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26 죄 와 벌 명대사 Trust The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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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주의] 모든 1400만 관객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역대급 명장면ㅣ요것봐라 [ 신과함께-죄와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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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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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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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당신이 감형은 필요 없다고 할까 봐서요.” “오오, 인생을 혐오하지 마십시오. 앞길이 창창한데, 감형이 필요 없다니요. 어째서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죄와 벌(상) 저자 도스토예프스키,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1-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도스또예프스끼의 장편.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인간의… 이성의 광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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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벌 후기 명대사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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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벌 후기 명대사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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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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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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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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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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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1867 네 동생 두냐를 사랑해 주어라, 로쟈. 그 애가 너를 사랑하듯 너도 그 애를 사랑하고, 그 애가 너를 자기 자신 보다도 더, 한없이 사랑한다는 것을 꼭 … ‘이렇게 큰 일을 꾸밀 생각이면서 동시에 이렇게 시시한 것을 두려워하다니!’ 그는 야릇한 미소를 머금으며 생각했다. ‘음… 그렇다….’ 모든 것이 인간의 손에 달려있는데 오로지 겁을 먹은 탓에 모든 것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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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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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 World : < 죄와 벌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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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 World : < 죄와 벌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 style=”width:100%”><figcaption>Invisible World : < 죄와 벌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figcaption></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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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 가슴이 떨렸다. 세상에 듣기만 했던 그 명작을 내가 읽게 되다니! 드디어!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라스꼴리니꼬프가 살인을 저지르기까지의 상황도 꽤 길었고, 살인 이후에 힘들어 하며 주변 사람들과 만나는 장면도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그 동안 이런 고전들을 요약본만으로 만난 폐해가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어쨌든 꽤나 심오하고 심각해서 어렵게 읽을 줄 알았는데, 속도감 있게 읽혀서 4일에 걸쳐 새벽까지 읽어 버렸다. 햄릿을 닮은 라스꼴리니코프도 매력적이지만, 끝내 구원받지 못할 것 같은 삶을 살아간 소냐의 아버지 마르멜라도프의 초반 술주정 이야기가 너무 인상적이었고, 특히 어떻게든 친구를 도우려는 라주미힌과 라스꼴리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아브도찌야 로마로브냐) 캐릭터에도 강하게 끌렸다.

라스꼴리니코프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자신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인 행동)과 뽀르피리와의 두뇌 싸움, 동생 두냐의 결정, 그리고 마지막에 나타난 스비드리가일로프(두냐를 모욕한 그 남자?)의 충격적인 등장까지! 다음 (하)권이 기대되는 독서였다.

※ (하)권을 읽을 때는 꼭 인물관계도를 그려보고 싶다.

-인상 깊은 구절-

12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다. 다만 겁이 나서 사람들은 모든 일을 망치는 것이다……. 이건 명제와 다름없지.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한 걸음, 자신의 새로운 말, 이것을 제일 두려워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너무 중얼대는구나. 이렇게 말만 너무 많이 하니까,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니까 지껄이기만 하는 거다.」 이렇게 지껄이는 버릇이 생긴 것은 최근 한 달 동안 이렇게 걷고 방구석에 처박혀 누워서……있을 수도 없는 일에 대해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걷고 있는 걸까? 정말 난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14 그러니 가능하면 눈에 띄어서는 안 된다……. 사소한 것, 사소한 것이 중요하다……! 바로 사소한 것들이 항상 모든 일을 망쳐 버린다……. 33-34 돌아오자마자 곧 까제리나 이바노브나에게 가서는 탁자 앞에 30루블을 말없이 내놓더군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흘끗 쳐다보고는, 큰 녹색 드라데담 숄을 집어서, 그것으로 머리와 얼굴을 완전히 감사고, 벽을 향해 침대 위에 누웠습니다. 어깨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더군요……. ~ 젊은 양반, 난 보았어요. 까쩨리나 이바노브나가 말 한마디 없이 소냐의 침대에 다가가서, 저녁 내내 그 애의 발치에 무릎 꿇고 앉아 그 애의 발에 키스하는 것을요. 좀처럼 일어설 줄 모르더군요.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서로 꼭 껴안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둘이 같이, 둘이……. 그래요……. 그런데도 난 취한 채로 누워 있었습니다. 41 ‘너희들, 돼지 같은 것들! 짐승의 형상과 인이 쳐진 놈들! 그렇지만 너희들도 오너라!’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사람들과 합리적인 사람들이 소리를 치면서 말하겠지. ‘주여, 왜 이들을 받아들이십니까?’ 그러면 말씀하실 거다, ‘지혜로운 이들아, 내가 그들을 받아들이노라, 합리적인 이들아, 내가 받아들이노라, 이들 중에서 자신이 구원받을 많나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내가 이들을 받아들이노라…….’ 그리고 우리에게 두 팔을 내미시면, 우리는 땅에 엎어져서……울면서 모든 것을 깨닫게 될 거야! 그때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될 거야! 다른 모든 사람들도 이해하게 되겠지……. 46 나오면서 라스꼴리니코프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선술집에서 거슬러 받은 1루블에서 남은 동전들을 있는 대로 긁어 모아, 눈에 띄지 않게 창틀에 놓아두었다. 그러나 계단까지 왔을 때는 생각이 달라져서, 돈을 찾으러 되돌아갈까 망설였다. 56 그 여자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곧장 우리 집에 나가서는 시내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눈물로 그 애의 결백함을 입증하고, 그 애가 보인 고결한 마음과 행동을 높이 칭찬했단다. 그뿐 아니라 두냐가 스비드리가일로프 씨에게 보낸 자필 편지를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면서, 낭송까지 했다는구나(내 생각에는 이건 너무 지나친 것 같았다.) 100-101 [노파의 집에서 돈을 받아들고 들어온 싸구려 술집에서 어떤 대학생이 어떤 장교에게] 빼앗은 돈의 도움을 받아 훗날 전 인류와 공공의 사업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노파를 죽이고 돈을 빼앗는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 작은 범죄 하나가 수천 가지의 선한 일로 보상될 수는 없는 걸까? 한 사람의 생명 덕분에 수천 명의 삶이 파멸과 분열로부터 구원을 얻게 되고, 한 사람의 죽음과 수백 명의 생명이 교환되는 셈인데, 이건 간단한 계산 아닌가! 그 허약하고 어리석고 사악한 노파의 삶이 사회 전체의 무게에 비해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그 노파의 삶은 바퀴벌레와 이의 삶보다 더 나을 것이 없고, 어쩌면 그보다 더 못하다고도 할 수 있어. 왜냐하면 그 노파는 해로운 존재니까. 그 노파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갉아먹고 있잖아. ~ 만일 네 자신이 그 일을 결행할 마음을 먹지 못한다면, 거기엔 어떤 정의도 있을 수 없어! 190 [라주미힌] 이 옷이 낡으면 내년에는 다른 것을 공짜로 주기로 했어! 페쟈예프 상점에서는 물건을 파는 게 아냐. 한번 지불하면 평생을 만족할 수 있거든. 271 그는 열에 들떠 있었지만, 그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조용하고 느릿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그는 다만 불현 듯 느끼게 된 삶의 감각, 이 새롭고도 무한한 감정에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이 감정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느닷없이 뜻밖의 사면을 받은 사람이 느낀 것과 비슷했다고 할 수 있다. 314 [어머니 뽈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드리뜨리 쁘로꼬피치, 그 애가 얼마나 몽상가인지,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말이에요. 나는 그 애의 성격에 대해 한 번도 안심해 본 적이 없어요. 그 애가 열다섯 살이었을 때도 그랬어요. 나는 그 애가 감히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할 짓을 지금 당장 저질러 버릴 수 있다고 봐요……. 329 [조시모프]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사실 미친 사람과 거의 비슷할 대가 무척 많이 있습니다. 다만 아주 작은 차이로 <환자들이> 우리보다는 약간 더 미친 거지요. 어쨌든 선을 그어야만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조화로운 인간이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지요. 이건 사실입니다. 수만 명, 아니 어쩌면 수백만 명 중 한 사람 꼴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그것도 그다지 확실하지 않은 본보기에 불과하지만요……. 372-373 [라주미힌] 그들에게 모든 것은 <환경이 나쁘기> 때문이야, 그 외에 다른 것은 없어! 그들이 좋아하는 문구지! 이런 논지에서 보면, 만약 사회가 정상적으로 건설되면, 단번에 모든 범죄들도 사라지게 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돼. 왜냐하면 항의할 만한 그 무엇이 없어지니까. 모든 이들이 단 한순간에 정의로워진다는 거야. 본성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아. ~ 삶의 <산> 과정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 살아있는 영혼은 필요없다는 거지! 살아 있는 영혼은 삶을 요구하고, 살아 있는 영혼은 기계를 순종하지 않으며, 살아 있는 영혼은 의심이 많고, 살아 있는 영혼은 반동적이야! 반면 이쪽 인간은 송장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고무로라도 만들어 낼 수 있어. 그렇지만 그 인간은 살아 있는 것이 아냐. 의지도 없고, 노예근성 때문에 반역을 일으키지도 않아! 결과적으로 모든 것은 벽돌 토대와 공동숙사의 방과 복도를 배치하는 일로 귀결되고 마는 거야! 그런데 공동 숙사는 만들어졌지만, 그 공동숙사에 살게 될 인간의 본성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본성은 삶을 원하고, 삶의 과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니, 아직 무덤에 가기는 이르지! 단 하나의 논리로는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일이야! 논리는 세 가지의 경우만 예측하지만, 실제로 그 경우라는 것은 수백만 가지나 되거든! 수백만의 경우들을 모두 잘라 내고, 모든 것을 안락이라는 한 가지 명제로 귀결시키다니! 378 [뽀르피리와의 논쟁에서] 저는 제 주된 사상을 믿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 사상이란 바로 자연의 법칙상 사람들은 <대체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는 겁니다. 하나는 저급한(평범한) 부류로서 오로지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출산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처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말>을 할 줄 아는 재능 혹은 천분을 부여받은 사람들입니다.~ 첫 번째 부류, 즉 재료는 대체로 말해서 자기 천성상 보수적이고 체면을 차리는 사람들로 복종 속에서 살아가면서 순종하기를 좋아합니다. 제 생각에 그들은 반드시 복종을 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그들의 사명이고, 그렇게 하는 게 그들에게는 전혀 굴욕적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 모두는 그 능력에 따라서 법률을 어기는 파괴자들이거나 그럴 경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의 범죄는 물론 상대적이고 다양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 좋은 것의 이름으로 현재의 것을 파괴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자기 사상을 위해 시체와 피를 건너뛰어야 한다면, 자기 내면의 양심에 다라서 피를 뛰어넘는 걸 스스로에게 허용할 수 있습니다.

