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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그래] 오늘의 연애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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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석율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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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석율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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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그래] 드라마 『미생』 : 석율그래 움짤 모음 – 석율그래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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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한언니 :: 석율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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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한언니 :: 석율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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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그래] Root of Rumo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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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그래] Root of Rumo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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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렁한 박두부 :: [석율그래]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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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하는 블로그 :: [석율그래] 비도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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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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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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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그래] 셰프 한석율과 파티셰 장그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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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율그래] 드라마 『미생』 : 석율그래 움짤 모음 – 석율그래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석율그래 율래 한석율 장그래

요즘 미생과 장그래와 석율그래에 치여서 일상이 와장창함

뭐 원래도 부실한 일상이었다만……

처음엔 장그래 짤이랑 같이 올리려고 했는데 양이 많아져서

석율그래만 따로 포스팅

일단 시작은 상큼하게 율래 영상으로…

석율그래로 연애의 온도 패러디한 거

짧지만 절묘하게 편집 ㅋㅋㅋㅋ

이때만 해도 내가 석율그래에 이렇게 치일 줄 몰랐는데 ㅎㅎ… ㅎㅎㅎㅎ……

그냥 음 얘네도 괜찮은데? 하는 정도 ㅋㅋㅋㅋ

그런데 갈수록 한석율이 장그래한테 목을 매면서(읭?) 그 주위를 맴맴하니까

이 커플링 끌리쟈나… 존잘님 손 거치기 전부터 원작이 영업하쟈나……

물론 존잘님의 연성은 언제나 은혜롭습니다 엉엉

짤 역주행하면서 새삼 한석율이 갈수록 장그래를 친밀하게 대하고 있구나를 느낌 ㅋㅋ

움짤의 출처는 대부분 http://blog.naver.com/enskgksk9037

한석율과 장그래의 투샷 위주로 퍼 왔는데

위 블로그에 가면 한석율 움짤이 나노 단위로 있슴미다

휴 호모 필터가 끼니까 이것도 작업 거는 걸로 보임

둘이 PT 같은 조 되고 난 후인 듯

이때만 해도 한석율에 대한 감상이 걍 넉살 좋은 캐릭터네 정도였음 ㅋㅋ

정이 확 가는 건 아니지만 워낙 다른 인턴들이 장그래를 무시 & 멸시해서

얘는 그렇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상대적 호감이 가는? ㅋㅋ

장그래가 한석율한테 까칠하고 철벽 치고 츤츤거리기 때문에

드라마에선 이렇게 한석율 보고 웃는 장면이 거의 없는데 ㅋㅋㅋㅋ

진지

장그래가 먼저 터치라니 ㅋㅋㅋㅋ 촬영 스틸것이라서 볼 수 있는 광경인 듯

이거 진짜 ㅋㅋㅋㅋㅋㅋ

말 한마디 않고 표정이랑 제스처만으로도 찰지게 연기함 ㅋㅋㅋㅋ

독심술

느리게

미 친 놈

​PT 과제 제출하러 갑시다

옥상으로 불러 내더니 배틀 호모를 찍고 있읍니다

하… 장그래는 과장님 넘 좋아하는 거 아니냐 진짜……

그 유순한 장그래가 선빵을 날릴 정도면 ㅋㅋㅋㅋ 새삼

2차 PT 발표 중

한석율이 장그래한테 치였읍니다

장그래도 합격한 걸 보고 기뻐하는 한석율 ㅋㅋㅋㅋ

치고 박고 같이 발표하면서 정든 듯 ㅋㅋ

개벽이와 철벽이

엘리베이터에서 우쭈쭈

이제 보니 한석율은 장그래의 어깨와 손을 전세 낸 듯 덥썩덥썩 잡아

오 과장한테 이빨 까서 기어이 장그래와의 술 약속 성사

전화하라는 제스처가 깨알 같다

남자 둘끼리 올 음식점이 아니라면서 다시 나가려는 중

애초에 왜 왔던 건데? ㅋㅋㅋㅋ

우산 쓰고 출입구 쪽으로 다가오는 두 명이 백기랑 영이인가 보다

와 저기서 한석율 손이 스르륵 등장할 줄은 ㅋㅋㅋㅋ

움짤로 반복해서 보고 있으니까 치근덕거리는 느낌 더 쩔 ㅋㅋㅋㅋ

장그래는 그 손을 가만히 두질 못하고 철벽 치는 중

쏘패 성대리 때문에 답답한 한석율은 장그래를 소환

​알고 보니 바로 옆에 있음 ㅋㅋㅋㅋ

말 꺼내기도 전에 장그래가 한석율이 할 말을 꺼냄 ㅋㅋㅋㅋ

무심하게 구는 것 같으면서 한석율 사정 다 알고 있네

겁나 귀찮아하고 하찮아하는 표정 ㅋㅋㅋㅋㅋㅋ

장그래가 자연인(?)스럽게 굴거나 감정이 대놓고 드러나는 표정을 짓는 상대는 한석율이 유일한 것 같다

아 석율이가 또…….

첨에 이 이미지 봤을 때 혹시 합성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합성이 아니었음 ㅋㅋㅋㅋㅋㅋ

