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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여자를 알아보자
미스인터네셔널 케빈 릴리아나
오늘은 인도네시아 여자(와니따)에 대해 알아봅시다^^
*와니따(wanita)는 인도네시아어로 “여성”을 뜻하는 단어로,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도네시아 여자를 부르는 속칭입니다.
여느 후진국 국가처럼 인도네시아에 나와사는 한인들은 다수가 남자입니다. 여기 사이트도 남자 손님이 훨씬 많습니다.
아무튼, 저도 평범한 30대 남자고 남초사회에 살다보니, 인도네시아 여자 얘기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한국사는 지인들도 인도네시아 여자는 어떤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인도네시아 여자 특징, 화교 여자, 성문화, 외모, 결혼문제 등등 같이 알아봅니다.
인도네시아 여자
인도네시아라는 거대한 도서 국가에서 “인도네시아 여자”라고 말하기는 굉장히 애매합니다.
한일간에도 정서가 다르고, 한국내 경상 전라 충청 강원 서울 다 조금씩은 다른데, 인도네시아는 한국 일본을 다 포함한 사이즈보다 훨씬 더 크니까요.
하지만 아마 한국인이 접하게 되는 인도네시아인은 대체로 자카르타와 주변 도심지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구요.
제가 본 여자는 자카르타 여자가 제일 많고, 오늘 얘기도 사실상 자카르타 여자를 두고, 인도네시아 여자라는 주제로 하는 얘기입니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남편중심 외벌이 사회였지만, 최근들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었습니다.
이는 근대화 시기에 물가상승과 함께 남편의 외벌이로는 의식주가 힘들어졌고, 1970년대 이후로 인도네시아에 국제기업들의 제조공장이 엄청 많이 들어서면서 여성들의 경제적 참여가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예전에는 단순 노동 업무에만 여성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고학력 여성이 많이 생기면서 사회 고위층 진출도 많이 늘었습니다.
행간에는 한인들 사이에서 인도네시아는 모계사회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데 인도네시아에서 가끔이라도 보게 되는 것중에 하나가, 여자는 돈을 버는데 남자가 일없이 집에서 노는 경우입니다.
많지는 않은데 종종 보입니다. 그래서 모계사회라는 얘기가 나온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국이면 이혼각이죠)
일단 모계사회라는 말은, 말이 안 되는게;;
그 반대인 남자 외벌이가 훨씬 많고, 돈 버는 여성도 그렇게 많지 않아요.
여성의 사회진출은 한국이나 비슷합니다. 둘 다 평균 49%. (그래프 계수 확인必) 자료출처링크(인도네시아// 한국)
*다른 자료 : 남성대비 여성의 사회 참여도는 인도네시아는 62%, 한국은 71% (링크)
어떤 자료로 보나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여성의 경제적 사회 진출이 적은 나라니까, 모계사회라는 말은 비약이죠.
무엇보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식 일부다처제가 부분적으로 허용되는 나라입니다.
참고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계사회 민족인 미낭까바우족이 있는데, 이들은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입니다.
미낭까바우족은 자식이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재산은 딸을 중심으로 논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자 특징
인도네시아 여자를 한국 여자와 비교해서 생각해봅시다. 물론 개인차 고려 안 한 스테레오 타입입니다.
종교
인도네시아 여자의 가장 큰 특징이 종교를 믿는다는 겁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가 강제인 국가죠. (신분증에 종교를 기입해 넣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약 87%가 무슬림입니다. 종교가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큽니다.
학교에서 종교수업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종교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롱 무슬림이라는 말도 많은데, 아랍이 아닐 뿐이지, 대부분 종교생활을 합니다. (라마단 기간 단식이나 하루5번 기도)
한국 개신교 기준에서 보면, 주일예배 안 빠지는 수준 정도(?)의 종교인이 가장 많을 겁니다. 무종교 수준은 의외로 적습니다. (다만, 한인들이 만나는 인도네시아 여성들 중에서는 무종교 수준인 사람도 꽤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주 독실한 무교라, 종교를 믿는 여자를 보면 답답해보이는 부분이 있죠. 종교 존중합니다만, 저는 안 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가난
인도네시아 여자는 평균적으로 가난합니다. 특히 화교도 아니고, 집안이 고위공무원 집안이 아니라면, 월 $1000 이상 버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대부분은 최저임금(UMP)이나 그것보다 조금 더 벌죠.
돈이 너무 없으니, 자기보다 돈많은 외국남자를 통한 신분상승의 환상이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가난에서 오는 촌스러움이 있어서, 여자들도 세련된 느낌이 적구요. (물론 인도네시아는 빈부격차가 너무 커서, 가난한 사람 수에 비해 부자 수는 또 꽤 되긴 합니다. 중간이 없는 편이죠.)
센스부족
인도네시아 여자는 한국여자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센스가 부족합니다. 싹싹한 면도 적구요.
인도네시아인은 교육수준이 평균적으로 낮은 편인데, 그 낮은 교육수준 이상으로 답답합니다. 한국에서 저학력인 사람과 완전히 다릅니다.
제 생각에 동남아는 센스가 부족해도 별 문제없이 살 수 있는 분위기라면, 한국은 센스없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으로 찍히는 사회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자잘하고 소소한 판단착오가 많아요. 한국인보다 비교적 아둔한 편이다보니 매사가 믿음직하지 못 하죠.
