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1 가족 에 관한 시 Quick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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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도 울었다」, 이성복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김종길 「성탄제」, 김경주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기형도 「엄마 걱정」, 문정희 「부부」, 마종기 「바람의 말」, 유안진 「눈사람 아저씨」, 정호승 「밥값」, 나희덕 「못 위의 잠」등 50편의 와 …


가족에 관한 좋은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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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저자 : 김태훈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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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저자 : 김태훈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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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처럼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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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처럼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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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시 모음 -김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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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 가족시 모음 -김용화 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딸 시집보내고 신발장에 벗어놓은 네 … 시인의 시, 시 백과, 시 사랑 시의 백과사전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딸 시집보내고 신발장에 벗어놓은 네 조그만 구두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베란다에 적막하게 걸려 있던 이쁜 네 팬티들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서 하얀 눈 내린다 먼지처럼 허공을 떠돌다 조금씩 내려서 쌓인다 늙은 아내, 빈 둥지를 지키고 앉아 시집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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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시 모음 -김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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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Á¤ÀÇ ´Þ ƯÁý ½Ã ¸ðÀ½> – ´ç´ç´º½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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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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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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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저자 : 김태훈 ,아르테(arte)

이 시대 모든 가족을 향한 가슴 찡한 응원의 책!

ㆍ 여기 50편의 가족의 시를 읽는 동안 자주 눈가가 뜨거워지는 나를 만났다. _문정희 시인

ㆍ 이것은 한 아버지의 혼잣말이 아니라 이 시대 모든 아버지들을 향한 가슴 찡한 응원이다. _유안진 시인

ㆍ 사랑을 잃고 사는 우리들에게 가족은 누구이며 어떻게 사랑해야 내 인생이 깊어질 수 있는지를 깊이 깨 닫게 해준다. _정호승 시인

◎ 출판사 서평

한국 대표시인이 선사하는 감동의 시 50편

오늘밤 내 가족에게 차려주고 싶은 따뜻한 시 밥상!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는 25년간 문화부에서 문학 이야기를 취재해온 김태훈 기자가 가족을 소재로 한 한국 현대시 50편을 소개하고, 시에 얽힌 뒷이야기를 감상으로 풀어나간 에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편의 시’는 가족을 노래한 시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람이 애송하거나 이해하기 쉽고 낭독하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금요일 저녁, 일주일 내내 바쁘다는 핑계로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시’를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가족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가족에게 듣고 싶은 시’를 선별하였다. 김용택 「선생님도 울었다」, 이성복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김종길 「성탄제」, 김경주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기형도 「엄마 걱정」, 문정희 「부부」, 마종기 「바람의 말」, 유안진 「눈사람 아저씨」, 정호승 「밥값」, 나희덕 「못 위의 잠」등 50편의 시와 해설이 가족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과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이 시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은 삶 속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가족에 대한 감정을 절묘한 시어로 포착해낸 배려과 위로의 이야기이다. 시 속에서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 아내와 남편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은 우리가 만드는 첫 번째 세상

가족도 가족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가족도 가족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엄마, 아빠, 우리 딸, 우리 아들! 이 말들 속에는 우리가 사랑하며 살았다는 증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세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난생처음인 관계를 시행착오를 통해 겪어간다. 기쁨과 아픔, 행복함과 미안함의 시간 속에서.

시간이 흘러 자식들은 부모에 대한 감정적 전환을 부닥뜨리게 된다. 장석주 시인의 말을 빌려 표현하면 내 가족이 ‘환멸의 문장’이었다가 어느새 ‘비를 맞고 서 있는’ 연민의 문장으로 변하는 순간을 온몸으로 느끼는 때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철드는 순간, 나만 생각하며 살던 시절을 벗는 순간이다.

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아버지의 흰머리가 갑자기 많아 보이고, 어머니의 얼굴에 난 주름이 더 깊어 보일 때, 이런저런 단어로 형용키 어려운 감정 속에서 부모님이 초라해 보일 때, 우리는 이 시와 에세이를 의지하듯 꺼내 볼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과 그 사랑을 깨닫는 것 사이에 긴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뒤늦은 후회 속에서도 묘한 위안을 얻는다. 그것은 세상에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몇 번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담금질 된 이 시어들이 우리 마음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연유다.