스킨십 하는 덴 선수구몬 ㅋㅋㅋㅋ

개벽이 쪼르르 달려가는 것 좀 봐 ㅋㅋㅋㅋ

내가 장그래 입장이면 개벽이가 이러는 거 되게 흐뭇할 것 같은데 그래는 시크하구료

제아 덕질을 안 해서 잘은 몰겠지만 임시완이 원래 좀 시크한 캐릭터인가 본데

한석율 한정으로 그 성격이 좀 나오는 듯도 싶고 ㅋㅋㅋㅋ

급 궁금한 거시 웹툰에서도 한석율이 장그래한테 치대고 장그래는 무심하게 구나? ㅋㅋ

좋은 건 한 번 더

개벽이 뿌리치고 와서 도움을 준 백기에게 인사

​사건 현장에 있었던 그래보다 개벽이가 더 격한 반응을 보이는 중

그 와중에도 그래 곁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의지

한석율_장그래_그림자설

장그래 얼굴이 왜 저래

거의 뒷모습에 가까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귀신같이 장그래 표정 감지

11화에서 제일 발렸던 장면 Hㅏ…

걱정 섞인 목소리와 함께 영상으로 보면 더욱 좋습니다

한석율이 걱정하는데 장그래는 또 무심하게 안 혼났다고 하고 ㅋㅋ

의외로 손을 바로 안 뿌리치고 오래 잡고 있던 ㅋㅋㅋㅋ

한석율의 장그래 레이더와 술술 나오는 스킨십은 언제 봐도 경이로움 ㅋㅋㅋㅋ

성 대리 때문에 석율이가 넘 우울해해서 영이까지 셋이 마시러 감

맨날 석율이한테 츤츤거리더니 그래가 이땐 형 대접 하는 듯 술을 공손하게 따라 줘서 좋았음 ㅋㅋ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움짤의 출처는 대부분 http://blog.naver.com/enskgksk9037입니다

​쏘패 성 대리 ㄷㄷㄷㄷ

기껏 불러내서 쏘패 싸패 드립만 치더니 술값 계산 미루고 튐

개벽이 힘내

하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포스팅을 하게 만든 13화 예고

와… 순간 눈이 번쩍

호모 렌즈 빼고 봐도 입사 동기끼리 이러는 게 보통인가효?

개벽이가 원래 좀 유난스러운 캐릭터이긴 하지만 ㅋㅋㅋㅋ

둘 사이에 표정 온도 차이 쩔 ㅋㅋㅋㅋ

석율이는 매오 절실한데 그래는 영혼리스

한석율의 끈질김과 치댐과 스킨십을 응원합니다

원작이 곧 오피셜 삘인데 얘네를 안 파는 건 미생을 보는 호모녀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

이걸 보고 힘차게 석율그래를 파야겠다는 생각이 듦 열정적인 소비러가 되겠어

하 석율그래에 치여서 심신 안정을 위해 존잘님들의 손길이 절실한데

쩜오는 원작 말고 연성물까지 파 본 적이 없어서

어딜 가야 존잘님들의 금글과 금그림을 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엉엉 석율그래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석율그래] 비도 오는데

뒤늦은 장마였다. 오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그칠 새 없이 창문을 시끄럽게 두들겼다. 저녁이 되어도 무섭게 퍼붓는 하늘에선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일 빨래는 글렀네, 라는 거. 왠지 처량하다.

어두컴컴한 하늘과 굵은 빗줄기를 잠시 올려다보다가 까만 우산을 펴 들었다. 타다닥 빗방울을 튕겨내는 소리가 경쾌하게 귀를 울린다. 비도 오는데 내일 뭐 하지. 가뿐한 걸음으로 계단에 발을 딛고 있었다. 뒤에서 부산스런 인기척이 들리더니 갑자기 어깨 위로 둔탁한 무게감이 실렸다.

“우와, 비 대박.”

“뭡니까?”

자동반사적으로 확 밀쳐냈다. 우산 밖으로 밀려나 촤라락 빗줄기를 얻어맞은 한석율은 몸을 숙이고 다시 들어와 내 어깨 위로 팔을 둘렀다.

“너무하다 장그래. 정류장 까지만 같이 쓰고 가자.”

고개를 까딱, 하는데 머리카락에 대롱거리던 물방울이 똑 떨어진다.

이 아저씨는 왜 이 날씨에 우산을 안 가지고 다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더니 한석율이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불쌍한 척을 한다.

“우산 잃어버렸어.”

그게 말이 되냐고.

“나도 어이가 없어. 그러니까 자, 가자.”

“알았으니까 좀 떨어지십쇼.”

“오케이. 역시 장그래.”

내 말을 코로 듣는 한석율은 슬쩍 떨어지려던 내 어깨를 꽈악 감싸 쥐고 빠르게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붙잡힌 어깨를 떼어내려고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공연히 힘만 빼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 몇 달을 같이 지냈지만 아직도 이런 건 적응이 잘 안 된다.

“근데 친구. 우리 비도 오는데 술 한 잔 할까.”

“비도 오는데 집에 좀 들어가십쇼.”

“에이 빡빡하게 왜 그러시나. 장그래 내일 약속도 없잖아.”

한석율의 마지막 말에 나는 삐딱하게 고개를 돌렸다.

“약속은 없어도 할 일은 있습니다.”

“뭐 그 뒷산에서 운동하는 거? 할아버지도 아니고 말이야. 아니면 집 청소하고 빨래할 거 아냐?”

“아니, 그···.”

어떻게 알았지. 말문이 막혀서 입만 뻥긋거리고 있었더니 한석율이 다 안다는 표정으로 빙긋 웃는다. 그리고는 뭐라 말할 새도 없이 내 어깨를 180도 홱 돌려 세우고 등을 떠밀면서 척척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일 비와서 아무것도 못해. 이런 날에는 동기랑 술 한 잔 먹어주는 게 우리 장그래 씨가 할 일이다 이거야. 장그래 파전 좋아하나 파전? 내가 얼마 전에 봐놓은 데가 있는데.”

쉴 새 없이 떠들면서 가볍게 걷는 한석율의 눈꼬리가 동글게 호선을 그린다. 뭔가 닮았다 싶었는데 눈 온다고 신난 강아지 같다. 뭐라 대꾸를 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그냥 한숨과 함께 작게 웃고 말았다. 사실 조금 심심하기도 했고.

빗물이 똑똑 떨어지는 한 쪽 어깨를 힐끔거리면서 나는 한석율의 걸음을 맞춰 걸었다. 한석율의 낮은 휘파람 소리가 빗소리에 섞여 들어갔다.

**

“한석율 씨.”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은 한석율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미동이 없다.