케이팝 한국드라마 팬
케이팝은 한국 팝인데, 신기하게도 인도네시아 여자들이 한국 여자보다 한국 연예인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에요.
뭐 한국 연예계에서 성공적인 문화수출 사업을 한 거죠.
이 덕에 원래 인기 많았던 한국인이 더욱 인기가 많아졌죠. 이 때문에 좋은 점은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갑을간의 수직적인 사회구조와 남녀간, 부모자식간, 사제간, 선후배간 감정 및 관계 등의 한국 문화를 꽤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문화를 선진문화로 받아드리고 있기 때문에, 자기가 한국 문화에 맞출 의향도 있는 경우가 많죠.
순함
정직한건 아니지만, 착해요. 한국 여자에 비해서 인도네시아 여자는 대체로 드세지 않고 순합니다.
남에게 상처주는 일을 잘 안 합니다. 돈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베베 꽈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착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죠.
돈때문만은 아닌 것 같은게, 제가 만난 여자 중에는 돈을 좀 버는 여자(월 $1500 정도)도 있었는데 상당히 유순했습니다.
돈 없는 여자들도, 돈이 생겼다거나 돈많은 남자랑 결혼한다고 성격이 사납게 바뀔 것 같진 않아요.
아무튼 전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여자는 드세지 않기 때문에 남자 입장에서 심적으로 편하죠.
인도네시아 화교 여자
인도네시아 화교는 1.2%로 상당히 소수지만 프리부미(토착민)에 비해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아공의 백인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들도 대체로는 외국인 근로자인 한인들보다 가난한 편이지만, 가끔씩은 아주 부자들이 있죠.
인도네시아 화교도 한국남자를 좋아해요. 그런데 분명히 프리부미(토착민)에 비해서는 덜 좋아해요.
돈도 돈이지만, 아마 인종적으로 자신과 급이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예로, 한국계 미국인을 보면 별로 미국인이라고 그다지 다르게 보이지 않잖아요?
같은 인도네시아인이여도, 같은 동아시아인인 인도네시아 화교 여자에게는 한국인 버프가 덜 먹힙니다.
조금 어려워보이지만, 그래도 인도네시아 화교는 무슬림도 없고 같은 동아시아인이라는 장점이 있죠.
인도네시아 여자와 성문화
한국에 비해서 성문화는 닫혀 있는 편인데, 오히려 사람들은 한국보다 문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아무리 이슬람 국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슬람 문화를 대거 수입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성문화는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한 예로, 인도네시아 방송에서는 신동엽이나 사유리 같이 야한 농담을 던지는 경우가 없습니다. 방송심의에 걸립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인들은 성생활에 그다지 보수적이지 않습니다. 현지인끼리 사건사고가 많죠. 가장 흔한게 운전수♥가정부.
이슬람 문화때문에 인도네시아인들은 성에 관해서 겉으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마음은 훨씬 감성적입니다.
한국 사람은 불만이나 걱정이 많다면,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그런 게 별로 없어요. 단순하고 낙천적이죠. 대부분은 한국인처럼 복잡하게 생각 안 해요.
종종 저에게 이메일로 남자 혼자 자카르타 여행가면 공떡 할 수 있냐? 자카르타 클럽에서 픽업할 수 있냐? 이렇게 대놓고 물어보신 분도 계셨고,
한국에 있는 제 주변 지인들도 줄곳 비슷하게 저한테 물어보는데, 항상 똑같이 말하지만
“네, 가능합니다!”
홈런때릴 확률은 확실히 더 높습니다. 특히 클럽같은 곳 가시면 충분히 가능할겁니다. (인도네시아 밤문화 정보)
어느정도까지 볼 수 있냐면, 한국여자가 미국/서유럽 백인남성 좋아하는 것보다, 인도네시아 여자가 한국남자 좋아하는 게 더 큽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이 워낙 낙천적인데다, 한국인은 단순히 인종의 차이 이상으로, 버는 돈까지도 몇배 많으니까요.
물론 신앙심이 아주 강한 사람들은 성적인 일탈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사람은 애초에 눈에 띌 겁니다. 큰 히잡을 쓰고 다닌다던가, 종교얘기를 자주 한다던가 하는거죠.
인도네시아 여자 외모
자카르타 기준으로 화류계 여자 제외하고 봤을 때, 일단 프리부미(토착민) 기준으로 예쁜 사람 숫자가 적습니다.
예쁘다해도 촌스러워 보이는 사람이 많고, 세련된 여자는 적습니다. 눈은 아주 크지만, 코가 약하고, 아랫턱이 앞으로 나온 돌출입도 많습니다.
민족마다 피부색이 조금씩 다르긴한데, 갈색톤인 사람이 많고, 보통 하얀 피부톤일수록 미녀로 통합니다.
중국/네덜란드 혼혈도 있고, 다민족이라 키나 체격의 편차는 아주 큰 편입니다. 그래서 가끔 큰 사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작습니다.
체형은 마른 체형이 가장 많지만, 남녀노소 할거없이 힙이 큰 체형이 많습니다. 살 좀 찌면 오리궁뎅이같은 몸이 되는 거죠.