詩와 함께하는 가족의 행복연습

우리의 괴로움이 ‘혼자 지는 등짐’이 아닌 ‘함께 맞는 비’와 같기를 바란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가족을 테마로 한 시를 모으며 새삼 시의 효용에 대해 느꼈다고 고백한다. ‘행복 연습’의 매개로 시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 활용의 지점이 적확하게 주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을 이루어 살며 기쁘고 아프고 행복할 때, 사랑과 배려, 온정과 응원의 말을 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50편의 시를 통해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가족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통찰의 깊이와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합리와 효율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사랑과 정을 나누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이 당연한 말이 새삼 신선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은 우리가 가족을 오래 잊고 살았던 이유 때문일 것이며, 이 사회에는 웃음이 넘치는 가정 못지않게 원망과 눈물범벅인 가정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생을 버티게 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기억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지금 행복을 연습하고 사랑하라!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을,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에서 쾅하고 울려오는 그 말”을 하라!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이”에게 삶 속의 돌다리 같은 말을 하라! 이 에세이는 바로 그 힘을 준다. 시의 힘을 빌려서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깨닫게 한다. 우리는 가족을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 추천사

이 세상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이 자식의 수만큼 존재한다. 또한 이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아버지 어머니를 그리는 뒤늦은 자 식의 후회가 존재한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암각화같이 아프고 깊은 사 랑이 존재한다. 여기, 50편의 가족의 시를 읽는 동안 자주 눈가가 뜨거워지는 나를 만났다. – 문정희 시인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 그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기 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가족들의 미소를 지켜주는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나직이 다짐한다. 그의 다짐은 한 아버지의 혼잣말이 아니 라 이 시대 모든 아버지들을 향한 가슴 찡한 응원이다. – 유안진 시인

사랑은 가족에서 시작되고 가족에서 완성된다. 가족은 사랑의 최소 단위이자 최 대 단위이다. 우리는 가족을 사랑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오늘이 지 나면 다시 못 볼 사람처럼 가족을 대하라고 하지 않는가. 이 에세이는 사랑을 잃고 사는 우리들에게 가족은 누구이며 어떻게 사랑해야 내 인생이 깊어질 수 있는지를 깊이 깨닫게 해준다. – 정호승 시인

가족 / 김규동

둘은 가버리고

막내가 남았다

너도 이윽고 어디론가

가야 하겠지

빈 책상 서랍을

열었다 닫는다

하늘이 푸르구나

뭘한다고 셋씩이나 낳아

이 고생 하느냐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이제 내 펜대의 사념도 침묵에 싸인다

얘들아

다 크고 나면 그저 이렇게 멋없느나

아직도 내 잔등에 가물거리는 것

너희들이 목마를 타던

고사리 손의 감촉이고나.

깨끗한 희망, 창작과비평사, 1985

나의 가족 / 김수영

고색(古色)이 창연(蒼然)한 우리집에도

어느덧 물결과 바람이

신선(新鮮)한 기운(氣運)을 가지고 쏟아져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침이면 눈을 부비고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마다

먼지처럼 인색하게 묻혀가지고 들어온 것

얼마나 장구(長久)한 세월(歲月)이 흘러갔던가

파도(波濤)처럼 옆으로

혹은 세대(世代)를 가리키는 지층(地層)의 단면(斷面)처럼 억세고도 아름다운 색깔―

누구 한 사람의 입김이 아니라

모든 가족(家族)의 입김이 합치어진 것

그것은 저 넓은 문창호의 수많은

틈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겨울바람보다도 나의 눈을 밝게 한다

조용하고 늠름한 불빛 아래

가족(家族)들이 저마다 떠드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전령(全靈)을 맡긴 탓인가

내가 지금 순한 고개를 숙이고

온 마음을 다하여 즐기고 있는 서책(書冊)은

위대(偉大)한 고대조각(古代彫刻)의 사진(寫眞)

그렇지만

구차한 나의 머리에

성(聖)스러운 향수(鄕愁)와 우주(宇宙)의 위대감(偉大感)을

담아주는 삽시간의 자극(刺戟)을

나의 가족(家族)들의 기미많은 얼굴에

비(比)하여 보아서는 아니될 것이다

제각각 자기 생각이 빠져있으면서

그래도 조금이나 부자연(不自然)한 곳이 없는

이 가족(家族)의 조화(調和)와 통일(統一)을

나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냐

차라리 위대(偉大)한 것을 바라지 말았으면

유순(柔順)한 가족들이 모여서

죄(罪)없는 말을 주고받는

좁아도 좋고 넓어도 좋은 방(房)안에서

나의 위대(偉大)의 소재(所在)를 생각하고 더듬어보고 짚어보지 않았으면

거칠기 짝이 없는 우리집안의

한없이 순하고 아득한 바람과 물결―

이것이 사랑이냐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

뿌리- 민음사, 1974

세 사람의 가족 / 박인환

나와 나의 청순한 아내

여름날 순백한 결혼식이 끝나고

우리는 유행품(流行品)으로 화려한

상품의 쇼우 윈도우를 바라보며 걸었다.