한석율 씨. 한석율. 야. 몇 번을 더 부르다가 후우우···,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털썩 기댔다. 이 정도로 취한 한석율은 입사 이후로 처음이다. 성대리 이야기를 열 번은 더 하는 것 같아서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이 모양으로 잠들어 있었다. 좀 많이 마신다 싶더니. 어지간히 힘들긴 했나 보다.

밖은 여전히 비가 무섭게 쏟아지고 있었다. 저걸 어떡하지···.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 한석율을 붙잡고 흔들었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지. 힘들어도 부축은 할 수 있겠지. 정신을 못 차리는 한석율의 한쪽 팔을 내 어깨에 걸치고 몸을 일으켰다.

아 씨···. 순간 다리가 풀썩 주저앉으면서 욕이 튀어나올 뻔 했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나랑 비슷하게 말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나간다.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가.

한석율을 짊어지고 낑낑거리며 가게 문까지 끌고 갔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우산이 없다. 안 돼. 망연자실해 있었는데 골목 안쪽에 서 있는 빈 택시가 보였다. 역시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는 거다.

급하게 손짓 발짓으로 택시를 잡고 한석율을 안으로 구겨 넣었다. 이제 됐나 싶었는데 쓸데없이 무겁고 힘 센 한석율이 내 손목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고 있었다. 아저씨 제발 좀. 내가 팔을 빼내려고 버티고 있자 택시 아저씨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왜 안 타요!”

“아, 네. 죄송합니다.”

냉큼 택시에 올라탔다. 작게 숨을 내쉬며 몸을 뒤로 젖히는데 절로 뻐근한 소리가 난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거 한석율이나 제대로 데려다 주고 가야겠다. 근데 어디 산다고 했더라. 용산구 한강로···

“한강로 1가 쉐리빌로 가주세요.”

불쑥 한석율의 목소리가 들렸다. 옆을 돌아보니 한석율은 주소를 말하고 다시 몸을 뒤로 기대고 있었다.

“한석율 씨, 술 좀 깼어요?”

“어, 아니···. 머리 아파. 장그래 나 데려다 주는 거야?”

“그러니까 왜 그렇게 미련하게 마십니까.”

한석율은 대답이 없었다. 다시 힐끔 쳐다본 한석율은 그새 잠든 건지 눈을 감고 입가에 옅은 미소만 짓고 있다.

고개를 돌려 빗방울이 마구 두들기는 창가에 머리를 기댔다. 술 먹고 힘을 써서 그런지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뒤늦게 취기가 오르면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하긴 한석율이 저렇게 취했는데 내가 멀쩡할 리가 없지.

한석율을 부축하면서 오피스텔 건물로 들어섰다. 둘 다 취해서 헤매는 바람에 짧은 사이 비를 꽤나 맞은 상태였다. 꼴이 말이 아니다. 옷은 축축하고 머리는 달라붙고 우산은 잃어버리고.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에게 한 소리 들을 게 분명하다.

모든 일의 원흉이 된 한석율은 얌전히 내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조용한 모습이 낯설어서 나는 움직임을 멈추고 잠시동안 가만히 한석율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고른 숨을 내쉬는 한석율은 확실히 평소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는 달랐다. 취해서 흐트러진 한석율을 보는 게 처음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해 보면 한석율은 늘 만취한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 줬었는데.

갑자기 책임감이 불타올라서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문 앞까지 한석율을 고이 모셔다 세웠다. 604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은 기계적이다. 미션을 클리어하고 나니 온 몸에 힘이 빠져 취기와 함께 다리가 후들거렸다. 꼭 붙어있던 한석율의 몸이 떨어져 나가면서 약간의 으슬함마저 느껴졌다. 이대로 한석율이 들어가고 나면 문 앞에 주저앉아 잠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고 가.”

“괜찮습니다.”

“여기까지 와 놓고 어딜 가. 감기 걸려. 빨리 들어와.”

대답할 새도 없이 한석율은 나를 휙 잡아당기고 문을 닫았다. 어차피 진짜로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져서 한석율의 얼굴을 쳐다봤다. 뭔가, 방금.

“안 들어오고 뭐 해.”

입 안으로 혀를 차서 어르는 소리를 낸다. 뭔가···.

“···취한 거 아니었어요?”

“취했어.”

“멀쩡한데요, 한석율 씨.”

방금 전까지 부축해서 여기 데려다 놓은 게 왠지 억울해지게 만드는 얼굴이다. 내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자 한석율은 눈썹을 몇 번 더 들썩이고는 씩 웃었다. 팔자 좋네. 남은 지금 여기 데려다 놓느라 쓰러지기 직전인데.

그냥 어디든 누워서 빨리 잠들고 싶은 생각이 먼저였다. 한숨과 함께 구두를 벗으려고 몸을 숙이는데 갑자기 고개가 확 당겨졌다. 얼굴 가득 알콜향과 함께 입술에 뭐가 닿는다. 이내 촉 소리를 내고는 떨어진다.

“취했다니까.”

한석율이 웃는다. 얼굴은 여전히 가깝게 붙은 채로. 뭐지. 나는 가만히 눈을 깜박거렸다. 알딸딸한 상태라서 그런지 현실감이 없다. 방금 우리 뭐 했는데. 내가 눈을 깜박, 한석율도 눈을 깜박. 그리고 머리 위에 있던 현관불이 꺼졌다.

조용한 어둠 속에서 가까운 숨결이 느껴진다. 팔다리가 자유롭지 않아서 나는 한석율에게 안겨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지. 우리 왜 이러고 있냐고. 소심하게 가슴팍을 밀어내는데 팔에 힘이 없어서 안 밀린다. 다시 불이 팟 켜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한석율의 입술. 살짝 벌어졌다가, 웃는다.

여전히 현실감 없는 두 번째 입술이 닿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가 밀려들어온다. 시야가 이지러지고 몸에 열이 퍼진다. 이상하게 별로 밀어내고 싶지 않았다. 눈을 감고 닿아오는 감각에 집중했다. 옷 안쪽으로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기분 좋은 소리를 냈더니 한석율이 웃는 게 느껴진다. 몸이 붕 뜨는 거 같기도 하고. 다리가 풀린 몸을 밑에서 단단히 받쳐주는 안정감에 몸이 빨래처럼 늘어진다. 맞닿는 체온이 포근했다.