한국사람과 비교해서, 인상이 강해보이거나 독해보이는 사람은 아주 적습니다. 대체로 소심해보이고 자기주장이 약해보이는 인상입니다.
인도네시아 화교는 뭐 중국이나 똑같에요.
북경에서 북방계 한족 스타일(시진핑이나 펑샨샨)이 주류라면, 인도네시아에서는 남방계 스타일(마윈)도 엄청 많다 정도 차이가 있겠네요.
인도네시아 여자와 결혼
인도네시아 여자들은 외국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인데다 인도네시아 남자는 대체로 돈을 잘 못 버는 편이다보니, 인도네시아 여자 입장에서 외국남자를 좋아하는 게 별로 이상해보이진 않죠.
거기다가 한류 문화컨텐츠 사업이 크게 성공해서, 인도네시아 여자들은 한국남자라면 외국인 중에 유난히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많은 현지인 여자들은 한국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는데, 한국 남자 입장에서 인도네시아 여자와 결혼은 꽤나 어려운 결정입니다.
저는 결혼까지는 안 해서 해당하지 않지만, 제 주변 사람들을 보니 인도네시아 여자와 결혼은 확실히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합니다.
가장 먼저 종교문제가 큽니다. 이슬람 문화와 한국문화는 잘 안 맞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인 식사에 돼지고기는 빠질 수 없는데,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피하죠. 양쪽 다 아시아국가다보니, 결혼에 부모님 영향이 큰데, 종교 문제 때문에 양가 부모님들이 반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은 기독교세가 세고, 전국적으로는 반이슬람이니까요. 무슬림 여자가 이슬람을 아주 버려주면 좋은데, 여자 집안이 강성 무슬림 집안이면 무슬림 생활 거의 포기 못 하죠.
그리고 가난한 여자를 얻는 경우도 생각보다 결혼생활에 돈도 많이 듭니다. 남자가 월 300만원 정도 벌었다고 가정하면, 부인이 그 돈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현지에 있는 자기 부모나 가족보다 훨씬 풍족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상 자기 혼자만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때문에, 현지에 있는 부모나 동생들에게 자꾸 돈을 보내려 하는 경우가 많죠. 남자는 한국 부모님께도 돈을 보내야 되는데 말이죠. 이건 월급이 주 수입원인 사람들에게 아주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근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종문제입니다. 한국은 단일인종 단일민족의 나라다보니, 다른 유색인종에 대한 베타적인 분위기가 강합니다. 인도네시아 내의 교민사회에서는 좀 나은데, 한국에서는 동남아인이랑 결혼했다는 말은 “저 남자가 한국여자 못 얻어서 동남아 여자 얻었다” 뭐 이런 의미를 내포하죠. 물론 이래도, 부인이 아주 미인이거나, 정치/경제력이 강한 집안의 딸이라면 이런 동조압력은 피할 수 있겠지만, 대체로 그런 경우는 드물죠.
이 외에도 국제결혼은 성격차, 언어차, 자녀 종교 및 교육문제, 자기나 와이프 비자문제, 자녀 국적문제, 부모 부양문제 등등 많습니다.
물론 인도네시아에 살 예정이라는 가정하에, 인도네시아 여자와 결혼하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건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여성이 좀 더 순종적이고, 인도네시아에서 살면서 겪는 많은 어려움들을 돌파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거주를 위한 비자문제나,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법인 설립부터 경리 운영 등의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고, 그 외에 한국인에게는 얻기 어려운 인도네시아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통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어를 하다보니, 언어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당연히 자녀도 양국 언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죠. 국제학교를 학생시절 내내 다닌다면 영어까지 해서 3개국어 가능자가 되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계속 살 생각이시면, 인도네시아 여자를 얻는 것도 분명한 이점이 있습니다.
요약
모계사회는 과장된거다. 인도네시아 여자는 무슬림이 많다. 이들은 한국인과 문화차이가 큼. 가난한 집안의 여자와 결혼하면, 지출이 꽤 많다. 인도네시아 여자는 착하고 순하지만, 센스가 없는 편. 이슬람 문화때문에 성문화는 닫혀있지만, 사람들은 단순하고 낙천적이여서, 의외로 문란한 편. 외모는 대체로 세련되지 못 함. 나중이라도 한국생활 할거면 결혼은 한국여자가 유리하고, 인도네시아 생활 할거면 인도네시아 여자도 괜찮음.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 관념과 로맨스
이슬람의 가르침 속에서 성이란 종교적 실천의 동력으로 간주되며, 남녀 간의 성적 향유는 혼인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혼인에 의해 구성되는 가정이란 기본적으로 종교공동체로서의 함의를 가진다. 이 글은 이와 같은 이슬람의 성 관념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로맨스를 어떻게 조형하는가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그럼으로써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로맨스는 종교에 의해 안내되는 것이고, 종교를 완성하는 길임을 밝혔다.