전쟁이 머물고

평온한 지평에서

모두의 단편적인 기억이

비둘기의 날개처럼 솟아나는 틈을 타서

우리는 내성과 회한에의 여행을 떠났다.

평범한 수확의 가을

겨울은 백합처럼 향기를 풍기고 온다.

죽은 사람들은 싸늘한 흙 속에 묻히고

우리의 가족은 세 사람.

토르소의 그늘 밑에서

나의 불운한 편력인 일기책이 떨고

그 하나하나의 지면은

음울한 회상의 지대로 날아갔다.

아 창백한 세상과 나의 생애에

종말이 오기 전에

나는 고독한 피로에서

빙화(氷花)처럼 잠들은 지나간 세월을 위해

시(詩)를 써본다.

그러나 창 밖

암담한 상가

고통과 구토가 동결된 밤의 쇼우 윈도우

그 곁에는

절망과 기아의 행렬이 밤을 새우고

내일이 온다면

이 정막(靜寞)의 거리에 폭풍이 분다.

박인환 시선집, 산호장, 1955

우리들의 가족 / 박몽구

진종일 양짓발에 쪼그려 앉아 가래를 끌륵이는

노인들의 손등처럼 물기 없는 닭장차에도

어김없이 꽃씨들이 넘실거리고

부벼도 부벼도 사랑에 닿지 못하는 살갗들뿐인

아파트의 벽돌 사이로 제비가 나는데

우리들의 키는 너무도 작아

아니 우리들의 벽은 너무도 완고해

두근두근 천길 땅 밑을 흐른다 하여도

한낱 백짓장을 사이한 듯 들리던 저 소리도

태평양을 건너온 위성통신 하나로

높은 담 너머로 곧잘 사라지고

기름 하나를 담보처럼 붙들고

콧대를 높이던 중동 벼락부자들의 화대가 싸지고

큰손들이 달러를 뿌렸다는 소문 하나에

우리들의 담은 이렇게 높아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가

아니야 아니야 고개를 흔들며

모두들 한덩어리가 되어

모처럼 거머쥔 행복의 티켓을 놓치지 말라는

앵커맨의 구호 끝에 튀긴 침이 채 마르기 전에

구호의 그물에 걸리지 않은 청년 하나

맹물의 3,080원을 풀칠의 4,200원으로 인상하라며

말이 다하자, 석유를 부어 저를 바치는 외침마저

피킷을 든 손은 매몰차게 뿌리치고

때아닌 함박눈이 장례식에 가는 구름 같은 발길들을

묶어버린 아침,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일제히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철쭉꽃 연붉은 사랑, 실천문학사, 1990

아버지가 오실 때 / 하대원

아버지가

집에 오실 때는

시커먼 석탄 가루로

화장을 하고 오신다.

그러면 우리는 장난말로

아버지 얼굴 예쁘네요.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이

그럼 예쁘다 말다

우리는 그런 말을 듣고

한바탕 웃는다.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할아버지 요강 / 임길택

아침마다

할아버지 요강은 내 차지다.

오줌을 쏟다 손에 묻으면

더럽다는 생각이 왈칵 든다.

내 오줌이라면

옷에 쓱 닦고서 떡도 집어 먹는데

어머니가 비우기 귀찮아하는

할아버지 요강을

아침마다 두엄더미에

내가 비운다.

붉어진 오줌 쏟으며

침 한 번 퉤 뱉는다.

——————————————————- 시에 대해 생각해 보기 ————–

아버지가 오실 때 / 하대원

아버지가

집에 오실 때는

시커먼 석탄 가루로

화장을 하고 오신다.

그러면 우리는 장난말로

아버지 얼굴 예쁘네요.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이

그럼 예쁘다 말다

우리는 그런 말을 듣고

한바탕 웃는다.

①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아버지가 하는 일로 미루어봤을 때, 이 가정은 어떤 가정일까요?

②이 집 식구들은 아버지의 얼굴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③이 시를 읽고 따뜻함을 느꼈다면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2. 우리에게는 누구나 어머니에 대한 인상을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다음 시에서는 어머니의 어떤 모습을 작자가 떠올리고 있는지 상상하며 읽어 봅시다.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1)시 속의 어머니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말해 봅시다.

(2)‘나’와 어머니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표현을 찾아 봅시다.

(3)위 시의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고, 어머니가 그리웠을 때는 언제였는지, 그 때의 장면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봅시다.

3. 다음 시에는 할아버지의 요강을 비우는 한 소년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이 소년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할아버지 요강 / 임길택

아침마다

할아버지 요강은 내 차지다.

오줌을 쏟다 손에 묻으면

더럽다는 생각이 왈칵 든다.

내 오줌이라면

옷에 쓱 닦고서 떡도 집어 먹는데

어머니가 비우기 귀찮아하는

할아버지 요강을

아침마다 두엄더미에

내가 비운다.