정말 너무 궁금해서 상권에 비해서 빠른 속도로 읽었던 것 같다. 복잡했던 인물들이 어느 정도로 정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라스꼴리니꼬프가 언제 자수하고 회개할지 보다는) 주변 인물들의 근황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뾰뜨르 뻬뜨로비치는 자신의 욕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스미드리가일로프는 왜 나타났으며, 중심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라주미힌과 두냐는 과연 결합할 수 있을지,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는 남편의 죽음 이후 다시 소생할 수 있을지, 소냐는 과연 어떤 언행으로 주변 사람들을 어루만지는지 등등. 가장 놀랐던 캐릭터는 스미드리가일로프와 두냐였다. 스미드리가일로프의 염세적이며 속물적인 행동들이 비난받기에 충분하기도 했지만 왠지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지혜롭지만 곧 부러질 것 같이 연약해 보였던 두냐가 그렇게 강단진 모습을 보일 줄이야! 스미드리가일로프의 함정에 빠진 두냐가 총을 들었을 때 어찌나 놀라고 통쾌했던지! 그리고 가장 잊을 수 없는 대사! 소냐의 「당신은, 당신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 가끔 내가 미워지고, 아이들이 미워지고,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질 때 나를 향해, 그들을 향해 소냐의 대사를 주문처럼 읊조릴 생각이다. 위안이 되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니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두냐의 강인함과 지혜로움, 그리고 소냐의 헌신과 사랑, 두 여성의 힘으로 세상이 구원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어벤져스>의 타노스처럼 우주의 절반을 없애버리지 않고도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을 작가는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5월 한 달, 돌아보면 너무 힘들고 부끄러운 한 달이지만, <죄와 벌>을 다 읽은 것만으로 뿌듯해지는 한 달이었다. -인상 깊은 구절- 422 (스미드리가일로프가 라스꼴리니꼬프에게) <유령, 이것은 말하자면 내세의 작은 조각과 파편들이고, 그것들의 시작이다. 물론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들이 보일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건강한 사람은 가장 현세적인 사람이므로 완전과 질서를 위해 반드시 지상에서의 현세적인 삶만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병이 나서, 유기체 속의 정상적인 지상의 질서가 조금이라도 파괴되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다른 세계와의 접촉이 더욱 빈번해지고, 그러다가 완전히 죽게 되면 그는 곧바로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다.> →간혹 가다 유령, 4차원, 내세. 이런 이야기들을 듣거나 상상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이 스미드리가일로프의 설명으로 구체화되는 느낌이었다. 또는 남을 두 번이나 살해하고 본인도 그렇게 삶에 집착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본인의 죄에 대한 두려움이 유령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447 (뾰뜨르 뻬뜨로비치의 생각)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그가 최후의 순간까지도 이와 같은 결말을 전혀 예기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두 여인이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호통치고 오만하게 굴었던 것이다. 그가 이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허영심과, 자기도취라고 부르는 편이 더 나을 듯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만한 성공을 이루어 낸 뽀뜨르 뻬뜨로비치는 병적일 정도로 자기자신에게 도취되어 있고, 자기 능력과 지성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어서, 때로 혼자 있을 때면,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을 넋을 잃고 쳐다보기까지 하는 인물이었다. 이 세상에서 그가 제일 사랑하고 높이 평가하는 것은 온갖 수단과 노력으로 일궈 낸 자기 재산이었다. 이 재산이 그를 그보다 높이 있는 사람들과 동등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이 쉬운 것은 등장인물들을 행동과 말로만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인물들의 대사도 길지만, 작가의 긴 설명적인 서술도 한몫을 하고 있다. 독자로서 루쥔에 대해서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을 이렇게 정리해 주니 좋기도 하면서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래서 작가의 소설은 쉽고 재미있는 것 같다. 474 그는 새롭고 이상한, 병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정을 느끼면서, 이 창백하고 여윈, 균형 잡히지 않은 모난 얼굴과 준엄하고 강렬한 감정으로 불타오를 수 있는 그 온순한 푸른 눈동자, 분노와 분개로 인해서 아직까지도 떨고 있는 그녀의 작은 몸을 바라보았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는 더더욱 이상하게 여겨졌고, 불가사의하게 생각되었다. <유로지비다! 유로지비야!> 그는 속으로 단언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풀리지 않는 의문이 라스꼴리니꼬프의 소냐에 대한 감정이었다. 소냐의 로쟈에 대한 감정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로쟈는 소냐를 만나 이른 바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시베리아 유배지에서도 그와 비슷한 상태가 되는 것 같지만 소냐를 ‘유로지비’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를 여성으로서 사랑하는지 아니면 그 이상의 다른 어떤 감정을 품는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604 「당신은, 당신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그녀는 절망적으로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어깨에 달려들어 그를 세차게 끌어안았다. ~ 오랫동안 그에게는 낯설었던 감정이 파도처럼 그의 영혼에 스며들어, 순식간에 그의 마음을 적셨다. 그는 그 감정을 거부하지 않았다. 눈에서 눈물 두 방울이 흘러내려, 속눈썹에 맺혔다. 「그럼 나를 버리지 않는 거야, 소냐?」 그는 일말의 희망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고 물었다. → 석영중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잊혀지지 않는 대사!! 이 대사가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생각만큼 감동적이고 충격적이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사였다. 죄를 책망하기보다, 죄를 저지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엄마로서 교사로서 인간으로서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사!! 그리고 라스꼴리니꼬프의 반응이 너무 놀라웠다. ‘나를 버리지 말라’는 그의 연약한 내면이 안타까우면서도 모성애를 자아내게 하면서, 정말 짠한 마음이 들었다. 628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는 뽈랴에게 노래를 시키고, 료냐와 꼴랴에게 춤을 추게 할 때, 냄비를 두드리는 대신 자신의 말라빠진 손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햇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자기도 노래를 부르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심한 기침이 터져 나와 두 번째 음에 이르기도 전에 노래가 끊어졌고, 이로 인해 그녀는 더욱 비탄에 빠져 자신의 기침을 저주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그녀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꼴랴와 료냐의 울음소리와 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비참하고 슬픈 장면이 아니었을까? 읽으면서 까쩨리나의 참혹한 운명이 너무 슬프기도 하면서, 결국 운명은 어느 정도 성격이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추도식 때 보인 과도한 과거집착, 집주인에 대한 증오 등. 슬프고 아팠다. 669-670 (뽀르삐리가 라스꼴리니꼬프에게) 그들에게 <고난을 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고난을 당하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그건 고난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지요. → 라스꼴리니꼬프 때문에 살인범으로 몰리는 매우 운이 나쁜 캐릭터이지만, 단순한 등장이 아닌 종교, 신앙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려는 분리파 교도(혹은 어느 분파의 신도)를 보여줌으로써 소설 속에 시대와 역사를 담으려 했던 작가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았다. 688 (스미드리가일로프의 대사에서) 뻬쩨르부르그에는 걸어다니면서 혼잣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군요. 여긴 반미치광이들의 도시입니다. 만일 우리 나라에 학문이라는 게 있다면 의사들, 법률가들, 철학자들이 각자의 전공에 따라 뻬쩨르부르그만큼 인간의 정신에 음울하고 파격적이며 기괴한 영향을 주는 도시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710 (역시 스미드리가일로프) 제기랄! 서민들은 술에 취해 있고, 젊은 지식인들은 이룰 수 없는 꿈과 환영 속에서 할 일이 없이 말라비틀어진 채 이론의 기형아가 되어 버리고, 어딘가에선 유대인들이 몰려들어 돈을 감추고, 그 밖의 사람들은 퇴폐적인 삶을 살아가지요. → 이 장면을 읽으면서 2020년이 다 되어는 요즘의 한국 사회는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에 갇힌 사람들로 가득한 시대가 아닌가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또한 1880년대의 도시 스케치가 지금과도 너무 닮아있음에 놀라웠다. 106 *각주 : 라주미힌이라는 이름의 어근은 razum라줌인데, <이성, 합리>를 뜻한다. → 분리, 분열을 뜻하는 라스꼴리니꼬프라는 이름부터 작가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그냥 짓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31 두냐는 권총을 치켜들엇다. 죽은 사람처럼 창백해진 그녀는 새파랗게 질린 아랫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불꽃처럼 빛나는 커다란 검은 눈동자로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 그러자 총성이 울렸다. 총알은 그의 머리를 스친 뒤 뒷벽에 꽂혔다. → 두냐가 그냥 아름답고 총명한 캐릭터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통쾌함까지 선사할 줄이야! 이 책을 읽는 중 가장 긴장되었고, 가장 통쾌했던 장면! 755 (뿔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넌 내가 지금 어리석은 여편네들처럼 너를 추궁한다고 생각했구나. 걱정하지 말아라. 난 다 이해한다, 다 이해하고 있어. 난 이제 여기 방식을 익혔어. 그리고 정말 이곳 방식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난 단번에 알아 버렸단다. 네 생각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고 네게 해명을 요구할 수 있겠니? 네 머릿속에는 지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어떤 일과 계획들이 있을 테고,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고 있을 테지. 그러니 이제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고 너를 채근하지 않으련다. → 어머니의 횡설수설같은 이야기가 나에게는 큰 공감으로 다가왔다. 무언지 알 수 없는 자식의 속내가, 하지만 뭔가 큰 불안함과 걱정을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 자식을 안심시키기 위한 횡설수설이 얼마나 슬픈 넋두리인지 크게 공감이 된다. 782 그는 그녀 앞에 멈춰 섰다. 뭔가 병적이고 고통스러운 표정, 무언가 절망에 가득 찬 표정이 그녀의 얼굴에 떠올랐다. 그녀는 애원하듯 두 손을 맞잡았다. 비굴하고 당황한 듯한 미소가 그의 입술에 번졌다. 그는 잠시 서서, 쓴웃음을 짓더니 몸을 돌려 다시 경찰서가 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 경찰에 자수하러 간 라스꼴리니꼬프는 뒤돌아 소냐를 놀라게 한다. 단순히 소냐에게 장난을 치기 위함인지, 아니면 정말 고뇌에 찬 행동인지 궁금한 대목이었다. 805 전 세계에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단 몇뿐이었는데, 이들은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로 새로운 종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대지를 복구하고 정화하게 될, 선택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디에서도 그들을 만나 볼 수 없었고, 그들의 목소리와 말조차 들을 수 없었다. → 라스꼴리니꼬프가 열병으로 꾼 꿈의 한 부분이다. 어쩐지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가 전 우주를 구원하기 위해 생명체 절반을 없애버리는 꿈과도 비슷해서 기록해 놓는다. 지구 어디선가는 정말 온 우주가 평화를 찾기 위해 대량 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오싹했다. 806 멀리 있는 맞은 편 강가에서는 노랫소리가 가물가물 들려오고 있었다. 햇살을 듬뚝 받은 건너편 초원에서는 유목민들의 분여지가 검은 점처럼 희미하게 보엿다. 그곳에는 자유가 있었고, 이곳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또한 그곳은 마치 시간마저 멈춰 버려서 아브라함과 그의 목축들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았다. 라스꼴리니꼬프는 꼼짝도 하지 않고 앉은 채 눈을 떼지 않고서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생각은 몽상과 명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떤 애수가 그를 설레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했다. → 결국 라스꼴리니꼬프가 바라는 세상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에 분명 그 전과는 다른 감동에 젖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좁은 관과 같은 방이나, 알콜과 타락에 찌든 뻬쩨르부르크에서만 살았기에 모든 것이 암울하고 비관적이었다면, 유목시대의 평화로운 장면 속에서 구원과 희망의 세상을 엿본 것이다. 소냐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개안’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죄와 벌 (하) 국내도서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출판 : 열린책들 2002.09.30 상세보기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상) 저자 도스토예프스키,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1-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도스또예프스끼의 장편.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인간의… 이성의 광기 속으로 가라앉는 자폐적 청춘의 초상! – 교보문고 책소개 미숙한 우월감, 영글지 못한 악함. 라스콜니코프는 진정 우월할 수도 진정 악하지도 못해 끊임없이 회의하고 끊임없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살인의 순간부터 그 정당성을 찾아가는 사고의 과정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은 우월하지도 않으며 자신이 죽인 노파는 <이>가 아닌 사람임을, 한낱 <이>에 불과한 노파를 죽인 자신 또한 <이>의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1부