조윤미(독립연구자)
통념상 연애라 하면, 주로 젊은 미혼의 두 남녀가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기 위해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으로써, 두 사람 간에는 정서적 친밀성과 상대에 대한 욕정의 정서가 공유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 과정의 중심에 놓인 역동성이 바로 ‘성’이라는 문제이다. 연애 과정에 놓인 당사자 개인에게도, 그리고 이러한 연애 과정을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성’이란 문제는 매우 중요한 자기 삶의 문제여서, 연애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주변인들과 공동체가 특정인의 연애 과정에 개입하는 상황도 쉽게 연출된다. 따라서 언뜻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로맨스의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고, 그래서 개인들의 로맨스 실천도 그 사회의 성 관념으로부터 완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로맨스를 지배하는 성 관념을 먼저 개괄한 후, 이러한 관념들이 현실 속 로맨스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 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 관념을 조형하는 이슬람의 성 관념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이슬람 가르침 속에서의 성 개념
이슬람의 가르침 속에서 성이란 인간 존재에 내재한 원초적 욕망(fitrah)이자(Riyani 2016: 54), 인간의 신체가 성숙하게 되면 거역하기 어려운 거대한 힘을 지닌 본능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 원초적 욕망에 대한 이슬람의 기본 태도는, 이 본능을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인간 삶의 풍요를 위해 동원 가능한 동력자원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인간 삶의 풍요라는 것은 신에 대한 헌신을 통해 신과의 합일을 이룸으로써 완성된다고 본다. 그래서 성이란 문제에 관한 이슬람의 강조점은 성적 욕망 자체가 아니라 성적 욕망 실현 방법에 놓일 수밖에 없다. 성적 욕망 자체는 인간의 존재 조건으로서 당연시되고, 선악과 불결과 순결의 가치판단에서 논외인 반면, 성적 욕망 실현을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부단한 관심과 경계 그리고 논의들이 이루어진다. ‘과연 어떤 성적 욕망 실현 방법이 신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에게 삶의 의미 있음과 풍요를 선사할 것인가’가 이슬람 사회의 중요 관심사란 뜻이다. 그래서 인간 삶에 의미 있음과 풍요를 실현하기 위해 확보된 동력이라는 측면에서, 성이란 무슬림의 삶 속에서 축복이고 은총이며 인간이 마땅히 향유해야 할 권리로서 이해되는 것이며, 다만 이슬람적 가르침의 안내를 받아 실현되어야 할 욕망인 것으로 간주된다(Mashur 2013: 145).
이슬람과 혼인제도
그렇다면 이슬람이 제안하는 성적 욕망 실현의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혼인이라는 제도이다(Rasavena 2003: 18). 따라서 혼인관계 밖에서 이루어지는 성관계는 죄악이다. 이때, 혼인이 성적 욕망 실현의 방법으로서 제안되는 이유는, 인간의 성적 에너지를, 신에 대한 봉사와 인간 삶의 풍요 진작을 위한 에너지로 동력화하는 일에, 혼인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까닭이다. 즉, 혼인은 간음이라는 죄악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면서도 인간의 생물학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편이고, 또한 부부간의 성적 욕망 실현 행위는 자녀의 탄생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혼인은 가족 구성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실제적 복리후생의 편익을 제공하며, 가족 간의 헌신은 인간이 신에 대한 봉사의 활동들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을 구축한다(At-Tahami 2009: 9-10, 30-48). 따라서 이슬람의 가르침에 따라 실천된 혼인은, 성적향유의 기제로서 기능할 뿐 아니라, 가정이라는 종교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이 되고, 신실한 이슬람의 후속세대를 생산하고 양성하는 종교적 실천이 된다. 또한, 가족 간의 친밀성과 생계유지의 편익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에게 존재의 기쁨을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도 하겠다. 요약하자면, 이슬람은 혼인제도를 활용해, 인간 존재에 내재한 성적 욕망을, 신에 대한 봉사와 인간 삶의 풍요 진작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그래서 이슬람 사회에서 혼인과 성관계는 의심의 여지 없는 종교적 실천이다.
따라서 인구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 관념 또한 위와 같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조형되어 있을 것임은 쉽게 짐작 가능하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가정을 종교공동체의 기본단위로 간주하여 이종교 간의 혼인을 거부하며, 성적 만족을 혼인관계 내에서만 찾으려 하고, 부부간의 성관계 또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생식을 위한 것이라 이해한다(Wieringa 2002: 434).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를 ‘아낙 하람(anak haram)’, 즉 ‘신께서 허락하지 않으신 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혼인과 화목한 가정생활 영위를 종교적 실천으로 이해한다. 규범적으로 그러하다. 이와 같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 관념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장 과정에서, 가정과 학교에서, 그리고 다양한 기회와 매체들을 통해 접하게 되는 종교 연설 및 성 담론들을 통해 공유된다. 이 과정 자체가 이 사회의 성교육이라 할 수 있다.
멀라유족의 연애 관행 ‘파차란’
그렇다면 이제 섹스를 혼인관계 안으로만 묶어두라는 종교적·문화적 요청과, 혼인을 종교공동체 구성 행위로서 간주하는 관념이,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의 연애와 배우자 선정 과정 중에 어떠한 모습으로 귀결되는지를 살펴볼 차례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고전적이고 일반적이며 또한 사회적으로도 용인되는 남녀교제의 양태는 ‘파차란(pacaran)’이라고 불리는 연애 관행이다. 이 말은 현재 인도네시아어로 ‘연애’라는 뜻이지만, 실은 그 어원을 따져 해석하면 ‘봉숭아 물들이기’라는 뜻이다. 이 ‘파차란’ 관행은 원래 신실한 무슬림인 것으로 유명한 멀라유(Melayu) 족의 관습인데, 이 종족은 이슬람적 가르침에 충실한 방식으로 미혼남녀들에게 평생의 배우자를 탐색할 기회를 부여해 왔던 것이다. 즉, 성적접촉을 혼인관계 안으로만 묶어 두면서도, 미혼의 젊은이들에게 평생의 로맨스를 준비할 기회를 허용하는 관행이 있었다.
