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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스트의 유머와 정신분석학의 전복 – 철학연구 – 철학연구회 : 논문 – DB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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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스트의 유머와 정신분석학의 전복: 마조히즘에 대한 들뢰즈의 탈정신분석학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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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질 들뢰즈)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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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마조히즘(질 들뢰즈) : 네이버 블로그 기본적으로 정신분석학에서는 사디즘과 마조히즘 모두에서 아버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마조흐의 문학 안에서 고문자의 역할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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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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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마음의 정원 주제분야 : 임상철학, 정신분석학, 심리철학 * 주 제 어 : 사디즘, 마조히즘, 도착증, 프로이트, 들뢰즈. * 이 논문은 2013년도 정부{교육과학기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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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Open Repository and Archive: 미술과 마조히즘 : 프로이트, 들뢰즈, 라캉의 이론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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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 정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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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스트의 유머와 정신분석학의 전복 : 마조히즘에 대한 들뢰즈의 탈정신분석학적 이해 < 철학연구회 < 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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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학증, 매조키즘, 마조히즘, Masochism,정신건강, 상담심리, 카운셀링, 권혜경박사의 심리치료 정신분석 클리닉,뉴욕,뉴저지,정신건강 칼럼,인격장애,피학증(Masoc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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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스트의 유머와 정신분석학의 전복
정신분석학은 마조히즘의 발생원인을 초자아의 과잉에서 찾는다. 마조히 즘을 특징짓는 죄책감과 속죄욕망이란, 자아의 성적 욕망을 억압되어야 할 죄로 보는 초자아의 강력한 도덕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 죄에 대한 벌로서 고통(매질)이 주어지는 것을 기꺼이 원하고 감수하며, 더 나아가, 이 고통 속에서 쾌락(속죄의쾌락)을 찾는 데서 ‘고통과 쾌락의 일치’라는 마조히즘 특유의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초자아란 실은, 엄마에 대한 주체의 성적 욕망을 억압하는 아버지의 존재가 자아 속의 일부로 내면화된 것이다. 그러므로 자아의 성적 욕망을 질책하는(공격하는) 초자아의 도덕의식이란 실은, 자아의 성적 욕망이 원래 가지고 있던 사디즘적 공격성이 그것을 억압하는 아버지의 존재에 부딪쳐 고스란히 자아 자신에게로 되돌아온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은 마조히즘을 사디즘의 방향전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즉 주체가 가진 성적 욕망의 사디즘적 공격성이 아버지의 존재에 부딪쳐 주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에 의해 마조히즘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들뢰즈에 따르면, 마조히즘의 진실은 초자아가 자아를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아가 초자아를 놀리고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조히즘의 발생에서 주도적인 작인(作人)의 역할을 하는 것은 초자아가 아니라 자아라는 것이다. 마조히즘의 발생에 대한 들뢰즈의 새로운 이해는, 마조히즘이란 결코 사디즘으로부터(즉 사디즘의 방향전환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디즘과는 전혀 다른 원리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하나(사디즘)로부터 다른 하나(마조히즘)에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는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둘 중의 어느 하나라도 성립되면 다른 하나는 결코 성립할 수 없게 되는 ‘상호 배척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분석학의 일반적인 통념을 뒤엎는 들뢰즈의 이러한 새로운 이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살펴보려 하였다. #들뢰즈 #마조히스트의 유머 #마조히즘 #사디즘 #재성화 #再性化 #죽음 본능 #탈성화 #脫性化 #Death-instinct #Deleuze #Desexualisation #Masochism #Masochist`s humor #Resexualisation #Sadism
마조히스트의 유머와 정신분석학의 전복: 마조히즘에 대한 들뢰즈의 탈정신분석학적 이해
