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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다시보기 | 소나기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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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다시보기 | 소나기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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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다시보기 :: 무비봄 MOVIE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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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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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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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 의 앨리스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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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 의 앨리스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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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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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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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기증된 영화유산 < 영화관 옆 박물관 < 한국영화박물관 -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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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기증된 영화유산 < 영화관 옆 박물관 < 한국영화박물관 -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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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한국영상자료원

‘서민의 삶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왜 만들어지지 않을까?’ 꼭 대단한 담론을 다룬 영화를 원하는 건 아니다. 1980년대의 차가운 시절에도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꼬방동네 사람들’(1982), ‘우묵배미의 사랑’(1990)이 만들어졌음을 기억하면 좀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언젠가 한 평론가와 이야기를 하다 내 생각을 전했다. 그는 영화 시장과 산업의 상황이 예전과 달라졌으며 오히려 예전보다 어떤 영화는 만들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냥 수긍하기는 힘든 말이었다.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된 예술이다. 그런데 왜 그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본 영화가 드물단 말인가. 어쩌면 안국진 감독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가 많이 반가웠다. 때마침 그의 영화는 서민의 고통과 시대의 정신이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근작 중 한 편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대중성과 스타일 면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기특한 데뷔작이다.

Props Talk 소품 프로젝트의 특성을 살려 이번 인터뷰에서는 소품에 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제작과 개봉이 한참 지난 한국영화의 경우

소품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독립영화라면 더하다.

이용철 독립영화의 경우 소품의 관리가 더 힘들 것 같다.

안국진 딱히 소품에 신경 쓸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촬영 일정이 끝나기 전에 스태프들이 빠져나가기도 한다. 더 좋은 여건을 찾아가기에 보내줄 수밖에 없다. 결국 미술팀이나 미술 담당 연출부가 하거나 감독이 직접 해야 하는데, 작은 소품까지 챙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촬영 도중 유실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책임자가 따로 없다 보니 촬영이 끝난 뒤에는 전부 내가 관리해야만 했다. 주변에 널린 소품들을 보며 이게 뭔가 했다.

이용철 지금 살아남은 소품은 무엇인가.

안국진 따죠, 전단지, 명함, 보청기 등이다. 수남(이정현 분)이 입고 다니던 빨간 코트와 워커는 원래 의상실장이 개인 돈으로 구입한 거였다. 본인이 소장하겠다고 우겼으나,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에 응하라고 권했다.

이용철 소품, 미술, 의상에 할당된 제작비는 어느 정도였나.

안국진 프로덕션 때 운용할 수 있는 전체 제작비가 7000만원이다. 거기서 세트 몇 개를 짓고 스태프들 밥값 같은 곳에 지출하고 나면 나중에는 돈을 나누는 게 거의 무의미한 상황이 벌어진다. 부서마다 얼마나 덜 쓰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특히 미술이 중요한 영화임에도 제대로 할당을 하지 못했다. 제작 여건 상 몇몇 장면에서 약속한 대로 구현이 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이용철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지만 미술, 의상 등에서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 어떤 팁 같은 게 있었는지.

안국진 몇 차례 등장하는 동네 상담실의 경우, 원래 상담사 쪽의 벽 전체를 두루마리 휴지로 가득 채워 그녀의 위선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으나 그나마 이것저것 채워진 게 있어서 괜찮았던 반면, 주인공 수남의 뒤쪽 벽은 벽걸이시계 외에 텅 비어 있었다. 명암에 차이를 줘 미술의 허전한 부분을 가려야 했다. 조명이나 DI작업 등을 하면서 콘트라스트를 주는 방식으로 해결한 부분이다.

후반에 수남이 지내는 고시원은 ‘소셜포비아’(2015)에서 지웅(변요한 분)이 묵는 방과 같은 세트다. 세트 하나를 지어 두 영화가 각각 나눠 촬영하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소셜포비아’와 공용으로 쓸 수 있게끔 방을 너무 크게 짓는 바람에 비어 있는 부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다. 뒤쪽에 의상을 걸어 최대한 비좁게 보이게 만들었고, 필요 없는 부분이 되도록 안 나오게 해야 했다. 촬영 때는 비어 보이는 걸 가리기 위해 최대한 앵글을 좁게 했다. 넓은 공간에서 좁은 데 앉아 있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도 적잖이 걱정하는 눈치였다. 걱정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신인감독이었으니 스태프와 배우들이 불안해했던 건 당연했다.

이용철 어떻게 ‘소셜포비아’와 세트를 나눠 쓰게 됐는지.

안국진 두 영화에 공히 고시원이 나오니까 고시원 세트를 하나 지어 함께 쓰기로 했다.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돈을 반반씩 부담하기로 한 거다. 그리고 스케줄에 맞춰 쓰기로 약속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먼저 찍고 빠진 뒤 ‘소셜포비아’가 나중에 촬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영화의 촬영 사이의 기간을 다소 넉넉하게 잡아야 했다. 우리 쪽 미술팀이 빠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상대편도 세팅을 하는 데 시간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용철 미술감독의 불만이 많았겠다.