‘파차란’은 이렇게 진행된다. 멀라유족의 청년은 호감을 가지게 된 처자가 있으면 그 여성의 집으로 사절단을 보내, 판툰(pantun)이라고 불리는 전통 형식의 시를 지어 읊게 한다. 이때 그 처자가 이 남성의 구애에 응할 용의를 보이면, 양가의 부모는 두 젊은 남녀의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고 3개월의 시간을 허락해 두 사람이 평생의 반려자로서 손색이 없는지 서로 탐색할 시간을 마련해 준다. 그런데 이 기간이 왜 3개월인가 하면, 두 젊은 남녀의 손톱에 들인 봉숭아물이 사라지는 기간이 3개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차란’이란 봉숭아물을 들인 동안의 교제를 의미하는 말일 터이다. 이 봉숭아물을 들인 기간 동안 남녀 양측은 다른 이성에 대한 탐색을 해서는 아니 되고, 봉숭아물을 들인 미혼남녀에겐 다른 사람들이 교제 목적의 접근을 시도해서도 아니 된다. 그러나 ‘파차란’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파차란’ 기간이 종료하는 시점까지 남성 측으로부터 공식 청혼이 없다면, 그간의 혼인을 위한 탐색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고, 양측은 다른 배우자 후보를 찾아 새로운 탐색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 숙려 기간 동안 혼인을 결심하게 되면, 남성 측은 여성 측에 공식 청혼을 하고 혼인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유의할 점은 이 ‘파차란’ 동안 두 남녀가 따로 만난다든지 하는 일은 허용되지 않는다. 미혼의 두 젊은 남녀는 부모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로 만나는 것이 규범이다(Illah 2016: 3-4). 앞에서 언급한 대로, 성이란 인간의 신체가 성숙하게 되면 억제할 수 없는 본능으로 이해되는 것이니, 적절한 감시와 감독이 수반되지 않으면, 젊은 남녀 간에 자연스럽게, 그러나 일탈적일 수밖에 없는 성관계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일반적 생각인 것이다. 따라서 혼인관계 밖에 있는 사람들 간의 접촉은 통제되어 마땅하고, 젊은 연인들은 부모의 시야 속에서 서로 만나는 것이 좋다.
사삭족과 자바족의 연애 관행
위와 같은 멀라유 족의 ‘파차란’ 전통은 현재도 인도네시아 사회의 지배적 연애 양상이다. 그래서 주로 남성이 여성의 집을 방문해 현관 앞 테라스나 집안의 응접실 정도에서 여성의 부모 시야 속에서 담소를 나누곤 한다. 이처럼 남성이 교제를 위해 여성의 집을 방문하는 일을, 롬복의 사삭(Sasak)족들은 ‘미당(midang)’이라 부르며 자바(Java) 사람들은 ‘응아펠(ngapel)’이라 부른다(Bennett 2005: 52-54; Smith-Hefner 2018: 337-339). 연애의 장소가 여성의 집이 되다 보니, 젊은 남성 입장에서는 여성의 집 대문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벨을 누르거나 신호를 보내는 일이 무척 망설여질 법하다. 그래서 여자 친구 집의 벨을 누르거나 문 열어달라는 신호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그 남성의 남성성을 평가하는 말들이 우스갯소리처럼 떠돈다. 일단 남성이 여성의 가족으로부터 어느 정도 신뢰를 얻게 되면, 그는 여성 집의 대소사를 조금씩 도우며 단둘이 심부름을 갈 기회까지 얻게 되는 관계 진전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어머니의 요청으로 단둘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심부름을 갈 수도 있다. 두 남녀에겐 대단한 데이트 기회가 생긴 셈이다. 혹은 여성의 꼭 필요한 외출에 보호자로서 동행하도록 허락을 받는 수도 있다. 즉, 여성의 통학 시에, 혹은 여성의 사적 모임 참석에 동행하여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미혼 남녀들의 연애 과정을 관찰하다 보면, 마치 여성이 애인이라는 이름의 전속 기사를 얻은 것 같은 모양새가 된다. 여성을 등교시켰던 남자친구가 여성의 귀갓길을 책임지기 위해 학교 앞에서 기다린다든가, 혹은 여성의 모임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모임 장소 밖에서 대기하는 남자친구들을 목격하기는 쉽다. 한편, 위와 같은 ‘파차란’ 유형 중에서도 조금 더 진전된 단계는, 토요일 밤의 ‘응아펠’이 성공하는 경우이다. 여성의 부모의 허락 하에 혹은 부모 몰래 커플이 주말 밤 외출을 한다면 이는 성공한 토요일 밤의 ‘응아펠’이 되고, 관계의 진전으로 읽힌다.