1

우리들이 여기에 모인 것은 우리가 왕을 신과 같이 여겨서가 아니라 세상일에서나 신들과 가까이 하는 일에서나 우리들 중에 으뜸가는 분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을 저지르려고 하면서, 이토록 하찮은 일을 두려워하다니!

(살인을 계획하며 밀린 집세 독촉을 두려워 주인을 피해 도망치는 일)

나는 너무 중얼대는구나. 이렇게 말만 너무 많이 하니까,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니까 지껄이기만 하는 거다.」

방 어느 구석에서도 먼지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늙고 못된 과부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깔끔함이지.>

2

막상 누군가 그에게 말을 건네오자, 마음이 초조하고 불쾌해졌다. 이런 혐오감은 낯선 인물이 그의 개성을 건드리거나, 건드리려고 할 때 그가 늘 품게 되는 감정이었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 말은 진실입니다. 저도 음주가 선행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더할 나위 없는 진실이지요. 그러나 빌어먹어야 할 지경의 가난은, 존경하는 선생, 그런 극빈은 죄악입니다. – 중략 –

극빈 상태에 이르면 자기가 먼저 자신을 모욕하려 드니까요. 그래서 술집이 있는 겁니다.

정중한 말투…

특이한 주정뱅이들, 특히 집에서 푸대접 받는 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릇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자기와 같은 술꾼들 모임에서 위안을 찾고, 가능하다면 존경까지 얻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아무 희망도 없이 돈을 꾸러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러니까 조금도 희망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절대 꿔 줄 리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가는 거니까요.

어쩌면 찾아갈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아니면 더 이상 찾아갈 데가 없으니까 그렇지요! 어떤 인간이든 아무 데라도 찾아갈 만한 곳은 필요한 법이니까요. 왜냐하면 어디든 반드시 가야만 할 때가 있으니까요.

세상일이란 다 알려지게 마련이고, 모든 비밀은 다 탄로가 나게 마련이니까요. 경멸하기보다는 차라리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오, 만일 그 여자(아내)가 나를 불쌍히 여겨 준다면! 이보시오, 선생, 누구든 자기를 불쌍히 여겨 줄 데가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는 관대한 귀부인이긴 하지만, 공정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 여자는 어릴 때부터 깨끗하게 자란 터라, 쓸고 닦고 아이들을 목욕시킵니다. 가슴이 약해져서 폐병기가 있는데, 난 그걸 느낍니다. 내가 모를 것 같습니까? 마시면 마실수록, 난 그걸 더 느낍니다. 그래서 마시는 겁니다. 마시면서 그녀가 겪고 있는 고통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즐거움이 아니라, 단 한 가지, 비애만을 찾고 있는 겁니다. 고통을 배가시키려고 마시는 겁니다.

말년에는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했다는데, … 중략 … 아내는 지금까지도 그를 생각할 때면 눈물을 흘리며, 나를 욕합니다. 그래도 난 그게 기뻐요, 기뻐. 왜냐하면 상상 속에서나마 예전에는 행복했다고 믿는 거니까요.

선생 생각에는 가난하고 순결한 아가씨가 정직한 노동으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런 눈빛을 이 지상에서는 보기 힘들지요. 그러나 저 천상에서는… 사람들에 대해 안타깝게 여기고 울면서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비난하지 않아요! 그게 더 아픈 겁니다, 비난하지 않을 때 마음이 더 아파요!

이젠 그 애도 깨끗하게 차려입어야 합니다. 청결함을 유지하려면 돈이 들지요. 특별한 청결함이니까요, 아시겠습니까?

왜 동정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나? 그래, 나를 동정할 까닭은 전혀 없어! 불쌍히 여길 것이 아니라 나 같은 놈은 십자가에 못 박아도 시원치 않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해! 재판관들이여, 못을 박으란 말이다. 그러나 십자가에 못을 박고 난 다음에는 나를 불쌍히 여겨 주게! 그런다면 내가 자진해서 너희들에게 못을 박히러 오지. 왜냐하면 나는 즐거움에 목마르지 않고, 슬픔과 눈물에 목마르니까.

지혜로운 이들아, 내가 그들을 받아들이노라, 합리적인 이들아, 내가 받아들이노라, 이들 중에서 자신이 구원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내가 이들을 받아들이노라.

맞는 건 두렵지 않습니다. 알아 두세요, 맞는 건 내게 아픔이 아니라 기쁨이기도 하다는 것을 … 왜냐하면 그것 없이는 견딜 수가 없으니까요.

오, 불쌍한 소냐! 어쨌든 그들은 멋진 우물을 판 셈이야! 이용을 해먹는 거야! 그건 이용을 해먹는 거 아닌가! 버릇이 된 거지, 잠깐 울다가는 습관이 되어 버린 거야. 사람이라는 비열한 것들은 무슨 일에든 익숙해지니까!

3

“지금은 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거예요?”

“일하고 있어.”

“뭘 하고 있는데요?”

“일을……”

“어떤 일요?”

“생각하는 일을 해.”

“애들 가르치는 일은 이제 지긋지긋해.”

“자기 우물에 침을 뱉지는 말아요.”

하인들이란 항상 그렇듯이 주인의 생각보다 훨씬 많을 것을 보고 알고 있지 않느냐.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됨됨이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실수와 선입견에 빠지지 않도록 점차적으로 조심스럽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 거란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선입견은 나중에 좀처럼 지우기도 힘들거니와 고치기도 어려운 법이니까.

4

속담에도 있듯이 기쁜 일은 함께 하고, 어려운 일은 각기 해결하고 말이야.

중요한 점은 인색함이나 쩨쩨함이 아니라, 이 모든 일에서의 <태도>이다. 이것은 결혼 후에 드러날 미래의 태도이고, 예언이다.