붉어진 오줌 쏟으며

침 한 번 퉤 뱉는다.

(1)소년이 아침마다 할아버지 요강을 비우는 이유를 시 속에서 찾아 봅시다.

(2)이 시에서 할아버지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표현을 찾아 봅시다.

(3)‘침 한번 퉤 뱉는다’는 표현에서 읽을 수 있는 소년의 마음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4)싫지만 가족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할 경우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그때의 나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봅시다.

4. 가족은 우리에게 늘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음 시를 읽고 이 시에는 가족을 어떤 눈으로 바라 보고 있는지 느껴 봅시다.

식구 / 유병록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찮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집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번에 먹자 하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1)위 시에서 식구들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표현을 찾아 보고, 그렇게 표현한 까닭이 무엇인지 설명해 봅시다.

(2)식구들 간의 사랑이 잘 드러난 부분을 찾아봅시다.

(3)식구들의 진정한 사랑을 느꼈을 때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해 봅시다.

(4)위 시에서 시인이 가족을 바라보는 태도는 어떤가요? 그리고 내가 가족을 바라보는 태도와 비교해 봅시다.

5.다음은 노래 가사입니다. 가사를 먼저 읽고 노래를 들어 봅시다.

가족 / 이승환

밤늦은 길을 걸어서 지친 하루를 되돌아오면

언제나 나를 맞는 깊은 어둠과 고요히 잠든 가족들

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었죠.

많은 기대와 실망 때문에 늘 곁에 있으니

늘 벗어나고도 싶고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 수가 있을 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힘겨운 하루를 보낸 내 가족들의 낮은 숨소리엔

어린 날 보살펴 주던 내 누이의 고마운 추억이 있죠.

가족이어도 알 수 없는 얘기 따로 돌아누운 외로움이 슬프기만 해요.

아무 이유도 없는데 심술궂게 굴던 나를 위해 항상 참아주던 나의 형제들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해요.

힘이 들어 쉬어가고 싶을 때면 나의 위로가 될

그때의 짐 이제의 힘이 된 고마운 사람들.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 수가 있을 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사랑해요 우리 고마워요 모두 지금껏 날 지켜준 사랑

1)노래말을 소리내어 읽고 분위기가 어떤지 알아 봅시다.

2)노래를 듣고 목소리와 가락 등이 어떤 분위기와 느낌을 주는지 느껴 봅시다.

3)그냥 가사로 읽었을 때와 노래로 들었을 때의 차이점을 말해 봅시다.

6. 시는 노래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다음 민요를 읽고 노래와 시의 차이를 알아 봅시다.

시집살이 / 작자미상

형님 온다 형님 온다 분고개로 형님 온다.

형님 마중 누가 갈까 형님 동생 내가 가지.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이애 이애 그 말 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심고 뒷밭에는 고추 심어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둥글둥글 수박 식기 밥 담기도 어렵더라.

도리도리 도리 소반 수저 놓기 더 어렵더라.

오 리 물을 길어다가 십 리 방아 찧어다가

아홉 솥에 불을 때고 열 두 방에 자리 걷고

외나무 다리 어렵대야 시아버니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시아버니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세 하나 할림새요 시누 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뾰중새요 남편 하나 미련새요

자식 하난 우는새요 나 하나만 썩는샐세.

말 못 해서 삼 년이요 석 삼 년을 살고 나니

배꽃 같던 요 내 얼굴 호박꽃이 다 되었네.

삼단 같던 요 내 머리 비사리춤이 다 되었네.

백옥 같던 요 내 손길 오리발이 다 되었네.

열새 무명 반물 치마 눈물 씻기 다 젖었네.

두 폭 붙이 행주치마 콧물 받기 다 젖었네.

울었던가 말았던가 배개 머리 못(소) 이뤘네.

그것도 못이라고 거위 한 쌍 오리 한 쌍

쌍쌍이 때(때맞추어) 들어오네

(1)크게 소리내어 읽어 봅시다. 이 시에서 느껴지는 가락은 경쾌한 가락인가, 아니면 늘어지는 슬픈 가락인가?

(2)위 시에서 알 수 있는 옛날 어머니들의 시집살이는 어땠을까요? 비유적 표현의 의미를 통해 알아 봅시다.

(3) 위 시의 가락을 이용하거나 변형시켜서 자기 신세 타령을 해 봅시다.

7. 우리 주변에는 행복한 가정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의 불행은 곧 나의 불행으로 치닫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다음 시를 읽고 이 가족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공사장 끝에 / 이시영

“지금 부숴버릴까”

“안돼, 오늘밤은 자게 하고 내일 아침에…..”