정신분석학은 마조히즘의 발생원인을 초자아의 과잉에서 찾는다. 마조히즘을 특징짓는 죄책감과 속죄욕망이란, 자아의 성적 욕망을 억압되어야 할 죄로 보는 초자아의 강력한 도덕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 죄에 대한 벌로서 고통(매질)이 주어지는 것을 기꺼이 원하고 감수하며, 더 나아가, 이 고통 속에서 쾌락(속죄의쾌락)을 찾는 데서 ‘고통과 쾌락의 일치’라는 마조히즘 특유의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초자아란 실은, 엄마에 대한 주체의 성적 욕망을 억압하는 아버지의 존재가 자아 속의 일부로 내면화된 것이다. 그러므로 자아의 성적 욕망을 질책하는(공격하는) 초자아의 도덕의식이란 실은, 자아의 성적 욕망이 원래 가지고 있던 사디즘적 공격성이 그것을 억압하는 아버지의 존재에 부딪쳐 고스란히 자아 자신에게로 되돌아온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은 마조히즘을 사디즘의방향전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즉 주체가 가진 성적 욕망의 사디즘적 공격성이아버지의 존재에 부딪쳐 주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에 의해 마조히즘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들뢰즈에 따르면, 마조히즘의 진실은 초자아가 자아를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아가 초자아를 놀리고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조히즘의 발생에서 주도적인 작인(作人)의 역할을 하는 것은 초자아가 아니라 자아라는 것이다. 마조히즘의 발생에 대한 들뢰즈의 새로운 이해는, 마조히즘이란 결코 사디즘으로부터(즉 사디즘의 방향전환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디즘과는전혀 다른 원리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하나(사디즘)로부터 다른 하나(마조히즘)에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는 관계에 있는 것이아니라, 둘 중의 어느 하나라도 성립되면 다른 하나는 결코 성립할 수 없게 되는 ‘상호 배척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분석학의 일반적인 통념을 뒤엎는 들뢰즈의 이러한 새로운 이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살펴보려 하였다.
Psychoanalysis believes that the masochism comes into being bythe transformation of the sadism. This belief can be true only whenthe super-ego plays a dominant role in the genesis of themasochism. But Deleuze argues that what contribute definitely tothe genesis of the masochism is the ego’s overpowering against thesuper-ego, which means that the masochism does not consist, aspsychoanalysis believes it, in the super-ego’s tormenting of the ego,but rather in the super-ego’s being ridiculed by the ego. By aminute argumentation in favor of the ego’s role in the genesis ofthe masochism, Deleuze tries to establish between masochism andsadism a radical difference in kind, which makes definitely impossiblethe so-called transformation of the sadism into the masochism. Sowe believe justified in calling his new interpretation of themasochism ‘overturning of the psychoanalysis’. We want to showin this paper how this deleuzean overturning of the psychoanalysisis constituted and what the masochism looks like in this new light.
마조히즘(질 들뢰즈)
1. 서론
들뢰즈는 머리말에서 마조흐에 대한 소개를 하며, 사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조흐의 문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지적한다. 그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이 서로 대응된다는, 정신분석학에 따른 일반적인 통념에 대해서 ‘증상’과 ‘증후군’을 구별하지 못한 오류라고 지적한다. 그는 마조히즘의 증상에 대해서 “너무 간단하게 상반성의 연관관계로 파악해 버리는(국역본 16)1)” 대신, 그 증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마조히즘의 발생에 대해서 정신분석학과는 상반된 이론을 내놓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프로이드가 제시한 마조히즘의 발생론에 대해 들뢰즈가 어떤 비판을 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뒤, 그러한 비판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마조히즘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탐구해볼 것이다.
2. 마조히즘의 발생론(etiology)
프로이드는 마조히즘이 발생하는 과정을 자신의 핵심적인 개념인 ‘오이디푸스 삼각형’에서 찾는다. ‘오이디푸스 삼각형’이란, 주체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삼각 구도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서, 주체는 어머니를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삼지만 이것이 아버지에 의해 가로막혀 있는 구조이다. 이로 인해 주체는 아버지에 대해서 공격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사디즘적인 충동이다. 그런데 이때, 이러한 공격성은 제대로 표출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주체에 비해 아버지의 힘이 훨씬 더 강력하므로 주체는 거세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공격성을 자신에게로 되돌린다. 여기서 주체는 죄책감을 느끼고 벌을 받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공포감을 해소하려고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석하면 마조히즘은 사디즘에서 ‘파생’된 것으로 부차적인 의미만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들뢰즈는 마조히즘과 사디즘은 구조적인 분리의 관계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매저키스트의 경험은 아들과 구강적 이미지를 가진 어머니 사이의 연대에 바탕을 두며, 새디즘은 아버지와 딸의 연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국역본 81-82)” 마조히즘은 사디즘과 지향하는 바가 전혀 다르며, 그 자체로 고유한 발생 원인을 가지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발생에서 ‘아버지’가 차지하고 있는 역할의 차이이다.