실러다운 아름다운 영혼들이 흔히 저지르는 일이야.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람을 공작 깃털로 치장하고, 나쁜 면이 아니라 좋은 면만 보려고 해. 그들은 설사 문제의 이면을 예감한다고 할지라도, 절대로 진실을 미리 밝히려 들지 않아. 생각만으로도 불쾌해지니까.

바로 여기에 모든 이유가 있었던 거다. 오빠와 어머니를 위해서는 판다는 거다! 모든 것을 파는 것이다! 오, 이런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도덕적인 감정도 짓눌러 버리지. 자유, 평화, 양심, 모든 것, 모든 것을 고물 시장에 내다 파는 거야. 인생은 날아가 버려라! 다만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들만 행복하다면.

예수회에서 배운 대로 궤변을 늘어놓고는 그래야 한다고, 선한 목적을 위해서는 정말로 그래야 한다고 자신을 확신시키고 안심시키는 거야. 우리는 모두 이런 사람들이고, 모든 것은 명약관화하다.

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들이여! 왜 우리는 소냐가 당한 운명을 거부하지 못하는 걸까! 소냐, 소냐 마르멜라도바, 세상이 존재하는 한, 소냐는 영원하리라.

너는 이해하고 있니, 이해하고 있는 거냐? 그 청결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루쥔의 아내가 된 청결함과 소냐의 청결함은 다 똑 같은 거다. 어쩌면 너의 것이 더 나쁘고 추하고 비열할 수조차 있다는 사실을 넌 알고 있니? 두냐, 왜냐하면 네게는 얼마간 안락한 생활을 해보려는 타산도 숨어 있겠지만, 소냐의 경우에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두냐, 그 청결함은 아주 비싸다, 아주 비싼 거다.

그가 지금 느끼고 있는 온갖 종류의 슬픔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의 마음속에서 싹튼 후 자꾸 자라고 쌓여 요즘에 와서는 거부할 수 없이 해결을 요구하는 무시무시하고 강렬하고 환상적인 질문들의 형태로 집결되고 성숙해져서 그의 마음과 이성을 괴롭혔다.

<그렇지 않으면 삶을 아예 거부하든지!>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이렇게 소리 질렀다. <있는 그대로 단번에 그리고 영원히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활동하고 살고 사랑하는 모든 권리를 거부하고, 자신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목 졸라 죽여 버려야만 한다!>

사람들은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들 말하지. 일정한 비율이 해마다 그렇게 빠져나간다고들 하지. 어디론가… 악마에게라도 가는 거겠지. 필경은 나머지 여자들이 순결을 지키고, 그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말이야. 비율이라! 정말 멋진 말이로군.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해주고, 또 과학적이기까지 하거든. 비율이라고 하면, 더 이상 신경 쓸 거라곤 없거든.

그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로 인해 학생들은 그를 존경하기까지 했으나, 그 어느 누구도 그를 사랑하지는 않았다.

라주미힌은 그 어떠한 실패에도 당황하지 않고, 그 어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훌륭했다.

5

병에 걸린 상태에서 꾸는 꿈은 언제나 평상시의 꿈과는 달리 때로 너무 선명하고 강렬해서, 현실과 흡사하다고 여겨질 때가 있다. – 중략 – 그러한 병적인 꿈들은 항상 오랫동안 기억되어서, 이미 자극을 받아 혼란스러운 인간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렇지만 왜, 그토록 중요하고, 그렇게도 결정적이면서도 우연한 만남이 때마침 센나야 광장에서 그의 인생의 바로 그 시간, 그 순간에, 그의 기분이 바로 그런 상태에 있을 때 다가옴으로써 그의 운명에 움직일 수 없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그는 줄곧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만남은 마치 그를 일부러 그곳에서 기다린 것 같았다!

그는 갑자기 더 이상 자신에게는 판단의 자유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그리고 모든 것이 느닷없이 움직일 수 없도록 결정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6

무언가 특별한 힘과 우연의 일치.

“물론, 노파는 살 가치가 없어. 하지만 자연 법칙이라는 것이 있잖아.”

“에이, 이봐, 자연을 변화시키고 조정하는 것은 인간이야.”

“너는 지금 열변을 토하고 있는데, 한번 말씀을 해보시지. 너는 네 손으로 그 노파를 죽일 수 있겠어?”

“물론, 아냐! 난 다만 정의를 위해서… 그건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

“내 생각에는 만일 네 자신이 그 일을 결행할 마음을 먹지 못한다면, 거기엔 어떤 정의도 있을 수 없어!”

그의 궤변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워져서 그는 자기 내부에서 이미 논리적인 반박을 발견할 수 없었다.

<왜 거의 모든 범죄들이 그렇게 쉽게 발견되고 폭로되는 것일까, 그리고 왜 거의 모든 범죄자들의 흔적이 그토록 뚜렷이 남게 되는 것일까?>

– 중략 –

바로 범죄자 자신에게 있었다. 범죄자 자신이 거의 예외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 즉 이성과 조심성이 제일 필요한 그 순간에 이성이나 의지를 상실하고 되고, 오히려 어린아이처럼 이상한 경솔함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신만큼은 이번 일에서 그런 병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단정했다. – 중략 – 그렇게 단정지을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자신의 계획이 <범죄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7

혐오감은 매순간 그의 내부에서 끓어오르며 자꾸만 자라 갔다.

제2부

1

모든 일은 허구적이고 상대적이며, 하나같이 모두 형식일 뿐이야.

괴롭고도 끝없는 고독감과 음울한 소외감.

가장 괴로웠던 것은 그것이 의식이나 관념이었다기보다는 감각이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가 여태껏 인생에서 겪어 본 온갖 종류의 감각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괴로운 감각이었다.

2

한 가지 극복할 수 없는 새로운 감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하게 그를 사로잡았다. 그것은 마주치는 모든 것,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끊임없는, 거의 생리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혐오감이었다. 그것은 집요하고 사악한, 증오에 가득 찬 혐오감이었다.

유식한 척하면서 가장 바보 같은 소리만 늘어놓고 있는 논문이지만 말야. 한마디로 말해서 여자가 인간인가 아닌가를 고찰하고 있더군. 그리고 물론, 인간이라고 장엄하게 증명하고 있지.

3

정직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솔직하게 터놓고 말을 다 하지만, 타산적인 이들은 그 말을 듣고는 마침 잘됐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엔 잡아먹으려고 들거든. 바로 그게 문제였어.

봐, 로쟈, 내 생각으로는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계절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할 필요가 있어.

4

“도대체 너와 이 사람, 그리고 뭐라고 하더라, 그 자묘또프라는 사람하고는 도대체 무슨 공통점이 있는 거냐?”

“아하, 이 까다로운 사람! 원칙을 또 따지는군. 너는 태엽처럼 원칙에 감겨 있어. 자기 뜻대로는 몸 하나 까딱 하지를 못하는 녀석이야. 나는 말이야, 사람이 좋으면, 그게 바로 원칙이라고 생각해. 그 외에 나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

“자묘또프는 아직 풋내기야, 그런 사람은 달래야지 윽박지르면 안 돼. 윽박지르기만 하면 그 사람을 제대로 고칠 수가 없거든. 더구나 풋내기일수록 두 배는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거라고. 이봐, 너 같은 소위 진보적이라고 하는 멍청이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해! 사람을 존경할 줄도 모르고, 자기 자신을 모욕한다고…”

뭐가 제일 화나는 줄 알아? 경찰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어서가 아냐. 거짓말은 항상 용서할 수 있지. 거짓말은 진실로 우리를 인도하니까 사랑스런 일이기도 해. 아니, 거짓말을 하는 것도 불만스러운데, 거기다가 자기들이 만든 거짓말을 신봉하고 있다는 게 더 문제야.

5

“거짓말하지마, 실천력은 없어.”

“실천적인 능력을 얻기란 어려운 일이야.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냐.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거의 2백 년이나 뒤떨어져 있어. 사상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지만 말이야.”

“만약 제가 지금까지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말을 듣고, 이웃을 사랑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러면 저는 웃옷을 반으로 잘라서 이웃과 나눠 가졌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둘 다 반은 벗은 몸이 되었을 겁니다. – 중략 – 그런데 과학은 다른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기 이전에 먼저 너 자신을 사랑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개인적인 이익을 기초로 하고 있으니까요. 자기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면, 자기 일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고, 또 웃옷도 온전한 채로 남게 되지요. – 중략 – 이건 이미 사적이고 개별적인 자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성공에 기인한 것이지요.”

훔칠 줄도 모르면서, 사람을 죽이기만 한 거야!

세계사 선생이 왜 복권을 위조했느냐는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것을 보고, 나도 빨리 부자가 되고 싶었다>고 답변했다고 하더군요. 정확한 말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의미는 공짜로 힘들이지 않고 어서 부자가 되고 싶었다는 말이었어요! 다 차려진 밥을 먹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물건을 사용하고, 씹어준 음식을 먹는 데 익숙해져서 그런 겁니다. 그런데 지금 위대한 시대가 찾아왔으니, 모두 정체를 드러내는 수밖에요.

6

오늘 <이 모든 일>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단번에 지금 당장. 그렇게 하지 않고는 집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으니까>.

저는 춥고 어둡고 축축한 가을날 저녁에, 반드시 축축한 날이어야 합니다, 모든 행인들이 창백하고 병자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그런 날 저녁이어야 합니다, 그런 날에 악사의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합니다. 아니면 바람 한 점 없이 진눈깨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더 좋지요. 아시겠습니까? 눈발 사이로 가스등이 빛나니까요….