“안돼, 오늘밤은 오늘밤은이 벌써 며칠째야? 소장이 알면……”

“그래도 안돼……”

두런두런 인부들 목소리 꿈결처럼 섞이어 들려오는

루핑집 안 단칸 벽에 기대어 그 여자

작은 발이 삐져나온 어린것들을

불빛인 듯 덮어주고는

가만히 일어나 앉아

칠흑처럼 깜깜한 밖을 내다본다.

(1)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한 시어를 찾아 봅시다.

(2)이 가족의 운명을 잘 나타내주는 시어는 무엇일까요?

(3)인부들이 차일피일 철거를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가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4)이 가족 같은 경우를 이야기해 보고, 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토의 해 봅시다.

8. 신문에는 여러 가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소식을 접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할까요.

*심인 / 황지우

김종수 80년 5월 이후 가출

소식 두절 11월 3일 입대 영장 나왔음

귀가 요 아는 분 연락 바람 누나

829-1551

이광필 광필아 모든 것을 묻지 않겠다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어머니가 위독하시다

조순혜 21세 아버지가

기다리니 집으로 속히 돌아오라

내가 잘못했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

똥을 눈다.

*심인 : 사람을 찾음

(1)위 시에서 ‘나’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2)위 시에서 사람을 찾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그리고 그 소식을 읽는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비교해 봅시다?

(3)‘남의 죽음이 내 고뿔보다 못하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가족이라도 내 심정을 못알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험을 이야기해 봅시다.

9.우리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고민을 이해하려고 해 본 적이 있습니까? 다음 시를 통해 아버지의 역할과 고민에 대해 알아 봅시다.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바깥은 요란해도

아버지는 어린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치신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은

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1)위 시에서 아버지가 하는 일은 어떤 일입니까?

(2)아버지가 외로운 까닭은 무엇일지 상상해 봅시다.

(3)위 시에서 그려진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의 아버지한테서 보거나 느낀 적이 있다면 언제 어떤 모습이었는지 말해 봅시다.

<시를 써 봅시다.>

(1)다음 두 시를 비교해 보고 어떤 시가 더 좋은지, 그리고 그 이유를 말해 봅시다.

(가)

엄마와 런닝구

우리 엄마는

다 떨어진 런닝구를

그대로 입고 다닙니다.

런닝구에 구멍이 대지비만하게

뚫어져

작은 누나가 그걸 볼 때마다

한 개 사라고 하고

아버지도 보기 싫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그대로 입고 다닙니다.

며칠 전에는 그만 아버지가

그 런닝구를 쭉 쭉 쨌습니다.

엄마는 할수없이 새걸로 갈아입고

째진 런닝구를 아깝다 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이렇게 옷이든지 신이든지

떨어져도 버릴 줄 모르고 아낀답니다.

(나)

엄마와 런닝구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하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나는 새걸로 갈아 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2)모방시를 써 봅시다.

모방시는 기존의 작품의 형식을 활용해서 내용을 새롭게 해서 만든 시입니다. 모방시도 잘 쓰면 창작시 못지 않은 감동을 줍니다. 다음 시를 참고하여 모방시를 써 봅시다.

<모방을 한 시>

아버지와 아들

바쁜 일 있으면 허둥거리는 것도

학교에 걸어가면서 동화책 읽는 것도

미역국 콩나물국 좋아하는 것도

조금만 피곤하면 변비 생기는 것도

뒷간에 앉아 만화책 보는 것도

그날 일 그날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야단스러운 것도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 뒤적거리는 것도

다 닮았다, 내 아들은

모기에게 물려 가려우면

참지 못하고 긁어대는 것까지도

그러나 꼭 한 가지

닮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시장바닥에서 가장 싼

미역을 좋아하는 것이란다

어린 시절

배가 고파 생미역을 씹어먹고

학교를 가던 옛 생각이 떠올라

이 애비는 가슴 아프단다

아들아

네가 자라 어른이 되면

일하지 않고는 밥먹지 말아라

이것까지 이 애비를 닮으면

다 닮는 것이란다

<서정홍,『58년 개띠』,작은책>

<모방한 시>

아버지와 아들

노재홍(1-9)

바빠도 언제나 여유 가지는 것도

운동 즐기는 것도

꼼꼼한 것도

사소한 일도 참견하는 것도

아침밥 좋아하는 것도

돈 좋아하는 것도

지저분하면 미쳐버리는 것도

심지어는 고수머리에 여드름까지

아버지를 닮았다.

닮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붕어빵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닮고 싶지 않다,

아버진 화나면 술 한 병을

한 번에 다 마시는데

이것만 닮지 않으면 다 닮은 것이다.

아니.

아직 남았다.