기본적으로 정신분석학에서는 사디즘과 마조히즘 모두에서 아버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마조흐의 문학 안에서 고문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를 아버지가 어머니의 모습을 취한 것이라는 설명을 한다. 일반적으로 ‘상징계’의 질서는 아버지와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적인 것을 극복하고 상징적인 질서로 들어가는 것을 아버지의 질서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이렇게 되면 자아는 아버지로 상징되는 초자아에 굴복하게 된다.
그러나 명백히 어머니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현상을 아버지와 연결 지어 해석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들뢰즈는, 오히려 마조히즘은 아버지를 배제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을 한다.2)마조흐의 소설 속 어머니들은 아버지가 가면을 쓴 어머니가 아니라, 정말로 어머니를 나타내는 것이다. 마조흐는 소설 속에서 세 가지 유형의 여성들을 등장시켜 모든 아버지의 기능을 이 세 명의 여성들에게 상징적으로 전이시키고 재분배한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제외되고 그의 가치 또한 완전히 무시되어 주체는 어머니와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자아와 초자아의 관계 역시 프로이드의 설명에서 역전이 일어나게 된다. 앞서 정신분석학은 마조히즘의 자아가 초자아에 의해 억압받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은 오히려 자아가 초자아를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마조히즘의 ‘유머’이다. 유머는 ‘법’에 대해서 마조히스트들이 사고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법은 고전적으로 선이라는 원리를 따르거나 혹은 선을 보장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으나, 근대로 오면서 법은 그 자체가 선으로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 사드와 마조흐는 다른 방식으로 법을 무력화하는데, 이때 상승을 통해 법의 원리를 부정하는 사디즘과 달리, 마조히즘은 결과로의 하강을 통해 법을 조롱하게 된다. 즉, 법에 완전히 복종하는 행위를 취하나, 이것이 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되고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3)
이때 프로이드는 초자아를 아버지의 ‘법’이 주체의 일부로서 내면화된 것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그 연결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마조히스트는 겉으로 복종하는 듯 보이지만 상대에 대해서 은연중에 경멸감을 내비치게 된다. 이러한 우회적인 공격은 ‘속죄의식’이 가지는 의미의 전환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후 마조히즘의 증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진척시키도록 하자.
이렇게 마조히즘이 사디즘과는 구별되는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정신분석학자들 역시도 다소 혼란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들뢰즈는 라이크(Reik)의 논의를 활용하여 이들의 논리 속에 내재된 모순을 드러내려 한다.