사형선고를 받은 어떤 사람이… – 중략 – 겨우 자기 두 발을 디딜 수 있는 높은 절벽 뒤의 좁은 장소에서 심연, 대양, 영원한 암흑, 영원한 고독과 영원한 폭풍에 둘러싸여 살아야 한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평생, 1천 년 동안, 아니 영원히 1아르신밖에 안 되는 공간에 서 있어야 한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지금 죽는 것보다는 사는 편이 더 낫겠다고 했다지. 살 수만 있다면, 살 수만, 살 수만 있다면! 어떻게 살든, 살 수 있기만 하다면! 그만한 진실이 또 어디 있겠나! 그래, 이건 정말 대단한 진실이 아닌가! 인간은 비열하다! 또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를 비열하다고 하는 놈도 비열하다.

“정말 너는 내가 너의 그 친절을 원치 않는다는 걸 모르겠니? 모든 일에… 침을 뱉고 있는 사람에게 억지로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뭐야?”

– 중략 –

“너 같은 족속들은 말이야, 다 하나같이 수다쟁이에 허풍선이들이야! 무언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너 같은 족속들은 그 일을 마치 닭이 알을 품고 다니듯이 품고 다니지!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도용하기까지 해. 너희 같은 녀석들에게는 그 어떤 독립적인 삶의 징후라고는 없어. – 중략 –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너희의 최대 관심사는 사람같이 굴지 않으려는 거야!”

네가 똑똑하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래도 넌 멍청이야.

“올 거지?”

“아니.”

“거짓말!”

“네가 어떻게 알아? 너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태야! 너는 네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아무것도 알지 못해. 나도 수없이 사람들을 경멸했지만, 결국은 다시 그들에게 돌아오곤 했어. 부끄러운 생각이 들 거야. 그럼 사람들을 찾아보라고! 기억해 둬, 뽀친꼬프의 집 3층이야.”

무엇보다도 수치스러운 것은 모든 게 너무 어리석다는 점이다. 그것도 무시해 버리자. 후~ 머릿속에 온통 어리석은 생각들이 떠오르는군.

“이 뻬쩨르부르그에는 정말 없는 게 없군요.”

“어머니, 아버지말고는 다 있어요!”

7

세입자들은 이상하고 은밀한 만족감을 느끼면서 한두 명씩 문 쪽으로 물러났다. 이 만족감은, 친한 사람에게 불행이 닥쳤다고 할지라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마저도 으레 마음속에 품게 되는 감정이며, 아무리 진실한 슬픔과 동정심을 갖는다고 할지라도, 누구나 예외 없이 느끼게 되는 그런 감정이었다.

“하느님은 자비로우십니다. 전능하신 그분께 의지하십시오.”

“흥, 자비로우시겠지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오시지도 않아요!”

교만함과 자신감이 그의 내부에서 시시각각 자라났다.

우리도 헛소리를 하지 않는 건 아니지. 헛소리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 그러다 정신 차리면 제대로 얘기하겠지.

제3부

1

이 결혼은 비열한 짓이야. 나는 비열한 놈이라도 괜찮지만, 너는 그러면 안돼… 누구든 한 사람이면 족해…

모두들 철저한 무개성(無個性)을 요구하고, 거기에서 대단한 만족을 느낀다니까요!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이 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가장 닮지 않게 행동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것을 그들은 가장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요.

저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게 좋습니다. 거짓말 하는 것은 다른 유기체가 지니지 못한, 인간의 유일한 특권이니까요. 거짓말을 하다 보면 진리에 도달하게 되리라! 나는 거짓말을 하므로 사람이노라. 인간은 단 한 가지의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14번, 어쩌면 1백14번의 거짓 이론들을 생생해 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짓말마저도 자기 머리로는 지어낼 줄 모른단 말입니다! 거짓말을 하되, 자기 생각을 가지고서 거짓말을 하란 말입니다.

독창적인 생각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생각에 따라서 한 가지 진리에 도달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첫번째의 경우에는 사람이지만, 두 번째의 경우에는 앵무새밖에는 되지 않으니까요. 진리는 온전히 남겠지만, 삶은 질식되는 겁니다.

우리 집에 와 있는 사람들은 다 주정꾼들이지만, 그래도 모두 정직한 사람들입니다. 비록 우리는 이론상 실수를 저지르지만, 저도 역시 그렇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진리에 도달할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결한 길 위에서 있으니까요.

내가 유혹한 게 아냐. 어쩌면 내가 어리석은 나머지 유혹을 당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나든 너든 여주인에게는 정말 아무 상관도 없어. 다만 옆에 누구든 앉아서 한숨만 쉬어 주면 된다니까.

2

포도주 속에 진실이 담겨 있고, 그 진실이 모조리 드러나고야 말았다. 즉, <그의 모든 추한 면들, 그의 질투심 많고 야수 같은 마음이 드러나고야 만 것이다!>

3

우리 모두는 사실 미친 사람과 거의 비슷할 때가 무척 많이 있습니다. 다만 아주 작은 차이로 <환자들이> 우리보다는 약간 더 미친 거지요. 어쨌든 선을 그어야만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조화호운 인간이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지요.

어떤 선(線)까지 가는 거야.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면 불행해질 수 있어. 하지만 뛰어넘는다 해도 더 불행해질지도 모르지.

떨어져 있었을 때에는 두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가!

얼마 전 느꼈던 무서운 감정이 죽음의 냉기처럼 다시 그의 영혼을 감쌌다. 문득 그는 자신이 지금 무서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 앞으로 다시는 모든 일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 더 이상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그 누구와도 결단코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다시금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뾰뜨르 뻬뜨로비치와 결혼하겠어요.” 듀냐는 계속해서 말했다. “왜냐하면 두 가지의 악 중에서 그래도 덜 악한 쪽이니까요.”

오빠 입장에서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오빠는 자기도 갖고 있지 못한 영웅적인 용기를 내게 요구하는 거지요? 이건 독재이고 폭력이에요! 만일 내가 누군가를 파멸시키고 있다면,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고요.

또다시 법원식으로 상당히 우직하고 성급하게 표현하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겠지. 목적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드러나도록 말이야. 이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겠지만, 똑똑하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머리 하나만 가지고는 부족해. 이 모든 게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는 거야.

4

죽은 자에게는 안식이, 산 자에게는 더 나은 삶이 있으라!

5

중요한 것은 숨기려 들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격식을 차리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들이 하는 말은 모두 평범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 있다. 언제나 할 수 있는 말들이지만, 그래도 그 속에는 무언가가 있다.

논쟁은 이미 다 알려진 …… 사회주의자들의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었어. 범죄란 비정상적인 사회 질서에 대한 항의라는 거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고,

그들에게 모든 것은 <환경이 나쁘기> 때문이야. – 중략 –

본성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아. 인간의 본성은 배제되어서 상정되지도 않아. – 중략 –

그들은 본능적으로 역사를 좋아하지 않아. <역사 속에 있는 모든 것은 하나같이 추하고 어리석은 것들이다>라고 말하지.

살아있는 영혼은 삶을 요구하고, 살아 있는 영혼은 기계학에 순종하지 않으며, 살아 있는 영혼은 의심이 많고, 살아 있는 영혼은 반동적이야! 반면 이쪽 인간은 송장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고무로라도 만들어낼 수 있어. 그렇지만 그 인간은 살아 있는 것이 아냐. 의지도 없고, 노예 근성 때문에 반역을 일으키지도 않아!

단 하나의 논리로는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일이야! 논리는 세 가지의 경우만 예측하지만, 실제로 그 경우라는 것은 수백만 가지나 되거든! 수백만의 경우들을 모두 잘라 내고, 모든 것을 안락이라는 한 가지 명제로 귀결시키다니! 과제를 너무 쉽게 해결하려는 거야! 그런 논리는 유혹적일 만큼 분명해서 생각할 것도 없어! 중요한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모든 인생의 비밀이 단 두 페이지의 종이에 들어가 버리니까!

문제는 이분의 논문에서 모든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으로 나뉘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거야. 평범한 사람들은 순종하며 살아야만 하고, 법률을 어길 권리를 지니고 있지 않아. 왜냐하면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니까. 비범한 사람들은 모든 종류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권리와 법률을 위반할 수 있는 권리는 지니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비범하기 때문이라는 거야.

위대한 사람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상궤를 벗어난 사람, 즉 조금이라도 뭔가 새로운 것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천성상 물론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히 범죄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이 상궤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그리고 그들은 자기 천성 때문에 그 궤도에 남아 있는 데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그 사상이란 바로 자연의 법칙상 사람들은 <대체로>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는 겁니다. 하나는 저급한(평범한) 부류로서 오로지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출산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처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말>을 할 줄 하는 재능 혹은 천분을 부여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의 범죄는 상대적이고 다양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 좋은 것의 이름으로 현재의 것을 파괴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사상을 위해 시체와 피를 건너뛰어야 한다면, 자기 내면의 양심에 따라서 피를 뛰어넘는 걸 스스로에게 허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서는 대중들이 처형당한 사람들을 연단 위에 올려놓고, 그들에게 경배심을 표하지요. 첫번째 부류는 항상 현재의 사람들이고, 두 번째 부류는 미래의 사람들입니다. 전자는 세계를 보존하고 그 수를 늘립니다. 후자는 세계를 움직여서 그 목적으로 인도하지요. 이 부류도 저 부류도 존재할 권리를 완전히 동등하게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제가 보기에 모든 이들은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네가 한 모든 말 중에서 정말로 <독창적인 것>은, 그러니까 너 자신만의 의견은, 내 생각에는 정말 무서운 일이지만, 어쨌거나 네가 <양심상> 유혈을 허용한다는 점이야.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그것도 광신적일 정도로 말이야.