사람을 욕하지 말고 일해서 살며

효도하는 마음, 아버지보다 먼저

죽지 않고 떨어지지 않으며,

평생을 함께 사는 방법만

닮으면

다 닮는다.

삼우가(오우가)

한아름 (부산 장림여중 2년)

내 행복이 몇이나 하니 만화책과 밥이라.

잠자기 또한 달콤하니 긔 더욱 반갑고야

되었다. 이 셋밖에 더 즐겨서 무엇하리?

로맨스 소설 좋다하나, 스토리 뻔한 것을 자로 한다.

연예잡지 즐겁다 하나, 내용 시원찮음이 하노매라.

스토리 다양코 내용이 꽉찬 것은 만화책 뿐인가 하노라.

뻥튀기는 무슨 일로 먹어도 배부른 듯 쉬이 고프고

국수는 어이하여 배고픔이 차지도 않으니

아마도 제일 든든한 것은 밥뿐인가 하노라.

눈만 감은 것도 아닌 것이 명상하는 것도 아닌 것이

코고는 건 뉘 시기며, 침은 어찌 흘리는가

저렇게 자는 것을 즐기니, 미인 소릴 듣노라.

(3)절실한 느낌을 잡아서 시 쓰기

자신이 느낀 가장 절실한 느낌을 잡아서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보자. 그리고 이것을 줄글로 써 본 다음 압축해서 한편의 시로 다듬어 보자.

예)부모님이 안계시거나 몹시 그리웠던 경험

부모님이 싸우거나 다투었을 때의 느낌, 그때 나눈 대화 내용

부모님이 고마웠을 때의 느낌 등

1)먼저 마인드 맵을 그려본다.

가운데 원 안에 가족 중의 한 명을 골라 써 봅시다.

어머니

원에서 뻗어가는 가지에,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써 봅시다.

어머니

잘 삐지신다

감정을 쓴 원에서 뻗어가는 가지에,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한 사건들을 써 봅시다.

어머니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렸을 때

잘 삐지신다

머리 모양을 바꾸셨는데 아는 척 안했을 때

마인드맵을 완성한 후 나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느낌과 사건을 골라 줄 글로 써 봅시다.

줄글로 나타낸 것을 운율과 비유적 표현을 살려서 시로 표현해 봅시다.

구겨진 깃털

금당중, 3학년, 김석조(98년)

선생님께 혼나고 교실로 가는 길

활짝 열린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

창문에 다가가 주운

바람에 날려온 구겨진 검은 색 깃털.

감옥 같은 수업 시간

선생님의 사막 같은 목소리 들으며

나를 떠올린다.

하늘을 나는 깃털을……

더 이상 날 수 없는 구겨진 깃털을 보며.

살랑거리는 바람이 불어오는 교실 창문

나도 깃털도 창 밖을 보며

자유로이 부는 바람을 동경한다.

시끌벅적 쉬는 시간

그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깃털을 실어본다.

하늘을 나는 새를 동경하며

바람에 날아가는 구겨진 검은 깃털.

• 가족시 모음 -김용화

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딸 시집보내고

신발장에 벗어놓은 네 조그만 구두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베란다에 적막하게 걸려 있던 이쁜