Reik, who maintain throughout the idea that masochism “springs from the denial that meets the sadistic instinctual impulse and develops from the sadistic, aggressive for defiant phantasy which replaces reality. It remains incomprehensible as long as one assumes its derivation directly from sadism by a facing about against the ego. … What he does is to neutralize his sadism in fantasy, substituting his dream for action; hence the primary importance of fantasy. Given this conditions, the violence that the masochist inflicts of causes to be inflicted upon himself can no longer be called sadistic, sins it is based on his particular type of suspension.(영역본 107)
라이크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그 매개로서 ‘판타지’를 끼워 넣지만, 이렇게 보면 결국 마조히스트는 사디즘적인 공격성을 주체의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포기한 것이 되고, 이렇게 되면 그 폭력의 실상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더 이상 사디스트라고 부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사도-마조히즘적 실체라는 것은 허상이다. 또한 여기서 판타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를 ‘파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들뢰즈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프로이드의 핵심 주장 중에 하나인 본능의 이원론을 활용하여 프로이드의 논의를 비판한다. 그는 “any “passage” from one combination to the other as, for example, from sadism to masochism, can only occur by a process of desexualization and resexualization.(영역본 107)”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때 “passage”는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생명본능 에너지와 죽음본능 에너지의 조합이 풀어졌다가 다시 재조합되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본능의 이원론이란, 생명본능과 죽음본능은 각각 질적으로 구분되는 것으로서, 실제 경험적인 세계에서 발현될 때에는 두 에너지가 조합을 이뤄서 드러나게 된다. 이때, 탈성화는 생명본능이 죽음본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 내에서 죽음본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재성화는 죽음본능이 차지하는 비중을 다시 생명본능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탈성화를 거쳐 재성화 되는 것이 마조히즘에서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마조히즘은 자아가 초자아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의 적극적인 희생을 통해 더 큰 것을 얻는 과정이기 때문이다.4)여기서 희생으로 보이는 부분이 ‘탈성화’로 이는 사실 자아가 초자아를 몰아내는 과정이다. 이때, 탈성화는 동시에 재성화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재성화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생명본능이 죽음본능으로의 질적 변화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단지 에너지가 이전에 묶여있던 방식에서 풀어져서(defusion) 재조합된 과정으로 보아야 다시 생명본능의 에너지가 득세하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본능의 이원론은 프로이드의 공식 입장 중 하나임에도 프로이드가 이들 사이에서의 변형(transformation)이 가능하다고 본 것은 모순으로 자신의 이론을 통해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3. 올바른 증상학(Symptomatology
정신분석학과 들뢰즈 사이에서 마조히즘의 원인에 대한 탐구가 달라지는 것은 마조히즘의 증상들을 어떻게 파악하는지가 다르니 때문이다. 마조히즘의 특징적인 증상에는 고통과 쾌락의 열결, 죄책감과 속죄 욕망 등이 있는데, 이러한 증상들을 중심으로 마조히즘을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그러한 증상들의 연관관계와 의미에 대해서는 매우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 우선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보도록 하자.
앞서 말했듯, 정신분석학에서는 마조히즘을 사디즘에서 파생된 것으로 파악한다. 들뢰즈는 정신분석학자들이 왜 이러한 오류를 범하게 되는지를 3장 <사드와 마조흐는 상호 보완관계인가?>에서 밝히고 있다. 사드의 문학과 마조흐의 문학을 보면, 사디스트는 동시에 마조히즘적인 고통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 마조히스트가 사디즘적인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비춰질 때도 있다. 또한 사디스트가 공격하는 피해자는 마조히스트일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마조히스트를 고문하는 여성은 사디스트일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유추한다.
이 때문에 프로이드 이후의 정신분석학자들은 사도-마조히즘적 실체(Sado-masochistic entity)를 가정하게 된다. 그러나 들뢰즈는 이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인 편견일 뿐이라는 일침을 놓는다. 모든 맥락을 제거하고 ‘고통’과 ‘공격성’이라는 양상만을 보면 둘이 유사하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그러한 고통이나 쾌락이 체험되는 방식이 다른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마조히즘과 사디즘에서 그 둘은 어떻게 다르게 체험되는가? 우선 그 차이를 비교하기 전에 정신분석학에서 이 둘을 어떻게 연결짓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프로이드는 <마조히즘의 경제적 문제>에서 “많은 내적 과정의 경우에 그 과정의 강도가 일정한 양적 한계를 넘는 순간 성적 흥분이 동시 발생적인 효과로 일어난다.”는 자신의 명제를 인용한다.5)여기에서 고통과 쾌감의 관계는 매우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사디즘이 쾌락을 얻기 위해서도 마조히즘적인 경험을 거쳐야만 한다. 