“그렇다면 정말로 천재적인 사람들은, 사람을 베어 죽여도 되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초래한 유혈에 고통스러워하지 말아야만 한다는 거야?”

“<그래야만 한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여기에는 그 어떠한 허락도 금지도 없어. 만일 희생자들이 불쌍하다면 괴로워하라고 해. 폭넓은 의식과 깊은 마음속에는 언제나 고뇌와 고통이 있기 마련이니까. 내가 보기에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위대한 슬픔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

6

교활한 사람일수록 그런 하찮은 일에 더 쉽게 걸려들 수 있거든. 교활하면 할수록 자기가 그런 사소한 일로 걸려들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거든. 가장 교활한 사람들은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잡아넣어야 해.

<그 노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격렬하고도 끈질기게 생각했다. 노파는 실수였다고 치자. 그러나 문제는 거기 있는 것이 아니다! 노파는 질병에 불과한 존재이다. 나는 어서 뛰어넘고 싶었다.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원칙을 죽인 것이다. 나는 원칙을 죽였지만, 도저히 그것을 뛰어넘을 수가 없어서, 아직 이쪽에 남아 있는 것이다. 다만 죽일 줄만 알았을 뿐이다.

그들(사회주의자)은 일을 좋아하는 사업가들로 《보편적인 행복》을 위해서 일하고 있지 않은가. 아니, 삶은 내게 단 한 번만 주어질 뿐, 그 이상은 주어지지 않는다. 나는 《전인류의 행복》을 기다리고 싶지 않다. 나는 나 자신의 삶도 살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살지 않은 편이 더 낫다.

아, 나는 미적인 취향을 가진 <이(蝨)>에 불과하다.

<나 자신이 어쩌면 살해당한 <이>보다도 더 추악하고 더러운 놈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죽이고 난 <뒤>엔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미리부터 <예감했던 것이다!> 과연 이 두려운 일에 비길 만한 것이 또 있을 까! 오, 저속함이여! 오, 비열함이여!

어머니, 누이동생, 나는 그들을 너무나 사랑한다! 그런데 왜 나는 지금 그들을 증오하는 것일까?

제4부

1

나도 인간이므로 뭔가 인간적인 면이 있다.

이성이란 정열의 노예.

당신은 아십니까, 대체로 사람들은 모욕당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는 어느 누구의 평가에도 관심이 없답니다. 그러니까 속물이 안 될 이유도 없겠지요. 더구나 속물이라는 옷은 우리 나라에서 입기에 대단히 편안한 옷이니까. 그리고…… 만약 천성적으로 그런 성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그렇지요.

나는 옛날에도 외국에 가본 적이 있지만, 그곳에서는 언제나 역겨움을 느꼈답니다. 역겨울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나폴리 해변에 물드는 아침 노을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서글픈 생각이 듭디다! 무엇보다도 견딜 수 없는 것은 서글퍼지는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실재한다는 거예요. 그래요, 아니, 고국에서가 훨씬 나아요. 이곳에서는 적어도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변명을 할 수 있으니까.

유령, 이것은 말하자면 내세의 작은 조각과 파편들이고, 그것들의 시작이다. 물론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들이 보일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건강한 사람은 가장 현세적인 사람이므로 환전과 질서를 위해 반드시 지상에서의 현세적인 삶만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병이 나서, 유기체 속의 정상적인 지상의 질서가 조금이라도 파괴되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만 생각하면 이 세상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오로지 악만을 행할 수 있고, 반대로 선은 털끝만큼이라도 행할 권리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말도 안 되는 형식 때문에 말입니다.

2

좋게 생각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런 모욕이 있습니다, 아브도찌야 노마노브나. 모든 것에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한번 넘어서면 도저히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3

어떤 상념이 마치 암시처럼 스쳐 지나갔다. 뭔가 무시무시하며 끔찍하고, 갑자기 두 사람 모두가 이해하게 된 그런 어떤 상념이……

4

나는 당신에게 절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고통에 절을 한 거요.

내가 그렇게 말한 건 당신의 수치와 죄 때문이 아니라 당신의 위대한 고통 때문이야.

당신이 죄인인 이유는 다른 것은 다 제쳐 두고라도, 당신이 <공연히> 자신을 죽이고 팔아먹었기 때문이야. 어떻게 그 일이 무서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어! 당신이 그렇게도 증오하고 있는 시궁창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런 짓으로는 아무도 도울 수 없고, 구할 수 도 없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그건 눈만 똑바로 뜨고 있으면 알 수 있는 일이야), 그게 어떻게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있겠어!

오랫동안 이런 상태에서 살면서, 물에 빠져 죽을 힘도 부족했다면, 왜 미치지 않았을까?

어떻게 하느냐고? 부숴야 할 것은 단번에 때려 부수어 버려야 해, 그러면 돼. 그리고 고통을 스스로 짊어지는 거야! – 중략 – 자유와 권력,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권력이야! 떨고 있는 모든 피조물들과 모든 개미 군단들에 대한 권력! 그것이 목적이야!

알고 있어, 나중에 이야기해 주지…. 당신, 당신 한 사람에게만! 나는 당신을 선택한 거야.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하러 오지는 않을 거야. 이야기를 해 주려는 것뿐이지.

5

“당신은 어제 제게 <분명히> …… 정식으로 …… 제가 어떻게 그 …… 살해당한 노파를 알게 되었는지 …… 물어보고 싶다고 하신 것 같은데요?” 라스꼴리니꼬프가 다시 말을 꺼내려고 했다. <그런데 왜 나는 《분명히》라는 말을 했을까?> 이런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왜 나는 그 《분명히》라는 말을 덧붙인 것에 대해 이렇게 걱정을 하는 걸까?>

문득 뽀르피리와 단 한 번 접촉한 것으로도, 단 두 마디를 나눈 것으로도, 단 두 번 시선을 교환 것으로도 그의 병적인 소심함이 한순간에 괴물 같은 크기로 자라났다는 것을 느꼈고.

상류 계층의 인물들, 사교계의 인물들에게도 항상 이야깃거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우리 같은 중류층의 사람들은 모두들 당황하기도 잘하고, 말도 별로 많이 하지 않습니다…… 주로 생각만 하는 거지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젊은 양반? 사회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상대방을 속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정직해서일까요?

아시다시피 형식이라는 것은 대개의 경우 아무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그냥 서로 친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훨씬 이로울 때가 있습니다. 형식이라는 것은 결단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내가 당신을 안심시켜 드리지요.

증거에 대해서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그 증거, 그 증거라는 것이 말이에요, 선생, 대부분의 경우에 서로 다른 두 끝을 말할 수도 있거든요. 나는 한갓 예심 판사라서, 인정하건대, 약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나는 심리가, 말하자면 수학적으로 분명하게 제시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2×2=4인 것과 같은 그런 증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이고 논쟁할 여지 없는 증거를 말입니다.

모든 종류의 사건들, 이를테면 모든 종류의 범죄를 보더라도, 그것이 일단 현실에서 발생하기만 하면, 그것은 당장에 완전히 특수한 경우가 되어버리지요. 때로는 예전의 것들과는 하나도 닮은 점이 없는 그런 것으로 변해버린답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지 입을 다물고 때가 될 때까지 한마디도 내뱉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것이 그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전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말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을 뿐아니라, 그 침묵으로 적을 자극하여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실수를 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에 재치란 대단한 물건입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자연의 아름다움이며, 인생의 위안으로서 어떤 요술도 부릴 수 있을 것 같은 물건입니다.

그 교활함이라는 것은 어디로 날아가 버린 것일까요! 어떤 때는 재치 있는 장난에 몰두해서, 그는 자기를 의심하고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마치 일부러인 것처럼 장난이라도 치듯이 창백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즉 지나칠 정도로 진실에 가까워서, 또 한번 빌미를 주게 됩니다.

자연의 거울이라는 것, 그 거울은 대단히 투명하거든요!

당신 속에는 분노가 너무나 강하게 끓고 있어요. 처음에는 운명에 의해, 나중에는 경찰서에서 받은 모욕 때문에 얻은 고결한 분노이지요. 그래서 당신은 이곳저곳을 쫓아다니면서, 이를테면 어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도록 해서 단번에 이 모든 일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하는 거겠지요. 왜냐하면 당신은 이 모든 어리석은 짓거리, 모든 의심에 진짜로 넌더리가 났을 테니까요.

당신(라스꼴리니꼬프)은 병에 걸렸고, 그(라주미힌)는 선량하니까,

그는 단 한 마디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왠지 믿고 싶은 이상한 충동을 느꼈다.

범죄자의 입장에서는 될 수 있으면 숨기지 않아도 무방한 것은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도피 방법이라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당신을 믿지 않아요!

“나는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뭐를 말입니까?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을요?”

이런 식이면 당신이 말한 대로 형식을 갖춰 처리할 수도 없겠군요. 당신은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건지 모르고 있어요. 형식은 아무 데도 도망가지 않습니다.

6

그의 눈은 결단으로 번득이는 반면, 얼굴은 이미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다.

정말로 재치가 번뜩이는 지성이에요! 가장 우스꽝스런 부분을 잘도 잡아내시는 군요. 헤헤! 작가 중에서 그런 재주가 제일 많은 사람이 고골이던가요?

증오심은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소심함>을 상기하고는 경멸감과 수치심을 느꼈다.