네 팬티들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서 하얀 눈 내린다

먼지처럼

허공을 떠돌다

조금씩 내려서 쌓인다

늙은 아내, 빈 둥지를

지키고 앉아

시집간 딸 걱정할 만큼만 눈이 내린다

세월 속에서

눈이 와서 마을이 박속처럼 화안한 날

고향에 돌아와서 밥을 먹는다

80을 바라보는 엄마가 해준 흰 쌀밥 먹는다

90을 코앞에 둔 아버지가

50이 넘은 아들 밥 먹는 모습 지켜보다

귀 밑에 흰 머리 하나를 뽑아 준다

눈꽃이 전설처럼 피어나는 동화 속 마을에서

비 오다가 갠 날

젊은 엄마가 옥양목 앞치마

반듯하게 매고

부엌에서 손님 맞을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

젊은 아버지가 원추리꽃 꺾어

소 귓등에 꽂아주고

무지개 뜬 산길 넘어

소 앞세우고 돌아올 것 같은,

가족사진

계급장도 없는 훈병 모자 눌러쓴

삼십 중반 아버지가

세 살짜리 고추를 안고

박꽃처럼 환하다

할머니랑 엄마랑

광시, 청양, 부여 백마강을 배 타고 건너 꼬박

이틀 만에 당도한 논산훈련소

스물다섯 분꽃 같은 엄마는

내외를 하는지

다소곳이 고갤 숙인 채

새촘한 표정,

무슨 생각 저리도 골똘한 것일까

사진 밖에 서 있는

할머니 환한 얼굴도, 내 눈에는 환하다

그 여름

홍수로 깊어진 대흥내를 건너

한낮의 뙤약볕 속을

열무단 이고 늙은 노새처럼 걸어오시는

할머니, 낮은 어깨엔

여치 풀무치 기름챙이도 함께 붙어왔다

소낙비에 전 베적삼에선 눅눅한 쉰내가 피어났다

보릿짚 후둑이며 아궁이 불 지피면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할머니

수제비를 뜨셨다

해꽃은 꺾여 시드는데

쇠품팔러 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아버지의 짐 자전거

한평생 버겁던 짐 다 내려놓고

타이어도 튜브도

안장도 짐받이도 떨어져 나간 채

고향 집 앵매기 집 짓는 헛간

구석에 처박혀

예산장- 홍성장- 삽다리장-

새벽안개 가르며 씽씽

내달리던

푸른 시절, 푸른 날들 추억하다가

장꽝에

감꽃 구르는 소리…

가슴 허무는

아버지의 짐 자전거

모과

못생긴 모과 하나

방안 가득

눈물 같은 향을 내더니

썩어가며 더욱 깊어지누나

암꽃처럼 피어나는

반점

그대,

누워서도

성한 우리를 걱정하시더니

아름다운 일요일

일요일이면 아내는 교회로 가고 난

늦잠을 잔다

잠을 깨도 그냥 누워서 생각을 한다

하늘나라에서 천사 옷 걸친 아내는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할까

지금쯤 믿음 없는 남편 위해

성경책 위에 얼굴을 묻고 있을 시간,

싸늘하게 식은 찬밥 앞에서

난 또 한 덩이 찬밥이 된다

아름다운 일요일, 그래 난 참 행복해-

아내

눈길만 마주치고 살자며

첫날밤

잠도 안 자고

창밖에 별만 쳐다보던 그 여자

아들 군대 보내 놓고

오늘은

밥도 안 하며

먼 산만 바라보는 저 여자

꼬마시인

엄마- 달님이가 자꾸 나를 쳐다봐

괜찮아, 우리 애기 예뻐서 그래

엄마- 달님이가 나를 따라와

괜찮아, 우리 애기 함께 놀자고 그래

엄마, 엄마- 달님이 물에 빠지려 해

울지 마, 달님이는 옷이 젖지 않아

세 살짜리 꼬마가 달밤

엄마 등에 업혀 소래포구를 건너간다

귀가

인제는 가리, 은하 강 푸른 물결

하얀 쪽배 타고

청보리밭 사잇길 우마차 타고

필릴리- 필릴리-

하루 반나절 들어가면

우물가에 흰 닭이 울고

저녁연기 하늘로 긴 머리 풀어 올리는

탱자꽃 달밤에 화안한 그 집,

흰 무명 저고리 어머니가

아랫목에 더운밥 묻어 놓고

밤마다 젖은 눈 깜박이는 곳으로

마중

비가 오는 날마다

할머니는

삼거리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세시차가 있고

다음은

다섯 시 반이었다

헌 우산은 쓰고

새 우산은 접고

세시차에 안 오면 다음 차가 올 때까지

비에 젖어,

해오라기처럼 서 계시었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세상 누구보다도 힘이 세다

손수레에 연탄재를 가득 싣고

가파른 언덕길도 쉬지 않고 오른다

꼭두새벽 어둠을 딛고 일어나

국방색 작업복에 노란 조끼를 입고

통장 아저씨를 만나도

반장 아줌마를 만나도

허리 굽혀 먼저 인사를 하고

이 세상 구석구석

못쓰게 된 물건들을 주워 모아

세상 밖으로 끌어다 버린다

나를 키워

힘센 사람 만들고 싶은 아버지,

아버지가 끌고 가는 높다란 산 위에

아침마다 붉은 해가 솟아오른다

가장의 밤

잠든 아내 이불 끌어다

미운 발

덮어주는 일

딸 자는 방 살짝 들어가

지폐 한 장

찔러주는 일

아들놈 우산 갖다주고

책가방

들어주는 일

창밖 밤비 소리 들으며

쓴술

삼키는 일

그 시절

종점에서도 한참을 걸어야 닿는 변두리의 변두리

내 새끼들 잠들어 있는 연탄 냄새 다정한 집에는

방안 가득 하얀 기저귀가 마르고

젖살 포동한 갓난애기 배냇짓하며 나비잠을 잤다

날개옷 잃어버린 가련한 천사는

전설 속에 갇혀

날아가지 못하고

밤 되면 수지웁게 하늘 같은 지아비를 맞아들였다

아버지

지난겨울 온 세상이 하얀 눈 속에 묻힌 날,

아버지는 호올로 세상을 떠났다

대학병원, 요양병원 수차례 전전하다

끝끝내 고향 집에 내려가 보지 못하고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거인처럼, 차력사처럼, 온몸에 바늘을 꼽고