**

머리가 지끈거린다. 고개를 돌리자 한석율의 옆얼굴이 보였다. 한석율···. 뭐지? 다시 눈을 감았다.

내 옆에 왜 한석율. 내가 왜 여기에, 한석율이랑. 잠깐만, 한석율이랑, 내가, 어제···. 미친. 발끝부터 소름이 쫙 끼쳤다. 미쳤어. 심장이 쿵쿵 날뛰기 시작했다. 미쳤다 장그래. 짧게 짧게 스쳐가는 기억은 온통 믿을 수 없는 장면들 뿐이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아래가 휑해서 부정할 수가 없다. 아래가 콕콕 쑤시는 이 감각은 분명히. 아···. 미쳤어. 꿈 아니지.

눈을 감은 채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한석율은 아직 안 깬 거 같으니까 조용히 빠져나가는 게 좋겠다. 옷은 현관 주변에 널려 있을 테니까 속옷만 주워 입고 밑으로 내려가서···.

콰르릉! 천둥소리에 나도 모르게 몸을 들썩였다. 안 돼.

“···왜 벌써 일어났어.”

잔뜩 잠긴 한석율의 목소리가 귀 옆에서 들려왔다. 어쩔 수 없이 눈을 아주 천천히 떴다가 내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는 한석율의 눈과 마주쳐 흠칫했다. 미치겠네.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해. 몸을 일으키려는데 한석율이 팔로 내 몸을 내리눌렀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 살에 한석율의 살이 닿자 나는 파드득 발작하듯이 손을 떼어내고 상체를 일으켰다. 찌릿하는 아래의 느낌은 역시, 꿈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저 갈게요, 한석율씨.”

“안 돼.”

“뭐가 안 됩니까.”

“아직 일곱 시야. 장그래 피곤하잖아. 가지 말고 좀만 있어.”

그리고 한석율은 내 팔을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다시 한석율의 몸 위에 엎어진 채로, 나는 쉽게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밖은 천둥 번개에 난리고. 몸이 무겁고 피곤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한석율이랑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

“괜찮아. 좀만 더 자자.”

한석율은 내 어지러운 머릿속에게 대답하고 내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나는 그 말을 해주길 기다린 것처럼 스르르 눈을 감았다.

괜찮아. 부드러운 손길이 다정하게 뒷머리를 헤집는다. 따뜻하다.

**

식기의 마찰음. 그리고 음식 냄새. 밑에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한석율이 뭐라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허기가 확 몰려와서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열 한시. 머리가 아픈 건 나아졌지만 여전히 허리 아래의 뻐근함은 가시지 않는다. 아···, 한석율 얼굴 어떻게 보지. 침대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협탁에 놓인 옷가지를 주워 입고 아래로 내려갔다.

“저기, 한석율 씨. 제 옷은.”

“일어났어? 거의 다 됐으니까 잠깐만 기다려.”

“아뇨, 괜찮습니다. 저는.”

“너 먹이려고 만든 거니까 안 먹으면 버릴 거야.”

협박 아닌 협박을 해 와서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차리는 걸 보니 생각보다 잘 챙겨먹고 사는구나 싶다. 혼자 사는 남자가 술 마신 다음날 북엇국을 끓여 먹다니, 참 대단한 인물이다. 근데 이거 우리 엄마가 해준 거보다 더 맛있는 거 같은데.

이것 저것 집어먹으면서 생각 없이 저작운동을 계속하다가 갑자기 싸한 기운이 스물스물 밀려왔다. 테이블이랑 벽 구조가 어딘가 눈에 익다. 뭐지 여기···. 왠지 어제 여기서···.

조각난 기억들이 예고 없이 재생된다. 흔들리는 다리. 아파? 하고 낮게 묻던 목소리. 대답 대신 한석율의 목을 끌어당겨 입술을 찾은 것 까지···. 아 미친 생각하지 마. 순식간에 얼굴에 열이 확 올라서 고개를 숙였다. 그만 좀. 생각을 멈추려고 해도 잔상이 사라지지 않는다.

슬그머니 눈만 들어서 한석율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자연스럽게 웃는 한석율은 너무 평소의 한석율과 다를 게 없어서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무리 한석율이 내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라고 해도, 동기랑 일 치르고 난 아침에 이렇게 얼굴 맞대고 밥 먹는 게 가능한 건가. 조금의 혼란스러움도 없어 보인다는게 왠지 울컥한다. 이렇게 나 혼자 꿈 꾼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는 거다. 설마 기억 못 하는건 아닐 거고. 설마.

“한석율 씨.”

“응?”

“어제···. 기억 나십니까?”

“어제 뭐?”

한석율이 웃음기를 지우고 나를 빤히 바라본다. 설마.

“어제, 여기서···.”

“여기서 섹스한 거?”

미친놈아. 젓가락을 던질 뻔 했다.

얼굴이 불타오르고 있다. 어떻게 그런, 그런 단어를. 한석율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어 놓고 표정 변화가 없다.

“기억 안 난다고 하면 방금 나 한 대 칠 기세였는데 장그래.”

“···.”

“장그래는. 다 기억 나?”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필름이 조각조각 잘려 있지만 한석율이랑 내가 테이블과 소파와 침대를 넘나들며 격렬한 뭔가를 했다는 건 알고 있다. 한석율이랑, 내가···.

어쩌면 모르는 척 하는 게 서로에게 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한석율에게는 이런 게 일상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연애하기로 했잖아.”

“···예?”

“기억 나지?”

다시 쳐다본 한석율은 눈꼬리를 접으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제야 나는, 어제의 말도 안 되는 기억 속에서 한석율의 목소리를 찾아냈다. 좋아해, 장그래. 나는 대답 대신 입을 맞췄었나. 그 한 마디에 안정감을 느끼는 건 아마도 어제 일이 술기운이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석율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기분 좋게 쿵쿵 뛰어온다.