5부

1

이런 그의 행동은 한 방에서 지내고 있는 젊은 친구, 안드레이 세묘노비치 레베쟈뜨니꼬프의 얼굴에서 무언의 조소를 자아내게 했다. 그것을 눈치챈 뽀뜨르 뻬뜨로비치는 그 미소를 나중에 젊은 친구와의 관계를 청산할 날을 위해 마음속에 새겨 두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뻬쩨르부르그에는 이런 저런 진보주의자들, 니힐리스트들, 폭로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처럼 이런 명칭들의 의미와 내용을 엉뚱할 정도로 왜곡해서 과장하고 있었다. 그가 몇 년 동안 무엇보다도 두려워한 것은 다름 아닌 바로 폭로였다.

실제로 안드레이 세묘노비치는 다소 멍청한 사람이었다. 그는 진보주의들과 <우리의 젊은 세대>에 합류해 있었는데, 그런 행동도 일시적인 정열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가장 유행하고 있는 평범한 사상에 푹 빠져 들어서, 곧바로 그 사상을 저속하게 만들어, 때로는 가장 진실한 모습으로 그 사상에 헌신하는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희화화시켜 놓고 마는 그런 수많은 종류의 속물들, 나약한 조산아들, 모든 것을 어설프게만 배우는 고집쟁이들 중의 하나였다.

저는 현재 그녀(소냐)의 활동을 사회조직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의 구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상에서 한발 더 전진했어요. 우리는 더 많이 부정합니다.

<더 고결하고>, <더 아량이 있다>는 말은 전부 헛소리이고, 말도 안 되는 어리석은 말이며, 제가 부정하는 낡은 편견들입니다. 인류에게 유익한 모든 것은 고결합니다. 저는 다만 한 가지, <유익함>이라는 단어만을 취하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뭐든지 쉽게 잘 믿으시고, 선량하셔서 그러세요. 선량하셔서 모든 걸 잘 믿으세요.

말씀드린 대로, 힘이 닿는 한 제가 무언가 도움을 드리고 싶군요. 힘이 닿는 한 말입니다. 그 이상은 아니고요.

저도 합법적인 결혼에서 속임수를 당하면 불쾌하다는 것쯤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건 서로가 굴욕적인 비열한 사실의 비열한 결과에 불과합니다.

2

가난한 사람들 특유의 자존심

오직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든 남들의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의무적으로 행하는 몇몇 사회적인 의식에 마지막 힘을 모아 여태껏 모아 두었던 마지막 한 닢까지도 다 탕진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자존심과 허영심의 발작은 때로 몹시 가난하고 짓밟힌 사람들에게도 찾아 들어, 자칫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초조한 욕구로 변하기 마련이다.

4

그는 다만 그것을 <느꼈을> 뿐이다. 그리고 이 피할 수 없는 의무 앞에서 자신이 무력하다는 의식에 그는 고통스럽게 짓눌려 있었다.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이상한 감정, 소냐에 대한 신랄한 증오심이 그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당신은, 당신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이 세상에서 지금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어요.”

불행한 사람에 대한 열정적이고 괴로운 동정심이 가라앉자, 살인자라는 무서운 생각이 그녀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만일 내가 배가 고팠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도끼로 죽였다면….” – 중략 – “나는 지금 …… <행복할> 거야! 이것만은 알아줘!”

내가 무슨 말을 당신에게 해야 할까? 당신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다만 괴로울 뿐일데……

“나는 다만 <이>를 죽인 것뿐이야, 소냐. 무익하고, 추하고, 해로운 <이>말이야.”

“인간은 <이>가 아니에요!”

“<이>가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알아.” – 중략 –

“그게 아냐, 당신이 옳아. 전혀, 전혀, 전혀 다른 이유가 있었어.”

소냐! 바로 그래! 그리고 난 알아, 소냐. 머리와 정신이 견고하고 강한 사람이라야만 사람들의 주권자가 된다는 사실을 말이야! 더 많이 용기를 내어 일을 감행하는 사람만이 사람들 눈에는 옳아 보이는 거야. 보다 많은 것을 무시하는 자만이 그들의 입법자가 되고, 더 많은 일을 해치울 수 있는 사람이 그 누구보다도 옳은 사람이 되는 거야!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눈먼 사람들만이 그것을 모를 뿐이지.

권력은 용기를 내어 몸을 굽혀 그것을 줍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말이야. 오직 하나, 하나만이 필요한 거야. 용기를 내는 일만이 필요한 거야!

당신은 내가 몰랐다고 생각해? 이를테면, 내게 권력을 휘두를 권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한 걸 보면, 이미 난 그럴 권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내가 몰랐다고 생각해? 인간이 <이>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제기한 걸 보면, 이미 <내게 있어서> 인간은 <이>가 아니라는 걸, 그리고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일이 없이 곧바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인간은 <이>라는 사실을 내가 몰랐다고 생각하느냔 말이야?

어머니를 돕기 위해서 죽인 게 아냐. 그건 헛소리지! 재산과 권력을 얻어서 인류의 은인이 되기 위해서 죽인 것도 아냐. 그건 거짓말이야! 나는 그냥 죽였어. 나 자신, 나 한 사람을 위해서 죽인 거야.

나는 그때 알고 싶었던 거야, 어서 알고 싶었어.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이>인가, 아니면 인간인가를 말이야. 내가 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아니면 넘지 못하는가! 나는 벌벌 떠는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

내가 과연 노파를 죽인 걸까? 나는 나 자신을 죽였어. 노파가 아니라! 그렇게 단칼에 나는 나 자신을 영원히 죽여 버린거야. 그 노파를 죽인 것은 악마이지, 내가 아냐.

당신은 벌써 모든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사람을 떠나서 살겠다는 거지요! 이제 당신은 어떻게 될까요!

5

“인간은, 본질적으로 울 까닭이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한다면, 그녀가 우는 것을 멈추게 될 거라고요.”

“그렇다면 사는 게 너무 쉽겠군요.”

그의 기본적인 생각은 정신병자들의 육체는 별 탈이 없다는 거예요. 정신 착란이란, 말하자면 논리적인 실수, 판단의 착

오, 사물에 대한 비정산적인 시각이라는 거지요.

일몰 따위에도 흔들리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육체적인 쇠약함에 빠져 있으니, 우둔한 짓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뭐라고? 신부님? 필요 없어. 그럴 돈이 어디 있니? 내게는 죄가 없어! 그런 것 없이도 하느님은 날 용서하셔야 한다. 내가 얼마나 많은 고난을 당했는지, 당신도 아실 테니까! 용서하시지 않아도, 할 수 없는 일이지.

6부

1

모든 사람에게는 공기가 필요합니다. 공기가, 공기가요. 그 무엇보다 말이지요.

눈곱만큼의 반감도, 혐오감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는 떨림마저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그녀의 행동은 무한한 자기 비하와도 같은 것이었다.

요즘 거의 혼자 있었는데도,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결코 느껴본 적이 없다.

아까 네가 그 비밀이니 뭐니 하는 걸 알아보지 않겠다고 한 건 아주 잘한 생각이야. 때가 될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둬라. 걱정하지만. 모든 건 때가 되면 알게 될 테니까. 바로 필요한 그때 말이야.

2

1백 마리의 토끼로 결단코 말을 만들 수 없고, 1백 가지의 혐의가 결코 증거가 될 수가 없다. – 영국속담

터질 것같이 고동치는 심장과 억눌린 열정으로 씌어진 논문입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그런 억눌린 오만한 열정은 위험한 것이지요.

논문은 불합리하고 공상적이지만, 그 속에는 진실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는 청년의 청렴결백한 기상과 절망적인 용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르게 보려고만 하면, 이 모든 것들은 세세한 데까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설명될 수 있다, 어쩌면 그게 더 자연스러운 설명이 될 수 있다.

그들에게 <고난을 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고난을 당하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그건 고난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지요. 그러니 하물며 국가 권력으로부터 받는 고난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환상적이고 암울한 사건, 현대적인 사건, 인간의 마음이 혼미해진 시대, 피가 <맑아진다>느니 하는 말이 인용되고, 편안함이야말로 인생의 전부라고 선전되는 우리 시대의 사건입니다.

“그럴 가치가 없어요! 내게는 감형이 전혀 필요하지 않아요!”

“바로 이게 내가 두려워한 겁니다. 바로 이게 내가 두려워한 거예요. 당신이 감형은 필요 없다고 할까 봐서요.”

“오오, 인생을 혐오하지 마십시오. 앞길이 창창한데, 감형이 필요 없다니요. 어째서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당신은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군요!”

“뭐가 앞으로 창창하다는 겁니까?”

“삶요! 당신이 선지자라도 됩니까?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어요? 더 찾고 발견하십시오. 어쩌면 하느님이 이 일을 위해 당신을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것도 영원한 건 아닐 테고요. 그 쇠사슬 말입니다.”

이론을 만들어 놓았는데, 모든 것이 깨지고 나니까, 즉 너무 평범한 결과가 나왔지요. 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어쨌든 구제불능의 파렴치한은 아닙니다. 전혀 그런 파렴치한이 아니에요! 적어도 오랫동안 자신을 속일 수 없었기 때문에 단숨에 막다른 골목까지 이른 겁니다.

교활하게 머리를 짜내지도,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삶 속으로 뛰어 드십시오. 그러면 곧장 당신은 어떤 해안에 도달해서 두 다리로 서게 될 겁니다.

당신은 마음을 크게 먹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곧 있을 위대한 실천 때문에 겁을 먹었나요? 겁을 먹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만일 그런 첫걸음을 내디뎠다면, 강해지셔야지요. 이건 정의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정의가 요구하는 것을 행하십시오.