이는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으로서 단순히 공격적이고 지배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디즘인 공격적 사디즘에서 시작하여, 이것이 자신에게로 역전되고, 이를 통해 매저키즘적인 경험을 겪은 뒤 마지막으로 쾌락을 지향하는 사디즘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들뢰즈에 따르면 마조히즘의 쾌락은 사디즘의 쾌락과는 차이가 크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마조히즘에서의 쾌락이 ‘마지막’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조히스트는 고통 속에서 쾌락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실상과 차이가 크다. 마조히스트는 처벌에서 일차적인 기쁨만을 얻을 뿐이고, 진정한 기쁨은 처벌 이후에 온다. 다시 말하면 고통이 곧 쾌락이 아니고 고통이 쾌락의 선행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고통 이후에 나타나는 쾌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앞서 ‘유머’에 대한 서술에서 일정 부분 밝혔지만, 마조히즘에서 ‘법’의 의미는 유머를 통해 우회적으로 공격받게 된다. 원래 법이 가지는 의미는 ‘죄’에 대해서 그에 적합한 ‘벌’을 내리는 것을 통해 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마조히즘은 이를 열성적으로 지키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그 의미를 뒤집는다. 즉 앞서 죄에 대해서 벌을 내린다고 했으니, 이를 뒤집어 벌을 받았으니 죄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처벌과 고통은 지금까지 금지해 왔던 악의 실행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사디즘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는데, 사디스트가 마지막에 느끼는 고통은 마조히스트가 수행하는 속죄가 아니라 그러한 고통을 느낄 정도로 충분히 극단적인 행위를 했다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즉, 마조히스트가 수행하는 쾌락은 사디스트가 느끼는 쾌락과 질적으로 다른 근원을 가지고 있으며, 사디스트의 고통 역시 마조히스트의 고통과는 다르다.
이러한 고통과 쾌락의 연관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죄책감’ 혹은 ‘속죄의식’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마조히즘에서 처벌이 고통보다 먼저 오는 것에 대해서 “처벌이 불안을 해소함으로써 쾌락을 가능케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국역본 109)라고 밝힌다. 그러나 이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 처벌이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때, 불안과 처벌은 ‘죄’와 연결되는데 여기서 이러한 죄가 마조히즘의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 어떻게 우회되고 패러디되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의 오이디푸스 삼각형에서도 ‘죄의식’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의 ‘죄의식’은 앞서 말했듯 아버지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감정이다. 그러나 들뢰즈의 논의에 따르면 마조히즘의 죄의식은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다. 오히려 마조히스트가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의 내부에 있는 아버지와 닮은 모습이며, 마조히스트는 매질을 당하며 이러한 모습을 씻어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what is beaten, foresworn and sacrificed, what is ritually expiated, is the father’s likeness, the genital sexuality inherited from the father.(영역본 100)”라는 구절에서 이는 확인될 수 있다.
마조히스트의 죄책감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닮은 모습이라는 것은 그가 어머니와 맺고 있는 ‘계약관계’를 통해 도출할 수 있다. 마조히스트들은 그들의 언어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상대를 설득하여 계약을 맺도록 한다. 이때, 자신을 매질하는 것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한 존재로 설정되는데,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덜 엄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체에게 안도감을 준다는 식으로 해석이 되어왔다. 그러나 들뢰즈는 이에 대해 다른 설명을 제시한다.
어머니와의 극단적인 형태의 계약을 통해 희생자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목적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고 솔직해 보인다. 매저키즘에서 계약은 아버지를 배제하고 그 대신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법을 실행하고 적용시키는 역할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미 살펴보았듯이 어머니 역시 엄하고 잔인하다. 이 문제는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같은 위협이라도 아버지에게서 유래하며 아버지의 이미지와 관련되어 경험되는 경우엔 근친상간을 금지하는 효과를 가지지만, 어머니에게 위임되어 어머니의 이미지와 연관될 경우에는 그 효과가 역전된다.(국역본 112)
어머니의 위협이 근친상간을 가능하게 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 오이디푸스 삼각형에서 주체와 어머니의 결합을 가로막는 것은 아버지이다. 이때 오이디푸스 삼각형은 주체의 자연적인 탄생과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실제로 인간이 태어날 때엔 아버지의 개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약 아버지 없이 어머니라는 존재 하나에 의해서만 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면 이러한 방해는 없어지게 된다. 즉 마조히스트는 자신에게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몰아내는 것을 통해 스스로를 단성생식적인 존재로 탈바꿈하고, 결국 원하는 것을 손에 넣게 된댜. 그러므로 끊임없이 자신 내부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 죄의식을 느끼고, 이에 대한 벌을 충분히 받고자 계획하고 의도하는 것이다.