나는 우리의 관계가 앞으로 많이, 달라질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

“···한석율 씨. 이거 혹시,”

“어 맞아 장그래 우산. 안 챙길까봐 내가 미리 챙겼지.”

“아니 언제요? 제가 찾을 때 왜 말 안했습니까?”

“덕분에 비 맞고 좋았잖아.”

어이가 없어서. 눈썹에 힘을 주고 한석율을 노려봤더니 웃으면서 다가와서는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춘다. 입술에 한 번, 감은 눈에 한 번. 그리고 헐렁한 티셔츠 안으로 손이 파고든다.

“변태 아저씨.”

“좋으면서.”

“내 옷은 어디 숨겼어요.”

“내일 알려줄게.”

결국 한석율 손에 이끌려 소파베드 위로 눕혀지면서 나는 어이 없는 웃음이 터졌다. 마주보는 한석율도 웃고 있었다.

[석율/그래] 셰프 한석율과 파티셰 장그래 썰

1. 한석율과 장그래가 케이블에서 진행하는 요리프로 ‘요리하는 오빠들’ 사람들은 줄여서 ‘요빠들’이라고 부름 프로그램 컨셉은 비교적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고 한석율이 메인 요리를 만들면 장그래가 그에 걸맞는 디저트를 만들어 내는 것. 처음 티저가 나왔을 때 카피가 “레시피, 로맨틱, 성공적”인데다가 훈훈한 두 사람의 외모로 은근 관심을 받았음.

2. 한석율이 장그래에게 치대면 장그래는 철벽같이 쳐냄. 시청자들이 둘에게 개벽이와 철벽이라는 별명 붙여줌. 그리고 둘 사이의 케미도 좋고 한석율이 워낙 적극적이라 브로맨스라고 기사도 남 물밑에서는 이 둘로 알페스 파도 되나 자와자와 하는 정도

3. 한석율이 장그래를 부를 때는 ‘장그래씨, 그래그래 장그래, 그래야, 우리 그래’ 등등. 장그래가 한석율을 부를 때는 무조건 ‘한셰프님.’

4. 원래 둘은 원컨티넨탈호텔에서 같이 근무했었음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레스토랑인데다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곳임 지금 한석율은 계속 다니고 있고 장그래는 이상식당이라는 신생 레스토랑으로 이직했음 이곳도 요즘 점점 입소문 타고있음 둘이 원컨티넨탈호텔 입사 동기라고 방송 후 후기들이 은근 나옴

5. 처음엔 둘이 안 친했다가 지금은 서로 절친이다는 주변인들의 후기가 제일 많음. 한석율과 인터뷰하면 자기는 그래랑 동업하는게 꿈이라고 함. 장그래는 무슨 동업이냐고 하면서도 석율과 함께 일하면 재밌을거 같다고는 함.

6. 프로그램 진행은 한석율이 요리 할 때는 장그래가 보조해주고 장그래가 요리할 때는 그 반대. 한석율이 요리할 때는 장그래는 담백하게 보조만 함. 가끔 석율이 개드립치면 절대 안 받아줌. 예를 들면

석율: 오늘은 제가 중국 여행 갔을 때 자주 해먹었던 요리를 할거예요! 그래씨 기대되죠 그죠 ^0^???

그래: 아, 뭐… ㅍㅅㅍ) 그럼 중국 요리인건가요?

석율: 아닌데?

그래: (자막: 뭐라는거야 이 아저씨…)

이런 느낌. 반면 장그래가 디저트 만들 때 반죽하고 있으면 한석율이 근육 있나 만져본다는 핑계로 주물댐. 그럼 장그래는 “이 아저씨가 진짜…”하면서 ‘진짜 싫다’ 표정 지음. 근데 한석율은 그게 좋아서 계속 치댐ㅋㅋㅋ

7. 한석율은 촬영 중에 ‘그래씨 마음에서 퇴근하고 싶은데 자꾸 야근하게 되네’ ‘그래씨 마음에 나는 몇 스타야?’ 이런 드립 자꾸 쳐대서 그래가 썩은 표정 지음. 처음엔 제작진도 웃겨서 그냥 내보냈는데 나중엔 너무 많이 쳐서 적당히 편집함

8. 장그래는 촬영 중에 실수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사전에 엄청 철저하게 준비함) 가끔 발음 꼬이거나 하면 한석율이 무지 좋아함 오구오구 그래떠요 그래떠? 하면서. 한편 한석율은 실수하면 너무 능글맞게 넘어가서 그래가 어이없어함ㅋㅋㅋㅋㅋㅋ

9.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스튜디오에 사람들을 초청했음. 그 날은 ‘저렴한 가격으로 크리스마스 파티하기’ 이런 주제였음. 기대 댓글 적어서 초청하는 거라 대부분 덕들이 갔음. 요리도 맛있었고 데코도 예쁘고 분위기 좋았는데 워낙 한석율이랑 장그래랑 그사세라는 후기가 많았음ㅋㅋㅋ

‘나 요빠들 크리스마스 파티 다녀온 사람인데 한석율이 장그래 존나 챙기더라’

‘음식 진짜 존맛이고 둘다 존잘생임bbb 특히 한솊 장그래 옆 아닐 때 가끔 정색하는데 존나 남신포스.’

‘장파티셰가 디저트 만들때 깨알같이 아저씨 이것 좀 해봐요 하는거 귀엽지 않냐ㅋㅋㅋ 1살 차이면서 아저씨래’

‘야 한솊이 장파티셰한테 먹여주는거 봤음? 아주 눈에서 꿀이 떨어지더라’

‘근데 장파티셰가 한솊 그렇게까지 밀어내진 않던데? 둘이 사이 되게 좋아보이더라’

‘저번에 명동에서 둘이 색만 다른 모자쓰고 같이 걸어가던데’

‘ㄴ확실한거 아니면 유포하지말자’

‘ㄴㄴ일반인인데 이런건 좀 그렇지 않음?’