그런데 여성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넘어, 주말 밤의 외출이 성공한다 해도, 만일 그것이 부모의 허락하에 행해진 것이라면, 그것은 보통 제삼자의 동행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혼전의 남녀가 단둘이 외출하는 일은 종교적으로도 용인되기 힘들고 집안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남녀가 데이트를 나간다면, 보통은 동생이나 친한 친구들을 동행한다. 그리고 어떠한 외출이었건 두 남녀가 밤늦게 귀가하는 일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그래서 이러한 경향성은 혼인관계에 있지 않은 두 남녀가 단둘이 한 공간에 머무는 일이나, 혹은 단둘이 외출을 나갔다가 밤늦게 귀가하는 일을 극히 경계하는 관습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롬복섬의 사삭(Sasak)족들은 함께 외출 나갔던 남녀가 밤늦게 귀가하게 되면, 두 사람 간에 성적접촉 여부를 떠나 무조건 강제결혼을 시킨다. 필자는 롬복섬에서의 현지조사 중에, 이런 연유로 강제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 사는 한 나이 든 커플을 만난 적 있었는데, 도대체 몇 시에 귀가한 것이냐고 묻자, 겸연쩍은 듯 웃으며, 대략 밤 9시경이었다고 답하였다. 또한 필자는 롬복섬 북서쪽에 위치한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섬에서, 단둘이 한방에 있던 외지인 남녀가 섬의 자경단원들에게 발각된 것을 목격한 바 있었다. 이때 두 남녀는 ‘고향 마을의 친지들에게 연락해 혼인식을 올리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자경단원들로부터 풀려날 수 있었고, 곧 섬 밖으로 추방되었다. 말하자면, 인도네시아 각지의 남녀교제의 규범은 혼인관계에 있지 않은 남녀들 간의 성적접촉 기회를 아예 차단하겠다는 방식으로 조형되어 있다. 로맨스가 존재할 수 있음은 신의 은총으로서 주어진 원초적 본능의 발현인 것으로 감사히 인정하되, 공간적·시간적·사회적으로 단둘만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그 원초적 본능을 종교적 실천의 동력으로서 아껴 두려는 것이라 하겠다.
연애를 관리하는 하숙집들
하지만 만일 미혼의 남녀가 고향을 떠나 학업상 직업상 타지에서 홀로 살게 되면, 위와 같은 주변의 간섭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남녀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은 전통 정서가 강하고 종교 규범에 대한 복종의 정서도 강하기 때문에, 타지에서도 미혼남녀의 교제가 마냥 자유롭지는 않다. 이들이 머물게 될 하숙집들은 보통 고향집의 복사판이다. 하숙집의 운영 규칙 자체가 젊은이들의 로맨스에 대한 통제 기제로서 역할을 한다. 요즘은 혼성의 하숙집들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의 하숙집들은 남성용 여성용을 구분한다. 그래서 미혼 남녀가 어울릴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게다가 하숙집들은 하숙생의 야간 귀가 시간과 이성 지인의 방문을 제한한다. 이성의 지인이 방문하면, 하숙집 현관 정도에 따로 마련된 응접실에서 공개적으로 만나야 한다. 그러니 하숙집들을 고향집의 복사판이라 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보통의 하숙집들보다 더 강력한 윤리규범을 내세우는 하숙도 있다. ‘무슬림 하숙집’이라고 라벨을 단 하숙집들이다. 이러한 하숙집들의 라벨은 겉보기엔 종교를 입주 조건으로 삼는다는 뜻 같지만, 실은 하숙생들의 생활을 이슬람적 규범으로 보다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는다. 즉, 하숙집 내에선 마약은 물론 음주도 허용되지 않으며, 특히 이성을 초대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는다. 한편, 타지에서의 미혼남녀들의 행실을 감독하기 좋은 위치는 하숙집 주인에게 있다. 특정 하숙생이 몇 시에 귀가하는지, 그리고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를 알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아주머니 직접 운영’이라는 광고 문구를 더한 하숙집들은 타지에 자녀들을 보낸 부모들이 선호하는 하숙집이다. 혹시라도 미혼의 자녀가 심한 일탈 행동을 보인다면 고향의 부모들에게 연락을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고향집을 떠나도 타지에서의 성윤리는 고향과 다를 바가 없기에, 부모의 감시를 벗어난 젊은이들이 보다 자유로운 방식의 연애를 하고 싶다면, 그 선택은 ‘자유로운 하숙집(kos bebas)’으로 분류되는 하숙집으로의 입주이다. 이 ‘자유로운 하숙집’은 하숙생들에게 대문과 현관문의 열쇠를 제공하여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하게 해 주고 또한 귀가 시간을 제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자유로운 하숙집’도 이성을 초대하는 일은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만일 그 이상으로 이성과 자기 방에서 단둘이 접촉하고 싶다면, 그 선택은 ‘라스베가스(Las Vegas) 형 하숙집’이 될 것이다. 이러한 하숙집들은 하숙생들의 사생활을 전혀 상관 않는다. 그리고 시설도 현대적이고 호화로워 고가의 하숙비를 받는다. ‘라스베가스’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라스베가스 형 하숙집’은 ‘무슬림 하숙집’의 반대편에서 종교적·도덕적 일탈의 극점에 놓인 영업 형태로 간주된다. 하지만 자녀의 입장에선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하는 이상 ‘라스베가스 형 하숙집’에 거주하게 될 가능성은 난망이다. 물론 두 미혼의 남녀가 함께 월세방이나 집을 얻어 동거하는 것도 가능한 옵션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인도네시아에선 그리 확실하고 안전한 옵션은 못 된다. 계약 전 집주인이 혼인 여부를 물어 볼 것이고, 또한 마을의 통반장들도 새로 전입한 두 남녀의 혼인 여부를 질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며, 성윤리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되면 계약이 해지되고 마을로부터 제재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 러브호텔이 있을까?
