 방식을 보면 마치 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그렇게 원시적 수준의 과학이 현대적이고 끔찍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 곤충을 향해 겨누었다고 생각하는 무기가 사실은 이 지구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 17. 가지 않은 길 中 –
<마무리>
1960년대에 미국에서 이 책이 쓰였다는걸 감안하고 본다면 매우 혁신적이라고 할 만 하다. 연방 정부의 방제 정책과 무분별한 화학약품의 유통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화학약품이 초래한 결과와, 그 반대로 생물학적 방제법이 어떤 성공을 거두었는지를 비교하고 있어 그 대비가 선명하게 와 닿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전쟁과 빈곤, 가난이 만연했던 20세기의 살충제란 위생관리를 위해서 필요악과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심지어 눈 앞에서 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미래에 어떤 해악이 닥칠 지 모른다는 사실은 고려 사항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연방 정부 또는 유럽의 방제 정책은 어떻게 봐도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경제적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이 쓰인지 60년이 지난 현재, 사람들은 화학 약품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독성 물질들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고, 대중들이 얼마나 이에 노출되어 있는지, 불안한 호기심을 갖고 책을 덮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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