‘ㄴ방송하는데 일반인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

뭐 여튼 이런 댓글들이 쭉 달림 크리스마스 파티 촬영 끝나고 퇴근길에 둘이 같은 벤 타고 갔다고 팬들이 또 무지 좋아했음

10. 보통 프로그램 1주일 전에 제작진이 주제를 던져줌. 그리고 서로 비밀로 하고 각자 메인요리/디저트를 준비하는거임. 그리고 촬영 당일날 공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요리와 디저트의 조화가 대부분 좋음. 그래서 짠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석율이 그 오해에 대해 해명함. ‘그래가 잘 안 알려줘요. 그냥 제 연락 자체를 잘 안 받아줘요 ㅠ0ㅠ’라고 함. 일반인들은 몰라도 팬들은 납득.

11. 발렌타인 특집 방송 때였음. 석율은 데코할 때 무조건 예쁘게! 막 하트 그릇 이런것도 어디서 구해옴. 오히려 디저트 만드는 그래는 수수하고 단정해서 사람들이 반대 아니냐고 웃음. 석율은 방송에서 “제가 왜 하트 그릇을 좋아하냐면 이게 다 그래씨에 대한 마음이에요.” 이런 드립을 침. 그래가 그때 하트모양 초코를 만들고 있었는데 하트 틀 버리는 척 함. 석율이 “안돼 짱그래!” 하며 껴안아버려서 장그래 귀 빨개졌는데 사람들이 또 그걸 귀신같이 캡쳐하고 움짤 만들고 난리남.

12. 모 요리 프로에서 앞치마 들고 서있으면 도도도 뛰어와서 폭 안기며 앞치마 매주는게 너무 부러웠는지 한석율이 시도함. 장그래는 한석율이 자기 앞치마 들고 서있으니까 ‘???’ 한 표정으로 쳐다봄. “그래야 오빠한테 안기라니까.” “빨리 제 앞치마 주십시오.” 하면서 투닥투닥하고 추격전이 벌어짐. 마지막엔 그래가 등 뒤에 아일랜드 때문에 동선이 막혀서 엉거주춤 서있고 석율이 억지로 앞치마 매준 다음에 뿌듯하다는 듯이 쳐다봄. 이건 플짤 움짤로 만들어져서 ‘앞치마_매주기의_나쁜예.swf’로 각종 사이트에 돌아다니게 됨.

13. 방송 후 입소문을 타게 돼서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오고 슬슬 알아보는 사람도 생김. 그래서 석율이 “그래씨 방송 나가고 나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죠~~? 기분이 어때요?” 하니까 그래가 “맨날 옆에 있으니까 아실거 아녜요.” 라고 태연하게 말했는데 방송 보는 덕후들 망상 폭발. 맨날 같이 있나봐!

14. 둘이 인기를 얻으며 요리 잡지나 여성 잡지 인터뷰도 종종 하게 됨.

Q. 두 분이 어떻게 친해지게 되신 거예요?

석율: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가 원컨티넨탈호텔 입사 동기예요. 전공 분야는 달라도 저희끼리 되게 자주 뭉쳤거든요. 그래씨의 강직하면서도 승부사같은 기질에 반했죠.

그래: 말은 이렇게 하는데 처음에 석율씨가 저 싫어했습니다. 테스트 보는데 저한테 다 떠넘기고.

석율: 그래씨 왜 그래요. 내가 그 땐 정말 잘못했다니까.

그래: 저도 처음엔 석율씨 첫 인상이 매우 안 좋았으니까 쌤쌤으로 치죠. 딱 뺀질이 인상이었거든요. 알고 지내고 나서야 은근 속 깊은 사람이란걸 알았습니다.

이런 인터뷰들이 실려있었음. 심지어 둘이 커버인데 석율은 검정 조리사복 그래는 흰색 조리사복을 입고 있었음. 무슨 느낌이냐면 신혼화보… 여성잡지에서 흔히 연예인 커플이 나와서 사진찍고 우리 행복해요 *^^* 하고 어필하는 딱 그 느낌이었음.

15. 그 이후에도 잡지 화보를 자주 찍음. ‘요리하는 남자들이 섹시하다’라는 컨셉의 화보였는데 조리사복 딱 입고 불 앞에서 땀 흘리거나 디저트에 집중하는 그 모습이… 참고로 한석율은 장그래 나온 잡지 다 가지고 있음. 그것도 두 권씩 있음.

16. 요리가 끝나면 둘이 시식하는 시간을 가짐. 그 때 그래가 되게 잘 먹어서 햄스터, 다람쥐 이런 별명이 붙음. 그 날은 발렌타인데이 특집이었는데 예쁜 요리들을 앞에 두고 둘이 샴페인 따서 짠 했음. “오늘 같은 날 이렇게 맛있는 요리와 디저트가 있고… 그래씨가 있네요.” “그러게요 아쉬우시겠어요. 여자분이 있어야 하는데.” “전 우리 둘이 있어서 좋은걸요♡” 장그래 마시던 샴페인 목에 걸림.

17. 한석율이 근무하는 원컨티넨탈 호텔에 사람들이 한석율 보러 옴. 그래봤자 멀리서 얼굴 한 번 보는 정도지만 진지하게 요리에 열중하는 한석율이 그렇게 멋있다고 함. 의외로 방송만큼 깐족거리지는 않음. 반면 이상식당도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여긴 소규모라 비교적 장그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음. 조근조근 이게 무슨 디저트고 뭐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고 이 디저트의 유래는 뭐고 설명하는 장그래가 너무 멋있고 예뻐서 출구가 없다는 소리도. 그리고 종종 이상식당에서 한석율을 볼 수 있다는 소문도 있음.