그렇다면 러브호텔은 어떠한가? 이러한 시설들이 꽤 있긴 하지만, 이 시설들을 이용하는 것도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호텔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영업 형태를 샤리아(syariah) 기준에 맞추려는 경향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호텔들에선 혼인증명서를 제시하지 못하는 커플에겐 투숙을 거부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호텔 투숙에 성공한다 해도, 운 나쁘면 지방정부와 경찰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성윤리 단속에 적발되는 수가 있다. 혹은 더 운 나쁘면 이슬람 자경단에 걸려 혼쭐이 나는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지역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사진까지 실리며 망신을 당하고 처벌된다. 앞서 언급했던 ‘라스베가스 형 하숙집’도 이러한 합동단속반의 타깃이다. 그러니 인도네시아의 미혼 남녀들에게 단둘만의 기회를 확보하는 일이란 참으로 지난한 일이라 하겠다.
위와 같은 사정들 때문에, 인도네시아 신랑신부들 중에는 ‘죄를 짓게 될까 봐 결혼하였다’고 혼인사유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혼인관계 없이 자신들의 마음속에 싹튼 로맨스와 친밀성을 성적 측면에서 발현하게 되면, 이는 종교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 되고 사회적 위험부담도 따를 것이니, 차라리 선제적으로 간음의 기회를 차단하기 위해 혼인을 선택하였다는 고백인 것이다. 간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 혼인이라고 보는 이슬람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고백이라 하겠다.
연애와 가정, 종교공동체
한편, 특정 이성과의 사이에 싹트게 된 로맨스가 혼인과 성적 실천으로까지 연결되려면, 아직 한 가지의 난관이 더 남아있다. 그것은 혼인으로 인해 구성될 가정이 종교공동체를 구성하는가의 여부이다.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남녀가 혼인한다면, 이 혼인으로 인해 구성될 가정은 종교공동체가 아닐 것이고, 부부간의 성적 실천도 종교적 실천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초 남녀 간의 로맨스는 같은 종교 신자끼리 맺어지는 것이 최선이지만, 혹시라도 이교도 간의 교제였다면, 현실적 타협안은 두 남녀 중 일방이 배우자의 종교로 개종을 하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도 바람직한 것은 못 된다. 이 개종으로 인해, 앞으로 구성될 새로운 가정은 종교공동체가 될 것이지만, 그 개종한 사람의 이전 가정, 즉 부모 가정은 종교공동체로서의 속성을 잃거나 파괴당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도네시아 TV의 한 연예 뉴스 프로그램에서 이종교 간의 혼인 뉴스를 접한 적 있다. 한 여성 연예인이 혼인을 위해 개종했다는 뉴스였다. 그런데 이 뉴스에서 그 여성 연예인의 어머니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다가 무너지듯 주저앉으며 울부짖듯 외치는 것이었다. “이제 너는 나와 더 이상 가족이 아니구나! 너와 나는 이제 죽어서도 같은 방에 모일 수가 없게 되었구나!” 이 말은, 종교가 다르면 사후 영혼이 모이는 방도 다를 것이니, 이제 부모와 개종한 자식 간에 영적 유대가 완전히 상실되었음을 탄식하는 말이다. 부모 입장에선 이보다 더한 아픔이 어디 있겠는가? 필자는 이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이종교 간의 혼인을 위해 혼인 일방이 개종하는 일에 대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보이는 반감을, 필자는 여태껏 이종교 간의 경쟁심과 질시 때문이라고만 쉽게 여겨 왔는데, 실은 개종이란 한 개인이 자신이 이제까지 몸담아온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고, 부모가 평생 일군 종교적 실천까지도 허사로 만드는 행위였던 것이다. 신실한 이슬람 후속세대를 양성하기는커녕 자식을 이교도가 되게 만들었으니 부모 입장에선 이보다 더한 낭패가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종교가 달라 영적 유대가 끊긴 부모와 자식 간에는 종교법상 상속도 불가하다. 가족과 친족 간의 권리의무 관계도 다 변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해서, 인도네시아 부모들은 자녀들이 장성하면 혹시라도 이교도와 교제할까 염려하고 경계하는 말들을 한다. 종교적 이유로 헤어져야 했던 커플들의 애잔한 사연들도 흔한 이야기이다.