안국진 하고 싶은데 구현이 되지 않을 때 불만스러운 건 당연하다. 여기까지만 찍겠다고, 그러니까 여기 안에서만 신경을 쓰자고 계속 대화하면서 작업했다. 사소한 건데 기억나는 일 하나가 있다. 미술감독이 수남의 고시원에 밥솥을 놓고 싶어 했다. 나는 수남이 밥을 해먹을 형편이 못 된다고 빼기를 원했는데, 이상하게 미술감독이 밥솥에 집착하더라. 촬영 도중 몰래 밥솥을 집어넣다 걸리곤 했다.

이용철 직업으로서 영화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안국진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를 키웠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건물 건너편에서 살았는데, 어린 소년의 눈에 대학생들이 타고난 재능을 지닌 대단한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래서 영화를 찍는 데 겁을 냈다. 잠시 평론가가 되어볼까 한눈을 팔았는데 알고 보니 그 길이 더 어려워 보였다. 방법을 못 찾고 헤매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독립영화협의회의 워크샵에 들어가 처음으로 영화를 찍는 것을 경험했다. 학부에서 영화 전공을 택한 건 제대를 하고 난 뒤였고, 이어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되돌아보면 장편영화를 찍기 전까지 계속 지지부진하게 이어온 게 아닌가 한다.

이용철 감독의 길을 가는 데 영향을 준 작품이 있다면?

안국진 어머니가 문방구를 운영했다. 가게에서 손님들이 오고 가는 거를 보며 관찰하는 게 자연스러운 환경이었다. 어느 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를 보게 됐다. 어릴 때였으나 당시에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쉽게 성인용 영화의 테이프를 빌릴 수 있었다. 수많은 인물이 나오는 와중에도 각각의 성격과 이야기가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어 신기했다. 그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극중 얽혀 있는 인물들과 내가 관찰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함께 뒤섞였다. 삶을 구현하는 영화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그런 점에서 많은 영화를 받았다. 사실 어린 나이에 보기에 무지 야하고 어렵다는 인상이 강했다. 장면의 의미를 정확하기 파악하거나 주제를 알기는 힘들었지만, 다양한 인물의 행동과 감정 변화 등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하는 데 쾌감을 얻을 수 있었다. 어렸음에도 장차 영화를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이라는 걸 배우고 있다는 걸 자각하게 만든 영화다.

이용철 배우 이정현의 캐스팅이 빛난다.

안국진 처음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캐스팅에 임하다 지도 교수들의 조언을 듣고 과감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우선, 나이대가 넓은 수남 역을 연기하려면 연기 폭이 큰 배우를 캐스팅해야 했다. 시나리오를 수정할까 생각을 하던 차에 ‘범죄소년’(2012)과 ‘파란만장’(2010)에서 이정현 씨의 연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저 배우라면 시나리오를 바꾸지 않아도 되겠다는 느낌이 왔다. 하지만 이정현 씨에게 처음 제안했을 때는 거절을 당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정현 씨에게 시나리오가 건네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분장실장이 박찬욱 감독과 아는 분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시나리오를 읽어본 박찬욱 감독이 이정현 씨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해줬다. 며칠 후 승낙의 말씀을 듣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제 큰일 났구나’였다. 이정현 씨 외에도 연기가 뛰어난 선배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상황에서 영화가 잘 나오지 않으면 난 끝장나겠다 싶었다.

이용철 이정현 씨의 연기 스타일은 본인이 먼저 제안한 것인가.

안국진 장편영화로 데뷔하는 사람으로서 운이 좋았다는 것을 나중에야 듣고 알게 되었다. 이렇게 곤조 없이 연기를 잘하는 여배우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처음에는 잘 몰랐다. 현장에서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카메라를 돌리면 제대로 표현이 되곤 했다. 처음에는 그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배우니까 타고난 게 좋아서, 그리고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저렇게 잘하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5회 차를 지나면서 내가 한 것은 거의 없게 되었다. 갈수록 내가 요구한 것 이상의 연기가 나오고, 말을 하지 않아도 금방 캐릭터의 흐름을 잡아내는 걸 보면서 점차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달았다.

이용철 인물의 현실이나 영화의 정서 등에서 1970, 80년대가 느껴진다.

안국진 초등학교 때 친구들을 따라 컴퓨터 학원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런데 하필 TV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컴퓨터 학원에 가면 게임밖에 하는 게 없으니 먼저 타자 학원에 보내 자판을 외워야 실력이 는다, 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그걸 본 어머니께서 동네 타자학원에 나를 보냈다. 초등하교 저학년인 내가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누나들 사이에서 타자를 치게 된 거다. 누나들은 내가 귀엽다고 말했지만, 나는 불분명한 미래를 향해 노력하는 누나들의 처지가 걱정됐다. 어린 내가 보기에도 그건 분명 미래가 없는 분야였다. 왜 그런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침내 타자학원이나 주판학원 등이 하나씩 없어지는 걸 보면서 자랐다. 또한 아버지께서 운영했던 인쇄소에서 일하는 경리 누나 등을 보면서 그들의 세상과 미래에 대해 다양한 상상들을 했다. 그런 현실을 관찰하면서 얻은 것들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많이 녹아든 것 같다.