18. 다른 요리 프로에 한석율이나 장그래가 단독으로 나가면 그곳 패널들이 반드시 나머지 하나를 찾음. “왜 석율씨/그래씨랑 안 나오셨어요?”라는 질문은 거의 통과 의례 수준. 한석율은 진심으로 아쉽다는 표정 지으며 “그러게요 우리 그래씨도 같이 나왔어야 했는데. 그래야 보고싶어~”해서 사람들 빵터지고. 장그래는 “솔직히 혼자 나오니까 긴장되기는 하네요. 그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ㅍㅅㅍ)9″해서 사람들이 귀여워해줌… 그리고 장그래는 노잼이었다고 한다…

19. 만우절 특집으로 장그래에게 몰카를 하기로 함. 한석율이 앞머리를 내리고 조용하게 등장했는데 어쩐지 장그래 표정이 거의 울먹거릴 정도. 한석율도 앗차 싶어서 머리 다시 가르마 타고 이거 편집하자고 함. 이게 나중에 메이킹 영상으로 풀려서 팬들 사이에서 한참 자와자와함. 대체 한석율의 내린 머리란 장그래에게 무엇인가…

20. 시식하는 시간에 한석율은 장그래에게 “이걸 누구와 함께 먹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데(대본에 있음) 장그래는 주로 “맘 맞는 좋은 친구들과 약간의 알콜을 곁들이면 좋겠네요.”,”어머니께 대접해드리고 싶은 음식이에요.”,”제 은사님과 함께 먹고 싶어요.” 이런 식의 모범 답안을 함. 근데 유독 ‘연인과 먹겠다’ 이 얘기는 안 함. 한석율이 한 번은 “그래씨 이런 로맨틱한 디저트는 나랑 먹으면 좋겠다. 그죠.”하니까 장그래는 장난인줄 알고 “제가 왜 한석율씨랑 먹습니까.”했는데 한석율 눈빛 너무 진지하게 “당연히 나니까.” 이래서 오히려 장그래 순간 멈칫 함. 이 아저씨 진심인가…? 제작진도 좀 당황해서 편집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그러고 있는데 한석율 이내 웃으며 그래 팔목 잡음. “나같은 동기를 버릴거예요?” 제작진 그제야 안도하며 그 장면 살리기로 하는데 장그래 심장 벌렁거려서 한석율이 잡은 팔목을 통해 심장박동 전해질듯.

21. 매 화마다 당연히 옷을 다르게 차려입는데, 둘을 묘한 커플룩으로 입혀놓음. 한석율이 블랙을 입으면 장그래는 화이트. 둘 다 스트라이프 티셔츠인데 한석율은 검정 배경에 흰색 줄, 장그래는 흰색 배경에 검정 줄 이런식. 그래서 팬들은 ‘흔한_부부의_커플룩.jpg’이라며 매 화 무슨 옷을 입는지 정리하기도 함.

22. 장그래가 딸기 티라미수를 만드는 날이었음. 레시피 설명을 하는데 “설탕 n컵을 넣어주세요. 근데 한셰프님이 단 거 잘 못 먹으니까 전 그것보다 좀 적게 넣을게요.”하고 자연스럽게 말해버린 것. 한석율이 장그래한테 달라붙어서 “날 위해서 그래주는거야ㅠㅠㅠㅠ?”하는데 장그래 표정 썩어감. 근데 이렇게 말하는 한석율도 장그래를 위해 보다 담백하게 만듦. 둘 다 음식 할 때 서로의 입맛을 너무 자연스럽게 배려함.

23. 요리를 하다가 첫사랑 얘기가 나옴. 한석율이 짓궃게 장그래에게 첫사랑이 누구냐 물음. 장그래는 대답을 피하며 한석율에게 도리어 한셰프님이야말로 첫사랑 어떤 사람인데요? 하고 물음. 한석율이 자기 첫사랑 썰푸니까 장그래 묘하게 침체돼서 조용히 디저트만 만듦. 어리버리하게 실수도 하고. 한석율이 “장그래 질투하는거야?”하니까 장그래 정색하며 “미쳤습니까?”하는데 계속 기분이 안 좋아보임. 팬들은 슬슬 이 둘이 현실인지 망상인지 헷갈린다고 호소할 정도.

24. 인슷하그램을 최근 시작한 둘의 계정은 거의 럽스타그램 수준임. 둘이 만든 디저트 올려놓고 한석율이 ‘#장그래 파티셰와 만든 #르쁘띠그래 #르쁘띠석율 #로맨틱 #성공적’이런 글 써서 올림. 장그래도 둘이 같이 만든 음식 사진과 같이 와인 딴 사진 올리고 ‘#한석율 셰프님과 #디너 #와인 너무 씁니다.’ 팬들도 의아해함 이 둘 같이 사나…?

25. 장그래는 때때로 승부사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있음. 웬만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바둑 용어를 인용한다거나. 팬들은 대체 장그래 과거는 어떨까 궁금해함. 한석율은 고등학교 졸사와 대학 졸사가 이미 털렸는데 장그래는 그런것도 없음. 그러던 어느날 방송에서 장그래가 넌지시 얘기를 꺼냄. “이건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한건데요, 심지어 한셰프님도 몰라요. 저 요리하기 전에 바둑 뒀거든요. 근데 실패했어요. 이후로 제가 다시 무언가로 성공할수 있기는 한걸까 싶었는데, 지금 이렇게 제 요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고 저를 사랑해주셔서 믿기지가 않아요. 항상 취해있으려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디저트 만들면서 함. 한석율이 오히려 눈물 보이고 장그래 안아줌. 장그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완성된 디저트 보여주며 웃음.

26. 둘이 요리를 다 만들고 나면 꼭 꼭꼭 서로 요리 들고 짠 한 다음 먹음. 포크로 찍어서 먹기 전에 짠. 디저트 들고 베어물기 전에 짠.

27. 상황극을 종종 한다. 주로 남친 석율과 여친(?) 그래로. 예를 들어

석율: 만약에 여친이 맛없는 음식을 해오면 어떻게 할거예요?

그래: 맛없다고는 못 하죠. 한셰프님은요?

석율: 그래씨가 여친 역 해줘봐요.

그래: (진짜 싫지만 ㅍ”ㅅㅍ) 석율씨 내가 해 온 음식 오.때?