오랫동안 아무도 당신을 보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고 해서, 그게 어떻다는 거지요? 이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의 문제입니다. 태양이 되십시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보게 될 겁니다. 태양은 무엇보다도 먼저 태양이 되어야 합니다.

아니오, 당신은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 중략 – 하지만 당신은 자기 이론마저도 더 이상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가지고 달아나겠습니까?

고난은, 로지온 로마노비치, 위대한 것입니다. 고난 속에는 사상이 있습니다.

3

그 필요한 사람이 소냐였을까? 하지만 왜 지금 소냐에게 가야 하는 걸까? 또다시 그녀의 눈물을 구걸하기 위해서? 더구나 그는 소냐가 두려웠다. 소냐는 그에게 있어 가차없는 판결, 번복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속으로는 기적을 믿으면서도 그걸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다니까요! 당신도 지금 <어쩌면> 우연일지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모두들 자기 견해에 대해서 얼마나 겁쟁이들인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겁니다.

뻬쩨르부르그에는 걸어 다니면서 혼잣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군요. 여긴 반미치광이들의 도시입니다.

“내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당신도 아시잖소.”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내게도 그럴 이유가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음탕한 삶에는 본성에 뿌리를 박은, 공상에 지배되지 않는 항구적인 무엇이 있습니다. 항상 타오르는 석탄 같은 것이 피 속에 존재하고, 그것이 영원히 타오르게 하지요.

당신은 내게 음탕함과 미학에 대해서 논하시는군요! 당신은 실러이고, 이상주의자입니다! 물론, 이러시는 게 마땅하고, 만일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놀랄 일이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현실 속에서는 이상하게 여겨지거든요.

4

타락할 대로 타락한 사람이 가여워진 거지요. 아가씨의 마음에 <가엾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위험한 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반드시 <구원해 주고> 싶어지니까요.

난 물론 모든 것을 운명 탓으로 돌리고, 광명을 동경하며 갈망하는 척하다가, 마침내는 여성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확실한 방법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그 방법이란 누구나 다 아는 아첨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정직함보다 더 어려운 것도 없고, 아첨보다 더 쉬운 것도 없습니다. 만약 정직함 속에 1백분의 1 가량의 거짓이라도 섞이는 날이면, 즉각 불화가 일어나고, 그 뒤를 이어 소란이 벌어집니다. 아첨이란 마지막 한 마디까지 모조리 거짓이라 할지라도 기분이 좋아지고 만족감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겁니다. 설사 저속한 만족이라 하더라도 어쨌든 만족은 만족이니까요. 아첨이 아무리 가다듬어지지 않았다 할지라도 적어도 그 속의 절반 정도는 틀림없이 진짜로 보이는 겁니다.

자연스러움과 진실 la nature et la verite

모두들 자기 일은 자기 나름대로 풀어 가는 건데, 가장 자기를 잘 속이는 사람이 어느 누구보다도 더 즐겁게 사는 겁니다.

서민들은 술에 취해 있고, 젊은 지식인들은 이룰 수 없는 꿈과 환영 속에서 할 일이 없어 말라비틀어진 채 이론의 기형아가 되어 버리고, 어딘가에선 유대인들이 몰려들어 돈을 감추고, 그 밖의 사람들은 퇴폐적인 삶을 살아가지요.

실러, 우리들의 실러, 실러로군요! 미덕이 어디에선들 둥지를 틀지 못하리요.

5

내 말은 당신이 계속 한숨만 내쉰다는 말입니다! 당신 속에서 끊임없이 실러가 혼동을 일으키고 있어요.

본질적인 목적만 정당하다면 한번 정도의 악행은 허용될 수 있다는 그런 식의 이론입니다. 단 한 번의 악과 수백 가지의 선행이라는 거지요.

3천 루블이란 돈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굴욕감과 – 중략 – 자기의 사회적인 위치에 대한 선명한 자각, 그와 동시에 누이동생과 어머니가 처한 상황, 이런 것들에서 오는 초조감.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허영심입니다. 자존심과 허영심이지요.

그는 자기가 이론을 만들어 낼 줄만 알았지, 아무 생각 없이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가 천재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몹시 괴로워했고,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이건 자존심이 강한 젊은 사람에게는 몹시도 굴욕적인 일이지요. 특히 우리의 시대에는 말입니다.

러시아 인은 지극히 광활한 혼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브도찌야 로마노브나. 러시아 땅만큼이나 광활할 뿐 아니라 극도로 환상적이면서도 무질서한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특별한 천재성도 없이 대범하기만 한 영혼은 재앙입니다.

이상한 미소가 그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것은 가련하고 슬프고 약하디약한 절망의 미소였다.

6

라스꼴리니꼬프라는 인물은 엄청난 악당이야!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으니 말이야. 쓸데없는 생각만 떨쳐 버리면 나중에 굉장한 악당이 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그 친구, 지금은 <지독하게도> 살고 싶겠지!

7

그래, 이런 수치를 피하려고 난 물에 빠져 죽고 싶었어. 두냐, 하지만 물 위에 서있을 때, <만약 지금까지도 자신을 강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면, 이제 이런 정도의 수치를 두려워할 건 없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고난을 당하러 가는 것 자체가 벌써 범죄의 반을 씻는 것은 아닐까?”

“범죄라고? 어떤 범죄 말이냐?”

“그 불필요한 수치를 향해 가기로 결심한 지금에서야 비로소 나는 내 소심함과 어리석음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어! 난 단지 비열함과 무능함 때문에 결심한 거야.”

내 사상은 실패한 지금에 와서 생각하듯이 그렇게 어리석은 것만은 전혀 아니니까.(실패했을 경우에는 모든 것이 어리석게 보이지!)

내가 행한 일이 그렇게 미학적으로 훌륭한 형식은 아니었어! 하지만 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왜 폭탄으로, 포위공격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더 존경할 만한 형식이라고 하는 거지? 미학적인 두려움은 무력함의 첫번째 징후야.

<나는 나쁜 놈이야, 나도 알아> 그는 두냐에게 불만스런 손짓을 한 지 1분쯤 후에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은 왜 나를 이렇게 사랑하는 걸까, 난 그럴 가치가 없는 놈인데! 오,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만약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나도 결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이 모든 일들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8

소냐는 더구나 그의 허영심과 오만함, 자존심과 무신앙을 알고 있었다. <과연 오직 하나, 소심함과 죽음에 대한 공포심만이 그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인가?>

내겐 그 여자의 눈물이 필요했던 거야. – 중략 – 무슨 지푸라기라도 붙잡아서 시간을 끌고 싶었던 거야. 사람을 보고 싶었던 거야! 이런 내가 감히 자기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꿈을 꾸었다니!

에필로그

짧은 머리도, 족쇄도 그는 부끄럽지 않았다. 심하게 상처를 입은 것은 그의 자존심이었고, 그는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에 병이 난 것이었다. 오, 만일 그가 스스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할 수만 있었더라면, 그는 얼마나 행복했을 것인가!

현재에는 대상도 없고 목적도 없는 불안, 미래에는 아무 보상도 받을 수 없을 끊임없는 희생, 바로 이것이 그의 앞에 놓여 있는 세상의 전부였다.

그는 항상 무언가 더 큰 것을 원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갈망이 강했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서, 당시에 스스로를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하도록 허용된 사람으로 여겼던 것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해 분노를 느낄 수만 있었어도, 그는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감옥에 들어와서 <자유의 몸>이 된 그는, 다시금 예전의 모든 행동들을 판단하고 숙고해 본 결과, 예전의 그 운명적인 시간에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자심의 범죄 행위들이 그렇게 어리석고 추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물 위에 서 있던 바로 그 당시에 이미 스스로 자신과 자신의 신념 속에 있는 어리석은 허위를 예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 병들어 창백한 얼굴에서는 이미 새로워진 미래의 아침노을, 새로운 삶을 향한 완전한 부활의 서광이 빛나고 있었다. 그들을 부활시킨 것은 사랑이었고, 한 사람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위한 삶의 무한한 원천이 간직되어 있었다.

그는 다만 느꼈다.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고, 의식 속에서 무언가 전혀 다른 것이 형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7년, <겨우> 7년! 행복이 시작되고 있던 이 무렵과 또 다른 순간들마다 두 사람이 기꺼이 이 7년을 7일로 생각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신과함께-죄와벌 후기 명대사

정통 판타지물로만 영화를 만들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깊이 어필하기가 힘들기에

초반부는 장대한 스케일 중심으로 가다

중반이후부터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엄마얘기, 동생얘기, 군대얘기 등등

그리고 마지막엔 눈물콧물 질질짜면서 컥컥거리고 울게된다.

하지만 난 억지스럽다는 느낌은 크게 가지지 않았다.

나만 운건 아니고 내 앞뒤옆 모든 사람이 훌쩍 거렸다.

가족이라는 코드와 엄마라는 코드는

누구나에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므로…

평론을 보면

한국형 신파 판타지물이라고 혹평을 써놓기도 했지만

액션 활극과 장대한 스케일만 있었다면

좀 잘 그렸네 하고 끝났을것 같다.

신파가 있었기에 던져지는 삶의 메세지들이

더 잘 와닿지 않았을까?

저승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용서는 죄를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신과함께 명대사>

저승법 제 1조 1항!

이승에서 진심어린 용서를 받은 자는 저승에서 다시 심판할 자격이 없다.

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이 있고 잘못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 중 일부만이 용기를 내어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또 그 중 정말 극소수가 진심으로 용서를 한다.

신과함께 영화는 속편까지 함께 만들었다.

내년말에나 개봉한다고 하는데

누가 주인공이 될지는 영화끝 쿠키영상에 나온다.

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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