이용철 서민에 대한 시선이 마냥 애정 어린 건 아니다. 때로는 비판적이다.

안국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계층 내 수평 폭력에 관한 영화다. 비슷한 계급 내에서 이해 자체가 부족한 사회인 게 문제다. 항상 물질을 우선시하기에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많은 부분에서 미디어가 분위기를 조장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개개인의 깨달음이다. 뭐가 소중하고 누가 적인지 모르는 채 나랑 비슷하거나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용철 비판적인 시선과 별개로 수남이란 인물을 지지하게 만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안국진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우선, 수남이 다른 사람들을 막 죽이고 생명을 우습게 아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오직 남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모든 행동을 했다는 게 지지를 얻는 요소라고 본다. 또 하나는 주인공이 여성 주인공이 어느 정도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실제로 나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캐릭터이거니와 우리가 열심히 사는 여성을 떠올리면 대개 어머니와 연결되지 않나. 그런 게 섞여 수남이라는 캐릭터를 지지할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비록 나쁜 짓을 했더라도 어느 정도의 무지와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성향에서 공감을 할 수밖에 없는 면도 있지 않을까.

이용철 동화적인 인물이 영화의 잔혹한 부분을 상쇄한다.

안국진 모든 역경을 겪으면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현실에는 그런 사람이 굉장히 많지만, 내 눈에는 그런 분들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시작점에서의 질문은 그랬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뭐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극중 그런 사람은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굳혔다. 과장을 하거나 목적을 위해 별의별 감정을 지니고 있어도 이해가 될 것으로 보았다.

이용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극 중 어떤 식으로 끼어들었나.

안국진 원래 제목을 말하자니 부끄러운데 ‘덥스탭’이었다. 자꾸 어두운 면에 빠져들면 안 되겠다 싶어서, 톤앤매너를 지키고 싶다는 점에서 ‘어두우면서도 춤을 출 수 있는 음악’ 장르를 제목으로 선택했던 거다. 그걸 계속 상기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니까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수남이 현실적인 문제를 비현실적으로 해결하는 인물이기에 나중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되었다. 주인공이 원하지 않는데 모험에 빠지는 거나 빠져나올 때도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것도 비슷했다. 그래서 패러디하듯이 그런 제목을 붙였고, 다른 한편으로 ‘나라’라는 게 주제의 측면에서 직접적인 힌트로 작용하기를 바랐다.

이용철 자신을 구속할 수도 있는 인물을 데리고 자유를 향해 달리는 엔딩이 좋다. 언제쯤 그런 엔딩을 구상했는지.

안국진 ‘떠나기는 떠나야 된다’는 엔딩의 구상은 정해져 있었는데, 방식 자체는 좀 늦게 정해진 편이다. 지금과 다른 엔딩으로 수남이 감옥에 가는 게 있었다. 수남이 감옥에 가서 여태까지 벌어진 일들을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아줌마들을 앉혀 놓고 털어놓은 후 마침내 출소한다는 것. 형사까지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그렇게 썼다. 세상으로 나가는 지점에서 감옥이 좋은지 바깥세상이 더 지옥 같은지 질문하려고 했다. 감옥은 제작 여건 상 도저히 찍을 수 없어서 현재의 엔딩으로 정했다. 그래서 아쉬운 면이 있다. 현재의 엔딩은 좀 급하게 마친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이용철 다음 작품으로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선택했다.

안국진 여자가 주인공인 상업영화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상황에 화가 났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찍으면서 여배우들의 불평등한 입지를 실감했는데, 그러한 여배우로 득을 얻은 나 같은 감독이 상업영화로 옮기자마자 여배우에게 등을 돌려야 한다는 현실에 분노감을 느꼈다. 다음 작품을 선택한 데에는 그런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여자가 주인공인 상업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락했다. 또한 주인공 역할로 이정현 씨를 생각 중이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배우가 다한 작품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상황을 또 반복할 거냐고 질문하기 마련이다. 내 생각은 그렇다. 이정현 씨는 뭐든 잘할 것 같은 배우이다. 스트레스 속에서 변해가는 여린 여성 역할에 어울리지 않나.

이용철 지향하는 영화는 어떤 것인가.

안국진 주제에 있어 엇나가지 않는 영화를 계속 하고 싶다. 휘발성 있는 영화나 너무 장르에만 기대는 영화보다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한, 그리고 그게 장르하고 잘 결합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런 영화를 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밝기만 한 영화는 못하는 거 같다. 제 색깔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용철 수많은 영화제에 소개됐고 개봉도 마쳤다. 영화를 사랑해준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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