석율: (먹는 시늉) 으으음~ 자기야! 진짜 맛있당♡ 우리 자기 음식 너무 잘해서 다른 사람들이 질투하면 오또케 ㅠ3ㅜ 이제 음식은 내가 할게! 이러는거죠~

그래: ㅍㅅㅍ… (자막: 징그러워…)

28. 인스타그램에 석율이 입었던 옷을 그래가 입은 사진이 보여서 팬들 열광.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보인다.

29. 요리를 하다가 문득 한석율이 제안함. 우리 서로 장점 말해주기 할까요? 장그래도 동의. 석율이 말하는 그래의 장점: 디저트가 죽여준다, 얼굴이 예쁘다, 분위기가 청순하다, 몸의 선이 아름답다(장그래 표정: 미쳤나 이 아저씨가), 손이 예쁘다, 웃을 때 귀엽다, 귀 빨개지는거 귀엽다, 은근 어리광 부리는거 귀엽… (장그래가 결국 한석율 입에 딸기 집어넣어서 입막음)

그래가 말하는 석율의 장점: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진중하다, 아무 생각이 없진 않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센스있다고들 한다, 요리가 맛있다, 오대오같은 이상한 머리도 어울리긴 한다… (한석율: 그거 칭찬 맞아 ㅠ3ㅜ?)

30. 같은 채널에서 하는 맛집 탐방 프로그램에 석율과 그래가 게스트로 출연했음. 그래가 먹다가 입술 옆에 살짝 묻었는데 석율이 너무 자연스럽게 닦아줌. MC가 두 분이 입사 동기시라더니 진짜 친하신가봐요. 하고 석율과 그래도 뒤늦게 자기들이 한 일 알아채고 어색하게 웃음. 첫번째 맛집에서 나와 두번째 맛집으로 이동하는 길에 MC가 그래에게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음. 그래는 담백하고 깔끔한게 좋다고 대답. MC가 예를 들자면요? 라고 하니까 석율이 신나서 대답함. 고기나 생선은 잘 안 먹고 야채 위주고 두부 샐러드 같은거 좋아하고 블라블라. MC는 아 그렇구나 ^^;; 하면서 짜식. 둘의 우정을 테스트해본답시고 동시에 말하기 퀴즈를 냄. “석율이 제일 좋아하는 색은?”, “그래의 컴플렉스는?” 이런거였음. 너무 당연하게도 다 맞춰버림 (…) 석율네 명절에 모이는 친척은 몇 명? 이런 질문까지 다 맞힘 (…)

31. 방송 나가고 자와자와하는 사이 요빠들 시즌 1이 끝남. 팬들은 한 동안 둘이 같이 나오는 프로그램 못 봐서 서운했는데 이상식당에 가면 이상하게도 한석율이 있음. 그래서 팬들이 이상식당에 성지순례하는 비율이 늘었음. 후기는 당연히 음식 너무 맛있다, 오빠들 둘 다 봐서 좋았다, 어지간히 좀 붙어있어라…장파티셰가 한셰프 때문에 데코를 못 할 지경이다, 장파티셰한테 꿀발라놨냐 등.

32. 한 때 그래는 유니폼에 있는 스카프를 맬 줄 몰랐다. 그래서 석율이 종종 매주다가 그게 습관돼서 지금은 원컨티넨탈 소속이 아닌데도 매주려고 할 때가 있음.

33. 인터뷰에서 밝힌 석율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노래방 가기, 맘 맞는 친구와 놀기. 그리고 석율의 인스타에는 장그래와 한석율의 사진이 올라오고 태그가 #스트레스해소 #힐링 #맘맞는친구 #베프 #너는the_love 이런거여서 팬들…할말 없어짐…니들끼리 다 해쳐먹어 ㅇㅍㅇ 더해라!

34. 요빠들 시즌 2가 시작됐음. 단 둘이 하던 포맷에서 의뢰인인 게스트가 있고 그 게스트의 미션에 따라 요리를 만드는 거였음. 그리고 마지막에 게스트가 나타나서 시식하고 오늘의 컨셉에 알맞는지 아닌지 성공과 실패를 결정함. 근데 너무 석율과 그래의 그들이 사는 세상이 심해서… 한 2화만에 게스트 제도 폐지하고 그냥 둘이서 하는 걸로 결정됨잼. 사실 팬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

35. 그도 그럴 것이 유명한 여자 아이돌이 나와서 썸타는 친구와 함께 먹을 도시락을 의뢰했는데 일단 장그래가 그 아이돌을 모름 (…) 제작진은 여자 아이돌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투닥대는 구도를 원했는데 요리를 하다보니 점점 석율과 그래 둘이 나눠먹을 도시락을 만드는 것처럼 보임. 그래야 너 이거 좋아하잖아, 그치?/한셰프님은 라즈베리 전 체리를 올려볼게요. 이런 식 (…) 여아이돌은 우와 정말 맛있어요 남발인데 둘은 당연히 맛있지 우리 그래(한셰프님이)가 만든건데요. 이런 얘기나 하고있고… 덕분에 그 여자아이돌 팬덤한테 욕먹음. 그러나 요빠들 팬덤은 그 여자 아이돌을 욕하고 있으니 쌤쌤.

36. 설날 특집으로 진행된 요빠들은 특별히 한복을 입고 한식과 한식 디저트를 만들기로 했음. 한석율은 노란 계열, 장그래는 분홍 계열 한복을 입었는데 그거 보고 석율이 그래 너무 귀엽고 예쁘다고 난리를 쳤음. 새색시처럼 너무 예쁘다♡ 이래서 뒤집개로 쳐맞음 (…) 석율 훌쩍이면서 음식 다 만들고 꽃받침 하며 그래 쳐다봄.

석율: 나 명절 음식도 완전 잘하지?

그래: 어머니가 하시는거 그대로 따라하는 거잖습니까 ㅍ0ㅍ 시청자 여러분 이거 한셰프님 어머니 레시피입니다 이 아저씨한테 속지마세요.

그리고 팬들 반응: 네가 어떻게 한셰프님 집안 명절 음식 맛을 아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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