종교적 실천으로서의 성
정리하자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로맨스를 간섭하는 가장 큰 요인은 종교이다. 인간 존재에 심어진, 신이 주신 은총으로서의 원초적 본능을, 신의 영광을 위한 동력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관념, 그럼으로써 인간 스스로도 자기 삶의 의미 있음과 풍요로움을 향유하게 될 것이라는 관념이, 젊은 미혼 남녀들의 연애사를 간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본 관념을 해석하는 종교적 입장은 다양할 수 있다. ‘파차란’ 유형의 교제가 현재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젊은 날의 로맨스의 대체적 흐름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파차란’ 관계마저도 부정하는 종교적 해석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즉, 혼전 남녀 간에는 로맨스의 존재 자체가 부도덕한 것이라는 이슬람적 관점도 있다. 혼전에는, 그것이 비록 공식 청혼 후일지라도, 남녀 간의 신체접촉이나 단둘이 있는 일뿐 아니라, 욕망을 가지고 이성을 바라보는 일조차도 다 금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해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관점 속에서는, 연애 자체가 부도덕한 일이고, 간음에 가까운 행동으로 간주된다(Al-Bukhari 2006: 12).
그러나 여러모로 유연함을 특성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사회는, 미혼 남녀의 연애에 관한 종교적 해석에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다. 남녀가 간음에 이르지 않도록 본인들이 유의하고 주변인들이 감독하는 선에서, 청혼 전이라도 ‘파차란’을 허용하는 것이 대세이다. 이와 같은 최소한의 연애 규범이라도 확실히 관철하려는 의도에서, 인도네시아의 어른들은 각종 기회에 끊임없이 염려하고 외쳐댄다. “우리 아이들이 ‘섹스 베바스(seks bebas)’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종교교육을 강화합시다!” 이때 기성세대가 그렇게 염려해 마지않는 ‘섹스 베바스’란, 영어 ‘프리섹스(free sex)’에 해당하는 말로서, ‘혼인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섹스’를 의미한다. 성을 종교적 실천을 위한 동력으로 삼고, 혼인을 종교적 실천의 방편으로 삼되, 이러한 취지의 성교육을 위해 종교교육을 강화하자는 호소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남녀 간의 로맨스란, 종교에 의해 안내되는 것이고, 종교를 완성하는 길이다.
저자소개
조윤미([email protected] )는
독립연구자. 인류학 박사. 인도네시아의 법문화와 소비문화 그리고 전통미용에 관한 연구들을 수행해 왔다. 최근엔 인도네시아에 관한 인류학의 연구 성과들을 기업현장에서 응용 가능한 지식정보들로 변환하는 문화번역을 실험 중이다. 최근 출간된 저서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 에스노 웰니스가 안내하는 ‘돌봄’의 섹스』(2021)가 있다.
참고문헌
Al-Bukhari, Jefri. 2006. Sekuntum Mawar Untuk Remaja . Al-Mawar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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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arta: Bismika. Bennett, Linda Rae. 2005. Women, Islam and Modernity : Single Women, Sexuality and Reproductive Health in Contemporary Indonesia. N.Y.: RoutledgeCur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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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th-Hefner, Nancy J. 2018. “Chapter 27: Courtship and Marriage in Indonesia’s New Muslim Middle Class.” in Robert Hefner(ed.). Routledge Handbook of Contemporary Indonesia. N.Y.: Routledge. pp. 33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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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인도네시아 여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인도네시아 여자
오늘은 인도네시아 여자에 대해서 한번 포스팅해보겠습니다. 그렇다고 필자가 많은 인도네시아 여성분과 교제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통계 사실이 아닌 필자가 느낀 인도네시아 여성분들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도네시아 여자라고 말하면 이슬람교 여성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지만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이슬람교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슬람교 여성이 같은 성향은 아니기에 아마도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 인도네시아 여성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진: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인도네시아 연예인 ayu ting ting
인도네시아 여자는 순정파다
요즘 사회에 때가 묻은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때’라고 말하면 어감이 조금 안 좋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사회에 변화에 의해 안 좋은 성향이 많이 나왔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90년대에는 남자들의 사회적 위치나 어떤 차를 끌고 다니는지 거의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남자를 만난 후, 그 남자 직장 직책에 해당하는 연봉, 사용하는 차의 매매가 등 많은 부분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물어볼 수 있어서 이것저것 따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인도네시아 여성분들은 아직 순정파 인 것 같습니다. 남자의 사랑과 열정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매우 현명합니다. 남자의 지금 가지고 있는 재력도 중요하겠지만, 비전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외모에 신경 쓴다.
보통 동남아 사람들은 지저분하고 꾸밀 줄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필자가 장기간 거주했던 중국 북경의 경우에는 정말 사람들이 꾸밀 줄 모르고 촌스러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상당히 많이 좋아졌습니다. ㅎㅎ)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상대방에게 깔끔하고 단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미는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가정의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순수한 가정주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남편의 사업을 돕고, 회사인의 경우에는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일부 민족의 경우 남자 한 명이 여성분 4~5명과 결혼을 하고, 아내 4~5명이서 돈을 벌어 가정을 이끄는 민족도 많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미소가 아름답다.
이 부분은 여성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잘 웃는 편인것 같습니다. 얼마전 통계조사에서 동내사람들에게 인사했을 경우 인사를 받아주는 확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요즘에는 동내에 누가 사는지도 서로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웃으며 인사하면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렇다 보니 인도네시아 여성분들은 인사성이 바르고, 웃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웃는 일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건 당연한거겠죠.
솔직히 장단점이 있겠지만, 필자에게는 아직까지는 좋은 모습이 더 많이 보인 것 같습니다. 결혼해서 인도네시아 여자와 함께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모을 수 있을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아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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