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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쉰들러리스트’, 호텔 르완다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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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 와 르완다 종족학살 다시 읽기

<호텔 르완다>는 1994년 르완다에 어떠한 비극이 일어났는지를 세계 곳곳에 알려준 의미 있는 영화로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서구적 관점이 투영되고, 승리자 혹은 점령자의 관점을 그대로 전파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은 르완다 종족학살과 관련하여 일면적이고 편파적인 이해를 넘어서기 위해 영화에서 어떤 것이 수정되어야 하고, 무엇이 추가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검토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영웅적 개인으로서 주인공의 재현, 주인공과 후투족의 대립, 후투족과 투치족이라는 종족 분리의 고착화, 서구 개입의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영화에 투영된 서구 관점을 비판한다. 3장에서는 1994년 종족학살 이전의 후투족과 투치족의 갈등과 권력 투쟁, 전범 재판과 후투족 난민의 문제, 국내 정부 비판자에 대한 억압, 르완다의 콩고 침략과 약탈 등과 같이 누락된 이야기와 사건들을 고려하면서 영화가 승리자의 관점에 경도된 한계를 살펴본다. 그리고 이 글은 종족학살의 참상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린 <호텔 르완다>의 긍정적 측면, 서구와 승리자의 관점에 지배된 부정적 측면의 다시 읽기와 더불어 영화의 교훈적 측면을 다시 읽어낸다. 즉 1994년 비극이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현재의 상황이 또 다른 비극의 발생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교훈적 측면을 제시하며, 영화에서 재현된 비극에 대한 공감뿐만 아니라 스크린 밖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실제 비극을 방지하고자 하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Hotel Rwanda is a meaningful work that woke up the world and drew people’s attention to the Rwanda genocide in 1994. It has also been criticized for repeating the colonial paradigm and conveying the victor’s point of view. These criticisms indicate that a review of the wrong or missing contexts in the movie is required to develop a clear understanding of the genocide. In the Chapter 2, this paper tries to explain the reflection of the western paradigm, examining the problems related to the emphasis on the protagonist as a hero-figure, the confrontation between the protagonist and Hutu militia, the divide between the Hutu and the Tutsi, and the western intervention. The Chapter 3 shows the limitations in the movie, centering on the conflict between the Hutu and the Tutsi in post-genocide Rwanda, the issues surrounding war crimes trials, the suppression of the opposition forces in RPF-led government, and the exploitation of the Congo by Rwanda. In the conclusion, this paper checks that the tragedy in 1994 has not ended yet, and expresses concern that another genocide can happen through the rereading of the movie and the Rwanda genocide.

아프리카의 ‘쉰들러리스트’, 호텔 르완다

르완다의 비참한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외신 기자에게 주인공 폴이 고맙다고 이제 국제사회가 해결해줄 것이라 말하자 외신 기자가 회의적으로 이야기하는 대사입니다. 이 대사가 정확히 제 태도를 지적하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동안 난민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학교를 다니면서 난민에 대한 뉴스를 읽고 이에 대해 발표하면서도 그들에 고통을 잠깐이나마 불쌍하게 여길 뿐 저 역시 철저한 타자로 그들을 바라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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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국제사회의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전쟁이 심각해지고 유엔 평화 유지군이 살해되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외신 기자들이 모두 철수하고 유엔 평화 유지군도 규모를 줄이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수치심을 느끼지만 어떤 책임이나 도움도 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인 폴 역시 이를 인지하게 되면서 맹목적으로 서방국가를 믿던 태도를 버리고 그들의 도움을 주체적으로 이용하고 끌어내면서 스스로 상황을 변화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국제개발협력이 나아가야할 길을 암시합니다. 무조건적인 원조를 계속받기 보다는 도움을 받는 국가가 주체성을 찾아 더 이상 원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국제개발협력에서 가장 좋은 결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국제 개발협력의 도움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하는 적십자 직원과 끝까지 주인공을 도와주는 유엔군 지휘관은 주인공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나라도, 가족도, 아니지만 오직 신념과 책임감으로 진심을 다해 르완다 사람들을 도우려 하는 그들의 태도는 국제개발협력의 희망을 보여줍니다.

3. <피스‘메이커’가 아닌 피스‘키퍼’의 한계>_오영빈

흔히들 유엔 평화유지군에 대해 떠올려본다면 푸른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분쟁 지역에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하는 군인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들은 국가 간, 혹은 국내에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 유엔 안보리와 총회의 의결을 통해 파견이 결정되는 군사력으로서, 분쟁지역에서 분쟁 당사자들 간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선한 목표를 추구하는 유일한 무력 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평화유지군은 이들이 가진 이러한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분쟁 지역에서 매번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보스니아 내전에서는 주둔 지역 내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막지 못하였고, 소말리아 내전에서는 반대로 과격한 무력 사용으로 인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지난 수십 년 간 평화유지군은 그 이름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결과만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르완다 내전역시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약 5000명 가량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배치되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학살이 종료된 이후에나 증원되었고 학살 당시에는 약 400명 정도의 벨기에군 소속 평화유지군만이 활동 중이었고, 이들은 학살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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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는 이러한 유엔 평화유지군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묘사하였습니다. 이들은 매번 반군에게 압도당한 상황에서 자신들을 대놓고 도발하는 반군에게 사격조차 하지 못하며, 자신들을 포위하는 반군들 앞에서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간신히 도망쳐올 정도로 유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이들의 역할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보호가 아닌 단지, 반군으로 하여금 서방 국가가 개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인계철선의 역할을 할 뿐이었죠. 즉, 이들은 평화를 유지하는 ‘피스키퍼의’ 임무를 띠고 있지만, 작중에서 묘사되는 르완다엔 이들이 지킬 수 있는 평화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반군과 맞서 싸우며 평화를 만들 수도 없다는 것이 이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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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까지 무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그들의 역할이 분쟁을 해결하는 전투작전이 아닌 현재 상황을 고수하는 평화 유지 작전이라는 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화 유지군이 파병되는 과정에서 그들의 병력 수, 무장 범위, 교전권과 같은 작전의 모든 군사적 요소들은 사전에 의결을 통해 제한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기갑차량이나 중화기 등을 보유하지 못하고, 선제 사격이 금지되는 등, 무력 집단으로서 능동적인 군사 활동이 완전히 통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 평화유지군에게는 아프간의 ISAF(국제안보지원군)과 같은 전면적인 군사작전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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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에서 묘사된 평화 유지군 지휘관은 반군이 자신들 앞에 죽은 평화 유지군 병사의 헬멧을 던지며 도발하거나, 혹은 투치 난민들을 태운 호송대를 습격하더라도 교전 허가를 내리지 못한 채, 그저 자신들은 유엔에서 인정받은 정치 난민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가망 없는 위협만 하며, 마음만 먹는다면 순식간에 자신과 부하들을 그 자리에서 몰살시킬 수 있는 반군이 ‘순순히’ 물러나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행동과 태도는 평화가 없는 곳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은 ‘피스키퍼’일 뿐, ‘피스메이커’가 되지는 못한다는 씁쓸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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