But when it is linked with the image of the mother, the castration of the son becomes the very condition of the success of incest: incest is assimilated by this displacement to a second birth which dispensed with the father’s role.(영역본 93)
이때, 마조히스트가 취하는 어머니와의 결합은 과거의 자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을 때에 추구했던 것과는 다른 차원을 가지게 된다. 원래 가지고 있었던 주체의 남성적 욕망은 아버지에게서 오는 것으로 이는 아버지의 법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이러한 법이 작용하는 이유 자체가 욕망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이러한 욕망이 없어지면 법 역시 없어지면서 역설적으로 근친상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러한 욕망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는 것을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이라고 해석한 것이고, 들뢰즈는 그 이면을 파고들어 이것이 자신안의 아버지의 모습(father’s likeness)에 대한 것임을 밝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마조흐의 문학에서 구체적인 근거들을 찾을 수 있다. 마조흐는 작품 속에서 카인과 예수를 공통적으로 주요한 남성들로서 등장시킨다.
마조흐의 작품에서 카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폭넓은 의미를 가진다. … 그러나 이러한 사실 너머에 카인이 “땅을 개간하는 자”이며 어머니의 총애의 대상이라는 또다른 사실이 있다. 이브는 카인이 태어났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의 편인 “양치기” 아벨의 탄생에 대해서는 기쁨을 표시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총애를 받은 카인은 아버지와 다른 이들 간의 동맹관계를 끊기 위해 죄를 저지른다. 아버지의 모습을 죽이고 이브를 어머니-여신으로 만든 것이다.(국역본 115)
이 외에도, 예수가 십자가에서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라는 탄식을 하는 것 역시, 자신의 내부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나갔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마조히스트가 아버지가 없는 ‘제 2의 탄생’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마조흐의 문학에서 여성들이 하는 역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리암은 그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게 하며 가시관을 씌우고 채찍질을 한 후 드디어 최초의 부부관계를 가진다. “여자여,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저는 당신을 남자로 만들어드린 거예요.” 다음날 술탄의 소환을 받은 즈비는 자신의 신앙을 철회하고 회교도로 개종한다.(국역본 119)
이렇게 속죄의 과정을 통해 마조히스트는 현실을 벗어난 새로운 인간6)으로 다시 태어난다.
여기서 들뢰즈는 마조히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형식(form)’이라는 논의를 전개시킨다. 마조히즘의 죄의식이 가지는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죄의식이 어떠한 형태로 경험되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아버지라는 점에서 이미 죄의식 자체 속에 ‘유머’가 결합되어 있고, 그래서 처벌을 단순히 죄의식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정신분석학자들의 설명이 불충분한 것이 되는 것이다. 이때 이러한 형식(form)은 구체적인 경험 너머에 존재하는 초개인적(impersonal)인 것으로서 모든 마조히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때, 앞서 언급한 ‘계약’이 이러한 형식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들뢰즈는 마조흐가 사용하는 특징적인 언어로서 ‘계약’을 들었었다.
The situation that the masochist establishes by contract, at a specific moment and for a specific period, is already fully contained timelessly and ritually in the symbolic order of masochism.(영역본 102)
즉, 계약 자체는 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마조히스트는 역사속의 한 순간에 존재하는 개인이지만, 계약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무시간적이고 영원한 마조히즘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마조히스트는 이 지점에서 관능적인(sensual) 감각을 초월하여 새로운 감성(sentimental)을 가진 인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4. 결론
마조흐의 문학을 제대로 살펴보면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완전히 다른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마조히즘에 초점을 맞추어 그 발생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마조히즘은 기본적으로 고통을 통해서 쾌락에 도달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의 고통은 ‘속죄 의식’의 일부이다. 이러한 속죄는 말 그대로 ‘의식’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러한 속죄 과정을 통해서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을 몰아내고 새로운 인간으로의 재탄생이 이루어진다. 이때의 재탄생은 어머니와의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으로서 마조히즘은 탈성화를 통해 재성화에 이르는, 즉 작은 것을 버리는 것을 통해 더 큰 것을 얻는 주체의 적극적인 기획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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