고무호스 주렁주렁 늘어뜨린 채

이승의 마지막 끈을 놓아 버렸다

생전 아버지는 개미 한 마리 밟지 않으려고

고갤 숙이고 땅만 보고 다녔다

짐 자전거를 많이 끌어

왼쪽 어깨는 주저앉고 오른쪽은 솟아올랐다

영하 18도 살뚱맞은 추위 속에

하늘은 연사흘째 사카린 같은 눈을 뿌렸다

적막하디적막한 새벽 한 시-

비보를 받고 달려간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하얀 칸막이가 쳐진 시트 위에 반듯이 누워

아버지는 단 한마디 말이 없고

고향에서 올라온 홍시 하나, 머리맡에

빨간 조등을 밝히고

아버지의 마지막 밤을 꺼질 듯 비춰주고 있었다

장구미 고모

아버지 상을 치르고, 친정 조카가 보고 싶다는

고모를 뵈러

신양면 황계리 노인 요양원을 찾았다

-아버지가 저 전달에……

말문을 열려는 순간 고모는 빨간 목젖을 떨며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았다

89살 먹은 동생이 91살 오빠

비보를 접하자

오빠를 부르며 부르며 송아지처럼 머리를 부딪쳐 울었다

할머니가 다섯 살 난 딸을

삽다리 제재소 집 애 보는 아이로

주고 온 날 그 밤에도

모녀는 다른 지붕 아래서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밤 되면 호랑이가 찾아와 무섭다며

정신 줄 놓으시는 고모

지금도,

눈 쌓인 봉수산 쳐다보며 그 밤 생각하시는 걸까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날 밤

밤새

큰손주 이름 부르셨단다

할머니-

지후가 오는 날

지후가 온다, 강남제비 앞장세우고

지후가 돌아온다

꼭두서니 빛으로 동터오는 새벽

창밖 미루나무 참새 떼 모여 앉아

햇살을 굴리며 쪼으며

조잘거린다, 재잘거린다, 쪼잘거린다

백일도 갓 지난 것이

살에서 오이풀 내 나는 어린것이

먼 경상도 영천 외가에 가 있다

일 년 만에 돌아오는 날이다

꼬까옷도 사놓고 방 청소도 해 놓고

얼굴에 뭔가 찍어 발라도 보며

어린 손님 맞이할 준비로

집안이 온통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다

희고 자그만 깡충거미 한 마리

천정에서 사뿐-

탁자 위 나비란 잎새에 내려앉는다

혜준이

내 딸의 젖을 물고 곤하게 잠든 아가야

녹두 알 같은 아가야

지구에서 먼먼 안드로메다 성운 어디쯤

세 필 조랑말이 이끄는

작은 별자리에서 떨어져 나온 아가야

메밀대처럼 여린 늬 에밀 지켜주려고

길동무 하나 없이

멀고 험한 길 찾아오느라 참 고생도 많이 했구나

그렇다고, 그렇다고,

잠에서 막 깨어나 눈물 글썽이며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천상의 아가들

메시지라도 전하려는 듯

통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의 말

옹알거리며

진땀을 빼고 있는

요놈-

밤낮 즤 에밀 파먹어 통통 살이 올랐구나

고비사막으로 떠난 낙타

할머니 등에는 항상 혹이 붙어 있었다

고비처럼 굽은 할머니,

코를 벌룽거리며 날숨을 내쉴 때마다

고비사막 바람 소리가 났다

터벅터벅 마실 갔다 돌아올 때나

눈꺼풀 껌벅이며 꾸벅잠 잘 때도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던 혹,

혹이 점점 자라 버거워질 때가 되면

절로 꼭지가 떨어져 나가고

예쁘고 자그만 새 혹이 알살을 드러낸 채

자라나고 있었다

우리 칠 남매는 낙타 등에서 떨어져 나왔다

마지막 혹이 떨어져 나오고

늙은 낙타는

시름시름 앓다 다리를 끄을며

고비사막으로 떠났다

은하의 별들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리는 밤이었다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서

수리봉 허릿길을 숨차게 넘어서야

상리 고모집이었다

할머니 손잡고 할딱대며

고갯마루 오르다 보면

마음은 하릴없이 엄마 쪽에 가 있었다

할머니를 따라갈지

엄마한테 돌아갈지

마음을 저울질하다 보면 어느새

고모집이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할머니 힘없는 젖꼭지만 만지작거리다

밤을 환히 밝혔다

날이 밝자 아침밥도 안 먹고

할머니를 졸라댔다

내 유년은 그랬다, 기울기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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